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 인디게임 크라우드펀딩 노하우 및 후속 연계 전략
  • 강연자 : 김민수- 스마일게이트 / 매니저
  • 분야 : 크라우드 펀딩
  • 시간 : 2022.11.18(금) 14:00 ~ 14:50
  • 요약 : 인디게임 제작의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설명과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운영 노하우, 펀딩 이후와 런칭전 전략에 대한 소개


    • ■ 록타르 오가르! 당신이 알아야 할 크라우드 펀딩의 특징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모금을 뜻하는 (Funding)의 합성어다. 크라우드 펀딩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콘텐츠나 서비스를 대중의 모금을 통해 현실화하는 걸 말한다. 게임 개발에도 크라우드 펀딩은 잘 쓰인다. 아직 개발 중인 게임 기획이나 게임이 대중의 모금을 통해 런칭을 하기도 한다.

    크라우드 펀딩을 지원하는 플랫폼은 다양하다. 가장 최근에는 킥 스타터가 주목을 받았고, 한국 게임 제작자라면 친숙한 텀블벅이 있다. 또한, 게임 전문 크라우드 펀딩 피그나, 인디 고고, 와디즈 등이 존재한다.

    크라우드 펀딩의 가장 큰 특징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캐릭터 오크의 언어로 쉽게 표현할 수 있다. 록타르 오가르,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말이다. 크라우드 펀딩도 그렇다. 모금에 성공하여 승리하거나, 모금에 실패하여 모든 것이 없던 일이 된다. 창작자는 그동안의 모집 자금이 사라지고, 후원자는 창작자가 약속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크라우드 펀딩은 단순히 자금을 모으는 방법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내가 개발하는 게임 프로젝트의 팬덤을 찾아가는 길이다. 대중문화 이론을 정립한 피스크는 "팬덤은 종속적인 사람들의 문화 취향과 연관이 있다"라고 정리했다. 이 문장을 게임 산업에 대입한다면, '종속적인 사람'은 나의 게임 개발에 후원을 아끼지 않을 유저를, '문화 취향'은 그런 유저들이 선호하는 장르를 뜻한다.

    게임 관련 크라우드 펀딩에서 가장 큰 플랫폼인 킥 스타터의 자료에 따르면, 게임 프로젝트 관련 비중은 전체의 11%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모금에 성공한 콘텐츠 중에서 가장 높은 성공률(28%, 1위)을 기록한 것도 역시 게임이다. 또 다른 게임 전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피그의 자료를 살펴보면, 목표 금액 달성률은 75%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텀블벅과 와디즈 등의 자료를 살펴봐도 게임 관련 크라우드 펀딩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 크라우드 펀딩, 누가 후원할까?


    크라우드 펀딩을 후원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크라우드 펀딩을 후원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게임을 구매하는 사람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아직 생산되지 않은 무형의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다. 그래서 일반 구매자보다는 빠르게 후원한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반면에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체, 기획이나 그림, 글로만 제품의 가치를 판단하고 후원을 결정해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을 후원을 하는 사람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펀딩 플랫폼에 익숙한 유저들이 있다. 이들은 펀딩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경험해봤고,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거리낌없이 후원한다. 그리고 높은 가치와 희소성을 가진 보상을 선호한다. 크라우드 펀딩에 익숙하지 않은 잠재적 후원자도 있다. 이들은 주로 외부 커뮤니티나 게임 플랫폼, SNS 등에 존재한다.

    유저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키워드이다. 펀딩 플랫폼에 익숙한 팬덤 유저도, 익숙하지 않은 잠재적 후원자도 키워드에는 반응할 수 있다. '무협'을 좋아하는 유저, '판타지'를 좋아하는 유저, '소울라이크', '미소녀', '서브컬쳐', 등 키워드는 유저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키워드는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모호하거나 광범위하면 관심을 받을 수 없다.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하기 전에 자신이 개발하는 게임에 대한 키워드 정리는 필수이다.


    ■ 성공한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의 특징


    잘 성공한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는 보기 쉽고 명확하다. 그리고 처음과 끝이 물 흐르듯이 이어진다. 도입부에서는 후원자의 시선을 확 끌어당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무언가는 펀딩 페이지를 끝까지 읽고 내려갈 수 있는 힘을 준다. 도입부가 끝나면, 게임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자신의 게임 프로젝트를 한 문장으로 표현할 핵심 소재를 전달하고, 게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시스템을 소개한다.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의 두 번째 핵심은 '신뢰'이다. 펀딩 프로젝트는 잘 지어진 성처럼 보여야 한다. 개발 일정을 공유하고, 개발진을 소개하고, 향후 프로젝트의 일정이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후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아마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자주 살펴본 사람이라면 '팀원 세 명, 대표 누구'라고 나온 페이지를 본 적이 있을 거다. 그런 프로젝트 페이지가 유저의 신뢰를 얻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개발과 관련된 일정도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일정이 정리된 페이지를 보면, 개발 일정과 배송 일정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경우, 후원자가 가장 궁금할 부분인 '리워드 배송'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또한, 개발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정확한 청사진을 그리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에도 후원자에게 신뢰를 주기 힘들다.

    후원자를 끌어들일 리워드도 중요하다. 리워드는 여섯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리워드는 특별해야 한다. 그리고 펀딩으로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수량이 제한되어 희소성을 지녀야 하고, 후원한 사람들이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주목할만한 리워드여야 하며 여러 사람으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빠질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있다. '스크레치 골', 흔히 공약이라고 표현한다. 프로젝트의 모금이 100%를 넘어서 200%, 300%에 도달할 때 프로젝트에 어떤 것들을 추가하겠다는 공약이다. '스크레치 골'은 나의 프로젝트에 담아내지 못했던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까지 추가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스크레치 골'은 후원을 하는 팬덤에게도 더 많은 후원자를 찾게해 줄 동기를 제공한다.

    게임을 직접 구동하는 영상과 데모 버전은 이제 필수요소가 됐다. 구동 영상이나 데모 버전은 후원자들이 게임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가장 많은 후원자들이 구동 영상이나 데모 버전을 보고 후원을 결정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오픈 후, 이틀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이틀 내에 모금 100%를 넘지 못하면 해당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틀 내에 100%를 넘어선 펀딩은 목표 기간까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 개와 늑대의 시간


    황혼이 저물 때, 해를 등지고 오는 동물의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알 수 없을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한다. 펀딩이 끝나고 난 뒤의 시간에는 분간할 수 없는 기회와 위기가 찾아온다. 다가오는 동물이 개이든, 늑대이든 모두 대처할 수 있는 기틀을 잡아둬야 한다.

    게임의 개발은 당연히 1순위 과제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후속적인 연계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펀딩은 단순히 자금을 모집하는 게 아니다. 그 노력이 바래지 않도록 홍보를 지속하고, 런칭 끝까지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게 자금 확보도 노력해야 한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 북 등 자신이 개발하는 게임에 적합한 커뮤니티나 SNS를 찾아서 꾸준하게 게임을 노출해야 한다. 스마일게이트 자체 조사에 따르면, 후원을 하려는 사람들이 유입되는 경로가 매우 다양해졌다. 그리고 플랫폼마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을 파악해서 글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