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
어버이날 회식 때만 해도 가벼운 몸살이겠거니 했다.
동생 녀석과 '감기엔 소주지!!' 하면서 새벽 1시까지 달림.

5월9일.
눈 떠 보니 오전 10시.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고 밀려드는 오한에 이불을 꽁꽁 싸매야 했다.
집에 있는 종합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은 뒤 오후5시에 투표하러 고고.

5월 10일~12일.
40도 ~37도를 오가는 롤러코스트.
내가 원래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편이다. 10년에 한 번 꼴?
대신에 한 번 걸렸다 하면 일주일 몸져눕는 스타일이라 이번에도 그런 줄로만 암.

5월 13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365의원에 감.
독감진단키트로 검진해 본 결과 독감은 아님... -_-.
엉덩이 주사 맞고 귀가.

5월 14일.
반나절 만에 주사기운 다 빠지고 또 다시 40도 ~37도 널뛰기 모드.
다시 365의원 감. 다른 의사가 진찰.
일요일 오전이라 손님이 없어서인지 조낸 구석구석 청진기를 대 봄...

'늑막염은 거의 확실한 듯 하다. 지금이라도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라.'

-_-.

5월 15일.
아침 일찍 종합병원 감.
청진기 대 보더니 X-ray 찍자마자 '너 격리'.

말로만 듣던 음압병상 배정.
"폐결핵 + 폐결핵으로 인한 늑막염"

하... 오른 쪽 폐에서 첫날 2리터, 둘쨋날 1리터, 그 이후 하루에 40~100ml 씩 일주일 째 물 빼고 있다.
결핵 치료는 덤.

5월 23일. 오늘.
정신을 좀 차렸다. 밥도 잘 챙겨먹는 중, 열도 거의 안 나게 되었다.

향후 9개월간 결핵약 투약예정. --> 올 한 해 강제금주.
영문도 모르고 2주간의 고통과 의식불명으로 인해 금단현상이 뭔가여~하며
금연 2주일이 지남... 담배 생각이 안 나고 있음. 이렇게 24년간의 흡연이 끝이 나는가...

마눌은 결핵검사 결과가 내일 나온다는데 어린 두 아들이 걱정이네.
아. 시밤. 퇴원하고 굿이라도 해야하나.
손가락 인대 나가서 2달 날리더니 5월 한달을 통째로 날린데다
1년 가까이 스님 생활하게 생겼음.
미치겠다.... 학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