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이 기반으로 삼고 있는 워크래프트는 고대 신을 비롯하여 다양한 종족과 위상(용)까지 어우러진 탄탄한 역사관을 갖고 있는 게임입니다.

하스스톤에는 이러한 역사 속의 위상과 영웅들이 잘 구현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하스스톤의 카드 중에서는 신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하수인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드루이드의 전설 카드인 세나리우스입니다.

반은 사람, 그리고 반은 사슴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 세나리우스는 드루이드를 대표하는 영웅인 말퓨리온 스톰레이지를 드루이드의 길로 이끈 스승이며, 반(半) 신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최근 드루이드의 강세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세나리우스도 종종 게임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연 세나리우스는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최근 세나리우스가 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드루이드의 상징 말퓨리온을 가르친 스승, 세나리우스




반은 사슴, 그리고 반은 사람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 세나리우스는 사슴의 반신인 말로른과 달의 여신 엘룬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입니다.

반신인 아버지와 완벽한 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도 영생을 부여받은 반신의 존재가 되었으며, 본래 드루이드였던 그의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아 그도 드루이드를 대표하는 존재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는 타우렌 종족과 친구가 되어 드루이드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였으며, 대지모신의 자식이라 불리우는 타우렌은 그와 함께 자연을 지키며 드루이드의 지식을 받아들였습니다.

그의 탄생과 타우렌 종족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에서 타우렌 종족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썬더 블러프의 장로의 봉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장로의 봉우리에 있는 천막 휘장에서 세나리우스-타우렌과 관련된 옛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후 타우렌 종족의 곁을 떠난 세나리우스는 자신을 찾아 숲을 헤메이던 세 명의 나이트 엘프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나이트 엘프들이 바로 말퓨리온 스톰레이지와 그의 쌍둥이 동생 일리단 스톰레이지, 그리고 말퓨리온의 연인 티란데 위스퍼윈드입니다.

세나리우스는 그들 중 말퓨리온에게서 드루이드에 대한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여 그의 스승이 되며, 티란데에게는 자신의 어머니라 할 수 있는 달의 여신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 이후 그녀를 달의 여사제로 이끌게 됩니다.

말퓨리온의 쌍둥이 동생인 일리단은 현재 하스스톤의 전설 카드로 구현되어 있으며, 말퓨리온의 연인이자 일리단의 짝사랑인 티란데는 아직 구현되지 않아서 향후 추가가 유력한 카드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 말퓨리온과 티란데, 일리단 앞에 나타난 세나리우스



이후 나이트 엘프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숲을 지키는 수호자가 된 세나리우스는 칼림도어 상륙 이후 잿빛 골짜기에서 숲의 나무들을 무작위로 벌목하던 그롬마쉬 헬스크림을 발견하고 나이트 엘프와 함께 그를 공격합니다.

얼떨결에(?) 신적인 존재와 갈등을 빚게 된 그롬 헬스크림은 패색이 짙어지지만, 불타는 군단의 대악마 만노로스의 계략으로 그의 피를 마신 후 힘을 얻어서 반신인 세나리우스를 처치하는데 성공합니다.

육신은 죽었지만 반신으로 불사의 존재인 세나리우스는 이세라가 관장하는 에메랄드의 꿈에 머물게 되며, 데스윙이 등장한 대격변 당시 데스윙을 처치하기 위해 다시 한번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 대격변으로 세나리우스는 다시 모습을 나타낸다.



현재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있는 '숲의 수호자'(워크래프트3의 '키퍼 오브 그루브')들과 드라이어드는 모두 세나리우스의 자손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들은 모두 세나리우스와 같은 반인 반수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태초의 드루이드이자 모든 드루이드들의 위대한 스승으로 일컬어지는 '샨도' 말퓨리온을 키워낸 세나리우스가 최근 하스스톤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 언제 활용해도 좋은 다목적 전설 하수인!

세나리우스는 하스스톤이 시작된 이후 그렇게 주목받는 전설 카드는 아니었습니다.

마나 비용 대비 다소 아쉬운 공체합을 지니고 있으며, 효과도 다른 전설 카드들이 지니는 파급력에 비해볼 때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드루이드의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전반적인 덱 패턴이 읽히게 되자 세나리우스는 드루이드가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옵션의 전설 카드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다수의 전설 카드를 사용하는 드루이드 빅덱이 성립한 초기의 드루이드 덱만 해도 세나리우스의 존재는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이 덱이 등장했을 때에는 초반의 위기를 넘기고 난 이후 후반 전설 카드 및 고마나 하수인의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형태의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점차 이런 운영에 대한 내성이 갖춰지면서, 드루이드 덱은 '버티기-후반 압살'의 운영을 버리고 다수의 3-5 마나 하수인을 갖춘 명실상부한 '미드레인지'(중반 하수인 중심형) 드루이드 덱을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 M&M 17회차 유럽 1위의 미드레인지 드루이드덱
최근 드루이드 덱은 허수아비 골렘과 서리바람 설인, 케른을 구성하여 중반전에 보다 힘을 싣고 있다.



세나리우스는 이러한 형태의 덱에서 전설 카드 다운 위력을 발휘합니다.

전장에 자신의 하수인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반신의 선택'을 통해서 전장의 하수인들을 강화하여 게임의 주도권을 잡아나갈 수 있으며, 전장에 하수인이 없이 밀리는 상황에서는 '나무정령'을 소환함으로써 전술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나리우스 자신은 8이라는 비교적 높은 체력을 갖고있기 때문에, 상대의 주문에 쉽게 제압당하지 않고 전장의 유지력을 올려주는 것에도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 세나리우스의 '선택'으로 고를 수 있는 반신의 총애와 2장의 나무정령



제압 카드를 다수 배치하는 최근의 추세도 세나리우스 기용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보통 고마나의 전설 하수인은 등장한 다음 턴에 상대의 제압 카드로 정리된다고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라그나로스나 흑기사처럼 등장과 동시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거나 이세라나 세나리우스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효과를 남길 수 있는 전설 카드가 최근 유저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 세나리우스는 전투의 함성으로 효과가 발동하기 때문에 침묵으로 제압되지 않으며, 5/8이라는 세나리우스의 능력치는 전장 유지력도 올려주지만 최근에는 국민 제압 카드가 되어버린 '나 이런 사냥꾼이야'를 회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세나리우스는 사용시 특별히 유의 사항이 없는 전설 하수인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세나리우스의 위력이 가장 극대화되는 상황은 전장에 자신의 하수인이 다수 배치되어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지만, 전장이 비어있는 상황에서도 나무 정령과 함께 소환되어 상대방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의 직업 특성과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여 '선택'을 잘 활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상대방의 강력한 광역 기술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하수인에게 버프를 부여해 생존력을 높여주는 것이 좋으며, 드루이드 본인의 생명력이 적거나 돌진 하수인을 운영하는 상대에겐 버프보다는 도발을 지닌 나무 정령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으므로 이점을 고려하여 활용하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돌진 사냥꾼의 기를 꺾는 세나리우스의 선택! (5분 46초부터 재생하면 빠르게 확인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