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께서는 자주포의 중요한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포격각을 산정한 위치선정?

포격으로 인한 라인 억제력?

탑 티어의 순간삭제?

자주포나 구축의 빠른 삭제?


물론 위에 언급한 4가지 모두 자주포에게 있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허나. 단언컨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아주 당연한 요소라 할 수 있죠.



자주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위성모드를 통한 전장의 상황 파악입니다.



위치 선정하고 각 라인의 포격각 잡는 것?
초반 20~40초 안에 다 끝납니다.

포격으로 인한 라인 억제력?
자주포가 있다면, 그리고 많다면 당연히 몸통 들이밀기 싫습니다.

탑 티어의 순간삭제?
자주포의 한방은 강력하지만 정밀 타격은 힘듦니다. 뚜껑 따는 것도 운이죠.

적 자주포나 구축의 빠른 삭제를 통한 적 화력 약화?
자주포는 저 멀리 있어 스팟되지도 않고 구축은 어디 숨었는지 당최 보이질 않습니다.



자주포는 한눈에 라인 상황이 파악되며 이는 라인 전체를 볼 수 있는 엄청난 눈이 됩니다.

어찌보면 맵핵이라고 까지 표현 가능할 정도의 위력을 지녔습니다.





최초 사격 후 다음 탄을 재장전 하기까지 짧게는 8~12초, 길게는 35~65초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 소요시간 동안 여러분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적의 M46 Patton 미디움이 멀찍이서 샛길을 돌고 있다 사라졌습니다.
경로를 예측해 보아하니 당장 전투에 참여 할 각도도 고도도 아닙니다.

아차! 우리 측의 옆구리를!! 그것도 피가 얼마 안 남은 헤비의 옆구리를 잡으려 시도하는군요.

옆구리 직격이면 분명 8:45 그대는 하늘나라로~ 노래 부를 상황입니다.
뒤에 만피의 헤비가 한대 더 있다지만 저티어 헤비인지라 그다지 듬직하지 못합니다.
현가라도 피격되는 순간 정면의 적 헤비는 돌파를 시도하고 라인은 밀리고 위축되다 결국 뚫리고 말겠죠.

재장전 시간 동안 여러분은 많은 것을 보고 느낍니다.
거의 대부분은 깊은 빡침이죠.



여러분의 멘탈은 무너지고, 아군의 라인도 무너지고, 이렇게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지고....



흠흠. 농담은 여기까지.

무튼 깊은 빡침의 대부분은 전장 상황이 저리도 파악 안될까? 입니다.

외따로 떨어져 멀찌감치 1.5선 사격을 하고 있는 E-50을 보며 우리는 한숨을 쉽니다.
아무리 독일 탱크가 에임이 잘 쪼여지고 명중률이 좋다 해도 라인이 무너지면 무슨 소용인가.

물밀듯이 밀려오는 적을 상상하며 질게 뻔하지만 크레딧과 경험치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다음 탄을 쏩니다.





왜 한숨 쉬시죠?
이 게임은 당신이 던진겁니다.

재장전 중이십니까?
Z키 눌러서 재장전 시어링 띄우세요. 

미니맵 시어링은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컨트롤키로 예상 지점 찍으세요. 주시하라고 죽어라 찍으세요.

그래도 1선의 헤비나 1.5선의 미디움이 적 미디움을 막으러 가지 않는다면....

체팅 치세요. 이겨야죠!
이겨야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첫 조우에 녹아내려버린 경전도 좋고....
1선에서 대주다 장렬히 산화한 헤비도 좋고....

그렇게 결과창을 보며 모두가 좋아합니다.



이렇게 시어링을 찍고 채팅을 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면....
다른 라인의 포격을 지원해 주는 것이 낫습니다.

버리세요. 차라리 다른 라인 빨리 밀고 캡으로 이겨서 점령점수 먹는게 더 좋습니다.



적군은 엄폐 다하면서 우리 탱크 녹이고 자주포 미스탄 유도하는데 아군은 말도 듣지 않는다면 그냥 과감히 버리세요.



다만. 단 한대라도 당신의 시어링이나 체팅에 반응을 한다면 끝까지 살펴봐주고 포격 지원 해줍시다.
결국 그 라인은 당신의 제스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탱크가 케리합니다.

결과창 가보면 거의 대부분 그 탱크가 높은 경험치를 획득하고 이는 그만큼 잘 했다는 증거입니다.








다시 한번, 하지만 이번엔 다르게 말씀드리죠. 설명은 장황했지만 결론은 하나입니다.

자주포의 최중요 역할은 재장전 되는 시간동안 지켜보는 전장 상황에 대한 리포트입니다.



전의 글에도 언급한 바 저는 헤비, 미디움, 자주포 플래툰으로 게임을 자주하며 제 포지션은 자주포입니다.
포격 후 재장전 시간동안 적 탱크 방향과 포신 방위각까지도 헤비와 미디움에게 토크온으로 알려줍니다.

헤비는 특히 포신 돌리는 속도가 늦고 포신이 다른 방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곳으로 포커스가 바뀐다는 뜻입니다.

포커스가 바뀌면 프리딜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고 "튀어나가" 라고 한마디만 해도
적 헤비의 약점부위에 탄을 우겨 넣고 유유히 몸을 숨길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장의 흐름은 자주포가 가장 민감하며....
자주포의 적절한 시어링과 포격 지원은 라인 배틀을 승리로 이끌고....

결국 이 판은 당신이 주도하게 되는 겁니다.






다가오는 27일. 좀 더 나은 판단력과 움직임으로 게임상에서 뵙도록 하죠.

끝으로,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