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라는 벽은 아직은 조금 높았다.

한국 시각으로 12일 펼쳐진 조인도타 MLG 콜롬버스 플레이오프에서 MVP 피닉스가 EG에게 0:2로 패배하며 4위로 리그를 마감했다. 비록 패했지만 2세트에서는 EG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MVP 피닉스는 다시 한 번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1세트는 EG의 완승이었다. '수마일'의 폭풍령은 풀리그에서의 패배를 되갚아 주겠다는 듯이 이리저리 날뛰며 MVP 피닉스의 영웅들을 학살했다. MVP 피닉스도 포기하지 않고 EG의 영웅들을 끊으려고 애썼지만 매번 '유니버스'의 도끼전사가 간발의 차로 도망가고 'ppd'의 그림자 악마가 아군을 살려냈다. 폭풍령과 '피어'의 루나를 감당할 수 없게 된 MVP 피닉스는 결국 GG를 선언했다.

2세트에서 '페비' 김용민은 환영 창기사라는 새로운 픽을 꺼내들었다. EG는 '수마일'의 그림자 마귀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자 그 화력을 앞세워 MVP 피닉스를 압박했다. 맵 여기저기서 비보가 이어졌으나 김용민의 환영 창기사는 꾹 참고 파밍을 계속했다.

마침내 코어 아이템을 제대로 갖춘 환영 창기사가 전장에 합류하자 한타 구도는 바뀌기 시작했다. 김용민의 환영 창기사는 EG의 영웅들을 도륙하며 화력을 폭발시켰다. MVP 피닉스는 골드 부활이 없는 '수마일'의 그림자 마귀를 잡아내고 EG의 미드 병영을 압박했으나, 그 사이 '피어'의 늑대인간이 백도어를 시작했다.


환영 창기사가 홀로 상대의 4차 타워를 공격하는 사이 김선엽의 폭풍령과 'kp'의 야수지배자는 늑대인간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이미 MVP 피닉스의 6개의 병영이 모두 날아간 상황, 다급해진 김용민은 게임을 끝내기 위해 'Aui_2000'의 리나를 노렸다. 그러나 때마침 부활한 '수마일'의 그림자 마귀에게 붙잡혀 환영 창기사가 사망하고 말았다. EG는 늑대인간이 부활하고 환영 창기사가 아직 죽어있는 20초의 시간 동안 MVP 피닉스의 본진을 파괴하면서 2:0으로 승리했다.

MVP 피닉스는 비록 패했으나, DAC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세계 최강 EG와 대등한 경기력을 펼칠 정도로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한편, 준플레이오프에서 MVP 피닉스를 꺾은 EG는 Nip까지 2:1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으나, 엠파이어에게 1:2로 패해 우승컵을 넘겨줬다.

엠파이어는 팀의 주 전력인 '요키' 대신 '퍼닉'을 예비 멤버로 기용한 탓에 MLG 우승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EG를 꺾은 엠파이어는 스타래더 시즌11에 이어 간만에 글로벌 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해 3만 달러(한화 약 3,2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