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2', '라이즈오브네이션즈'의 기획자 '브라이언 레이놀즈'와 파이락시스에서 프로듀서와 디자이너를 역임했던 '팀 트레인'이 의기투합해 만든 '도미네이션즈'가 44개국에서 매출 5위안에 들었다.

'도미네이션즈'는 현재 '넥슨 M'이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서비스 중이며 곧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도미네이션즈'는 개성 강한 7가지의 국가를 선택하여 석기 시대부터 우주시대까지 인류 문명의 발달사를 접할 수 있는 모바일 전략 게임이다. 현재는 계몽 시대까지만 구현되어 있지만,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우주 시대까지 담을 예정이다.

자원을 채취하고, 건물을 건설하고 병력을 생산해서 상대의 본거지를 약탈하는 순환구조를 가진 '도미네이션즈'는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불가사의, 영웅, 전술 등 시대를 반영한 콘텐츠들로 '클래시 오브 클랜'이 정립한 모바일 전략 게임의 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금일(19일), '도미네이션즈'의 개발사 '빅휴즈게임즈'의 CEO, '팀 트레인'과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됐다. 그는 '당신의 질문이 미국 기자들보다 훨씬 좋다'며 시종일관 즐거운 자세로 인터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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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휴즈게임즈 팀 트레인 CEO

Q. 아무래도 한국 유저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간략한 성과 소개 부탁한다.

북미 앱스토어에서 탑 25위 매출을 거뒀으며 전략 카테고리에서는 4위까지 달성하기도 했다. 출시 6주만에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입소문을 타며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Q. 동종 장르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유명한데 그림자 효과가 염려되지 않았나. 그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점을 강조했나

기본적으로 '클래시 오브 클랜'과 달리 인류의 역사를 다룬 게임이기 때문에 소재 자체가 차별점이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의 관계처럼 소재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으므로 역사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국가와 문명 발전의 흐름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Q. PC 개발자가 모바일 게임 개발할 때 UI를 가장 어려워한다. '도미네이션즈'의 깔끔한 UI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프로토 타입을 만들고 매일 플레이하며 불편함을 파악하는 것을 최우선순위로 잡았다. 그 후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선 추적 (eye-tracking) 장치를 사용하게 하고 테스트했다. 유저 친화적인 UI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또한 '빅휴즈게임즈'의 아트 디렉터가 UI 쪽에 적잖은 내공을 가지고 있어 깔끔한 UI가 나올 수 있었다.



Q. 현재는 계몽 시대까지만 구현되어 있는데 계몽 시대 이후의 시대는 언제 업데이트할 예정인가

현재 디버깅 중이다. 한창 QA(Quality assurance) 중이라 정확한 날짜는 말하기 힘들다.


Q. 게임 내 시대가 발전하면 실제 역사처럼 전투의 모습도 변화할 예정인가.

난 세계 1차 대전 시대를 매우 좋아한다. 아마 일본에서 태어났으면 오타쿠가 됐을 거다. (웃음) 매우 흥미로운 소재로 가득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비행기, 탱크, 기관총 등 새로운 기술이 다채롭게 등장하며 그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는 시기다.

게임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산업시대 이후에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전환점이기 때문에 더욱 밸런스 작업에 오랜 시간을 들여서 개발하고 있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Q. 문명 발달 과정이나 인류 역사를 게임으로 표현하기 위한 자료는 어디서 얻나

사무실 서재에 다양한 책들이 있다. 특히 'warfare in ancient world'라는 서적을 많이 참고했다. 그 외에도 밀리터리 전문 서적에서 전략, 복장 등을 공부한다. 또한, 법인 카드로 장난감 군인 모형을 사기도 한다. 물론 정확한 고증을 위해서다. (웃음)



Q. '클래시 오브 클랜'보다 살짝 복잡한데, 복잡함에 대한 우려가 있지 않았나
우리도 우려한 부분이다. '클래시 오브 클랜'이 3의 복잡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도미네이션즈'는 4의 복잡도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리 좋은 기능이라도 콘텐츠의 복잡성이 4 이상 되면 과감하게 빼버렸다.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하드코어 게이머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나 일반 유저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어려움 없이 즐기는 가운데서 조금 더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Q. 개발 과정 중 복잡도 때문에 빼버린 콘텐츠 중 아쉬운 것은?

종교와 정부 구조 부분이 아쉽다. 종교는 민감한 콘텐츠라 삭제를 했지만, 정부 구조는 끝까지 고려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추가 계획도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 왕정 같은 정부 구조를 추가해 갖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시드마이어의 말처럼 흥미로운 선택은 게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Q. 아까 강연 중에 넥슨이 최고의 파트너라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도움을 받았나

사실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만 하더라도 'EA', 'THQ', 'MS' 등 패키지 개발 회사들과 일을 했기에 넥슨은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회사였다. 그러다가 GDC2013에서 에이전트의 소개로 넥슨을 만나게 됐다. 그들은 우리 게임을 보고 매우 좋아했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양시장에 대한 노하우는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노하우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우리의 게임과 넥슨의 축적된 노하우가 만나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넥슨은 기획자와 개발자들을 아티스트로 대접해준다. 창의성을 존중해 준다는 말이다. 그래서 계약하게 됐다.

개발 과정 역시 좋았다. 넥슨은 닦달하는 법이 없었다.덕분에 4주마다 경영진에게 보고하기 위해 문서 작업에 리소스를 투자하지 않아도 됐다. 넥슨은 항상 개발자 입장에서 개발 환경을 제공했고, 게임을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피드백을 줬다.

출시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소프트런칭 내내 개발사를 닦달하지 않으면서 조언을 꾸준히 줬다. 게임을 고쳐나갈 시간을 주는 퍼블리셔는 드물다. 기껏해야 2달의 여유를 주면서 성과를 못 내면 포기하기 일쑤인데 넥슨은 6개월간 게임을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오웬 마호니 대표가 항상 말하는 게 창의력이다. 새로운 게임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다. 일단 대표부터 게이머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다. 존경하고 있다.

▲ 지난 2014년 지스타 행사장에서 팀트레인과 넥슨 M의 존 로빈슨


Q. 오랜 시간 패키지 게임을 개발했는데, 패키지 개발자로서 모바일 시장을 보면 어떤가

우선 모바일 게임으로 흐름이 넘어오면서 많은 유저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문명 같은 경우도 300~400만장 밖에 판매하지 못했는데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게임 저변이 확대됐다. 다만, 하드코어한 비즈니스 모델은 좀 문제가 있다. 그래서 '도미네이션즈'를 개발할 때는 과금에 있어 너무 강하게 몰아붙이지 않도록 했다.


Q. '도미네이션즈'가 어떤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나

인류의 역사를 다룬 게임 중에 90년대에는 PC 턴 베이스 게임 '문명'이 있었고 2000년대에는 전략 시뮬레이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가 있었다. 그처럼 모바일 역사 게임 하면 '도미네이션즈'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게임 콘텐츠를 계속해서 다듬어 나갈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일단은 현재까지 '도미네이션즈'가 거둔 성과 덕분에 행복하다. 모바일 게임은 성장세에 있다가도 순식간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 '도미네이션즈'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전체 매출 대비 북미 매출이 40%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다. 아시아에도 빠른 시일에 출시해 좋은 성과를 가지고 다시 인터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