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다른 이들보다 먼저 크게 한발 앞서나가며 시장을 주도했던 게임 중 하나는 바로 '드래곤 플라이트'다. 단순하고 쉬운 조작, 그리고 성장 과정과 반복 플레이에 크게 피로도를 느끼지 않는 좋은 게임성으로 드래곤 플라이트는 1,000만 다운로드 이상을 달성하며 시장의 선두주자로 치고 나갔고 넥스트플로어의 이름을 크게 알리는 계기도 됐다.

이후 넥스트플로어는 '엘브리사'와 '스피릿캐쳐' 등의 신작을 내놓았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드래곤 플라이트'만큼의 임팩트는 주지 못했다. 소식이 궁금해 한 번 찾아갔을 때, 그들은 시프트업과의 협업과 개발팀의 작품들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었고,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었다.

그러던 중 김석현 디렉터의 1인 개발작 '브레이브 존'이 튀어나왔고, 시장의 반응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며칠 뒤, 신작 '나이츠 오브 클랜'을 공개했다. 오랜만에 나온 신작. 상당히 오랜 기간 웅크리고 있던 넥스트플로어가 선보인 게임은 다름 아닌 전략 RPG였다. 그것도 '행동 패턴'을 정하고 자동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형태.

시장에 이런 게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상당히 유명했던 '홀 오브 페임'이라는 작품도 있었지만, 워낙에 이 장르는 매니악해서 잘 모르는 유저들이 많았을 뿐이다. 그리고 행동 패턴을 정하고 시행하는 형태는 예전 막 PC 온라인 시장이 열리던 때, 일명 '머드 게임'이라 불리던 게임들과 비슷한 재미를 제공한다고 볼 수도 있다.

넥스트플로어는 그동안 캐주얼하면서도 나름의 감성을 담고, 어떻게 보면 매니악할 수도 있는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정말 '매니악'한 감성이 주를 이루는 장르다. 대체 '나이츠 오브 클랜'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인지, 넥스트플로어를 방문해 신작 '나이츠 오브 클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넥스트플로어의 성세일 디렉터


Q. 먼저 간단하게 자신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나이츠 오브 클랜'의 개발을 맡고 있는 성세일이라고 한다. 게임 개발은 94년 정도부터 시작한 것 같다. 텍스트로 즐기는 머드 게임 개발을 시작했고 98년에 처음으로 MMORPG를 만들어봤다. 타이틀을 내지 않은 회사들도 좀 된다. 웹젠하고 액토즈를 거쳐서 스마일게이트에서도 로스트아크를 2년 정도 개발했었다.

개인적으로는 원래 혼자 게임을 만드는 걸 좋아했다. 간단한 퍼즐게임이나 웹 기반의 게임들을 제작했고, 그걸 대표님하고 서로 보여주면서 교류가 있었다. 취미 생활로 하던 건데,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시범 삼아 만들던 프로젝트를 모바일로 한 번 만들어보자고해서 넥스트플로어에 입사하게 됐다. 그 당시가 한창 드래곤플라이트를 서비스하던 때였고, 기술적으로 지원을 맡고 있다가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그게 '나이츠 오브 클랜'이다.

'나이츠 오브 클랜'은 원래 큰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초기 멤버도 3명뿐이다. 1년 가까이 따로 진행하다가, 다시 돌아보니 당시에 출시되는 RPG들이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더라. 우리도 그에 맞춰서 간단히 하는 게임보다는 집중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금은 초창기보다도 스펙업이 많이 됐고, 팀원도 제법 늘어난 상태다.


Q. 지난번 CBT의 결과가 궁금하다. 내부적으로는 CBT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솔직히 유저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다. 초반에 금방 그만두시는 분들도 많았고, 한 번 재미를 붙이신 분들은 CBT인데도 아쉬워하면서 계속 게임을 하셨던 분들도 많았다.

CBT 결과, 내부에서는 분명히 니즈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층은 분명히 있다고 할까…그래서 그 유저층을 잘 공략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애초에 처음 시작부터 대중적인 게임성으로 접근한 작품이 아니긴 하다.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공감해줄까 하는 부분이 의심스러웠달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분이 적응해주신 것 같다.

CBT에서 많이 나온 의견 중 하나가 정보 가독성이다. 아무래도 게임 형태가 좀 독특하다 보니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근데 그게 좀 떨어졌던 것 같아서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솔직히 가독성은 좀 여러 가지 시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자세한 전투 로그도 공개하고 있고, 실제로 게임의 통계 페이지도 추가를 한 상태다. 연출적으로 미흡했던 부분들도 좀 보강했고. CBT의 피드백은 최대한 반영하고 난 후에 게임을 런칭했다.


Q. 메인 세계관이 좀 독특하다. '아서'나 '가웨인'등 아서왕의 전설에 기반을 둔 캐릭터들도 많이 보이는데, 메인 세계관이나 시나리오는 어떻게 되나.
=음, 시나리오 자체는 특정 배경을 둔 것이 아니고, 딱히 시나리오 베이스의 게임도 아니다. 하나의 '클랜'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각각의 여러 클랜들이 있고, 그 클랜들끼리 전투를 한다고 보면 된다.

아더왕의 콘셉이 많이 보이는 건 그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들이라서 그렇다. 그렇게 여러 가지 기반으로 묶음 형태가 이뤄져 있다. 발키리 시리즈도 만들었고…특정 신화를 참조했다 이런 게 아니고, 퓨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여러 군데에서 세계관을 가져오고 있다.

메인 시나리오로 게임에 접근하려고 보니 많이 무거워지는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일단 시나리오는 배제했고, 간단하게 캐릭터에 대한 배경이야기는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대사 같은 연출을 통해 인물들과의 관계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나리오 베이스로 퀘스트를 깨나가는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 '나이츠 오브 클랜'의 메인 시나리오


Q. 그렇다면 '나이츠 오브 클랜'을 개발하면서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게임성이 전략에 기반을 둔 만큼, 역시 전략적인 부분을 가장 신경을 썼다. 애초에 '나이츠 오브 클랜'은 처음부터 '자동'이다. 다른 게임은 액션에 자동 사냥을 넣은 것이라고 치면, 우리 게임은 처음부터 기본이 자동이지 않나. 그 자동이라는 틀 안에서 어떤 전략을 AI로 넣느냐가 핵심이다.

행동 설정에 따라서 캐릭터 똑똑할 수도 있고, 멍청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정한 행동 패턴으로 얼마나 상대방의 전략에 대처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단순히 수치적인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


Q. 행동 제한이 9개밖에 되지 않아서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았던걸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부분은 나중에는 필요에 의해 더 추가될 예정이다. 일단 모든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스킬은 총 다섯 개다. 거기에 특별한 행동들이 몇 개 더 있다.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기, 기본 공격. 그리고 하나는 여유를 둔 슬롯이라고 보면 된다. 기본으로 모든 스킬을 다 사용하기 위해서는 9개의 슬롯이 필요한 형태다.

여유 슬롯에는 장신구의 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후 추가 행동이 계획은 되어 있는데, 그때마다 전략슬롯이 차근차근 추가될 예정이다.

파티원이 5명인 부분에도 좀 의문을 제기하는 유저도 있었다. 이게 게임상 최적의 사양을 고려해 정한 건 아니고, 전략적인 조합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인원이 5명이다. 1탱 3딜 1힐의 안정적인 조합이나, 탱커와 딜탱의 조합도 할 수 있고, 경우의 수가 제일 다양하고 한쪽으로 잘 치우치지 않는 편이라 5명으로 선택했다.




Q. 파티를 조합하고 역할 구분이 있는 RPG는 어쩔 수 없이 힐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나이츠 오브 클랜'에도 힐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나?
=다른 게임들에 비해 힐러 의존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힐러가 단순히 회복만 하는 직업은 아니고, 성기사와 같은 캐릭터는 회복과 탱킹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클래스라고 보면 된다. 메이지 계열 중에서도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고, 버프를 제공하는 캐릭터도 있다.

각각의 캐릭터가 메인 역할이 있고, 회복은 보조적으로만 들어가 있는 편이다. 힐러가 꼭 필요한 형태로는 접근하고 있지 않다. 처음에 지급하는 캐릭터도 일단 자가 회복기능이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투가 장기전이 될수록 힐러가 필요한 건 맞다. 레이드 같은 경우는 힐러의 의존도가 다른 아레나나 전투에 비해서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Q. 전투 방식이 유저들에게 상당히 생소해서 진입 장벽이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은 우리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가능하면 초반에는 전략 의존도를 조금 낮춰서 쉽게 적응하실 수 있도록 만들어보려고 한다. 일반 던전같은 경우도 전략보다는 성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쪽으로 초반 구간을 계획하고 있다. 전략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별도의 맵으로 구성을 한 편이다.

공략이 필요한 던전에서는 이곳에서는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지 인식을 시켜주고 있는 편이다. 일반 던전은 쉽게 플레이하되, 공략 던전은 전략을 구사해서 공략하는 재미를 주려고 한다. 진입 장벽에 대한 준비는 이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단순히 진행하다가 허들을 하나 던져주고 그런 식은 아니다.


Q. 캐릭터들의 패턴을 정하는 형태라 일본의 웹게임 '홀 오브 페임'하고 형태가 거의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은 편인데, 차이점을 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알고 있다. '홀 오브 페임'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홀 오브 페임'의 경우는 상당히 오랜 플레이를 해야 전략이 나온다. 하지만 오래 플레이를 해야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형태보다는, 좀 더 빠르게 전략을 맛볼 수 있도록 게임을 세팅했다. 전면에 전략을 내세운 것이라고 보면 된다. '나이츠 오브 클랜'은 '구슬'을 사용하는 전투 시스템을 채용했다. 어떤 캐릭터의 경우는 구슬을 생성하고, 다른 캐릭터는 그 구슬을 소모해서 더욱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따라서 단순히 기본 능력치만 좋은 캐릭터를 배치하는 것보다 서로 시너지가 있는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구슬 생성과 소모를 하는 구성으로도 전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패턴을 직접 짜기 전부터도 진형 배치에서부터 전략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다.

캐릭터와 스킬을 모두 잘 설정해야 쉽게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Q. 캐릭터의 획득처와 성장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일단 주 캐릭터 획득처는 뽑기가 맞다. 하지만 던전이나 탐험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고, 클리어하다 보면 좋은 캐릭터를 보상으로 얻을 수 있게 꾸려놨다. 각 맵별로 보스를 잡고 나면 확률에 따라 맵에 있는 용병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는 형태다. 그리고 맵을 클리어하면서 얻은 수정으로 뽑기를 돌려서 캐릭터를 획득할 수도 있다.

전투가 아니더라도, '탐사 시스템'을 이용해 획득할 수도 있다. 탐사를 보낼 때 획득하고 싶은 보상을 선택할 수 있는데, 거기서 캐릭터를 선택하여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길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용병을 모집할 수 있는 건물도 지을 수도 있다.

캐릭터가 강화와 성장을 마치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다. 진화 재료로는 자신과 같은 등급, 그리고 그 아래 등급들의 아무 캐릭터나 사용하면 된다. 강화는 확률이 아니고, 게이지형식으로 수치를 채우면 된다. 전투가 아닌 '강화' 재료로만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기사들은 없다.

새로운 캐릭터를 얻었다 하더라도 던전 플레이로 성장하게 되면 과정이 상당히 고달플 수 있다. 이런 부분의 해소를 위해서 어느 정도 성장한 다른 캐릭터의 경험치를 이전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캐릭터나 강화 전용의 캐릭터들은 아마 이런 식으로 사용하게 될 것 같다.

퍼즐앤드래곤처럼 '강림' 형식의 이벤트 던전도 기획 중이다. 여기서도 플레이어들의 레벨에 맞춰서 적당한 난이도를 조정할 예정이고, 이곳에서도 5등급의 캐릭터들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난이도도 조금 있겠지만 초반 유저 동향에 맞춰서 적당한 수준으로 적용해볼 생각이다.


Q. 전반적인 콘텐츠의 흐름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소개를 부탁한다.
=일단 일반 던전을 돌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그 캐릭터들을 이용해서 고급 레이드 던전이나 하드 던전을 공략하게 된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아이템도 파밍하고, 캐릭터들을 강화시키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구조다. 성장이 지겹다고 생각되는 때에는 아레나로 다른 플레이어들과 전략 대결을 펼칠 수 있다. 거기서 착안해 맵의 공략을 떠올릴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

이벤트 토너먼트에 참여하게 되면 자동으로 64단 대진표가 짜진다. 토너먼트도 토너먼트에 따라서 룰이 있다. 사용 아이템을 쓰지 않는다든가, 코스트를 제한해 참전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좀 적다던가. 혹은 기사나 용병 중 하나만 사용할 수 있다던가. 다양한 조건이 있다. 그중에서 효율적인 덱을 짜서 참여하면 자동으로 토너먼트의 보상을 얻게 되는 주기적인 이벤트다.

아무래도 게임의 주목적은 성장과 파밍, 그리고 효율적인 전략에 대한 연구가 될 것 같다. 끊임없이 테스트해서 좋은 전략을 짜는 재미를 추구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플레이어들은 스스로 강해지는 걸 체감할 수 있을 거다. 콘텐츠마다 그에 따른 보상도 있으니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위주로 즐기게 꾸며놨다.

아레나와 공략 연습던전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다.

Q. 그래픽이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다. 요즘은 3D 모바일 게임도 많은 편인데, 굳이 이런 그래픽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위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나이츠 오브 클랜'은 큰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의 그래픽은 어떻게 보면 개발 최적화를 위해 선택한 부분이다. 3D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원화와 애니메이션을 따로 작업해야 한다. 원화와 애니메이션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그래픽을 선택한 거라고 보면 된다.

같이 작업하는 팀원들도 2D쪽 작업에 최적화된 분들인 만큼,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을 한 것 같다. 다행히 2D 그래픽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고, 색다른 느낌이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안심했다.


Q. 마지막으로 게임을 '나이츠 오브 클랜'을 선보이는 각오를 부탁한다.
=시작은 좋아서 만든 게임이지만…최고의 전략 게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도록 하겠다. 이 장르가 다소 진입 장벽이 있는 편인데, 그 부분도 최대한 해소해보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 편하게 즐기실 수 있는 콘텐츠 말고도 진정한 전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강림이나 공략 던전들도 꾸준히 선보일 생각이다. 우리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많은 피드백과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