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와 좀비 스릴러라는 조합으로 전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소재로 한 게임, '킹덤: 왕가의 피'의 게임플레이 영상이 지난 12일 공개됐다. 이번 영상에서는 갓과 도포를 입은 주인공이 환도로 좀비를 단칼에 베어버릴 뿐만 아니라 월도를 든 적 군관의 맹공격을 피한 뒤 발차기로 균형을 무너뜨리고 결정타를 먹이는 등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였다. 기온이 낮은 밤중에 좀비가 출몰한다는 설정과 좀비 피냄새에 민감하다는 설정을 반영, 어두운 밤중에 문을 박차고 튀어나오거나 적을 베고 난 뒤 갑작스레 달려드는 모습까지도 엿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궁궐, 형장, 군영 등 드라마에서 나왔던 배경의 편린도 일부 확인됐다.

모바일 게임 초창기부터 '블레이드' 등 고퀄리티 액션을 선보였던 액션스퀘어가 모바일 그리고 PC 크로스플레이로 선보이는 액션 '킹덤: 왕가의 피'. 모바일 기반이지만 100% 수동 액션을 강조한 이 게임에서 과연 원작의 세계관과 미, 그리고 액션을 어떻게 풀어낼지 액션스퀘어의 강형석 PD와 박주상 TD, 강현민 AD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 (좌측부터) 액션스퀘어 박주상 TD, 강형석 PD, 강현민 AD


Q. 킹덤: 왕가의 피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공개 이후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박주상 TD: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거란 생각을 못했다. 무엇보다도 악플이 없는 게 놀랐다. 개발 중인 리소스만 갖고 영상을 급하게 만든 거라 해상도가 높은 것도 아니었고, 아무래도 좀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너무 좋게 봐주셔서 감개무량하다. 더 잘만들어야되겠다 부담도 된다.

강현민 AD: 그래픽쪽 얘기 많이 나와서 부담이 많이 크다. 많이 잘 만들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강형석 PD: 시네마틱은 안 넣고, 인게임 리소스로 만든 것들만 보여드렸다. 게임플레이에서 킹덤 팬들이 기대할 만한 액션을 선보이고자 했다. 물론 콘솔 게임을 기대하셨던 분들은 다소 실망하시기도 하더라.

국내와 해외 모두 모바일 게임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그 우려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려면 모바일을 뛰어넘는 그래픽과 액션을 선보이면 되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물론 PC 클라이언트도 있긴 하지만, 모바일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느끼실 거라 생각한다.

최근에 모바일 게임이 자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동 조작의 재미, 이런 것들 추구하는 게임들이 하나둘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특히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에서 그런 흐름들이 보이는데, 킹덤: 왕가의 피도 그에 지지 않고 뛰어난 게임플레이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Q. 어두운 분위기나 월도를 피하거나 방패로 튕겨내는 액션을 보고 소울라이크 같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실제 게임플레이에선 어떨지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한다.

강형석 PD: 우리 역시도 소울라이크 등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다. 어떤 특정 장르를 보고 똑같이 만들겠다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액션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액션 본연의 재미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마음에서 여러 가지로 고민했다.

물론 프롬소프트웨어가 '소울라이크'라는 한 트렌드를 만든 대가다보니, 아무래도 액션 게임 개발자라면 의식할 수밖에 없긴 하다. 실제로 나도 엘든링을 출시 후 쭉 재미있게 즐겼다. 다크 소울, 세키로도 마찬가지고. 댓글에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 이야기도 나왔는데 이 역시도 정말 재미있게 했다. 다른 개발진들도 비슷하다. 그런 여러 액션 게임을 즐기면서 재미를 느꼈던 경험이 녹아들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그간 재미있게 즐긴 액션 게임에서 받은 영감들뿐만 아니라, 전작 개발 경험까지 참고를 했다. 특히 우리가 '블레이드'를 비롯해 여러 모바일 액션 게임을 선보이지 않았나. 그때의 노하우와 원작의 액션 등, 여러 가지를 어떻게 녹여내서 킹덤: 왕가의 피만의 액션과 게임성을 보여드릴까 다각도에서 고민하고 있다.



Q. 킹덤: 왕가의 피 티저 공개 이후 10개월만에 게임플레이 트레일러가 공개됐는데, 게임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또 개발은 언제부터 진행했나?

강형석 PD: 한 1년 반 전부터 진행했다. 개발진 다수가 예전부터 같이 해온 팀원들이기도 하고, 넥슨이나 엔씨 등에서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이다보니 개발 속도 자체는 빠르긴 하다. 그렇긴 해도 아직 여러 모로 준비 중이다. 게임플레이 트레일러에서 보여드린 건 극히 일부고, 출시 일정은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


Q. 원작의 이야기가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얻다보니, 게임에서는 원작과 관련해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가게 되나? 또 원작에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게임에 등장할지도 궁금하다.

강형석 PD: 원작의 주요 에피소드, 즉 시즌1부터 2까지의 에피소드를 10개 챕터에 챕터별로 4개 스테이지로 구성했다. 스토리를 쭉 따라간다는 것보다는 '체험'한다는 것에 더 주목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유저가 이창의 시점에서 동래성, 상주, 한양 등 원작의 주요 지역에서 펼쳐지는 전투를 직접 체험한다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그래서 배경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적들도 여러 모로 신경을 썼다. 좀비는 물론이고, 이창을 잡으러 오는 무사나 병졸들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들을 보스로 등장시킬 때 연출까지도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 게임으로 풀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경을 많이 썼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캐릭터마다 무기는 고정이다. 이창은 환도만 사용할 수 있고, 다른 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를 추가하는 식으로 설계 중이다. 그리고 시나리오도 각 캐릭터마다 에피소드를 들어갔을 때 복붙식으로 하지 않고 원작의 인물 설정이나 관계, 스토리와 충돌하지 않도록 다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


Q. ‘킹덤’하면 아무래도 한복의 미를 전세계에 널리 알린 작품 중 하나인데, 그 한복의 느낌을 게임 내에서 어떻게 디테일을 살리고자 했나? 또 모바일이라는 작은 화면에 제한된 플랫폼에서 그 미를 어떻게 드러내고자 했나도 궁금하다.

강현민 AD: 원작에 어떤 복식이 나왔나 확인해야 하니까, 개발하는 동안 드라마를 몇 번이고 계속 정주행하고 다른 옷이 나오는 부분은 계속 돌려봤다. 그외에도 한복과 관련된 다양한 서적이나 자료들을 구매해서 교차로 검증하고, 어떤 부분을 포인트로 짚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강형석 PD: 아트팀에서 다양한 복식을 연구를 하고 있다. 원작에 나온 복장들 외에도 여러 가지로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게임이 숄더뷰로 진행되는데, PC 화면은 원체 크니까 크게 걱정은 없다. 모바일은 화면이 작지만 최근엔 그래픽이나 이런 것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지지 않았나. 일단 형태감보다는 고유의 특색을 먼저 보고, 숄더뷰로 보았을 때 그 느낌과 미가 살아나나 체크한다.

그외에도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쓰긴 하는데, 그게 모바일이 화면이 작아서 그렇다기보다는 그 액션을 온전히 매력있게 담아낼 수 있나 궁리하는 차원에서 그렇다. '킹덤'의 액션이 단순히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그때 도포자락이나 옷고름도 같이 휘날리면서 그려지는 '선'도 있지 않나. 또 두루마기를 입었을 때랑, 갑주를 걸쳤을 때랑 그 느낌과 선은 또 다를 거고. 그게 모바일에서 봐도 충분히 느낌이 살고 보이게끔 여러 모로 준비하고 있다.

코스튬과 관련해서 더 부연설명하자면, 드라마에 나온 것뿐만 아니라 시대상에 맞는 우리나라 전통 복식을 게임 내에 추가하고자 한다. 아트팀에서 그래서 여러 모로 준비 중이다.




Q. 특히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를 보면 움직일 때 한복의 옷감이 나풀거리는 디테일까지 구현한 게 눈에 띄었다. PC 클라이언트뿐만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런 디테일을 볼 수 있을까? 또 그렇게 작업한 비결이 있다면?

강현민 AD: 우선 한복 관련 서적을 많이 보고 R&D를 했다. 한복하면 아무래도 단이나 자락, 품이 넓고 단벌이 아니라 여러 벌 겹으로 입지 않나. 움직임에 따라 그 자락들이 펄럭이고 휘날리면서 선이 겹쳐지는 그런 미가 한복의 느낌을 액션에 살릴 때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그 펄럭거림을 예쁘게 다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뼈대부터 이리저리 설계했다. 애니메이션 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다. 처음에는 물리 엔진만 적용해봤는데, 아무리 해도 그것만으로는 자연스러운 펄럭거림이 안 나오더라. 또 물리 엔진을 넣고 온갖 변수를 다 적용하면 CPU를 과하게 써서 매끄럽게 돌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과 물리를 섞는 방안을 선택했다. 물리 구현을 할 때 프로그래밍 팀에서도 여러 도움을 줬고, 그걸 토대로 어색한 부분들은 하나하나 키 애니메이션으로 넣어서 보완했다. 구동해서 또 어색하다 싶으면 다시 키 애니메이션을 하나하나 수정했다.

박주상 TD: 카와이 피직스 등, 우리가 아는 피직스는 다 써봤다. 결국 물리 엔진만으로는 아직은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고, 그 부분에서 아티스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강형석 PD: '러브 데스 로봇'의 히바로가 모션 캡쳐 없이 아티스트들이 한 땀 한 땀 구현해냈는데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센세이션이 된 적이 있지 않나. 시대에 역행할지 모르지만,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구나 싶었다. 도포자락 휘날리면서 검을 휘두르는 그 특유의 맛을 아직 완벽히 물리 엔진만으로 내긴 어려우니, 그 부분에서는 수작업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 옷자락이 자연스럽게 휘날리도록 물리 엔진에 키 애니메이션까지 더했다


Q.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에서는 주인공이 두루마기를 입고 도검을 사용하는 모습만 보이는데, 이밖에도 어떤 무기나 장비가 게임 내에 등장할지 궁금하다.

강형석 PD: 앞서 잠깐 말한 것처럼 이창은 환도만 사용한다. 그걸로 좀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적들을 물리쳐야 한다. 대신 더 깊이 있는 액션을 선보이고자 한다.

무기가 여러 개가 있으면, 무기 하나당 무브가 아무래도 깊이가 얕을 수밖에 없지 않나. 킹덤: 왕가의 피에서는 캐릭터별로 무기는 하나만 쓰되, 그걸 기반으로 수십 종의 동작을 넣어 깊이 있는 액션을 구축하고자 했다. 그리고 모바일하면 흔히 생각하는, 스킬이 덕지덕지 패드 버튼에 붙어있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기본 공격과 특수 공격의 조합, 커맨드 등으로 액션의 맛을 살렸다.

아직 어떤 무기를 쓰는 캐릭터가 나올지 밝히긴 어렵지만, 출시 후 캐릭터를 추가하면서 다양한 무기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출시 때에도 이창 외에 다른 캐릭터도 선보일 생각인데, 아직은 공개하기 어렵다.


Q. '킹덤'이라는 IP가 원체 유명하지 않나. 이를 게임으로 풀어내려고 할 때 부담도 컸을 것 같다. 그 중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이고, 또 '킹덤'만의 매력을 무엇으로 잡고 게임으로 설계해나갔나 궁금하다.

강형석 PD: 개인적인 견해일지 모르지만 킹덤이 동양풍, 특히 조선시대풍 분위기의 세계관에 매력 있는 등장인물이 빠르게 달려드는 다수의 좀비를 상대로 재래식 무기를 들고 처절히 싸운다는 그 설정이 전세계적으로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었다. 좀비물하면 보통은 현대나 근미래에 총을 들고 대처하는 그런 창작물들이 많았는데, 킹덤에선 조총이 나오긴 하지만 재래식 무기로 그 많은 좀비들에게 둘러싸여서 물릴 수도 있는 위협을 무릅쓰면서 맞서는 그런 처절함에 전통 복식이 어우러져서 특유의 미를 만들어낸 것 같다.

또 등장인물들도 굉장히 매력적이지 않나. 이창, 서비, 안현대감, 계비 조씨 등등...그런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빠져들 수밖에 없었고. 게임에서는 아무래도 장르가 액션이다보니 그 중 앞서 언급한 전통 복식 차림에 재래식 무기로 빠르게 달려드는 좀비들을 상대로 처절히 싸운다, 이쪽에 좀 더 주력했다.

즉 '복식'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서 드라마에 등장한 고유 복장, 예를 들자면 이창의 잠행복이라던가 그런 것도 그대로 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포 자락 움직임 같은 것도 신경을 썼다. 한편으로는 게임이지 않나. 그래서 커스터마이징 같은 것도 개발 중이다. 또 드라마에서는 많이 조명되지 않았어도, 우리나라 전통 복식을 다양한 계층에 걸쳐서 선보일 수 있게끔 준비 중이다.

그리고 또 생사역, 즉 좀비도 원작의 주요 포인트라서 원작에서 보인 모습을 최대한 유사하게 보이고자 했다. 목을 삐그덕거리면서 움직인다거나 그런 디테일도 살렸다. 그리고 '처절한' 싸움을 위해서 AI쪽도 신경을 쓰고 있다. 단순히 대미지가 세다거나 여러 번 찔러야 죽는다, 그런 식이 아니라 가면 갈수록 내 공격 패턴에 반응해서 대처해서 까다로운, 그래서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그런 구도를 연출하고자 했다.

▲ 피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생사역, 즉 좀비를 상대로

▲ 두루마기에 검 한 자루 들고 헤쳐나가는 처절함을 담아내고자 했다


Q. 전통 검술을 구현하기 위해 전통 검무 전문가의 움직임을 모션 캡쳐했다고 들었다. 그 외에도 전투 장면에서 전통적인 요소를 더 실감나게 담아내기 위해 주목한 부분이 있다면?

강형석 PD: 전통 무예를 많이 참고하고 기반으로 했다. 실제로 모션 캡쳐에 참여하신 분은 15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전통 검무 전문가이자 배우이고, 영화나 사극에도 자주 작업하신 분이다.

그런데 현실의 실전하고, 게임은 좀 다르지 않나. 너무 현실적인 동작은 게임에서 손맛이 잘 안 살고 밋밋하다. 그래서 검술을 메인으로 하는 게임들을 정말 많이 참고했다. 그 데이터들을 종합해서 모션 캡쳐 전에 그 분과도 상의를 거치고, 그 절충된 동작들을 모션 캡쳐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검의 매력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검으로 여러 무기들을 상대할 때 어떤 식으로 풀이를 해야 그 맛이 살아날까도 문제였다. 창과 싸울 때, 단검을 든 상대와 싸울 때 유불리가 어떻고 어떤 식으로 액션의 흐름이 이어져야 할까 등등. 여러 다양한 상황을 상정해서 관련된 자료도 수집해서 전문가와 상의했다. 그렇게 해서 게임에 맞아떨어지는 전통 검무의 묘를 살리고자 했다.


Q. 킹덤: 아신전에서 사람뿐만 아니라 짐승들도 좀비가 된다는 설정이 있지 않았나. 게임에서도 인간형 적뿐만 아니라 동물형 적도 등장하나?

강형석 PD: 등장하면 재미있겠다 싶긴 한데, 아직은 고민 중이다. 우선은 시즌1과 2의 등장 인물들이나 설정을 토대로 여러 적들을 임팩트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일반 적으로 등장하는 병졸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적 때로는 보스로 등장하는 무사, 망나니, 그리고 작중 주요 인물인 안현대감, 계비 조씨 등을 어떻게 구현해야 원작의 느낌도 살리면서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또 강렬한 인상을 줄지 연구하고 있다.

원작에서도 좀비뿐만 아니라 무사들끼리 싸우는 장면도 많지 않나. 그런 비중을 또 어떻게 줘야 할지 좀비의 행동은 어떻게 해야 드라마를 봤을 때의 그 충격적인 느낌이 살지 등등, 여러 모로 궁리할 게 많다.

▲ 전통 검무 전문가를 초빙해 모션캡쳐를 진행하고, 검술 게임도 참고해서 완성도를 높였다


Q. 유혈 표현뿐만 아니라 나뭇잎이나 불씨가 흩날리고 방패가 부서질 때 파편이 튀는 등 여러 효과에도 공을 들인 게 보이더라. PC는 괜찮지만 모바일에서는 파티클이나 이펙트가 과하면 최적화가 어려울 텐데, 이를 어떻게 처리한 건가?

박주상 TD: 액션스퀘어에 오기 전에 블레이드&소울 개발팀에 있었는데, 그때 가장 고민이 많았던 게 최적화, 특히 파티클 문제였다. 파티클이 조금만 많아져도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더라. 그래서 작업하기 전에 기준을 확실히 잡았다. 이 선을 넘어가면 안 된다, 여기까지만 쓰자. 이렇게 접근했다.

제한선을 두고 사용하다보니까 종종 그 이펙트들이 너무 티가 안 나더라. 원작도 좀비가 등장할 때가 대부분 어두운 시간대이지 않나. 분위기도 어둡기도 하고. 그에 맞춰서 배경을 어둡게 하고 분위기도 어둡게 잡다보니 더 그런 것도 있었다. 그래서 조금 더 끌어올려서 쓰긴 했다. 그러면서도 위험은 충분히 인지해서, 여러 가지로 대비는 했다.

강형석 PD: 그것도 우리의 노하우라고 보면 되겠다. 액션스퀘어가 모바일 액션, 그리고 고퀄리티 그래픽을 채택한 게임의 선구자 아니었나. 그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모바일에 맞춘 최적화에 그래픽 품질을 끌어올린 노하우가 킹덤: 왕가의 피에서도 적용됐다 보면 되겠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충분히 구동되니,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Q. 고퀄리티 그래픽과 액션을 강조하는데, 모바일에서 사양의 기준점은 어느 기종으로 잡고서 최적화를 진행 중인가?

강형석 PD: 일단은 최소 디아 이모탈, 원신 수준의 사양은 맞춘다고 고려하고 작업하고 있다. 또 글로벌 유저를 타겟으로 하다보니, 최대한 많은 유저가 즐길 수 있는 사양이 어떨지도 고민하고 있다.



▲ 사실감과 박진감을 살리기 위해 유혈 효과 및 파편 효과, 광원 등도 신경 쓰면서 최적화도 진행 중이다


Q. 영상에서는 회피한 뒤에 연타를 날리거나, 발차기를 날린 뒤 결정타를 날리는 등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지 않았나. 실제로도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런 다양한 액션을 유저가 능동적으로 구사할 수 있을까?

강형석 PD: 물론이다. 우리가 그간 모바일 액션 게임을 만들면서, 모바일이 훌륭한 포터블 게임기의 대체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왔다. 그런 시점에서 액션의 손맛을 유저가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해왔기도 하고.

실제로 플레이하게 되면 기본 공격과 특수 공격, 그리고 회피 3가지 키만 있다. 기본 공격과 특수 공격의 조합으로 연계기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상황이 되면 액티브/패시브 QTE가 뜬다. 액티브 QTE는 말 그대로 그 상황에 맞는 액션을 발동하는 식이다. 발차기를 한 다음에 결정타를 날린다거나 하는 게 이 액티브 QTE 시스템을 활용한 것이다. 패시브 QTE는 어떤 동작이 나가는 건 아니고, 버프를 준다고 보면 되겠다.

본 게임은 100% 수동이고, 기본 공격과 특수 공격을 조합해서 실제 플레이에서는 8가지 가량의 액션을 조합해서 쓰게 된다. 그 스킬 구성이 8개만 있다는 게 아니라, 게임플레이를 하다보면 여러 액션이 해금이 되고 수집할 수 있다. 그 연계기들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서 사전에 장착해서 자신이 원하는 액션을 커스터마이징해나가는 재미를 살렸다. 상황별 액션 또한 마찬가지로 자신이 원하는 액션을 수집해서 장착해 자신만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구축해나가게끔 했다.

강현민 AD: 그 동작들마다 달라지는 도포의 움직이나 힘의 표현 등도, QA로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모양새를 다듬어갔다. 그래서 어색하지 않고, 멋진 액션을 모바일 PC 가릴 것 없이 즐길 수 있게끔 신경을 썼다.


Q. 모바일은 화면이 작기도 하고, 필연적으로 손가락에 화면이 가려져서 불편하거나 피로감을 느끼게 되지 않나.

강형석 PD: 그래서 UI도 최대한 간단하게 설계했다. 모바일 게임하면 으레 여러 가지 덕지덕지 붙어있는 UI를 연상하는데, 킹덤: 왕가의 피는 딱 필요한 정보와 가상 키 정도만 있다. 실제로 원작에서도 가끔 좀비가 의도치 않은 곳에서 갑자기 빠르게 튀어나오는 일이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을 살려서 게임에서도 좀비가 뒤에서 불쑥 튀어나오거나 혹은 멀쩡히 있던 문을 갑자기 부수고 달려들곤 한다. 그럴 때 시야가 가려지는 요소가 많아지면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하니, 그런 점들을 줄였다.

물론 그 손맛을 가상패드만으로 충분히 즐기지 못한다 하는 분들을 위해 컨트롤러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PC-콘솔 슈터인 '앤빌'을 내지 않았나. 앤빌 팀이 컨트롤러 관련 노하우가 있어서 우리를 많이 도와주고 있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 기본 공격 - 특수 공격 두 버튼의 연계로 플레이가 진행되며, 특정 상황에서 QTE를 발동할 수 있다


Q. 모바일로 나온다고 하면 아무래도 싱글플레이만 있는 게 아니라 멀티플레이 콘텐츠도 있지 않겠나. 그게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또 모바일하면 으레 루틴형, 숙제, 이런 것들이 떠오르게 되는데 그것과 관련해서도 묻고 싶다.

강형석 PD: 흔히 말하는 루틴형, 즉 하루하루 똑같은 걸 돌리는 형태는 지양하고 있다. 물론 자동은 아예 배제했다. 100% 수동이다.

그러면 그 수동 조작하면서, 유저들이 무엇을 즐기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가 있다. 그간 모바일 게임은 대체로 계속 숙제를 돌리고, 같은 곳을 반복해서 돌면서 성장 재화를 파밍하고 그렇게 해서 성장하는 '재미'를 추구하지 않았나. 그걸 편하게 하려고 자동을 도입했고. 우리는 그 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보다는 '돌파'하는 재미를 추구했다. 더 어려운 난이도나 스테이지를 돌파하고, 더 높은 점수를 올리는 그런 유형이라고 할까. 그래서 모드도 스토리 모드 이런 식이 아니라 '돌파' 모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챕터를 한 번 깨고 난 뒤에는 보상을 자동으로 받아가게 된다. 그 보상을 더 받아가려면, 다음 챕터를 깨거나 혹은 더 어려운 난이도로 챕터를 깨는 방식이다. 난이도도 쉬움, 보통, 어려움 이런 식이 아닌, 선택적 난이도 조절 방식을 채택했다. 최근에 모바일 게임도 보면 여러 조건을 선택해서 자신이 난이도를 조율하는 그런 콘텐츠들이 있지 않나. 특정 적이 더 강해지거나 혹은 자신의 능력치가 깎인다거나 그런 제약을 걸고 클리어하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콘텐츠들인데, 그런 유형을 생각하면 되겠다.

그것도 어찌보면 계속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는 루틴처럼 보일텐데, 그래서 몬스터 배치라던가 맵도 절차적 맵 생성으로 매번 달라지게끔 했다. 또 원작에서 좀비가 피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나. 그래서 적을 죽인 뒤에 그 근처에 오래 있으면 좀비들이 반응해서 올 수도 있다. 또 좀비들이 앞서 말한 것처럼, 그냥 우두커니 맵 위에 서있고 그런 게 아니다. 문을 부수고 나오거나 땅 속에서 튀어나오기도 하고, 갑자기 뒤에서 덮쳐오기도 한다. 그러니 한 번 클리어했던 곳이라도 고득점을 올리려면 긴장을 늦추지 않고 플레이하는 감각이 요구된다.

그렇게 돌파한 결과에 따라서 조금 더 강해져서, 이전에 못 깼던 곳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레벨 디자인을 설계했다. 엘든링을 보면 어렵긴 한데, 플레이하면서 피지컬이 느는 것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어찌저찌 깰 수 있게 되지 않나. 그런 요소에서 반복 사냥 비중은 줄이고 다시 접속하면 더 강해지게, 혹은 고득점을 올려서 획득한 보상으로 더 성장하게끔 하는 양상으로 설계했다. 그렇게 해서 플레이타임은 많이 요구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으면 더 할 수 있게끔 하는 구조를 잡아가고 있다.

멀티플레이를 이야기하자면, 여러 모로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 게임사에서 잘하는 게 이쪽 분야 아닌가. 파티 협동 콘텐츠는 물론이고 PVP 등,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할 생각이다.


Q. 모바일 게임의 PVP하면 흔히들 과금빨 이런 생각을 하지 않나. 또 경쟁이 강조되면 지치는 유저들도 있을 테고, 그래서 굉장히 조심스러울 것 같은데.

강형석 PD: 멀티플레이 협동 콘텐츠나 PVP는 즐길 거리로 봐주면 되겠다. 액션 본연의 재미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BM은 계속 고민 중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리니지라이크류는 아니다. 이권을 쟁탈하고 그런 유형이 아니다. 멀티플레이에서 자신이 플레이한 결과물이나 혜택은 가져갈 수는 있겠지만, 남이 아예 접근 못하게 배제하는 그런 식이 아니다.

가장 신경 쓰는 건 액션 그 자체를 어떻게 즐기게 할까 이 부분이다. 그래서 싱글플레이에서 그 액션을 만끽하는 방향에 중점을 두되, 나머지 즐길 거리를 보완하고 있다 봐주면 되겠다. 그간 액션스퀘어의 노하우를 토대로, 그리고 내부 테스트를 거쳐서 멀티플레이 및 PVP에서도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도록 하겠다.


Q. 그외 콘텐츠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있나 좀 더 소개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나?

강형석 PD: 돌파 모드 외에 점령 모드도 있다. 돌파 모드가 한 스테이지 클리어에 걸리는 시간을 20분 정도로 잡는데, 점령 모드는 5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전투의 묘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그리고 원작 드라마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와 협의해서 배경도 한층 더 다양화하고, 여러 에피소드와 모드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성장이나 스킬 강화 외에도 보스를 물리치고 그 의상을 수집하는 등, 수집 요소도 여러 모로 구비해두고 있다.

▲ 스테이지 3성 클리어 방식이 아닌, 조건을 추가해서 난이도를 선택적으로 조율해 추가 보상을 얻는 방식이다


Q. 원작 자체가 저녁이나 밤 같이 어두운 시간 대에 자주 사건이 발생하지 않나. 그게 단순히 어둡기만 하다 이렇게 끝나지 않고 인물들의 동작도 자연스럽게 잘 보여야 하고, 그러면서도 어두운 느낌을 해치지 않기 위해 여러 모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라이트가 굉장히 최적화할 때 어려운 부분이지 않나.

강현민 AD: 실제로 동적 라이트가 많이 들어가서 최적화 이슈가 있기도 한데, 그 부분은 프로그래밍 팀과 얘기해서 여러 가지로 작업을 하고 있다. 모바일에서는 사실 최적화 문제 때문에 다이나믹 라이트를 잘 안 쓴다. 그걸 적용하는 것도 기술력이고, 노하우이지 않을까. 실시간으로 그림자가 지고 광원 같은 것도 어떻게 해야 더 그 분위기를 낼 수 있을지, 최적화도 어떻게 해야 확보할지 연구 중이다.


Q. 게임플레이 영상이 공개됐을 때 이 그래픽이 최종 버전인가 의문을 표하는 유저들도 있더라. 그 부분에 대해서 이번 기회에 설명을 한다면?

강현민 AD: 공개된 영상은 인게임 리소스로 급히 제작하다보니, 환경 세팅이 부족하고 라이트 최적화나 디테일도 떨어졌다. 그 부분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고, 최적화 및 디테일도 작업 중이다.

강형석 PD: 그래픽도 쉐이더나 이런 쪽을 여러 모로 보완 중이다. 일정이 다소 급하게 잡혀서 재질 표현 같은 게 살짝 밋밋한 상태로 냈는데, 디테일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주상 TD: 계속 나오는 말이긴 한데 원작의 배경이 거의 다 어둡지 않나. 좀비가 출몰하는 시간대가 거진 다 밤이기도 하고. 물론 기온이 낮아지면 밤낮 다 활동할 수 있다는 설정이긴 한데 대체로 어두운 시간대에 많이 나오지 않나.

그래서 자연히 맵이 어두워야 하는데, 그 어두운 상황에서 디테일이 너무 죽지 않게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 작업물을 개별로 떼서 그 어두운 맵에 넣어보면 다 묻혀버리는 일이 빈번했다. 그렇게 묻히지 않게 하면서 분위기도 내고, 또 각각의 특색이 드러나게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 계속 R&D를 하고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이라면 라이트를 때려넣는 거긴 한데, 그렇게 되면 최적화 이슈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최적화도 챙기고 효과도 좋은, 그런 방식을 계속 고민하고 적용하고 있다.



Q. 글로벌로 트레일러를 공개했는데, 동시 출시를 준비하고 있나? 또 그렇게 되면 멀티플레이에서 서버는 어떻게 운영할 건지도 궁금하다.

강형석 PD: 출시 계획은 사업팀과도 얘기해봐야 하는데, 일단은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버는 핑도 중요하니 권역별로 나누어야 할 것 같긴 한데,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다.


Q. 마지막으로 킹덤: 왕가의 피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강형석 PD: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모바일이라서 거른다는 말도 듣긴 했는데, 그런 판도를 바꾸는 액션 게임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절대 실망시키지 않고,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언리얼 엔진으로 모바일에서 고퀄리티 액션 게임을 만든 첫 주자가 액션스퀘어 아닌가. 그 아이덴티티를 살려서, 모바일에서도 이런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강현민 AD, 박주상 TD: 모바일이니까 걱정을 많이 하는데, 원활히 돌아가는 건 물론이고 그런 걱정을 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댓글에서 그래픽 품질에 대한 말을 많이 들었는데, 아직 개발 중인 프로토타입을 보여드린 것이라 봐주시면 되겠다. 앞으로 광원이나 재질, 디테일을 더 많이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이런 그래픽이? 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