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스케줄이 변경되면서 전 강연이 30분 늦춰졌다. 분위기가 늘어졌다. 연속적으로 진행된 강연에 듣는 사람은 지쳤다. 이 때 서동일 이사가 강연대에 올랐다.

[▲서동일 이사]

"힘드시죠? 저는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다. 기지개도 좀 펴시고요."

"오큘러스는 가상 현실 헤드셋입니다. 모바일 버전도 있죠. 아직 선보이기 힘들지만요. 앞서 얘기한 분들은 글로벌 회사와 같이 일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포화된 시장을 가지말고 블루 오션을 가야한다고 하셨죠. 저는 그 말을 믿고 싶습니다."

이번에 그가 강연한 주제는 "VR - 오큘러스 리프트의 미래". 하드웨어의 발전은 소프트웨어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2013년에도 많은 하드웨어가 등장했다. 다양한 게임이 등장한 것도 이런 하드웨어 때문.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하드웨어다.


스티븐 잡스는 1977년 애플을 만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아타리에서는 콘솔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 때 나왔던 게임은 하드웨어의 한계로 그래픽 수준이 낮았다. 울티마가 등장한 85년까지도 2D 그래픽. 슈퍼 패미콤 등의 콘솔기기가 등장했지만 그래픽은 결국 2D 픽셀에 머물렀다. 서동일 이사가 여기서 강조한 부분은 '그래픽의 진화'다.

"2D 그래픽이 진화를 하게 됩니다. 현재 모든 게임의 근간이 되는 3D로 말이죠. 둠이란 게임은 처음으로 1인칭을 선보입니다. 1인칭 게임이 거의 없던 시절, 새로운 시도였죠. 비록, 위와 아래 방향으로 조준이 불가능 했지만요. 완벽한 3D라 할 수는 없으니, 2.5D 정도죠. 그 뒤, 툼레이더가 등장합니다. 여성의 디테일이 표현되었다 할까요. 하드웨어가 발전해가면서 3D 게임이 개발되기 시작합니다. 발전된 하드웨어를 통해 그래픽도 향상되는 것이죠."


이 후의 그래픽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발전한다. 18년 후인 현재 그때보다 발전된 3D 게임을 즐기고 있다. 스마트 폰 역시 점점 하드웨어가 좋아지면서 그래픽이 발전 중이다. 그래픽이 발전한 만큼 하드웨어도 발전했을까?

"1997년도에 애플이 만든 PC와 시판되고 있는 컴퓨터의 모양이 다른게 있나요? 모니터가 얇아지고 커졌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차이가 없습니다. 마우스가 있다 해도 아직도 파워와 모니터, 키보드가 필요하죠. 하드웨어가 크게 변화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닙니다. 콘솔 역시 해상도는 좋아졌지만, 연결 방식은 그대로죠. 패드를 가지고 하는건 여전합니다."

그때의 환경과 지금의 환경이 변한 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조금은 새로운 것을 시도했달까. 키넥트를 통해 제스처를 통해 몸의 동작을 가지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바꿨지만, 2D 화면으로 봐야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애플이 2008년 첫 보이면서 등장한 플랫폼인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통해 수천 억명이 연결된 것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화면이 작은 것이 흠이다. 다른 새로운 하드웨어는 등장하지 않는가. 앞으로 우리는 포화된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가야 하는가.

가상 현실 헤드셋은 새로운 플랫폼 중 하나이다. 1990년대부터 나왔었지만 아직 성공한 사례는 없다. 요즘 나오는 HMD(Head Mounted Display)는 영화를 위해 만든 것이지, 가상 현실을 위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증강 현실도 프로젝트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지 가상 현실이 아니다.


오큘러스는 직접 게임 속을 체험하게 해주는 가상 현실 헤드셋이다. 기기를 사용할 때 약속이라도 한 듯이 '오오' 하여 농담삼아, 이 기기를 체험할 때의 표정을 오큘러스 페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왼쪽과 오른쪽 스크린을 따로 보여 주어 가상 현실을 구현한다. DK2로 많이 개편이 되었지만, 아직 격자가 있는 편. 앞으로 그 격자도 없애나갈 예정이다. 입력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나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50ms에서 15ms까지 줄여가고 있다. 기술적인 면이 서서히 극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기술의 하드웨어로 무엇이 가능할까.

[▲닭이 되어 보자.]

가상 현실에서는 무엇이라도 될 수 있다. 사람은 물론 심지어는 닭을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르 또한 한정적이지 않다. 미래 도시처럼 새로운 세상을 체험해 보거나, 큰 몬스터를 눈앞에 두고 싸울 수 있고, NPC와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는 것도 된다. 서동일 이사는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오큘러스'가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좀 늦춰지긴 했지만 1년 안에 소비자 버전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언제 나오는지 궁금하신 분 있나요? 저도 몰라요.(웃음)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졌죠. 처음보다 출시 예정이 늦춰지겠지만, 3~4년 정도 오래걸리는 것이 아니라 1년 안에 소비자 버전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약속은 못 하겠지만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