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은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130개 이상의 챔피언이 소환사의 협곡에 등장했고, 새로운 아이템이 추가되고 변경됐다. 최근에는 맵 전체가 바뀌면서 대격변이 일어났다.

이렇게 LoL은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일러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 내적으로 영향은 없지만, 새롭게 등장한 모든 일러스트는 라이엇 게임즈의 새로운 '철학'을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다.

▲ 라이엇 게임즈 수석 일러스트레이터 앤드류 실버

수석 일러스트레이터 앤드류 실버는 강연을 통해 일러스트의 변천사를 보여줬다. 동시에 라이엇 게임즈가 지향하는 일러스트의 철학을 밝히면서 앞으로 어떠한 일러스트가 등장할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초창기에는 일러스트를 게임 내 캐릭터와 최대한 비슷하게 그렸다. 게임 내의 캐릭터가 곧 그 캐릭터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 일러스트를 보면 정적인 포즈에 단순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러스트 팀의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앤드류 실버가 말했다. 이런 정적인 이미지가 유저들이 생각하는 캐릭터의 정체성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캐릭터는 실존 인물들이 아니다. 가상 인물이기 때문에 유저의 마음 속에 개성있는 캐릭터로 남기를 일러스트 팀은 바랐다.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한 챔피언은 징크스다. 사실 LoL에서 게임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일러스트를 보게 된다. 그만큼 일러스트의 역할이 크다. 따라서 징크스의 일러스트는 게임 내 캐릭터와 다르지만 확실히 그녀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와 비슷한 일러스트는 엘리스 기본 일러스트다. 앤드류 실버는 엘리스의 다른 스킨보다 기본 일러스트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거미 여왕'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앉아서 자신에게 도전하는 자를 기다리는 모습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개인적으로는 피즈의 일러스트가 완성도 높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피즈의 일러스트에서 피즈의 캐릭터를 느낄 수가 없다. 피즈는 재간 둥이를 사용해 상대를 농락하는 얄 미운 챔피언이지만, 일러스트만으로는 이를 알 수 없다."

라이엇 게임즈의 일러스트 팀은 고민이 많았다. 기존의 정적인 느낌으로 갈 것인지, 캐릭터의 고유 정체성을 강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때, 말파이트 일러스트가 팀의 철학을 바꿨다. '멈출 수 없는 힘'을 표현하기 위해 말파이트의 일러스트는 다시 태어났다. 게임 내 캐릭터와 다르고, 일러스트를 보면 도저히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이를 멈추기 위해 노력하는 병사도 끌려가고 있다. 앤드류 실버는 말파이트의 새로운 일러스트가 기존 철학을 완전히 바꾸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그 뒤로 일러스트 팀은 유저가 캐릭터에게 어떤 느낌을 받는 지 알기 위해 팀원들이 게임에 몰두했다. 새로운 일러스트를 만들기 전에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한 뒤, 다 같이 모여서 느낌을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의 일러스트 팀은 쌍독니가 가장 임팩트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했던 카시오페아는 궁극기를 사용할 당시의 모습으로 바꿨고, 유쾌하지만 잔인한 암살자의 샤코는 도망왕으로 변신시켰다. 실제로 현재 샤코의 일러스트 뒷 부분을 보면 연기가 보인다. 팀원들이 싸우고 있을 때 다른 곳으로 도망가는 장면이다.

펜타킬 밴드 역시 새로운 시도였다. 5개의 스킨이 모두 펜타킬이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다. 그래서 하나의 밴드 느낌을 주기 위해 새로운 일러스트를 만들었다.



앤드류 실버는는 유저가 일러스트를 통해 그 캐릭터의 고유 느낌을 전달받았으면 했다. 물론 모든 사람이 특정 챔피언에 똑같은 느낌을 받을 수는 없지만. 이를 최대한 만족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훌륭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그 게임과 캐릭터에 빠져야한다. 그리고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철학을 깨야한다면 과감히 깨기를 바란다. 분명, 유저들에게 사랑으로 보답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