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든 하스스톤 플레이어들의 꿈의 무대인 블리즈컨에 진출하게 되어서 너무나 기뻣습니다.
그만큼 준비도 열심히 하고, 방송도 줄여가면서 제 자신에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어느때보다도 매일 같이 연습하였습니다.
잠 자는것 빼고 하스스톤만 할정도로, 하스스톤을 하지 않을때에도 하스스톤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보답해드릴수 있는 가장 중요한것은 저의 성적이라는 것을,
제 성적은 저 혼자 만의 것이 아닌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습니다.


이번에 덱을 준비함에 있어서 부터 뭔가 저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덱제출 기한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뭔가 제 스타일에 맞는 덱들이 나오지 못했고,
블리즈컨 전까지 완성시키지 못한것이아마 제 첫번째 패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다같이 준비해왔던 덱이기 때문에 자신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지적을 많이 했고, 문제점이라고 삼았던 저의 플레이 스타일을 고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었고,
연습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하였습니다.
사실 처음 패자인터뷰에서도 언급을 하였습니다만, 저는 미국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니 미국 호텔에 가는 도중에도, 공항 안에서도
계속 하스스톤을 놓지 않았습니다. 제가 낸 덱이 너무나 불안해서, 제 실력이 이번에 진출한 16명의 선수들중에 가장 낮다는것을
제스스로가 알고 있었기에 제가 할 수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많은 게임을 해보는것 뿐이였습니다.
제가 할 수있는것이 그것밖에 없는 것도 있는것이지만요.

저는 천재가 아닙니다. 다른 선수들처럼 재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저 여러분들처럼 하스스톤을 너무나 좋아해서
즐기는 사람중에 한명이였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저스스로 다른 선수들보다
제가 뒤처진다는것을 알기에 제 자신을 스스로 다잡기 위해서 그비환이라던가, 감시불 같은 허세를 부리면서 제 스스로를 위로
하기도 했고, 나 자신부터 낮게보고 들어가면 어떻게 다른사람이 저를 높이 평가 하겠냐는 생각에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조금 불편하게 느끼실 수도 있는 행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대회가 시작하기 하루전에는 잠이 정말 오지가 않더군요. 이런 경우는 사실 처음이였습니다.
대회에서 긴장을 안하는 편이였고 긴장을 하더라도 경기 시작을 하고 나면 괜찮아졌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대회 시작하기 전부터 제 상대가 굉장한 상대임을 알았기에 더욱더 잠이 오지않아 밤 새서 연습을 해버렸습니다.
그 결과 낮 2시쯤에 시작을 하게 될때 쯤에는 정신이 멍해지면서 피로감까지 쌓이다 보니 제 실력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첫번째 경기에 대해서 언급을 드리자면, 사실저는 상대방의 전략을 전사벤으로 오인하고 있었습니다.
덱상성에서 제가 불리했기 때문에 선픽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상대방의 마법사를 예측해서 가장 할만한 드루이드를 선택 하였습니다.
1경기때 당했던 요그사론으로 승기가 뒤집히자 머리가 순간 멍해지면서, 아무 생각이 안나더군요.
정신을 다잡고 다시 픽싸움으로 들어가 주술사를 풀어준 이유가 사냥꾼 졸업이 굉장히 힘들어서 냥꾼을 토템술사와 메치를 시키는 작전이
적중하여 승리를 가져 오긴 하였으나, 연습량이 적었던 전사플레이가 가장 치명적이였던 것 같습니다.
2턴에 도끼를 들지 않았던 판단은 사실 의도한 것이였습니다. 상대방이 2코에 도끼를 들지 않으면 무리해서 플레이를 종종 하는 경우가 있었고
오메가 제로 선수 역시도 2코스트때 정신자극 판드랄로 무리한 플레이를 해주었고 별 이득을 못본상태에서 수월하게 정리 하였습니다.
말리 요그드루도 아니기에 너무나 유리한 메치업이라, 실바나스 or 땜장이 판단에서는 사실 저만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습니다.
실바나스를 깔아서 교환을 유도 한다라는 기본적인 판단은 아마 제가 랭크였다면 휘둘러치기를  배제하고 했었을 겁니다.
라그나로스가 제 본체에 들어가 체력이 13이 된순간, 제가 실바나스를 냈을때 상대방의 에이징 상태를 보고 휘둘러치기는 분명히
있을만한 카드였고 만약 휘둘러치기로 인한 1/4 확률로 게임이 아예 끝나버리는 것보다는 드로우를 보면서 확실하게 안전한 수를
선택을 해야만 한다고 순간 생각이 들더군요.  안일해서 졌다는 말을 정말 듣기 싫었습니다.
5/5 짜리 사우루스로 변한다고 할지언정 게임이 완벽하게 끝나는 것은 아니니 불리한 교환이더라도 다음 드로우를 보면서 충분히 역전 할 수있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까마귀 우상에서 나온 달빛섬광과 함께 탈노스 콤보를 맞고 한턴을 못버티고 죽었을 때,
제 판단에 대해서 후회가 된건 사실입니다.
안정적으로 해야 겠다는 생각에 제 스타일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패배한 경기를 다시보는것은 선수 입장에서 굉장한 고통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다음 경기를 대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경기 외적으로는 지나친 연습으로 인한 컨디션 조절 실패에 대한 수면 조절 관리를 함과 동시에,
경기 내적으로 제 플레이와 상대방 분석을 하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트위치 인벤 방송을 찾아 봤습니다.
해설자 분들의 수준 높은 해설들을 참고해가며 이런 판단을 하는게 더 나았는가 체크해 가면서 스스로 확인을 했습니다.

올라간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확실히 적극적이고 과감한 판단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 또한 배제 플레이를 하며 과감하게
할땐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2경기 파벨 선수와의 경기를 준비하였습니다. 컨디션 관리도 잘하여 대회때에는 피곤함이 확실히
줄었고 긴장감도 많이 해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더라도 저만의 스타일을 보여주자! 하고 경기에 들어갔지만,
결과는 4:0 패배, 사실 이번 2번째 경기에서는 제 판단에 대해서 졌지만 후회는 없었습니다. 비둘러치기를 맞았을때,
번개폭풍이 2데미지가 들어갔을때, 라그나로스가 본체를 가격했을때,
전부다 제가 예측한 최악의 상황을 맞는 거였었지만, 후회는 없었습니다. 아마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저는 똑같은 플레이를 할 것 같습니다. 패배하였지만 마지막에 게임이 끝날 때 뭔가 파벨선수도 고생한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이더군요. 아.. 나만 이렇게 열심히 연습한 것이 아니구나, 순간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저보다 어린 선수가 더 잘됬으면하는
바람에, 똑같은 환경에서 정말 잘한 파벨선수를 보고서, 웃으면서 잘했다고 말해주고 나왔습니다.
제가 지지 않았더라면 느낄 수 없었던 소중한 경험이였습니다.

돌아가서 천수가 저보다도 더 많이 아쉬워하면서 격려를 해주는데 너무 고마우면서도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인벤에서 응원하고 계신
분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었기에, 로그인을 하고 제가 할 수있었던 유일한 말인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여러분들이 저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잠도 아껴가며 응원해 주신 부분에 대해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경기가 끝나도
제방송 찾아와주셔서 위로 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것 정말 많은 도움 되고, 진심으로 팬분들의 소중함 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에 대한 많은 비판들 역시, 제가 잘되라고 하는 말이라는것을 알기에, 저를 믿었던 만큼 속상해서 욕하시는것 무엇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팬분들이 저에 대한 지나친 옹호때문에 많은 분들이 보기 불쾌해 하시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실력도 없는 놈을 왜 실력있다고 말하냐, 운빨로 올라 간놈을 뭐하러 좋아하냐 등등 다 맞는 말씀입니다.
서로간에 싸우는 이유는 분명 제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불쾌해 하시는 분들이 이러한 말들을 인정 할 수 밖에없을정도로
지금보다 더욱 더 노력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비록 지금 떨어졌지만, 아직 한국 선수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높은 곳에 올라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선수들이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해주세요. 저보다 훨씬 실력이 좋은 선수들 입니다.

여기 이곳 미국에 오면서, 저의 블리즈컨은 여기서 마무리 되지만 제 하스스톤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럼.. 하스스톤 하러 가보겠습니다. 이번에 블리즈컨 때문에 5개 덱만 계속 돌렸거든요. 이제 다른 덱들도 돌려봐야죠!
오늘도 배우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