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직업 밸런스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것일까요? 17회차를 맞이한 MLG-MANAGRIND Tournament(이하 M&M)에서는 드루이드-주술사의 양강 체제 속에서 다양한 직업들이 입상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또 어떤 직업을 상대로든 꾸준히 안정적인 승률을 보여주고 있는 미드레인지 드루이드가 지난주 주술사에게 완패한 것을 딛고 다시 유럽과 북미의 1위를 차지하였으며, 이밖에 주술사-도적-전사-흑마법사 등이 고른 입상을 차지하였습니다.

이러한 입상 결과는 드루이드와 주술사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다소 강하긴 하나 전사나 주문 도적, 흑마법사 등의 직업들도 대체로 할만 하다는 평가가 나타나고 있는 최근 등급전에서의 경향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은 각 직업별 덱 구성 동향을 대표하고 있는 입상덱의 구조를 살펴보면서, 최근 유저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공용 하수인들의 특징도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 최근 입상덱의 특징? 등급전에서도 통하는 메타!

M&M은 기본적으로 덱 구성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상대 참가자에 대한 정보에 따라서 상대의 주요 덱을 카운터할 수 있는 덱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역대 M&M에서는 일반 유저들로 하여금 '도대체 저 덱으로 어떻게 이기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게 할만큼 특정 덱을 저격하는 형태의 독특한 덱이 입상에 성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서 그저 입상덱을 보고 따라한 것만으로는 등급전에서 좋은 승률을 거두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으며, 이에 '입상덱과 일반전(등급전을 포함하여 '컨스'라 불리는) 덱은 다르다'라는 평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특정 덱에 대한 저격보다는 '어떤 덱을 상대로든 무난한 승부를 펼칠 수 있는 덱'이 입상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하는 덱이 바로 '미드레인지 드루이드' 덱이라 할 수 있습니다.



▲ MLG/ManaGrind #17 유럽 1위 [Denial]Wampie의 미드레인지 드루이드덱

▲ MLG/ManaGrind #17 북미 1위 Zaunn의 미드레인지 드루이드덱



미드레인지 드루이드 덱은 2013년 12월부터 최근 3달간 등급전에서 가장 자주볼 수 있는 덱 중 하나이며, 정확히 그 기간동안 M&M 입상을 한차례도 놓치지 않았던 덱이기도 합니다.

미드레인지 드루이드 덱의 가장 큰 장점은 초반-후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안정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드레인지 이전에 유행했던 '위니덱'이나 '빅덱'이 특정 타이밍에 집중함에 따라서 초반 손패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 경향이 큰 덱이었던 반면, 미드레인지 드루이드 덱은 초반 손패에 의한 위험성이 낮으면서도 초-중-후반 고른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덱입니다.

이 때문에 드로우 운이 따라주는 특정 타이밍 지향형 덱에게는 힘든 승부를 펼치게 되지만, 서로 무난한 형태의 드로우 운과 손패운을 가진 경우에는 어떤 덱을 상대로든 자신의 역량을 다할 수 있는 덱이기도 합니다.



▲ MLG/ManaGrind #17 북미 3/4위 Spajj의 전장 제압형 주술사덱

▲ MLG/ManaGrind #17 북미 2위 Mitjdw의 주문 중심형 도적덱



금주 입상에 성공하고 최근 대세가 되고있는 주술사 덱과 도적 덱은 유사한 운영을 펼치게 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직업덱은 모두 주문의 비율이 1/2~1/3 가량을 차지하고, 전장을 정리할 수 있는 주문과 함께 주문과 연계되는 핵심 하수인(도적: 가젯잔 경매인 / 주술사: 속박 풀린 정령 or 가젯잔 경매인)을 운영하며, 강력한 마무리 한방 콤보(도적: 리로이+그림자 밟기+냉혈 / 주술사: 리로이 or 알아키르+대지의무기+질풍)로 게임을 잡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두 직업은 저마나에 강력한 효율의 주문이 많다는 장점이 있으며, 가젯잔 경매인을 통해서 특별한 드로우 카드 없이도 충분한 양의 손패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테크니컬한 운영과 강력한 콤보가 주는 즐거움이 상당하기 때문에, 현재 많은 유저들이 이 두 직업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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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G/ManaGrind #17 유럽 3/4위 Pablo의 방태 전사덱



전사는 최근 대부분 '방태(방어태세) 전사'의 덱으로 운영합니다.

방패 막기로 손패를 확보하면서 방어력을 쌓고, 무기와 방패 밀쳐내기를 통해서 상대의 핵심 하수인들을 제압하는 형태의 운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임의 마무리는 그롬마쉬 헬스크림을 이용한 콤보나, 상대의 전장을 제압한 이후 자신이 강력한 전설 하수인을 채워넣어서 승기를 잡아가는 형태를 취하게 됩니다.

전사의 주요 주문 기술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적용할 수 있는 형태인 경우가 많으며, 이로인해 거품 무는 광전사나 방어구 제작자와의 호환으로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 관련기사 : 전장의 선봉장은 나다! 하스스톤 무기형 전사덱과 방어형 전사덱 소개!]


▲ MLG/ManaGrind #17 북미 3/4위 Azure의 흑마법사 빅덱



흑마법사는 최근 유행하는 덱 중에서 가장 높은 평균 마나 비용을 가진 '빅덱'의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흑마법사 빅덱의 핵심은 산악거인-용암거인으로 이어지는 거인 콤보이며, 손패를 확보해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산악거인과 생명력을 잃어야 활용할 수 있는 용암거인은 '생명력 전환'을 사용할 수 있는 흑마법사와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줍니다.

초반 3장의 손패로 시작한 흑마법사는 2-3턴에 생명력 전환을 사용하여 4턴에 산악거인을 배치하는 괴력을 보여줄 수 있으며, 생명력이 10에 가까워질수록 용암거인의 배치 타이밍이 다가오기 때문에 상대방은 확실한 마무리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흑마법사의 생명력을 깎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생명력이 10까지 떨어지고 모든 거인을 활용한 상태에서는 '군주 자락서스''알렉스트라자'를 통해서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으며, 이런 운영법으로 인해 '대지고리회 선견자'를 가장 잘 활용하게 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다만, 아슬아슬한 운영을 펼칠 수밖에 없는 덱 구조로 인해서 강력하게 한방을 몰아치는 것이 가능한 최근의 주술사-도적을 상대로는 다소 고전하게 됩니다.





이처럼 최근 유행하는 덱과 입상덱의 구조가 점차 유사하게 형성되는 것은 이 덱들이 전반적으로 초-중-후반 모두 균형잡힌 밸런스를 보여주며, 이로 인해 딱히 이 덱들을 잡아먹을 수 있는 카운터 덱을 구성하기가 까다롭다는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덱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들은 덱의 세팅을 넘어서 덱의 운영에 보다 치우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어느정도 직업 간 특징이나 밸런스가 자리잡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덱을 운영하거나 이러한 덱을 상대로 좋은 승률을 거두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플레이로 게임의 상황에 대한 경험을 쌓으며, 최근 진행되는 주요 대회의 영상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덱을 운영하는 체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다시 돌아온 공용 하수인들의 시대, 주목할 만한 카드는?

하스스톤이 처음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유저들의 가장 주요한 관심사는 바로 '게임을 승리로 이끌수 있는 고효율의 카드는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관심은 모든 직업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하수인에 집중되었는데요, 다만 게임을 잡는 주요한 메타가 변화함에 따라 직업별 특징을 살리는 '어그로덱'-'돌진덱' 들이 등장하고 '알렉 법사'나 '주문 도적' 처럼 주문에 집중하는 덱이 나타나면서 점차 공용 하수인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드루이드-성기사를 중심으로 한 미드레인지 형태의 덱이 유행하면서 다시 공용 하수인들의 기용률이 올라가게 되었고, 이에 다시 한번 주요한 공용 하수인들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최근 등급전이나 입상덱에서 가장 자주볼 수 있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효율이 좋다고 인정하고 있는- 주요 하수인으로는 막강한 스탯을 자랑하는 '서리바람 설인'이 있습니다.




모 게임의 캐릭터 이름을 따서 유저들이 '누누'라고도 부르는 서리바람 설인은 카드 게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마나 대비 공체합'이 가장 우수한 하수인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나 대비 하수인의 공체합이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요? 게임의 특징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이런 효율을 가르기 위해서 '바닐라 테스트'라는 것이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바닐라 테스트는 해당 카드의 옵션(카드의 효과)을 제외하고, 해당 카드의 마나소모로 자신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판단하는 것으로 보통 '공체합=마나x2'가 기준이 되며(2마나라 할 경우 2/2의 형태), 이 기준선과 같거나 높은 공체합을 가진 하수인은 좋은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서리바람 설인의 경우 이 '바닐라 스텟'이 4마나 대비 4/5에 이르기 때문에 좋은 효율을 갖고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특히 전장 유지력이 중요하게 생각되는 최근의 운영을 기준으로 볼 때 높은 체력으로 주요 광역기를 상대로 하여 높은 생존률을 보여준다는 것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지고리회 선견자도 바닐라 스탯 상 좋은 공체합을 가진 하수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공개 베타 테스트 초기부터 꾸준히 좋은 하수인으로 평가받았던 서리바람 설인과는 달리, 대지고리회 선견자는 비교적 최근에 들어서며 기용률이 올라가는 카드 중 하나입니다.

대지고리회 선견자가 최근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는 기본적인 공체합의 안정성과 함께 운영이 중심이 되고 있는 최근의 게임 경향이 잘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기용하는 하수인들의 체력이 높아짐에 따라 대지고리회 선견자가 사용하는 힐의 타겟이 영웅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여러 고마나 하수인까지 확대되어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도 좋은 하수인이라는 인식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서리바람 설인이나 대지고리회 선견자처럼 바닐라 스탯이 높은 하수인들은 특히 특정한 컨셉의 덱을 짜기 어려운 투기장에서 반드시 골라야할 1순위 하수인이라고도 말할 수 있기 때문에, 투기장을 중심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이러한 부분도 참고하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 대지고리회 선견자를 아키나이 영혼사제와 함께 쓰면 마치 불의 정령과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