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0 업데이트를 통해 공개된 이탈리아 순양함 트리는 '반철갑탄(SAP)'이라는 새로운 탄종을 선보이며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출시 이후에는 예상보다 낮은 성능을 보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대 특징인 반철갑탄은 강력한 대미지에 비해 도탄, 탄깨짐 판정이 존재하며, 장갑이 두꺼운 상대로 제대로 피해를 줄 수 없고, 더군다나 화재를 낼 수 없다는 페널티도 존재한다. 포의 재장전 시간도 길고 피탐지와 사거리가 애매하여 거리 조절이 힘들다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나온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은 도탄각 보정의 소소한 상향과 함께 운영의 틀이 잡힌 상태다. 여러 가지 약점은 있지만 그만큼 강점도 있고, 기존에 존재하는 순양함과는 다른 개성 있는 트리라는 의견이 많다.

물론 아직도 어렵다고 느끼는 유저들이 있을 텐데, 상위권 유저들이 말하는 이탈리아 순양함의 기본 운영과 추천하는 함장 스킬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 생각외로 악평을 받았으나, 연구가 이뤄진 지금은 나름 강점을 갖춘 트리다




■ 최대 강점은 대구축전? 운영의 우선 순위는 구축함 제거

이탈리아 순양함은 반철갑탄으로 구축함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본래 구축함은 철갑탄에 대해서는 절대 과관통 판정으로 본래 대미지의 10%만 받지만, 반철갑탄에는 이런 과관통 판정이 통용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탄도와 탄속이 좋은 편으로 8티어부터는 반철갑탄의 초구 포속이 950m/s에 달하는데, 10km~13km 내외의 구축함이라면 순간적으로 킬각을 캐치해서 일제사 2~3번이면 그대로 용궁으로 보내버릴 수 있다.


▲ 구축함이 대상이라면 일제사 한 번에 반피는 우습게 뺄 수 있는 반철갑탄



반면 전함 상대로는 아무리 상부 구조물을 잘 긁는다 한들 제대로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각을 잘 준 순양함도 포함된다.

즉, 반철갑탄으로 가장 재미를 볼 수 있는 함종은 구축함이며, 이탈리아 순양함의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구축함 제거를 우선 순위로 두고 운영해야 한다.

물론 어려운 점은 있다. 구축함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한 소나나 레이더의 소모품을 쓸 수 없고, 배 자체의 피탐도 소련, 프랑스 다음으로 크다는 것이다. 배 자체의 전투 방식은 어디까지나 중장거리에 맞춰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 몰아 본 유저라면 알겠지만, 기습이 아닌 전면전에는 최악의 트리라 볼 수 있다



여기서 상위권 유저들의 운영법을 살펴보자면 초중반에 위치를 들키지 않고, 최대한 섬을 이용해 캡 근처로 잠복한다. 후술하겠지만 기동력이 구축함급으로 빠르기 때문에 아군 구축함과 발맞춰 캡 근처에 진입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여차하면 아군 구축이 뿌려주는 연막을 공유하는 전술도 쓸 수 있다.

이후 상대 구축함 위치를 파악하면 아군 구축함이나 레이더 등과 연계하여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식이다. 적이 보인다고 먼저 쏘지 않고, 우선 적 구축함 위치를 파악한 뒤에 움직임을 결정하는 것이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일반적인 순양함이라면 리스크가 크지만, 이탈리아 순양함은 배기식 연막이라는 보험이 있기 때문에 생존률이 나쁘지 않다.


▲ 어떻게든 섬의 사각을 이용하여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 기동력을 살린 일격이탈 트리

많은 유저들이 의외로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지만 이탈리아 순양함이 보유한 최대 무기는 기동성이다. 기본 37노트에 가까운 속도는 엔진 부스터를 사용한 프랑스를 제외하면 순양함 트리 중 가장 빠르다.

조타 시간이 11.6초로 준수한 데다, 선회 반경은 760m로 미순양 급이며, 무엇보다 엔진에 무려 24만(!)의 괴물을 집어넣었다.

출력이 야마토나 몬타나, 레퓌블리크, 퀀커러 등 전함급보다 훨씬 강력하다. 당연히 순양함 중에서는 최고 출력 보유자로 본래 최강자였던 앙리 4세가 고작(?) 22만 마력의 엔진으로 얼마나 많은 전함을 농락했는지 생각해보자.


▲ 이걸 순양함에 집어 넣었다고? 순간 눈을 의심케 만드는 엔진 출력



속도 깃발을 달면 38.4노트로 소련과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축함을 따라잡을 수 있고, 마음먹고 도망치면 프랑스 순양함을 제외하면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아쉬운 점은 화재를 낼 수 없어 프랑스처럼 멀리서 치고 빠지는 것 자체로는 그다지 재미 보기 힘들다. 기동력 자체는 장거리에서 최강의 아웃 파이트를 보여줄 수 있는 설계지만 정작 화력과 장갑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태다.

결국 속도를 이용해 어떻게든 상대에게 붙어야 성능을 살릴 수 있다. 사거리보다는 속도를 활용한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두자. 기본 사거리가 길다고 멀리서 저격만 하는 것은 최대 강점 2개를 스스로 봉인하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명심하자.


▲ 반철갑탄에 가려진 이탈리아의 최대 강점은 바로 기동력이다!




■ 배기식 연막을 활용한 초근접 전술

위의 뛰어난 기동성과 더불어 이탈리아 순양함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전술로 바로 배기식 연막을 활용한 초근접전이 있다.

알다시피 7티어부터는 배기식 연막의 지속시간이 일신하여 40초 동안 은신할 수 있다. 즉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접근 중이라면 순간적으로 연막을 키고 달리면 상대가 대처하기 전에 옆구리에 어뢰나 철갑탄을 먹인 후 이탈할 수 있다.

실전에서 충분히 활용도가 높은 전술로 주의할 점은 연막을 키고 충분히 어뢰나 철갑 일제사 각이 나오기 전까지 포를 잠그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부포는 발사되더라도 피탐지가 풀리지 않으니 무서워할 것 없다.

물론 보통 전함을 상대로 쓰는 것이다. 주변에 다른 호위함들이 있거나, 레이더나 소나가 있는 상대에게 붙지는 말자. 구축 상대로도 유용할 수 있으나, 같이 어뢰를 맞는 각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전술이다


▲ 둔한 전함 입장에서 피할 수 없으며, 눈 뜨고 코베이는 격이다




■ 함장 스킬 가이드

10레벨 함장 기준 기본 스킬은 표적 경보 / 함포 조준 / 추가 적재 / 은밀 기동이다. 함포 조준의 경우 취향을 타기 때문에 최후의 저항을 찍어도 무방하다. 다만 이탈리아 순양함은 선회력이 굉장히 좋은 편에 속하는데, 기본 포탑 회전으로는 선회력에 포가 못 따라오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만 알아두자.

정찰기 / 배기식 연막을 잘 써야 하기에 추가 적재는 당연히 필수며, 은밀 기동 역시 부담스러운 피탐지를 줄여 일격 이탈을 노리기 쉽게 만들어 준다.

추천하지 않는 스킬은 당연하지만 고폭탄이 없으므로 화재 유발과 특수 신관은 찍지 말자. 그리고 대공 관련 스킬도 10티어까지 가더라도 자오보다 못한 방공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찍으나 마나다. 부포와의 시너지를 노리려는 생각도 90mm 구경을 보면 싹 사라질 테니 애시당초 관심을 주지 말자. 대공이나 부포나 전 국가 중 최약체다.


▲ 대공은 그 구리다는 프랑스나 일본보다 못하다!



■ 대구축 특화

공용으로 배울 10포인트 스킬을 제외하면 남은 9포인트의 스킬 중 찍을만한 게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대구축함전에 특화시키면 의외로 고민이 쉽게 해결된다. 바로 어뢰 경계와 정밀 탐지 스킬이다. 정밀 탐지로 구축함의 위치를 파악하고 소나가 없는 약점은 어뢰 경계로 해결한다.

구축을 타던 유저라면 정밀 탐지 스킬이 얼마나 고효율 스킬인지 알 것이다. 굳이 구축이 아니더라도 순양함이 사용하여 아군 항모나 구축에게 위치를 알려주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유저라면 어뢰 경계 스킬과 조합하여 어뢰 면역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남은 2포인트의 스킬은 함포 조준이나 최후의 저항, 수병 숙련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하자. 보통은 최후의 저항과 함포 조준을 찍는다.


▲ 필수 추천 스킬 다음에는 주황색 칸의 스킬을 추천한다



■ 대순양 특화

만약 어뢰 경계 스킬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차선책으로 수병 숙련 스킬과 신속 교체를 찍어 대 순양용 특화를 시켜도 된다.

수병 숙련 스킬을 통해 소모품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줄이며, 신속 교체는 중거리 교전 중 상대가 몸을 틀어 빈틈을 노출하면 철갑탄으로 바로 시타델을 노릴 수 있다.

대부분 아는 사실이지만 이탈리아 철갑탄은 같은 8인치급에서는 최강의 관통력을 보유하고 있다. 근접 상황이 아닌 중장거리에서도 순양함 이하의 옆구리는 바로 시타델을 뚫어줄 수 있다. 최대 사거리라도 옆구리에 들어가면 시타델을 물어오므로 대순양전에서 철갑탄을 적극적으로 쓸 필요가 있다.

다만 재장전 시간이 발목을 잡는데, 신속 교체는 이를 커버하기 좋은 스킬이다. 물론 배기식 연막을 이용한 일격 이탈 상황에서도 빠른 탄종 변환으로 도움이 된다. 숙련도를 요구하지만 이탈리아 순양함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대공과 부포에 관심을 주지 않으면, 대부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 어뢰 경계 대신 신속교체와 수병 숙련에 투자해도 효율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