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애플 앱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아 미국 앱스토어 링크로 대체합니다.


1년 7개월의 기다림 끝에 게임로프트의 프랜차이즈 시리즈인 모던 컴뱃의 5번째 작품, '모던 컴뱃 5: 블랙 아웃(이하 모던 컴뱃5)'가 드디어 출시됐다. 지난 E3에서 화려한 그래픽과 지물 파괴 효과 등을 선보여 게이머들로 하여금 전역일 세듯 출시일을 기다리게 했던 '모던 컴뱃5'는 출시와 동시에 구글과 애플 상위권에 올라섰다.

누군가 급하게 시리즈가 5탄 이상 나온 게임을 대보라면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그리고 '아스팔트' 시리즈밖에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모던 컴뱃5'는 나름대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입지가 탄탄한 시리즈다.

본래 '모던 컴뱃 5: 라스트 워'로 출시될 예정이었던 이 게임은 1년을 질질 끌고 나서야 블랙 아웃으로 부제를 변경하고 빛을 볼 수가 있었다. 게임로프트 몬트리얼 스튜디오에서 만들던 전작과 다르게 부카레스트 스튜디오에서 만든 첫 모던 컴뱃이니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을까.

개발자 노트를 통해 "솔로 캠페인을 짧게 가져가는 대신 더욱 다이나믹한 미션을 만들어 미션 수행을 즐겁게 만들겠다."며 "모든 캠페인 하나하나 긴장감 있는 전투를 표현하겠다."라고 밝힌 개발자의 말을 얼마나 모바일 하드웨어에 잘 옮겼는지 일단 영상을 통해 확인하자.


▲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직접 플레이 영상을 보자. HD화질로 보길 권장한다


영상을 보면 가장 먼저 씬 중간에 난입하는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컷신을 보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요소로 현란한 연출이 제법이다. 물체가 피탄된 곳이 표현되거나 적군이 총에 맞는 부위에 따라 다른 모션을 취하기도 한다. 체력이 부족하면 쓰러져서 권총을 발사하고 근접거리에서는 칼을 이용한 백병전을 구사한다. 조준경을 이용하면 더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다.

'모던 컴뱃5' 개발 과정에서 사용된 엔진은 게임로프트의 자체 개발 엔진으로 래그돌 효과(시체를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물체의 관절마다 중력을 적용하는 물리효과)가 전작과 비교하면 크게 향상되었으며 새로운 광원 엔진을 사용하여 광원 효과가 크게 개선됐다.

또한, 몸의 특정 부위에 총을 맞으면 절뚝거린다든지 피격부위를 감싼다든지 현실감을 전해주며 모바일 게임 최초로 SSAO(Screen Space Ambient Occlusion, 음영이 강조되면서 물체의 깊이감을 살리는 기법)가 적용되어 한층 높은 그래픽을 선보인다.

그 외에도 탄흔 효과, 그림자 효과, 피사계심도 효과, 모션 블러 등등 큼지막한 효과부터 자잘한 효과까지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으며, 헬기의 엔진이나 총구 등에서 아지랑이까지 표현하고 있다. 총구의 아지랑이는 실제로 동원 훈련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기관총으로 물체를 쏘면 지형이 무너지고 구멍이 뚫리는 등의 파괴 효과도 추가되어 현실감을 더했다.


▲ 막 물에서 나오면 시야가 이렇게 어그러진다

▲ 폭발 효과


싱글 플레이에서 유저는 전직해병 대원인 '피닉스'로 분해 테러로 무법 도시가 된 도쿄와 베니스를 오가며 전투를 벌이고 길멘 시큐리티를 붕괴시키는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전작의 캠페인은 한 미션 당 15분에서 20분 정도의 상당한 볼륨을 보여주었으나 '모던 컴뱃5'의 미션은 작은 미션으로 짜잘하게 나뉘어 있다. 게다가 볼륨 자체도 크지 않다. 모바일 게임으로서 잠깐씩 하기에 좋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좀 몰입할 만하면 흐름을 깨버릴 정도여서 매우 아쉽다.

볼륨이 줄어든 탓인지 체크포인트도 사라졌다. 비슷한 내용이 계속되는 스테이지는 살짝 지루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 이 점은 FPS의 숙명이다. 예외적으로 '콜 오브 듀티'나 '하프라이프'를 꼽을지도 모르겠지만, 저 작품들이 특출나게 연출이 뛰어난 거다.

'모던 컴뱃5'에 새롭게 추가된 ‘특전단 미션’은 짧은 플레이 타임 동안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클리어하는 미션으로, 아군 지키기, 구역 확보, 인물 암살, 탄환 제어, 스캐닝 드론, 부활 기능은 기존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돌파 미션의 경우 플레이하다가 폰 혹은 패드를 집어 던질 정도의 짜증을 유발한다. '데몬즈 소울' 이후 처음으로 게임을 하다가 담배를 빼 물을 정도였으니까.


▲ 일러스트와 괴리가 좀 있는 룩스... 슈트가 아름답다

▲ 체력이 떨어지면 주위가 핏빛으로 물든다

▲ 50중기로 해상 대공 훈련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캠페인과 멀티플레이를 플레이하고 획득한 경험치를 이용해 선택한 병과를 성장시킬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RPG에서 자주 보는 성장의 개념을 도입하여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돌격병, 중화기병, 정찰병, 저격병 등 총 4개의 병과가 등장한다. 유저는 이 중에서 자신의 색에 어울리는 병과를 선택해 성장시킬 수 있다. 병과마다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무기와 스킬이 존재해 성장할수록 강력해진다. 여러 병과를 때에 맞게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도 있고 성장을 통해 강력해진 병과를 투입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유저 본인의 전략적 선택이다.


▲ 경험치를 획득해 퍽(perk)을 성장 시키면 강해진다.


'모던 컴뱃5'는 인터넷에 접속해 있어야만 플레이를 할 수 있어 많은 우려를 낳았다. 이에 제작사 측에서는 멀티 플레이 강화라는 명목을 내세웠다. 최대 6 vs 6 전투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모드는 개인전과 팀전, 깃발 뺏기, VIP, 외 새롭게 추가된 ‘분대전’을 통해 분대원과 함께 화약 냄새 자욱한 전장을 누빌 수 있다.

특히 멀티 플레이 중 팀원과 채팅을 통해 합을 맞추며 더욱 전략적인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VIP 모드에서 확실한 양동작전으로 적군의 배후를 공격할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깃발 뺏기 모드는 흡사 와우의 노래방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수비, 공격의 유기적 움직임이 중요한데 채팅을 이용해서 전술적 움직임을 가능케 한다.


▲ 멀티 플레이 영상. 기자는 FPS를 잘 못한다.


▲ 5개 모드를 지원하는 멀티플레이.


FPS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보다 격발을 통한 쾌감의 제공이다. 물론 '모던 컴뱃5'의 개발진 역시 이 점을 숙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총을 쏜다는 느낌 보다는 물총이 나가는 듯한 느낌에 격발감은 심히 아쉽다. 피탄되는 것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어떤 총을 쏘던 느낌이 비슷하다. 기대를 모았던 지형 파괴도 중학생 때 즐겼던 '레인보우6' 보다 조금 더 발전한 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한다. 모던 컴뱃에 여러 그래픽 효과와 비교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다른 회사도 아니고 게임 패드까지 만들어 제공하는 회사가 '모던 컴뱃5'에 게임 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FPS장르가 모바일 시장에서 유독 기를 못 펴는 이유가 터치 디바이스로 구현하기 힘든 컨트롤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매우 아쉬운 점이다. 아니 반드시 지원해야만 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는 지원한다.


▲ 싱글 플레이에서는 자동 조준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다른 점은 패드 지원 여부뿐만 아니다. 구글 플레이에서는 4,000원에 팔리는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6.99에 팔리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가격 차이만 나는 것이 아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iOS에 비해 심히 떨어지는 그래픽을 보여준다.

얼뜻보면 "마인 크래프트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계단 현상이 매우 심하다. E3 데모를 생각하고 구매했다면 본인이 구매한 게임이 무엇인지 결재 목록을 다시 한 번 확인할지도 모른다. nVidia의 테그라 4 및 테그라 K1 GPU 탑재 기기에서만 iOS와 동일한 환경을 제공한다. 최적화 핑계를 대기에는 같은 회사의 '아스팔트8'의 최적화가 떠오르며 더욱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물론 스튜디오는 다르지만….


▲ 갤럭시4에서 돌린 모던 컴뱃 5

▲ 아이패드 에어에서 돌린 모던 컴뱃5


또 전작과 비교해서 혹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두꺼워진 크로스 헤어(영점)이다. 크로스 헤어를 두껍게 만들어서 쉽게 맞출 수 있게 해 진입 장벽을 낮추려 한 의도는 보이지만 적군을 살짝 가리는 감이 있다. 이는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패치될 예정이다. 하는 김에 iOS도 패드 쓸 수 있게 업뎃 좀….

멀티 플레이에 소위 '핵'이라 말하는 치팅 플레이에 대한 대처가 뚜렷하지 못해 정상적인 유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게임 출시 초기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피처폰부터 게임을 제작하고 서비스하며 쌓인 누적된 노하우를 이용한 빠른 대처를 기대한다.


▲ 힘들 땐 하늘을 보랬어요


5천 원과 $6.99로 출시됐다. 유료 게임이라면 거들떠도보지 않는 국내 시장에서 유료로 출시된 것을 아쉬워 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기자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기대했고 해외에서도 일찌감치 올해의 기대작으로 선정된 게임이 유료로 출시되는 것이 무형 콘텐츠에 대한 인식변화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향상된 그래픽 효과와 연출만 있을 뿐 그 외의 부분은 발전 속도가 매우 더딘 점은 매우 아쉽다. 게임의 재미와 유저 편의성을 둘 다 잡는 '모던 컴뱃6'를 기다려 본다.



▲ 남자라면 혼자 힘으로 기어올라오라고...

▲ 기대를 모았던 지물 파괴효과는 레인보우6 정도 느낌...

▲ 시원한 연출

▲ 장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 킬 사인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 채팅방을 지원한다

▲ 저격수의 생명줄 권총

▲ 왠지 아스팔트 시리즈의 도쿄 맵의 나무 에셋을 바로 쓴 것 같은 느낌이다

▲ 기간 한정 이벤트

▲ 각종 데이터도 볼 수 있다. 기자는 FPS를 잘 못한다

▲ 다 필요없고 레드 34가 최고다

▲ 길드와 비슷한 분대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