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인트라게임즈 ⊙장르: 액션 ⊙플랫폼: 안드로이드 ⊙출시: 2015년 9월 10일


자주 가던 경양식집이 어느 날 갑자기 한정식을 팔기 시작했다는 비유가 적절할까요? 많은 게이머에게 '패키지, 콘솔 게임 유통사'로 익히 알려진 인트라게임즈가 아주 이례적으로 자체 개발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해외 유명 게임 타이틀의 국내 유통 이외에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 사업에도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써, '서바이브! 미스터큐브(이하 미스터큐브)'는 여러모로 의미를 가집니다.

성공을 거둔다면 좋은 사례로써, 그렇지 않다면 그 반대의 사례로써 역사에 남게 될 작품이 된 미스터 큐브, 과연 콘솔 게임 유통사가 제작한 모바일게임은 별미가 될 수 있을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약은 약사에게.. 약물 오남용으로 시작된 그의 모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MR.KOBE

▲이런 건 보통 거절하는 게 맞습니다

'미스터 큐브'의 스토리는 상당히 간단명료합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MR.KOBE는 퇴근길에 잠시 들른 술집에서 이상한 옷차림의 노인이 건넨 알약을 먹고는 정신을 잃습니다. 어두컴컴한 숲 속의 축축한 바닥에 누워 눈을 뜬 그는 잠시의 주저도 없이 숲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것이 '미스터 큐브'의 전반적인 내용입니다.

낯선 사람이 건네는 알약은 물론이고, 음료수마저 의심하게 된 세상에 MR.KOBE는 왜 그 노인이 건넨 알약을 순순히 먹어야만 했을까요? 또한, 그 노인은 정말 노인이 맞을까요? 이것은 앞으로 플레이어가 알아가야 할 과제입니다.



몬스터를 처치하며 이곳을 빠져나가자

'미스터 큐브'에서 플레이어가 숙지해야 할 요소는 크게 '포탈', '캠프', '필드'의 세 가지입니다. 우선 '필드'는 MR.KOBE가 헤쳐나가야 하는,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공간입니다. 플레이어는 MR.KOBE가 되어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하며, 어느 정도 몬스터를 제거하면 보스 몬스터가 등장합니다. 보스 몬스터를 포함하여 필드 내의 모든 몬스터를 제거하게 되면 중앙에 '포탈'이 생성됩니다.

'포탈'은 필드와 캠프를 연결해주는 매개이자, MR.KOBE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정신을 잃고 난 뒤 깨어난 으슥한 숲 속에서 MR.KOBE는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선 '포탈'을 통하는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포탈을 통해야 그가 원래 있어야 하는 장소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필드의 몬스터들을 전부 처치하면 포탈이 생성됩니다


필드에 등장한 포탈을 통하면 MR.KOBE가 장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캠프'에 도착하게 됩니다. 필드에서 획득한 골드 큐브를 사용하여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장비를 구입해, 다음 필드를 대비하여 전투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재정비를 끝마치고 난 뒤 다시 포탈로 이동하면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다음 필드를 위해 재정비하는 공간인 '캠프'

따라서, 미스터큐브의 전반적인 진행은 '필드-캠프-필드-캠프'의 순서가 계속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캠프에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다음 필드를 대비하고, 또 필드에서 얻은 재화를 통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무한 반복이 이 게임의 특징입니다.

▲ 666이라고 적혀있는 책, 설마 포탈을 666번 타야 하는 건..



큼지막한 버튼, 그리고 심플한 인터페이스

간략한 스토리와, 간단한 게임 진행방식을 가진 '미스터 큐브'답게 인터페이스 또한 간결합니다. 큼지막한 원색의 사각형 버튼들은 자칫 상당히 투박해 보일 수 있지만, 게임을 관통하는 '큐브'라는 컨셉으로 봤을 때는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버튼들이 큼지막해 옆에 있는 버튼을 실수로 누를 일이 없습니다.


▲큼지막한 버튼, 실수로 다른 버튼을 누를 일이 없어 안심

대부분의 인터페이스는 캠프 안에서의 활동을 위해 존재합니다. 캠프 안에서 플레이어는 가장 중요한 '스킬 업그레이드' 와 '장비 구입 및 착용'을 주로 하게 됩니다. 이 둘은 각각 '허수아비' 와 '상인'으로 불리우는 NPC들에게서 이루어지며, 대부분의 비용은 '골드 큐브'로 충당하게 됩니다.

우선, '허수아비 NPC' 로부터는 스킬 및 능력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능력 업그레이드는 플레이어의 체력, 마나, 재생속도 등을 높일 수 있으며, 스킬 업그레이드를 통해 플레이어의 공격력을 업그레이드할수 있습니다. 보통 능력 업그레이드는 50 큐브부터 시작해서 점차 비싸지지만, '이동속도' 업그레이드는 초반부터 2000 큐브를 호가합니다. 기본 이동속도는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에게 약간의 거부감을 들게 할 정도이므로, 먼저 이동속도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허수아비를 통해 능력을 업그레이드!

▲이동속도 업그레이드는 처음부터 비쌉니다

'상인'NPC는 장비를 판매합니다. 장비는 '머리', '몸', '무기', '장신구'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머리와 몸 장비를 바꾸게 되면 해당 장비의 디자인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마치 머리를 바꿔 끼우는 레고 같은 느낌으로, '큐브' 컨셉을 십분 활용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착용한 대로 변화하는 캐릭터의 외형


전투 또한 아주 간단하게 진행됩니다. 필드 내의 몬스터들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를 향해 사방에서 다가오며, 왼손 엄지를 이용해 이동하고, 오른속 엄지를 이용해 공격할 방향을 정하고, 또 공격할 수가 있습니다. 즉, 뒤로 걸으면서 앞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예전에 유행하던 PC 프리웨어 게임인 '에일리언 슈터'같은 느낌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초반에는 거의 모든 몬스터들이 근접 공격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몰이사냥을 하는 느낌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포탈을 계속해서 탈수록 원거리형 몬스터, 돌진형 몬스터 등이 출몰해 조금더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몰이사냥, 큐브가 우수수 떨어지는 쾌감이란..


▲게임오버를 하면 한 단계 전으로 돌아갑니다

한 가지 더 특기할 만 한 사항은,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사용하는 공격의 종류는 전적으로 무기에 붙어있는 '스킬'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라이트닝' 스킬이 붙어있는 도끼를 착용했다면 도끼를 들고서도 마법을 사용하고, '내려찍기' 스킬이 붙은 마법봉을 착용했다면 마법봉을 들고도 근접공격을 사용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상인'npc로부터 무기를 구매할 때는 무기의 모양보다는 무기에 붙어있는 스킬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스킬 또한 플레이어가 가장 주로 사용하는 스킬 위주로 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초반에 너무 많이 스킬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마나 소모가 심해 오히려 클리어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도끼를 들고 메테오를 쓴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블랙 큐브, 넌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캐쉬 아이템인 '블랙큐브', 옆에는 광고입니다

여타 무료 모바일게임과 같이 '미스터큐브'또한 소액결제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금성 재화는 '블랙큐브'로 표현되는데요, 흔한 게임 내 재화인 '골드큐브'보다 훨씬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블랙큐브'는 주로 '상인' 옆에 랜덤하게 나타나는 보물 상자를 여는 데에 필요하며, 보물상자에는 평소 상인이 판매하는 장비보다 더욱 높은 효율을 보이는 장비가 나와 MR.KOBE를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가 있습니다.

어떤 보물상자는 '블랙큐브'가 아닌 광고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열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굳이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도 짧은 광고영상을 시청하는 것만으로 좋은 장비를 획득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는 하루에 시청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되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처음은 누구나 힘들죠

누구나 처음부터 무엇이든지 잘하기는 힘듭니다. 인트라게임즈가 처음 선보인 모바일게임 역시 예외는 아닌데요, 스킬간 밸런스가 미약해서 '라이트닝' 아니면 '메테오' 성능을 가진 무기만 있어도 대부분 클리어가 가능한 점이나 몰입도가 떨어지는 스토리 등 아쉬운 부분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 몰이사냥을 하는 재미나 마법들의 번쩍이는 이펙트 등은 플레이하면서 꽤나 즐거웠던 부분입니다. 간단해보이는 큐브 형태의 그래픽이었지만 그림자 효과나 매번 바뀌는 지형 등에서 인트라게임즈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게임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역시 스토리가 좀 더 흡입력이 있었더라면..




다음이 기대되는 별미였던 '미스터 큐브'

앞서 언급했지만 '미스터 큐브'는 게임 개발사가 아닌 유통사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번째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게임입니다. 게다가 무한히 반복적인 플레이스타일, 아기자기한 큐브 형태의 그래픽과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한 수집요소 등을 통해서 '미스터큐브'가 꾸준히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양식집에서 먹어보는 한정식 만큼이나 어색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미스터 큐브'는 나름 특징도 갖추고 있는 모자람 없는 한 끼의 별미였습니다. 경양식집 사장님이 한정식도 왠만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목적 달성이라고도 볼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별미에서 끝날 것인지, 정식 메뉴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봐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뽑기 등 많은 소액결제를 요구하지 않고,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간단히 즐길만한 게임을 찾는 분이 계신다면 '미스터 큐브'를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