'나도 게임 유튜버 해볼까?' 1인 방송이 대중화된 요즘 한번쯤은 해볼법한 생각이다. 한달에 일반인 평균 월급 이상을 번다는 크리에이터 이야기도 흔히 들린다. 그러나 막상 시작해보면 구독자 수, 알고리즘의 벽을 바로 접한다. 공들여 만든 영상을 만들어도, 조회수 100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1인 방송 시장에서 자리잡기란 더욱 힘들다.

'모양몬 Moyangmon' 채널이 유튜브를 시작한 시기는 2020년 5월이다. 이미 유튜브에 도전하는 사람이 넘쳐나던 때다. 이 시기에 시작했음에도 모양몬은 구독자 수 1만 명의 벽을 넘었다. 구독자 1만 명은 유튜브가 신규 게이밍 크리에이터를 양성할 때 정한 커트라인이다. 스스로 구독자 1만 명은 달성할 수 있어야 전업 크리에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는 셈이다. 22일 기준 모양몬 채널 구독자 수는 2.1만 명이다.

현재 모양몬은 유튜브 넥스트업 코리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유튜브가 신흥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제작과 채널 운영을 지원하고 이들의 성장을 돕는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유튜브 넥스트업 코리아에서 만난 '모양몬'에게서 전업 크리에이터 도전기, 고민거리, 앞으로의 목표를 들었다.



▲ 모양몬

게임 크리에이터를 시작한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 게임을 하는 걸 좋아해요. PC방에 가서 친구들이랑 게임하는 것도 좋아하고 혼자 게임하는 것도 좋아하죠. 그래서인지 주변 친구들이 스트리머를 해보라고 많이 권유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게임만 좋아한다기보다는 미디어 콘텐츠를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본업이든 부업이든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이 처음 출시가 되었을 때 유튜브를 해보고 싶었는데 닌텐도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 다른 크리에이터 분들이 동물의 숲 게임하는 걸 구경하다가 한 달 뒤 겨우 닌텐도를 구매하게 되었고 게임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왜 모양몬이에요?

"이름의 유래는 포켓몬스터의 메타몽이라는 캐릭터 쿠션이었어요. 처음 메타몽 인형을 인형 뽑기에서 뽑았을 때 이름이 헷갈려서 '모양을 바꾸니까 모양몬?' 이라고 했던 게 생각이 나서 모양몬으로 바로 결정했습니다"


채널 운영 방향성이 궁금해요.

"지금은 동물의 숲 채널로 자리를 잡았고, 앞으로도 동물의 숲을 주 콘텐츠로 채널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실험 위주의 영상들을 업로드하고 있지만, 리뷰 영상이나 동물의 숲의 색다른 모습들을 소개해 주면서 다방면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따로 실시간 방송에서 진행했던 재미있는 순간들을 모아서 올리는 것도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재미있게 즐겨주시는 것 같아서 주 콘텐츠 이외에도 다양한 영상들을 실험적으로 올려 볼 생각입니다. 지금 당장의 목표는 제 영상을 기다려주는 분들을 위해 매일 영상 하나를 꼭 업로드하는 것이에요"


영상 주제 설정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데요.

"하나의 게임만 하다 보면 콘텐츠 때문에 점점 조여오는 듯한 압박감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래도 다행히 동물의 숲의 경우에는 하나의 아이템으로도 만들고, 사용하고, 버리고, 선물을 하는 등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것 같아요.

게임 이외에 동물의 숲 관련 굿즈들이나 콜라보 제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야로도 영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매일 게임을 켜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콘텐츠를 찾고 있어요. 지금은 콘텐츠가 모자라기보단 하려고 했던 콘텐츠들을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일손이 더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만약 한 게임에서 콘텐츠가 고갈되면 조금 눈을 돌려서 다른 변주들을 시도해 봐야겠죠"

▲ 주력 콘텐츠인 '모동숲'

'동물의 숲' 콘텐츠가 많네요.

"예전에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시리즈를 정말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처음 유튜브에 입문할 당시에도 동물의 숲 영상을 나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영상을 올리다 보니 저부터 일단 재미있어야 보는 사람도 재미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런 영상들이 대부분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동물의 숲이 주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동물의 숲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와 '포켓몬스터 스냅', '미토피아', 그리고 PC 게임으로는 '로스트아크', '리그 오브 레전드' 등 다양한 게임도 합니다. 요즘에는 '엘든링'도 하고 있어요.

게임을 선정할 때는 우선 제 흥미 위주로 선택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제가 재미있어야 보는 사람도 재미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는 화제성이 있는 게임인가를 주로 고민합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게임, 혹은 고평가받는 게임들을 플레이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저의 실시간 방송을 자주 봐주시는 분들의 취향에 맞춰서 게임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동물의 숲을 좋아하시는 저희 시청자분들도 거부감 없이 다른 게임을 함께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의 숲의 모습들’이라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업 크리에이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전공이 영상 쪽이다 보니 사진 관련 일도 했었고 다양한 일을 했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잠시 일을 쉬던 중 유튜브를 시작해 보기에 제일 적당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망설이는 시간이 굉장히 길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벽이 그다지 높지 않고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해 볼 수 있는 일이라고 느껴져서 고민하지 말고 조금 더 빨리 시작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크리에이터 시작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해볼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은 아주 길었지만,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는 시간은 엄청 짧았습니다. 사실 준비과정이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요.

실시간 방송을 해야 하니까 녹화 프로그램부터 방송하는 방법까지 모두 인터넷으로 독학했습니다. 그냥 집에 있는 컴퓨터로 영상 촬영을 하고 실시간 방송도 진행했어요. 제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편이라서 구글 검색의 힘을 많이 빌렸습니다. 닌텐도를 컴퓨터에 연결하는 것부터 어려운 과정이었는데 검색하니까 잘 설명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원래 가지고 있던 것들로 시작했다 보니 시작할 때 금전적인 부담은 크게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중에는 얼굴이 안 나오는 만큼 오디오에 많이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녹음용 마이크도 어떤 게 좋은지 몰라서 벌써 네 번이나 바꿨습니다. 거기에 가장 돈을 많이 쓴 것 같아요. 게다가 작업 공간이 천장이 높아서 소리가 심하게 울립니다. 처음에는 시청자들이 동굴에서 방송하냐고 물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오디오에 더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편집은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를 사용하는데 전공이 영상전공인데 대학교에서 배웠던 것보다 유튜브 하면서 독학한 게 더 많은 것 같습니다"

▲ 모양몬의 책상

롤모델이 있나요?

"동물의 숲 관련 크리에이터는 아니지만, 이번 유튜브 넥스트업 캠프 때 크리에이터 세션으로 오셨던 테스터훈 영상을 평소에 많이 봤습니다. 리뷰나 게임 영상을 통해 고정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최근에는 먹방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도하는 것을 보고 많이 참고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세션에 오시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반가웠어요. 테스터훈처럼 게임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있고 열심히 하는 그런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채널 성장기가 궁금한데요.

"처음 구독자 100명까지 약 3개월 정도 걸렸고, 1만 명까지는 1년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동물의 숲으로 시작해서 포켓몬스터, 미토피아, 로스트아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했었고 많은 고민과 방황을 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기회였던 작년 11월 동물의 숲 대형 업데이트 이후 신규 업데이트에 관련된 실험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지금까지 중에 제일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때를 계기로 처음에 목표로 하던 동물의 숲을 주력 콘텐츠로 업로드하면서 제 채널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는 교육 신청할 때 1만 명에서 교육이 끝나기 전 2만 명을 달성할 만큼 저에게는 과분한 큰 성장기를 겪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활동에 고민거리는 없을까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아무래도 건강이 제일 걱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원래 시력이 안 좋아서 시력교정술을 한 상태였는데 모니터도 많이 보고 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눈이 다시 나빠지게 되었어요. 허리도 요즘 많이 아프고요.

운동하려 해도 촬영, 녹음, 편집, 실시간 방송 등 혼자서 모든 것을 진행하려 하다 보니 시간이 정말 부족해졌어요. 넥스트업 첫날 질문에도 제일 먼저 멘토분께 했던 질문 중에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셨나요?'라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려면 건강 관리를 잘해야 롱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모양몬은 버츄얼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크리에이터 활동이 끝나면 어떻게 쉬세요?

"최근에는 쉬는 시간에는 쉰다고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콘텐츠 기획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나 잠시 쉬는 시간에도 닌텐도를 손에서 놓지 않아요. 인터넷이나 해외 커뮤니티 홈페이지도 항상 참고하고 있고요.

이외에는 실시간 방송 때 시청자분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보기도 하고요. 요즘은 넥스트업 동기분들이나 멘토 분들의 영상을 보거나 실시간에 가서 구경하는 게 제일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전업 크리에이터 활동은 수입도 중요할 텐데요.

"물론 수익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시청자분들의 반응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채널 수익 이외에 이번에 처음으로 모양몬 굿즈가 출시되는데 굿즈 제작에 큰 노력을 쏟았어요. 굿즈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억나는 선플과 악플이 있을까요?

"가끔 언박싱 영상을 올리면 '손이 예쁘시네요' 이런 댓글들 좋아합니다. 직설적인 칭찬 너무 듣기 좋더라고요. 동물의 숲 게임 속 신기한 사실들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하다 보니 최근에는 '동숲계의 진용진'이라는 댓글을 봤는데 너무 웃기고 좋았습니다.

악플은 달려도 빨리 잊는 편이라서 기억에 남는 게 거의 없는데 안 좋은 건 안 듣고 좋은 것만 듣는 스타일이라서 편하긴 합니다"


유튜브 넥스트업 코리아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한참 채널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던 터라 채널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는데,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 특성상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받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고 결정할 것도 너무나도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유튜브를 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궁금증을 해결해 줄 만한 곳이 없었어요. 그런데 마침 넥스트업 프로그램이 저에게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넥스트업 코리아 자격 조건이 구독자 1만 명 이상이었는데 접수가 마감되기 얼마 전에 다행히도 구독자 1만 명을 달성하게 되어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지 채널을 좋게 봐주셨는지 몰라도 다행히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 유튜브 넥스트업 코리아 프로그램

무엇을 배웠나요?

"넥스트업 프로그램은 제 채널의 길잡이가 되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과 유튜브 매니저들 그리고 크리에이터 선배들까지 오셔서 정말 많은 정보와 좋은 조언을 공유해 주셨어요.

제 채널이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는지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유튜브 매니저들이 직접 채널을 분석하고 컨설팅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영상을 올리면 좋을지, 평소에 궁금했던 유튜브 알고리즘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내 채널이 다른 채널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등 직접 유튜브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려주니까 점점 제 채널에 대한 방향성이 잡혀갔습니다.

그리고 채널 운영 이외의 다양한 것들을 멘토에게 직접 1:1로 상담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크리에이터 선배들의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가 정말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힘들었던 크리에이터 생활에 큰 용기와 추진력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1년 뒤 '모양몬' 채널 구독자 수는 몇 명이 되어있을까요?

"내년의 구독자는 5만 명 정도를 목표로 합니다. 채널이 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독하지 않은 사람이 영상을 시청하는 비율이 구독자에 비해 더 높은데 비구독자분들을 구독자로 전환하기 위해서 영상을 날마다 꾸준히 올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유튜브 쇼츠(Shorts) 영상 업로드 비율을 늘려서 더 많은 분이 제 채널을 접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현재 제 채널에 멤버십이 활성화되어있지 않은데 기존의 구독자분들에게는 4월경 유튜브 멤버십을 활성화해서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해 드릴 생각입니다"


구독자와 예비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해볼까요?

"안녕하세요! 예비 구독자, 구독자 여러분! 저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 크리에이터 모양몬이라고 합니다. 작은 채널일 때부터 여러분들의 응원과 관심 덕에 이렇게 성장해서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오래오래 여러분들과 재미난 영상 만들고 게임도 하는 그런 크리에이터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날이 되도록 매일매일이 발전하는 크리에이터가 되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