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타임머신, 인간관계 브레이커 '문명' 시리즈의 신작, '문명: 비욘드 어스'가 지난 24일 전세계에 출시됐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알파 센터우리'의 정신적 계승작이라는 이미지, 여기에 '문명'의 대중적인 맛이 더해졌어요. 당연히 팬들은 '진짜가 돌아왔다'고 입을 모았죠.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요?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는 미지근한 편입니다. 현재 게임리뷰 집계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의 평점은 82점. '문명'이라는 IP에 어울리지 않는 수치입니다. 유저 평점은 더 낮아요. 62점은 시드 마이어가 듣고 펄쩍 뛸 만한 점수이지요.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일단, 문명이라면 반드시 챙겨야 했던 볼륨에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서사적 완성도는 '알파 센터우리'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족했고요. 대중성을 챙기려면 다소의 희생도 따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희생이 기존 팬들의 니즈를 외면할 만큼 컸던 모양입니다.

'문명4'에서 '문명5'로 넘어올 당시에도 수많은 변화점을 겪었습니다. 그래픽을 대폭 강화한 대신 시스템은 단순화했죠. 당시 파이락시스 게임즈는 명확히 대중성을 겨냥하고 있었고, 이것이 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미 대중성을 잡은 '문명'이 다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습이랄까요.

관련 커뮤니티의 유저들은 '중독성이 다소 약해졌다', '시스템이 정리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게임을 오랫동안 즐긴 동료 기자 역시 "규모가 작고 시스템이 복잡하다"고 말한 걸로 보아, 단점은 비교적 명확해 보입니다.

물론, 섣불리 판단할 일은 아닙니다. '문명5'도 지속적인 확장팩을 추가하면서 완성도를 높인 사례가 있죠. 비욘드 어스 역시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문명 프랜차이즈에 애착이 깊은 파이락시스 게임즈인 만큼, 꾸준한 보완이 덧대어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