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PC게임 플랫폼인 '스팀'에 이색적인 상품이 올라왔다. 지난 5월 개봉해 압도적인 액션으로 인기를 끌었던 '조지 밀러' 감독의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그 주인공. 9월 1일 발매하는 게임 '매드 맥스'와 연계되어 올라온 영상 콘텐츠는 총 네 종으로, 1979년 작인 '매드 맥스' 첫 편을 포함해 2편 '로드 워리어', 3편인 '비욘드 썬더돔'과 올해 개봉한 '분노의 도로'다.

물론 발매되는 게임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이기에 특별 콘텐츠로 함께 등장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스팀의 이번 행보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팀 상륙은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스팀이 아닌,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의 스팀이 차지하는 위치를 나타내는 일종의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9.99달러의 가격에 판매 중인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스트리밍만 지원한다.

'게임 플랫폼'으로 스팀을 발족해 큰 성공을 거둔 '밸브'는 차기 성장동력으로 두 방향의 진로를 잡고 돌진해왔다. 그 중 하나는 '하드웨어'다. '밸브'는 스팀을 온라인상의 플랫폼으로 남기지 않고 맞춤 '하드웨어'를 개발함으로써 스팀의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 있으며, 현재 밸브는 하드웨어 항목을 만들어 '컨트롤러', 연동 장치인 '스팀 링크', 맞춤 게이밍 PC '스팀 머신', 그리고 차기 '스팀 VR'까지 네 항목을 개설해 둔 상태다.

다른 한 가지 방향은 바로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서의 '스팀'이다. 단순히 게임만을 취급하던 '스팀'은 현재에 이르러 각종 소프트웨어를 함께 판매 중인데, 게임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영상 편집, 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스팀이 다루는 영역이 확실히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동시에 밸브는 대표적인 미디어인 '음악'에도 손을 대고 있다. 작년 2월 베타테스트 돌입 후, 작년 9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스팀 뮤직'이 그것이다. 아직 상업적 음악보단 게임 사운드트랙에 한정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앞으로 상업 음악이 서비스되지 않을 것이란 장담은 없다.

▲ '스팀 뮤직'의 화면

사실 이번 사례와 같은 '영상 콘텐츠'의 경우 최근 들어 꾸준히 업로드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스팀의 '스트리밍' 항목을 검색해보면, 총 150여 종의 비디오가 검색되는데, 대부분이 2015년 들어 업로드 된 콘텐츠들이다. 밸브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영상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증거라 볼 수 있다. 다만, 이 중 대부분 콘텐츠는 크게 유명하지 않은 작품들이며, 게임과 연관된 콘텐츠들도 상당히 보인다. 최신 영화나 블록버스터 대작들에 대한 판권은 아직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 현재 올라온 스팀의 영상 콘텐츠들 대부분이 2015년에 업로드 되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밸브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스팀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올라오는 영상 콘텐츠들이 영화 애호가들,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고,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앞으로 '게이머들의 영화관'은 '스팀'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