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암흑 성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마지막 보스 레긴이 쓰러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도 한두 공격대가 아니라, 최초 클리어의 소식 이후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암흑 성채 클리어 소식은 그동안 의기소침해있던 에오스 유저들에게 다시 한 번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근 10주 동안 단 하나의 공격대도 성공하지 못했던 암흑 성채의 악명 탓인지, 아직도 많은 공격대가 암흑 성채 도전에 주저하고 있다.

암흑 성채 10인을 전 서버 최초로 클리어한 프리그 서버의 '기내' 공격대는 하향 패치 이후의 암흑 성채가 어느 공격대든 도전해볼 만한 수준의 난이도가 되었음을 강조하며, 더 많은 유저들이 암흑 성채 컨텐츠를 즐겨볼 것을 추천했다.


▲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암흑 성채의 함락 소식!



▣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공격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내' 공격대입니다. 레스큐 길드 소속이신 뷔누님을 제외하고 모두 연리지 길드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개개인의 실력은 최고가 아닐지라도 팀워크만큼은 최고의 공격대입니다. 저희 공격대는 공대장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구성원 10명 모두가 공대장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네요.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이 깊습니다.

공격대 이름인 '기내' 역시 이런 분위기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보스공략에 어려움을 겪다가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보스 패턴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될 때면, '아 기내~(아 그러네~의 사투리)'라고 한두 명씩 말하던 것이 공격대 내에서 유행되어 결국 기내 공격대가 됐습니다. (웃음)


기내 공격대 가족 소개

직업 불문, 보스 불문 뭘 해도 DPS가 4500으로 고정되는 방어 워리어 [뷔누]
(스스로 생각하기에) 기여운 붉은 악마 분노 워리어 [자코비언]
적중률 0%를 자랑하는 보스 패턴 루머 제조기 강신 워록 [저주걸린삼봉]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DPS 랭킹 100위의 리액션 담당 사격 아쳐 [빨대십지마]
봉크공장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봉크녀 빙결 소서리스 [효양v]
10시 이후 강해지는 신데렐라 대지 가디언 [유엔스]
낙뢰 셔틀 방향치 폭풍 가디언 [방긋방긋]
잦은 사망으로 최다 세금 납부 기록을 자랑하는 텍스보이(Tax boy) 독 로그 [폭스보이]
부활과 파티조정과 패턴분석과 도핑체크와 가난을 담당하는 공격대의 엄마 선율 아쳐 [띠나리]
마법진에 대한 으리!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화염 소서리스 [못된냥이]


▲ 점핑! 점핑! 다 같이 뛰어 뛰어! 프리그팝 '기내'공격대



▣ 최초 클리어를 축하합니다. 최악이자 최강의 보스 레긴을 쓰러뜨린 소감은 어떠신가요?

기쁨 반, 아쉬움 반이랄까요. 저희뿐만 아니라 암흑 성채를 도전하던 많은 공격대를 절망으로 빠뜨렸던 레긴이, 몇 차례 하향 패치로 인해 너무 무력해진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쉬워져서 잔뜩 힘이 들어갔던 것과 달리 허무하게 쓰러진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 이번 10% 하향 패치로 너무 쉬워진 건가요?

하향 전에는 테스트를 하고 디자인한 보스인가 싶을 정도의 난이도였지만, 하향 후에는 첫 트라이 때부터 1트라이만에 클리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 정도로 난이도 차이가 너무 대조적이었습니다.

사실 레긴 10% 하향으로 인해 난이도가 감소했다기 보다, 레긴이 소환하는 '암흑 폭발자'와 '암흑 추적자'의 생명력 30% 감소와 암흑 추적자의 공격력이 78%나 감소한 것이 난이도 하향에 가장 큰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레긴의 난이도는 패치 전의 비셔스보다도 쉽게 느껴집니다.


▲ 암흑 성채 대 바겐 세일 안내문



▣ 이번 레긴 공략은 몇 번의 도전 만에 성공하셨나요?

약 3시간 동안 40번 정도의 트라이 끝에 성공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40번이라고 말씀드리니 과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 저희 공대의 경우 한 명이라도 사망하게 되면 부활 없이 바로 재도전했기 때문에 트라이의 횟수가 다른 공격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일 뿐, 실제 난이도는 트라이 횟수에 비해 쉬운 편입니다.


패치 이전, 레긴 공략의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설문 결과에 따르면 높은 요구 스펙이 51.7%로 1위, 비정상적인 대미지가 24.5%로 2위를 차지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필요 스펙을 묻는 설문에서는 12세트 이상의 보석과 도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4.3%로 압도적인 결과를 보였으며, 이는 다시 말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뷰에 응한 기내 공격대의 평균 스펙은 10세트 수준으로, 설문 결과와는 매우 달랐다. 물론 기내 공격대의 공략 숙련도와 실력이 뛰어난 것이 큰 이유겠지만, 이러한 결과는 레긴의 난이도가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되었음을 증명한다.









▣ 레긴 외에도 모든 보스가 하향된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체적인 난이도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유저들이 도전하기에 적당한 난이도로 조정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네 번째 보스 비셔스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소모한 시간과 자원이 컸던 탓에 클리어했을 때의 뿌듯함과 자부심이 있었는데, 클리어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폭적인 하향이 이루어져서 솔직하게 허무한 마음도 듭니다.


1~3 보스까지의 공략의 걸림돌을 묻는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1보스인 허베크에서부터 높은 요구 스펙이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 4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2보스인 키바, 3보스인 펠림으로 갈수록 요구 스펙 문제에 대한 의견은 29.8%, 25.5%로 점차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크란헤임 영웅 난이도를 졸업한 유저들이 암흑 성채의 진입 난이도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반영된 것이며, 진입하고 난 뒤부터는 요구 스펙에 대한 문제가 진입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도전 중인 보스의 단계를 묻는 설문 결과에서도 드러나는데 허베크, 키바, 펠림에서 머물러 있는 유저의 비율은 35.7%, 비셔스와 레긴에 머물러 있는 유저의 비율은 이보다 더 많은 64.3%인 것을 볼 때 1~3 보스의 난이도는 크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

패치 이후 더욱 낮아진 보스 난이도를 고려한다면, 더욱 많은 유저들이 심리적 부담을 덜고 암흑 성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역사적인 첫 득템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빙결 소서리스 효양v님이 빙결 지팡이를 얻었고, 독 로그 폭스보이님이 아쉽게도 습격 셔츠를 얻었습니다. 자기 특성에 맞는 장비에 외형도 감상할 수 있는 지팡이를 얻으신 효양v님과 특성도 다르고 외형도 볼 수 없는 셔츠를 얻으신 폭스보이님의 희비 교차는 저희 공격대의 재미 요소 중 하나입니다.


▲ 최초 암흑 성채 무기를 자랑하는 효양v님.
그러나 폭스보이님은 외형을 보여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눈물만 흘렸다.



▣ 암흑 성채를 준비하는 후발주자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리 하향됐다고는 해도 10 세트 보석은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하트 초콜릿까지는 아니어도 요리, 뇨르드, 이둔, 주문서, 영약, 후식도 준비해야 하고요. 하향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재도전하는 횟수가 줄어들어 소모품 비용부담이 낮아졌다는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다 제쳐놓고 가장 중요한 것이 있는데, 시간대가 맞고 마음이 잘 맞는 공격대를 꾸리는 것입니다. 이전에 인터뷰했던 공격대분들도 말했지만, 암흑 성채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10명의 시간을 맞추는 것입니다. 암흑 성채를 공략하기에는 10명의 인원이 어렵게 맞춘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공략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공략 자체는 어렵지 않으니 어떠한 공격대든 쉽게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두려워 마시고 일단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암흑 성채에 도전하고 있는 공격대 유저들은 10 세트 보석을 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설문 결과에 따르면 37.6%에 달하는 유저들이 이미 10세트 수준의 보석을 사용하고 있었고, 25.3%의 유저들이 9세트 수준의 보석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국민 세트라고 여겨지는 보석의 수준에 대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9세트 수준이라는 의견이 41.5%, 10세트 수준이라는 의견이 30.1%를 기록하여 암흑 성채에 도전하기 조건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 보아 암흑 성채에 도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유저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 10인 공격대에 이어 20인 공격대도 준비 중이신가요?

현재 햄토리특공대분들과 함께 20인 공격대를 도전하고 있는데 출중한 실력과 아름다운 매너를 갖고 계신 분들입니다. 그분들과 20인 최초 클리어도 함께 달성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건 저희의 희망 사항일 뿐이고 지난 인터뷰 공격대인 정우형님X또다시고난의길 공격대분들께서 먼저 최초 클리어를 달성하실 것 같네요. (웃음) 다른 20인 공격대 분들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 암흑 성채 영웅 난이도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를 갖고 있나요?

사실 기대라기보다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영웅 난이도의 패턴이나 밸런스가 현재와 같은 패치 이후와 같다면 도전해볼 만하겠지만, 패치 이전 극악의 난이도 상태라면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모된 시간과 자원, 노력에 비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의 크기가 작다고 해야 할까요. 난이도에 걸맞은 보상이 있는 게 아니라면, 보상에 걸맞은 난이도로 디자인돼야 한다고 봅니다.


▲ 영웅 난이도에 첫발을 내딛는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소모되는 비용을 게임 내에서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것이 현재 최상위 유저들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물론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유저들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유저들은 게임에 더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떠나게 됩니다.

게임이 어려워서 과금하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과금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지…. 성취감보다 상실감이 더 크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은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재미가 커진다기보다 지쳐가는 게 사실입니다.

더불어 유저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하향 이후의 암흑 성채는 더이상 소수의 유저들만의 컨텐츠가 아닌 모두가 도전해볼 만한 컨텐츠가 됐습니다. 저희 기내 공격대 역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공격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번 최초 클리어의 영광이 다른 유명 공격대가 아닌 저희에게 돌아온 것은 어찌 보면 운이 따랐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용기를 얻으신 유저분들이 보다 많이 암흑 성채에 도전해서 정보공유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기내 공격대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