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해수욕장을 향해 걸어오는 두 사람에게 동질감이 느껴진다.
스마트폰 액정에 시선을 고정하고 두리번거리는 저 모습.
틀림없다. 저건 틀림없는 트레이너의 모습이다. 그렇지 않고는 남자 둘이 저렇게 정답게 해수욕장을 찾을 리 없다.

가서 말을 걸으니 역시나 트레이너였다. 확인하는데 긴말은 필요 없었다. 그냥 서로 눈이 맞았을 뿐.


아침 운동 나오셨나 봐요

= 아뇨 서울에서 4시 반에 출발했어요. 지금 막 도착해서 일단 고속버스터미널에 주차하고 포케 스팟이 몰려있어 보여서 내려오는 길이에요.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말이죠. 두근거려서 새벽에 바로 내려왔어요.


그렇게 고대 했던 ‘포켓몬 GO’를 해보니까 실제로 해보니까 어떤가요?

= 오픈 날 잠깐 서버가 열렸을 때 해보고 이제 막 시작하는 참이라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올 때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왔어요. 지금 속초분들이 체육관을 다 점령하셨잖아요. 그걸 하나 정도는 깨고 가고 싶어요.


본인은 원래 포켓몬을 좋아하셨나요? 친구분도?

= 저는 원래 포켓몬을 좋아했어요. 제 나이가 20대 후반인데 포켓몬을 보고 자란 세대잖아요. 그리고 저분은 친구가 아니에요.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에요.


어? 처음 보는 사이라고요?

= 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속초 가자’라는 글을 보고 함께 하게 됐습니다.


포켓몬 애니메이션 주제곡이 떠오르네요. 우리는 모두 친구~♬ ~

= 마자 마자 ~♬


AR 기반의 경험은 처음일 것 같은데 어떠세요.

= 가만히 있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잖아요. 돌아다니면서 주위도 둘러보고... AR이 느껴지는 건 크지 않아요. 그런데 재밌잖아요. 우리 집에는 없는 포켓몬이 돌아다닌다는 게. 신기한 경험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