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팜 섬 꾸미기 이벤트에 참여 하다가 생각난 스토리로 팬픽을 써봤어요.

좀 스토리가 뻔할 수 있지만 재밌게 읽어 주세요. 좀 길어요. ㅜㅜ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꼬순이에요.


저는 판타지팜에서 가장 살기 좋은 메인 마을의 분홍색 식당 앞마당에 살고 있어요.


식당 주인님께서 항상 신선한 곡식을 아낌없이 주시지만 저는 행복하지 않아요.


엄마 아빠는 질 좋은 먹이를 먹고 건강한 알을 낳는 것이 닭의 사명이라고 하셨지만
저는 올해 마법학교에 입학한 동갑내기 와이번 친구인 용구처럼 커서 전사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엄마를 졸라서 마법학교 교장 선생님께 입학을 부탁드려 봤지만 거절당했어요.




호시탐탐 얼음 동굴 속에서 판타지팜을 공격하려 하는 얼음 괴물을 상대하기에


제 부리와 날개는 너무 작고 결정적으로 불 마법을 쓸 수 없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도저히 제 꿈을 포기할 수 없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망원경을 사달라고 또 졸랐어요.


귀한 알을 팔아 마련한 망원경을 앞마당에 놓고 매일 마법학교를 몰래 봤어요.


엄마는 몰래 보는 것은 나쁜 짓이라며 말렸지만 아주 쪼끔... 정말 쪼끔만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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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번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듣는 마법수업은 정말 너무 재밌어 보여요.


교장 선생님께서는 꿈을 포기하고 저더러 평범하고 안전한 닭으로 살라고 하셨지만 저는 싫은걸요?


망원경으로는 제 호기심을 채울 수 없어 몰래 마법학교 울타리 뒤에 숨어 수업을 들었어요.






제가 매일 울타리 넘어 마법수업을 듣는 것을 보신 학교옆 급식담당 요리사 아저씨께서는 매일 저를 응원해주세요.


아! 학교 급식담당 요리사 아저씨의 요리 솜씨는 판타지팜에서 최고예요!


요즘 아저씨께서 제게 간식을 주시는데 너무 맛있어서 매일 학교 가는 것이 더 신나요.








오늘도 저는 학교 울타리 뒤에 숨어 마법수업을 들었어요.


다들 닭이 아이큐가 낮다고 하지만 저는 이미 와이번들 보다 더 많은 마법 주문을 외우고 있어요.


동갑내기 친구 용구는 머리가 나빠서 아직도 불 한 번을 뿜질 못했어요.


정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용구를 보고 있으면 화가 날 지경이에요.






엇! 한심한 용구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바보!"라고 소리쳐 버렸어요.


그러자 머리는 나쁜 주제에 귀가 밝은 용구가 뒤돌아 봤어요.


어이쿠 하고 엎드려서 몸을 숨겨보지만 벌써 교장선생님께 들키고 말았어요.







교장선생님께 불려가 그동안 몰래 숨어 마법수업을 들었던 것을 실토하고 말았어요.


저는 간절히 다시 한 번 마법학교에 들어가고 싶다고 애원했지만 선생님께서는 단호하셨어요.


닭으로 태어난 저는 누군가를 지키기엔 너무 약하대요.


오히려 누군가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야 할 운명이래요.


운명을 거르스지 않고 살아야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 평범한 닭으로 살래요.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엄청 속상해서 눈물이 났어요.






속상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가려는데


멍청한 와이번 형제가 제 길을 막아서고 훈계를 하네요.


그동안 수 없이 들었던 "너는 안돼" 라는 말로 저를 무시했어요.







저는 너무 서럽고 화가 나서 있는 힘껏 부리에 힘을 주어 와이번의 궁둥이를 쪼았어요.


용구 형 용수는 눈치가 빨라 벌써 저만치 도망갔지만


멍청한 만큼 착한 우리 용구는 제 화풀이를 궁둥이로 다 받아 주었어요.


안 그래도 빨간 용구의 궁둥이에 마찰로 인한 불이 붙는 걸 보니 미안해지고 더욱 속상해졌어요.








저는 갑자기 너무 궁금해졌어요.


저기 저렇게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고 사는 다른 동물들은 꿈이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저 일상이 꿈인 걸까요?


엄마 친구 아들인 얼룩송아지 소풍이에게 물었어요.


"소풍아 너는 꿈이 뭐야?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소풍이 말했어요.


"난 아빠보다 덩친 큰 소가 되는게 꿈이야"


"뭐라고? 그게 꿈이라고?"


"너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은 꿈이 아니라 욕심이 아닐까?"


저는 혼란스러웠어요.


판타지팜의 전사가 되어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는 꿈이 소풍이 말처럼 정말 지나친 욕심이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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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모이를 먹으며 알을 낳고 있을 엄마 아빠 언니를 어쩐지 보고 싶지 않아 공원으로 갔어요.


오전에 마법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들으셨는지 엄마가 저를 찾아 공원에 오셨어요.


이제 그만 꿈을 포기하고 건강한 알을 낳으며 평범하게 살자는 엄마에게 저는 마구 화를 냈어요.


"저를 왜 닭으로 나으셨어요?"


"저는 왜 와이번 같이 크고 튼튼한 날개가 없는 거에요?"


"제 부리는 왜 불을 뿜지 못해요?"


"왜 저를 와이번 보다 똑똑한 닭으로 낳으셨어요?"


"와이번처럼 훨훨 날고 싶어요! 와이번처럼 불을 뿜는 불닭이 돼고 싶어요!"


"전 날으는 불닭이 될 거예요!"





저는 엄마에게 해서는 안 될 못된 말을 잔뜩 쏟아내고 뒤돌아 드워프 마을로 달려갔어요.


불의 성질을 가진 와이번을 제외하고는 뜨겁고 척박한 드워프 마을에는 사람도 동물도 잘 오지 않아요.


그래서 가끔 혼자있고 싶을때는 드워프 마을에 만들어 놓은 아지트에 숨어 홀로 시간을 보내요.



사실 드워프마을의 아지트는 와이번 친구인 용구와 함께 만들었어요.


용구가 마법학교에 입학하고부터 사이가 틀어졌는데요.


그 전까지 저희는 이 아지트에서 소꿉놀이도 하고 용사놀이도 하며 참 재밌게 지냈었어요.


오랜만에 이 아지트에 오니 그때 생각이 나서 더욱 마음이 아파요.






그때 뚜딱뚜딱 공방에서 도구를 만드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스스로도 놀라 공방 아저씨께 달려가 말했어요.


"아저씨! 제게 아이언 날개와 부리를 만들어주세요."
아저씨는 귀찮은듯 망치를 든 손을 제 앞에 휘두르며 저를 쫒았어요.


"아저씨! 저는 와이번처럼 크고 튼튼한 날개와 부리가 필요해요!"
"전 커서 판타지팜을 지키는 용감한 전사가 될 거예요!"


아저씨는 제 반짝이는 눈에서 진심을 읽으셨는지
제게 휘두르던 망치로 다시 쇠붙이를 두둘기며 말씀하셨어요.


"이곳 판타지팜에서는 아직 제 몸처럼 사용할 수 있는
날개와 부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하구나"


아저씨 아니에요. 감사해요.
제 꿈을 이해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때 부글부글 거리며 끓어 오르는 용암 낚시터가 눈에 들어 왔어요.


저 용암 한 방울만 입에 넣으면 나도 불을 뿜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저는 푸드덕푸드덕 잽싸게 뛰어 용암 낚시터로 갔어요.


펄펄 끓는 용암 때문에 근처만 가도 땀이 뻘뻘 나고 숨이 턱하고 막혔어요.





 



숨을 고르고 미니 용광로를 향해 부리를 쪼았어요.
"핫 뜨거~"


하마터면 진짜 용암에 부리가 닿을 뻔 했지 뭐에요?


정말이지 아무리 전사가 되고 싶다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그나마 작은 부리마저 용암에 녹아 없어지면 밥도 못 먹을 것 아니에요?






결국 마법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어떤 방법도 찾지 못한 채 다시 쓸쓸히 아지트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오전에 제 부리로 궁둥이가 빨갛게 타들어간 용구가 찾아왔지 뭐에요?


"뭐야? 여긴 왜 찾아왔어? 나머지 한쪽 궁둥이마저 불이 나고 싶은 거야?"






용구가 말했어요.


"그렇게 전사가 되고 싶다면 내게 방법이 하나 있어 들어 볼래?"


저는 솔깃해져서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그 방법이 뭔지 빨리 말하라고 재촉했어요.

비밀일 것도 없는데 용구는 큰 주둥이를 작은 제 귀에 대고 소곤소곤 말했어요.


"용구야! 너 바보인줄 알았는데 천재였구나!"

아니 이럴 수가! 바보라고 생각했던 용구의 저 큰 머리로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까요?


저는 너무 신이 나서 용구의 머리 위로 뛰어 올라 신나게 날개 춤을 추었어요.

용구가 말한 방법이라면 분명 마법학교 교장선생님도 제 입학을 허락해 주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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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용구의 머리에 올라 용구에게 빨리 교장선생님이 계신 마법학교로 날으라고 소리쳤어요.
용구는 기쁜 듯 콧노래를 부르며 저를 머리에 싣고 훨훨 날았어요.






의기양양해진 용구가 앞장서서 학교로 들어갔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용구가 듬직하고 멋있어 보이기 까지 했어요.


교장선생님께 제 입학 조건을 딜하는 용구를 저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봤어요.
용구가 선생님께 말했어요.





"선생님 저는 머리가 나빠서 어렵고 긴 마법 주문을 외울 수가 없습니다."
"또 저는 겁이 많아서 얼음 괴물을 보면 어떻게 싸워야 할지 몰라 분명 망설일 거예요."


"하지만 제 파트너로 꼬순이가 함께 한다면 제가 외우지 못하는 주문을 대신 외워줄 수 있어요."
"그러면 저는 꼬순이가 외우는 주문을 따라 읊어 마법을 쓸 수 있을 테고요."


"또 용감하고 머리가 좋은 꼬순이와 함께라면 적을 만났을 때 망설이지 않고 행동할 수 있을 거예요."



"꼬순이는 어릴적 부터 제 머리 위에 올라 함께 바다 위를 날으며 놀았어요"
"선생님 꼬순이는 절대 약하지 않아요."


"제 머리에 올라 푸른 바다 위를 날 때도
꼬순이는 전혀 겁내지 않았고 오히려 기억력이 좋은 꼬순이 덕에
길을 잃지 않고 먼 바다까지 무사히 여행할 수 있었어요"




"제발 꼬순이와 함께 판타지팜을 지킬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
"꼬순이 없이는 저도 완벽한 전사가 될 수 없을 거예요"



한마디 한마디 힘 주어 또박또박 말하는 용구를 넋을 놓고 보는데

용구의 긴 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용구는 지금 저를 위해 엄청난 용기를 내고 있는 것이 분명해요.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몰래 숨어 수업을 듣는 저를 보고
용구는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을까요?


그동안 용구에게 못되게 굴었던 제가 너무 밉고 용구에게 미안해졌어요.





용구의 설득을 한참 듣고 계시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원칙상 절대 드래곤 이외의 동물은 마법학교에 입학할 수 없어요."



"하지만 암닭 꼬순이와 와이번 용구의 뜻이 너무 간절하여 더이상 선생님도 모른척 할 수만은 없게 됐어요."
"그래서 암탉 꼬순이를 용구와 팀으로 함께 한다는 조건 하에 마법학교 입학을 허락하겠어요"






저는 교장 선생님의 마법학교 입학 허락을 듣는 순간 너무 좋아 기절할 뻔했어요.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용구가 휘청이며 쓰러지는 제 날개를 붙잡아 줬어요.



서로 맞잡은 날개는 너 나 할 것 없이 식은땀이 나며 심하게 떨렸어요.

모두가 꿈을 포기하라고 했지만 역시 꿈은 포기하는게 아닌가 봐요.



얼룩소 소풍의 말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은 욕심이 될지라도
누군가를 해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욕심 좀 부려봐도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얼마든지 외면할 수도 있었던 저를 위해 꼬리 끝까지 용기를 쥐어짜 내준 용구가 너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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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부터 용구는 매일 저희 집으로 날아와 저를 싣고 날아 함께 등교했어요.
저는 용구가 있어 든든했고 용구는 제가 있어 마법수업이 재밌어 졌대요.


처음엔 안될 말이라고 펄펄 뛰던 용구 형 용수도

자신보다 더 마법주문을 잘 외는 저를 보고는 더이상 군말하지 않게 됐어요.





오늘은 졸업 후 우리 전사들이 보초를 서야 하는 얼음 동굴 입구를 견학 갔어요.



꺼지지 않는 마법의 불로 동굴 입구를 막아 놨지만 용구같이 철갑처럼 두꺼운
가죽이 없는 저는 엄청 추워서 쪼꼬만 부리가 따닥따닥 부딪쳤는데요.


옆에 있던 제 파트너인 용구가 그 큰 주둥이로 호~ 하고 따뜻한 입김을 불어 주었어요.




견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 갔더니 놀라운 일이 눈 앞에 펼쳐졌어요.

그저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가는 것이 꿈이던 동물 친구들이 학교에 모여있지 뭐에요?


사실 그 친구들 중에도 와이번 전사가 부럽고 또 전사가 되는 것이 꿈인 친구들이 있었대요.


하지만 스스로도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며 꿈을 포기했었는데
제가 이렇게 당당히 마법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는 걸 보자

친구들도 접었던 꿈을 다시 이루고 싶어 졌대요.






고민이 늘어난 교장선생님께서는 입맛이 없으시다며 그 맛있는 급식도 안드셨어요.
교장선생님께서 어떤 결정을 내리실지는 모르겠지만 전 이 변화가 반갑기만 해요.


그 누구도 우리 동물들에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삶을 정해줄 수 없어요.
우린 앞으로 우리가 가진 저마다의 꿈을 향해 살아갈거니까요.



꼬순 "용구야! 우린 이제 팀이니까 팀 이름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용구 "오! 좋은 생각이야! 어떤 이름이 좋을까?"


꼬순 "팀명은 짧고 쉬운게 최고지"
용구 "꼬순용기? 어때?"


꼬순 "그것도 좋지만 용기의 용! 꼬순의 꼬! 용꼬!! 이건 어때?"
용구 "뭐? 똥꼬?"


꼬순 "이 바보야 똥꼬가 아니고 용꼬!"
용구 "갑자기 용똔!?"


꼬순 "너 그래서 내가 외는 주문을 따라 욀 수나 있겠어?"
용구 "장난이야~ 용꼬라니 너무 멋진걸? 이름까지 지으니 정말 한 팀이 된 기분인걸!?"
꼬순 "당연하지~ 우리 용꼬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판타지팜의 전사가 되자!"



불을 뿜는 용구의 머리 위에서 마법 주문을 외우고 있으니
그렇게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날으는 불닭이 된 것 같아요.


오늘은 꼭 엄마에게 미안했다고 사과하고 사랑한다 말해줄 거예요.


한때는 닭으로 태어난게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제 모습 그대로가 너무 자랑스럽고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