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원동력은 '유저 친화적'인 라이엇 게임즈의 분위기에 있다. 유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좀 더 나은 모습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은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의 이러한 분위기에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더스틴 벡 e스포츠 총괄 부사장의 적극적인 추진력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오늘도 좀 더 나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꿈꾸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다음은 MSI 현장에서 만나본 더스틴 벡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 총괄 부사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난 라이엇 게임즈에서 e스포츠와 머천다이즈 사업 총괄 부사장을 맡은 더스틴 벡 부사장이라고 한다. 먼저 미안하다. 어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비행기 문제가 있어서 오늘 도착했다.


Q. 새로운 세계 대회인 MSI를 개최한 소감은?

과거의 여러 대회를 기반으로 발전해서 더욱 좋은 방식으로 개최된 것 같다. 지역별 최고의 팀들이 경기하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는 것 같아서 매우 좋다.


Q. 좋은 형태라고 했는데, 만족스러운 점과 보완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글로벌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고, 더 멋진 경기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예를 들어 '페이커' 대 '파비밴'과 같이 국제적인 스타들이 대결을 펼치는 경기는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유발한다. 단점은 하루에 진행되는 일정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과 팬들, 매체 기자들 모두 너무 힘들어하더라. 앞으로 최고의 방법이 무엇인지 보완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Q. 평소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고 들었다. MSI도 대화 중 우연히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또 팬들을 놀라게 할 새로운 것이 준비되어 있나?

아쉽게도 굉장히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아직 없다. e스포츠는 계속 발전하는 중이다. 지난번 서울 상암에서 진행됐던 월드 챔피언십처럼 앞으로도 그러한 일들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암보다 더 큰 곳에서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단 규모도 너무 크고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진행했던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앞으로 e스포츠가 계속 진화되고 변화할 것이기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여러 목소리를 듣고 더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



Q. MSI가 매년 개최되나? 그리고 MSI만을 위한 상품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당연히 MSI는 또 열릴 것이다. 하지만 확답은 아니다. 팬들의 피드백을 듣고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팀들도 좋아하고 팬들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은 세계 무대에서 경기하고 싶어하고, 팬들도 이런 경기를 보고 싶어한다. 아까 말했듯이 일정은 조절을 좀 하거나 약간의 변화를 둬야 하겠지만 말이다.

MSI를 위한 상품에 대해서는 앞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도 원하고 있다. 이번에는 MSI 전용 상품이 없었지만, 다가올 월드 챔피언십에는 다양한 전용 상품이 등장할 예정이다.


Q. 지역간의 실력이 좀 비등해졌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활발한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은?

한국이 최강인 점에 대해서는 나도 이견이 없다. 그런데 어제 봤겠지만, 예선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됐던 유럽이 대등하게 싸웠다. 확실히 지역 간의 격차는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이 선수진, 코치진 등 이런 면에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격차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북미 대표인 TSM에 실망한 팬들이 많을 텐데, 이런 대회 하나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얼마 전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TSM은 1등을 했던 팀 아닌가. 이번 대회만으로 따지면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생각한다.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 한국 팬들은 아쉬울 수도 있다고 본다.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를 자주 볼 수 없게 되는 것이 아쉽겠지만, e스포츠 전체로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와 똑같은 상황인 것 같다. 전통적인 선수들이 해외 시장으로 가면서 실력을 향상시키는건 e스포츠를 더욱 발전시키는 요소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수년간 유지되면 e스포츠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라이엇 게임즈의 강점은 아마추어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은 직장인, 대학생, 여성을 위한 대회가 있다. 아마추어 리그를 확대하거나 새로운 리그를 만들 계획은 없나?

일단 아마추어 리그 같은 경우는 각 지역에 결정권을 주는 편이다. 한국에는 특별히 많이 투자하고 있다. 다양한 아마추어 대회가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다. 미국 같은 경우는 가장 많이 투자되고 있는 대회가 대학 아마추어 대회다. 1년간 장학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사실 우리를 활용해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이 다양한 아마추어 대회를 만들면 더 탄탄한 아마추어 기반이 만들어지고, 이게 프로 무대까지 연결된다.

또 한 가지 추가하자면, 대학 간의 아마추어 대회를 통해 장학금을 거는 것에 대해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이다. 사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전통 스포츠인 농구나 야구, 미식축구 같이 리그 오브 레전드가 어릴 때부터 열심히 하면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갈 수 있게 해주는 스포츠가 됐으면 좋겠다.



Q. 인터네셔널 아마추어 대회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

좋은 아이디어 감사하다. 미래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지역별 최고의 대학 간의 세계 대회를 진행하면 재밌긴 할 것 같다.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


Q. 올스타전을 이벤트 대회로 만든다고 했는데, 어떤 것들이 준비되어 있나?

일단 MSI와 월드 챔피언십에 집중하고 있다. 올스타전에 대해 내부적으로 이야기 중이다. 우리는 팬들과 선수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고자 한다. 실제 팬들이 원하는 게 뭔지 피드백을 받고 올스타전의 대회 방식을 고민하는 중이다. 팬들이 원하는 걸 트위터에 올리는 등 피드백하는 것을 바탕으로 계속 의견을 모으고 있다.


Q. 머천다이징을 글로벌화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고 있는지? 향후 계획은 어떤가?

아직 만족스럽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성과를 떠나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아직 못 이룬 것들이 많다. 리그 오브 레전드로 따지면 이제 시즌2 정도가 진행 중인 정도? 이제 막 시작한 것과 다름없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IP는 너무 확고해서 아직도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다양하다. 항후에 더 많은 걸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봐 달라.


Q. 임원진 중 누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잘 하는가?

마크 메릴이 가장 잘한다. 그런데 스타크래프트는 내가 브랜든과 마크 메릴이 팀을 구성해도 2대 1로 이길 수 있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항상 게임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우리의 게임을 지지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항상 유저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발전시킬 예정이다. 우리는 팬들의 사랑과 열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도 우리 e스포츠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많은 관심과 응원, 그리고 다양한 의견을 보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