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을 경영하는 게임이라고 하면 90년대 PC 게임의 역작 '던전 키퍼'나 매니악한 패러디로 가득했던 PSP 게임 '용사 주제에 건방지다'가 떠오른다. 혹자들은 지상 최강의 약혼녀를 만족시키기 위해 둥지를 만들어야 했던 한 드래곤의 이야기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위의 게임들은 공통적으로 플레이어가 악의 수장이 되어 몰려오는 모험가들을 퇴치하기 위해 던전을 설계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케이게임즈가 지난 3월에 출시한 '로드 오브 던전'은 유저가 던전의 관리자가 된다는 옛 게임들의 설정을 이어받은 게임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게임의 목표는 던전에 침입한 모험가들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던전을 확장하고 몬스터를 알맞게 배치해 모험가들이 쾌적하게 던전을 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모험가들이 더 많이 찾아오고, 플레이어는 그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번다. 마치 '롤러코스터 타이쿤' 같은 게임에서 관리하던 놀이공원이 던전으로 바뀐 느낌이다.

휴대전화에 게임을 설치하고 몇 시간, 어느새 기자는 정신없이 지역을 탐색하고 던전을 확장하고 있었다. 무엇이 반복 작업을 질리지 않게 만들었을까? 그 해답은 게임의 시스템에 있다고 파악했다. 게임의 요소들이 절묘하게 상호작용하며 유저로 하여금 계속해서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유저가 탐색과 던전 확장을 반복하면서도 온갖 변수를 신경 쓰느라 반복 작업이라 느낄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출처: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76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