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EIK(이하 히익)이 형제팀 Graves(이하 그레이브스)를 꺾고 ARETE(이하 아레떼)와 재대결을 성사시켰다.

10월 11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WGL 시즌2 골드시리즈 플레이오프에서 Profit(이하 프로핏),그레이브스, 히익이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을 펼쳤다. 전력상 우위에 있었던 프로핏이 히익과 대결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한 팬들이 많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레이브즈가 대선전을 펼치며 히익과의 대결을 이끌어냈다.

그레이브스와 히익, 서로 형제팀인 만큼 승리 팀을 쉽사리 장담할 수 없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히익이 압승을 거뒀다. 1세트를 무승부로 넘긴 두 팀은 2세트에서 압도적인 교전 능력을 선보인 히익이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어서 벌어진 3세트에서 히익은 상대의 승부수에 본진을 내주고 역공을 펼치는 전략으로 승리를 거두고 아레떼와의 재대결을 확정지었다. 다음은 히익의 '루시페루스' 유지석, '골드러시' 조영삼 팀장, 'Dannan' 박건우의 인터뷰 전문이다.

▲ 좌측부터 '루시페루스' 유지석, '골드러시' 조영삼 팀장, 'Dannan' 박건우



Q. 골드 시리즈 정상에서 아레떼와 재대결을 펼치게 됐다. 소감은?

'루시페루스' 유지석 : 저번 시즌에도 리그에 참여했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은 처음인데 첫 시즌만에 이런 성과를 거둬서 좋다.

'Dannan' 박건우 : 여기저기 팀 만들고 이동하다가 드디어 히익에 정착했다. 정상을 향해 달려가겠다.

'골드러시' 조영삼 :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시즌1에도 아레떼를 상대로 경기를 했었는데 또 만나게 되어 굉장히 기분이 좋다. 지난 시즌처럼 맥없이 지는 경기는 없을 것이다.


Q. 프로핏과 그레이브즈의 승자와 경기를 치르는 상황이었다. 누가 올라올 것 같았는가?

'골드러시' 조영삼 : 어제까지만 해도 프로핏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맵 밴픽 결과를 보고 '그레이브즈가 올라올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레이브즈가 루인베르크에서 굉장히 잘했기에 이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경기장에서 바로 그레이브즈와 경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전술을 짰다.


Q. 그레이브즈가 형제팀이라 정말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부담감은 없었나?

'루시페루스' 유지석 : 그런 것을 서로 대비해서 숨겨놓은 수가 몇 가지 있었고, 우리는 오늘 꺼냈다.

'골드러시' 조영삼 : 힘멜스도르프에서 꺼낸 전략이 그레이브즈와 연습할 때도 똑같이 꺼냈던 전략들이다. 하지만 AMX 50 100과 IS-3를 엉뚱한 위치로 던져서 져 버렸다. 오늘 만날 수도 있기에 일부러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습때와는 달리 안정적인 전술로 임했다. 그레이브즈도 숨겼던 전략이 있었겠지만 나온 것이 없는 것 같다.

실버시리즈 순위 결정전에서 일부러 던져서 프로핏을 방심하게 만든 전략을 썼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식의 전략을 썼다. 형제팀이라고 해서 봐줄 여유는 없었다.


Q. 3세트 샌드리버에서 인상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당시의 상황은?

'루시페루스' 유지석 : 상대 픽을 봤을 때 들어올 것이란 생각은 했다.

'Dannan' 박건우 : 서로 픽이 같은 Ru 251 다섯 대라면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고 들어올 가능성이 높았다. 수비할 때는 전차가 항상 2:3으로 나뉘고 T1은 본진에 있기 때문에 전차를 돌릴 시간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7-8-9 언덕 라인을 포기하고 1-2-3 라인으로 모든 전차를 뒀다.

하지만 적의 T1이 스팟되고 난 이후 적 전차가 전부 다 뜨길래 '이거 어떻게하지?' 하다가 딜교환을 해봤자 얻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전차를 돌렸고, 이 판단이 신의 판단이었다. 결국 저쪽은 시간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점령을 들어갔고, 우리는 좋은 각이 이미 나왔기 때문에 질 수 없는 싸움이 된 것 같다.

'골드러시' 조영삼 : 그 경기에서 내가 T1과의 교전에서 져버렸는데 웃지못할 장면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T1 교전을 지면 팀은 이기는 징크스가 없다.

'루시페루스' 유지석 : 이기는 적이 없다. '골드러시'가 T1 교전을 이기면 경기는 진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웃음).

'골드러시' 조영삼 : 이상하게 연습 때 T1 교전을 이기게 되면 오더를 못해서 지는 경우가 많다. T1이 죽으면 오히려 오더가 좋아진다.

'Dannan' 박건우 : 히익은 T1 싸움에서 지고 전쟁에서 이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골드러시' 조영삼 : 연습 내내 분위기가 이렇다(웃음). 나는 연습 때 언제나 죽어있다. 만약 살아있다면, 팀원들이 친절하게 나를 팀킬로 죽여준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이길 것 같으면 어디론가 도망가는 편이다(웃음).

우리 팀이 굉장히 자유롭다. 내가 팀장이라고 해서 팀원들이 어려워하거나 그런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 팀이 이기면 교전을 잘한거고, 지면 내가 '발오더'를 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듣는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다. 재미있게 게임하는 분위기가 좋다.

'Dannan' 박건우 : 승리를 위한 제물인 셈이다(웃음).


Q. 아레떼가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해졌다. WCA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부담감은?

'골드러시' 조영삼 : 정말 많이 부담이 된다. WCA경기를 봤는데 보면서 느낀점은 '정말 괴물이다. 저 팀을 이길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WCA를 보면서도 우리가 결승에 갈지 안갈지를 몰랐기 때문에 편하게 봤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까 정말 부담이 된다. 한 판이라도 이길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루시페루스' 유지석 : "아레떼..... 히익에 불만이 많쿤..... 뎀뵤~~"

'Dannan' 박건우 :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면 아레떼 선수 하나에 우리 다섯이 쓸려나가겠다는 생각이다. WTKL 초창기 시절 아레떼는 주목을 받지 못한 팀이지만, 정말 열심히 해서 한국 최고의 팀이 됐다. 우리 입장에서는 마치 산을 올라가려고 하는데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을 올려다 보니 구름 위가 보이지 않는, 정상 위에는 뭔가 있을 것 같은데 당장 보이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골드러시' 조영삼 : 아레떼와 히익의 차이를 꼽자면 경험 차이도 무시 못하고, 특히 오더가 다르다. 아레떼의 오더는 정말 잘하고, 나는 정말 부족하다는 생각 뿐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루시페루스' 유지석 : 입대가 17일 남았다. 휴학 중이라서 게임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여기까지 와서 기분이 좋고, 아레떼가 힘든 상대긴 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Dannan' 박건우 : 이 사람(유지석)은 상금을 냉동식품 사먹는 데 쓰겠지만, 우리는 상금을 알뜰하게 쓸 예정이다. 1등인 아레떼를 이기면 좋고, 대반전이 될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때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될 것 같다. 그래도 해볼 것이다. 이번 주 시험을 반쯤 포기하고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 F만 안맞을 생각이다.

'골드러시' 조영삼 : 아레떼도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레떼를 이겨볼 수 있도록 좋은 전략을 준비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