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솔직하게 말하겠다. 또 '드래곤'이다. 지금까지 게임 제목에서 드래곤이라는 단어를 본 횟수만 생각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냥 게임 제목으로 만만한게 드래곤이다. 이러니 리뷰를 쓰는 기자도 넌더리를 낼 수 밖에 없다. 분명히 게임 개발사들은 드래곤을 비정상적으로 좋아하는게 분명하다.

일본의 개발사 '아소비즘'이 2013년도에 출시했고, 조만간 한국에서 '파티게임즈'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인 '드래곤 파티'도 이름에 드래곤이 들어간다. '또 드래곤이라니, 도대체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어쩐지 뻔한 게임처럼 느껴져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일본에서 매출 2위를 달성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으니 어떤 게임인지는 꽤 궁금했다.

일단 처음 게임을 설치한 후 놀랐다. 물론 카드게임 치고 어설픈 그래픽을 내세우는 게임도 없지만, 오밀조밀하니 디테일이 끝내주는 카드 그래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게임 방식도 독특했다. 세로 화면에 원 페어나 플러시, 스트레이트와 풀하우스 등 포커의 족보를 더했고, 다른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는 '동기화' 방식으로 파티 플레이가 이루어졌다.

모바일에서 동기화는 쉽지 앟은 기술이다. 모바일 네트워크는 일반 PC 네트워크보다 불안정하고 발열 역시 엄청나다. 툭하면 '연결 오류'가 발생하거나 '통신이 원활한 장소를 찾아주세요' 같은 메시지를 보기 십상이다. 에너지가 소모된 후에 진행한 게임이 사라지거나 하는 문제들도 허다하다.




드래곤 파티는 이런 동기화 문제를 잘 해결했다. 실제로 일본 버전에서 플레이해보니 인공지능이 플레이를 맡거나 다른 유저로 교체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동기화 문제를 대처하고 있었다. 덕분에 다른 유저들과 함께 실시간 파티로 적들을 공격하거나 물리치는 재미를 살렸고, 가끔은 유저들에게 뒤통수를 맞는 독특한 스릴감(?)까지 살리고 있다.

일본에서 만든 카드 RPG라는 생각에 머뭇거리고 있다면 걱정은 잠깐 접어두는 것이 어떨까? 생각보다 훨씬 더 독특하고 잘 만든 게임 '드래곤 파티'가 과연 어떤 게임인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 간단하다, 그러나 포커의 룰을 알면 훨씬 쉽다

'드래곤 파티'의 기본은 포커의 규칙을 아는 것이다. 포커는 1을 뜻하는 A와 2부터 10까지의 숫자 카드, 그리고 Q,J,K의 알파벳 카드를 나열해 일종의 조합(족보)를 만들어야 승리하는 게임이다. 보통 원페어, 트리플, 스트레이트, 플러쉬, 포카드, 스트레이트 플러쉬 등 색깔과 숫자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포커의 규칙만을 빌려 왔을 뿐, 실제 게임은 포커와는 전혀 다르다. 일단 모든 패를 자신이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4명의 파티원들이 내어놓은 카드 4장에 자신의 카드 1장을 더해 족보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패는 물론 상대방이 어떤 패를 내밀지에 대해 고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몬스터가 등장하면 파티의 선이 되는 유저가 카드를 내고, 뒤이어 파티원들이 카드를 내밀어 조합을 완성하는 것이다. 다섯명이 힘을 합쳐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항상 파티원들의 생각이 들어맞는 것은 아니니 실제로는 투페어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 풀하우스! 플러쉬! 포커의 룰을 가져왔다


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합을 완성하기 위해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 드래곤 파티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전투의 중요한 구간에서는 실시간으로 서로 채팅을 통해 가진 패를 물어보고 조합하거나 의견을 교환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된다. 온라인 게임 못지않은 커뮤니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드래곤 파티에서는 쉽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외치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잘 부탁해요' '고마워요' 등의 인사부터 '레볼루션 발동' 등 미리 지정된 18개의 채팅 문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유저가 스스로 12개의 외치기를 미리 편집해 저장할 수 있으며 직접 채팅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채팅 문구들은 전투 중인 화면에 떠다니며 단순한 채팅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해준다.




◆ 포커의 조합만이 끝이 아니다, 드래곤 파티의 속성

카드만 맞추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드래곤 파티는 카드를 육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콘텐츠가 된다. 게임 내에서 다양한 전략을 고민할 수 있도록 각 카드들마다 등급과 스킬, 다양한 속성을 부여하고 있다.

먼저 포커의 '스페이드,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 대신 '적색, 청색, 녹색'이라는 세가지 색깔로 카드를 분류하고 있다. 덕분에 유리함이 바뀐 조합도 있다. 예를 들어 플러시의 경우 일반적인 포커에서는 맞추기가 상당히 히힘든 조합이지만 드래곤파티에서는 투 페어보다 아래로 설정되어있다.



일반적으로 드래곤 파티에서 유저의 덱은, 1장의 A카드와 12장의 일반카드로 구성된다. 일반 카드는 화 속성 4장, 수속성 4장 , 목 속성 4장으로 나뉜다. 자신이 화속성 덱을 만들고 싶다고 해도, 게임 내 룰에 의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한속성의 덱을 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A번호 만이 게임 내 고정번호가 되며, 나머지 카드는 던전에 들어 갈 때 마다 번호가 바뀌게 된다. 결국 A를 가진 몬스터 외에는 자유롭게 배치해도 된다는 뜻. 매번 카드의 번호가 바뀌게 만듬으로서 게임을 플레이 할 때 마다 어떤 카드를 내야할지에 대해 고민하도록 유도했고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게임을 좀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 비동기화? 동기화! 유저와 함께하는 포커의 재미

보통 모바일 게임에서의 네트워킹 플레이는 안정성을 위해 비동기화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동기화 네트워크를 지원할 경우 중간중간 끊길 가능성도 있고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량 역시 무시할 수 많은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드래곤 파티의 파티 시스템은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동기화 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동기화에 실패했을 경우에는 CPU로 대체되며, 타 유저가 꺼내는 패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 상황에 맞는 조합을 위해 게이머들끼리 의견을 교환하며 덕분에 게임을 하는 내내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준다.



더군다나 대다수의 일반인들도 알고 있는 포커의 규칙을 활용하고 있어 별다른 적응 과정이 필요없다.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도 있으나 어차피 첫 카드를 꺼내는 유저의 선택에 따라 조합이 바뀌니 생각보다 고민해야할 부분이 적어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물론 고레벨이 되면 어지간한 온라인 게임 못지않은 파티 플레이가 필요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다섯명의 유저들이 서로 긴밀한 협력하에 완벽한 패를 맞출 경우 엄청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나, 규칙에 대해 잘 모르는 유저가 있거나 실수로 다른 패를 내밀 경우 풀하우스가 투 페어로 끝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파티원들끼리 항상 꾸준한 협력이 필요하게 된다.



첫 서문에 '또 용이야? 드래곤? 어휴 지겹다.' 라고 말했지만, 드래곤이라는 제목이 들어간 게임에 질리는 이유는 결국 대다수의 게임들이 내세우는 콘텐츠들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사실 포커라는 소재때문에 고포류 게임이 아닌가 하는 오해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드래곤 파티는 다른 유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동기화 식의 파티플레이에 대중들에게 익숙한 포커 게임의 규칙, 그리고 카드의 성장과 수집까지 다양한 재미를 하나로 녹여냈다. 집을 지을 때는 기초공사가 제일 중요하다. 드래곤 파티는 어떻게 하면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지 확실하게 고민한 게임이다.

드래곤 파티는 첫인상과 달리 독특한 콘텐츠와 재미를 갖출 게임이다. 또 카드게임이라고? 해보면 다르다. 액션을 원한다면 다른 게임을 찾아야 하겠지만,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을 찾고 있다면 드래곤파티 역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