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바일 마켓을 보면 전략게임이 정말 많다고 느낍니다. 최강자인 CoC와 더불어 넥슨의 RTS '광개토태왕'과 최근 런칭한 '도미네이션즈'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죠. 최근 TV CF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임 오브 워', 넷마블의 '리벤저스' 등등. 사실 예전부터 모바일 전략게임은 많이 등장하긴 했지만, CoC 말고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도 전략게임을 좀 즐겨볼까 했습니다만, 모바일 전략 게임들은 제취향과 좀 다르더군요. 꾸준히 자원을 털고 털리는 건 나름 극복했는데, 건물 복구와 유닛 생산도 신경 써야 하고. 거기다 전투 한 번 한 번에 전력을 쏟았다가는 다음 약탈을 준비하는 과정은 정말 피곤했습니다. 그래서 약간은 전략 장르를 피한 것 같아요. 저는 적을 터는 것에 좀 집중하고 싶은데 털린 거 복구하기도 힘드니 금방 지친달까요.

그런데 최근이라긴 좀 그렇고, 반년 정도 됐네요. 제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오래 플레이하고 있는 전략게임이 있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적을 털고 성장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게임이에요. 그리고 정말 귀엽다는 것 역시 최고의 매력포인트겠네요.


파이널판타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드는 일러스트일겁니다. 맞아요. 예전에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던 '요시다 아키히코' AD가 참여한 또 다른 작품입니다. 이 게임의 이름은 '리틀노아'.

아쉽게도 국내에 정식 출시된 게임은 아닙니다. 아이폰 이용자분이시라면 일본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하실 수 있고, 구글 플레이는 우회하는 방법이나 직접 설치 클라이언트를 구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해요.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은 게임을 뭐하러 소개하느냐고요? 해외 게임이지만 언어의 압박을 극복하고서라도 충분히 즐겨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장르마다 다르게 가져가는 시스템을 정말 잘 혼합한 느낌도 있고, 잘 알아들을 순 없지만 나름의 스토리도 있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그럼 먼저 주인공인 '노아'가 왜 방주를 타고 있는지 알아보죠.

연금국가 마나셀리스 왕국.
왕가의 비호 아래, 연금술이 발달한 이 나라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세계 제일의 연금술사를 결정하는 대회가 열립니다.


'마나셀리스 토너먼트'

우승하면 마나셀리스 왕가가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준다는 이 대회에는 부, 명예, 권력을 추구하는 전세계의 유능한 연금술사들이 모여듭니다. 하늘을 나는 고대병기 '방주'를 몰며 연금술로 만들어낸 '캐릭터'를 소환하는 근원의 힘인 '마나'의 경쟁.

한 어린 연금술사도 이 대회에 참가합니다. 이름은 '노아'.
14세의 나이에 선택받은 일부의 사람들밖에 다룰 수 없다는 정령의 힘을 빌린 연금술,
'동령술'을 습득하고 세계최연소의 '동령술사'가 된 소녀.


어린 나이임에도 압도적인 재능을 가진 그녀는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마나셀리스 토너먼트에 참가합니다.

노아의 방주를 관리하는 '당신'과 함께…


▲ 리틀노아 프로모션 영상. 게임 소개도 함께 들어있답니다.



"이거 스킨만 다른 CoC 아닌가요?" 아뇨. 절대 아닙니다

마을 화면. 솔직히 CoC와 구분이 잘 안가실듯 해요.

기본적인 룰은 COC류라고 흔히 말하는 다른 전략 게임과 같습니다.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자신의 방주에서 건물을 지어 자원을 생산합니다. 그리고 방어 건물을 지어서 다른 사람들의 공격을 방어하고요. 방어에 성공하거나 적의 기지를 탈탈 털면 보상으로 자원과 '크라운', 그리고 다양한 재료나 유닛들을 얻을 수 있죠. 크라운의 숫자에 따라서 매칭 상대도 달라지고, 보상도 달라집니다. 뭐 거의 CoC와 비슷하죠?

대신 전투 유닛, 즉 '캐릭터'의 관리가 조금 달라요. 특정 건물에서 유닛을 생산하는 게 아니고, 직접 얻어야 합니다. 이게 상당히 독특하죠. 마치 카드게임이나 모바일 RPG에 많은 '합성' 시스템을 전략 게임에 섞어 놓은 느낌입니다.

내가 얻은 유닛들은 계속 사용할 수 있어요. 전투에서 사용했다고 소모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리틀노아'에는 생산건물이 없습니다. 유닛은 동일 계보의 유닛 합성을 통해 소환할 수 있는 한도(최대치)가 늘어나고, 레벨이 오르면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그리고 유닛도 등급이 있죠. 등급이 높을수록 강해지는 건 다른 게임들하고 똑같고요.

그렇다면 최고 등급 유닛을 얻지 못하면 망하는 게 아니냐? 아뇨.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저등급의 유닛이라도 합성하면서 개체 수를 늘리고, 최대 레벨까지 성장시키면 '진화'를 할 수 있죠. 그래서 초반에 쓸모없을 것 같은 유닛이라도 후반에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처'는 초반에 얻는 R등급 유닛이지만 진화를 하면 준수한 성능을 보여줘서 나중에도 꽤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 최대 레벨까지 성장한 유닛은 이렇게 '진화'가 가능합니다.

유닛도 제각각 공격 성향이 있고 추가 대미지도 있어요. 그리고 단 한 개의 유닛만 얻어도 '소환 시설'에서 최대 수를 늘려주는 업그레이드(최대 6회)를 통해 개체 수를 늘릴 수도 있죠. 이것만으로도 크게 유닛 관리가 편해집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 생산 건물은 없다. 하지만 다양한 경로로 얻은 유닛을 '계속' 사용!
- 각 유닛은 합성과 진화를 통해 유닛을 성장시킬 수 있다.
- 유닛은 하나라도 얻으면 '소환 시설'을 통해 최대 개체 수를 늘릴 수 있다.

▲ 각종 퀘스트에서도 확정 보상으로 좋은 유닛을 주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불어 '아니마'라고, 주인공인 노아가 변신해서 싸우는 거대 영웅이 있습니다. 세계관에서 '동령술'이라고 설명한 부분입니다. 3종의 아니마는 각자 스킬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꾸준히 성장시킬 수 있죠. 대신 이 아니마는 한 번 전투 불능이 되면 당분간 사용하지를 못해요.

이 유닛들과 아니마는 대인전과 레이드, 그리고 최대 4인 Co-OP 멀티 플레이와 더불어 퀘스트와 이벤트 던전에서 사용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길드에 속해 있다면 길드전도 진행할 수 있죠. 주로 자원은 대인전이나 퀘스트, 이벤트 던전에서 얻을 수 있고 유닛들은 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레이드에서 소환 재료가 나오기도 합니다.

레이드는 비동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최대 30인의 협동 플레이로 제한시간 내로 보스를 물리치는 형태. 전투는 혼자서 진행하지만, 보스의 HP가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전투 중에 다른 플레이어들과 채팅도 할 수 있어요.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한 다양한 이모티콘도 준비되어 있고요.

그리고 '리틀노아'의 최고 매력 중 하나는 캐릭터가 정말 귀엽다는겁니다. 열 네 살의 소녀 연금술사의 감성이 들어 있어서 그런지 유닛들이 다 하나하나 귀여워요. 그나마 무섭고 험악한 인상을 쓰는 것처럼 보이는 유닛도 다른 게임들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죠. 그리고 게임 전체가 이런 귀여운 캐릭터와 노아로 꾸며져 있어서 그런지 코믹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줍니다. 아름다운 BGM도 분위기를 살리는 데 한 몫을 합니다.

▲ 간단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각종 이모티콘이 많습니다.



멍청한 AI와 언밸런스라는 확실한 단점. 그리고 애매한 부분…

앞서 말한 것 처럼 CoC와 비슷해 보여도 '리틀노아'는 자신만의 장점도 많고, 개성을 잘 살린 게임이에요. 그러나 아쉽게도 단점도 꽤 많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좀 괜찮아진 편이지만 초기에는 랙 현상, 그리고 잦은 강제 종료 현상으로 많은 원성을 사기도 했죠. 지금도 가끔 강제 종료되는 현상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는 바로 AI, 그리고 극과 극으로 갈렸다고 할 만한 유닛 밸런스입니다. 원래 이런 전략게임들의 AI가 다소 멍청하긴 하지만, 리틀노아는 정말 끔찍할정도로 멍청한 수준이었어요. 멀쩡히 눈앞에 있는 공격 목표를 두고 이상한 곳으로 가기도 하고, 괜히 혼자 벽에 화풀이를 하는 유닛들도 많았죠.

본래 유닛마다 '우선 공격 목표'가 지정돼서 생기는 현상이긴 하지만, 도가 좀 지나친 수준이었습니다. 지금도 개선은 된 편이지만 여전히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신 유닛이나 밸런스 패치가 등장하면 '멍청한 AI를 이걸로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거든요.

엉뚱한 벽치기 말고도 이상한 길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멍청한 유닛 AI. 그래서 방어하기가 쉬워 보이는 것 같은데 또 그건 아니에요. 유닛과 방어 건물의 밸런스도 썩 좋지는 않은 수준입니다. 본격적으로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마도포'와 적을 밀쳐내는 선풍포를 각각 2기, '메가포'를 안정적으로 상위까지 기용할 수 있는 9홀이 되기 전에는 방어를 뚫기가 상당히 수월한 편이죠.

멍청한 AI와 언밸런스의 환상조합이랄까. 그래서 유닛이 멍청해서 답답해 죽겠지만 의외로 방어는 뚫기가 쉬워서 묘하게 공방밸런스는 은근히 맞는 기현상이 있죠. 하지만 밸런스가 맞으면 뭘 합니까. 유닛이 멍청해서 속터지는건 플레이어인데. 이런 부분이 더 안타까운 점은 안그래도 상당히 높은 플레이 피로감을 더 늘려준다는 겁니다.

'리틀노아'에서 플레이어가 뭔가 주도적인 플레이를 할 때는 배틀 포인트(BP)가 소모됩니다. 배틀포인트는 홀이 업그레이드를 통해 늘릴 수 있고, 10분에 1씩 회복되죠. 그러나 조금전에 언급했듯 플레이어가 주도적인 플레이를 할 때만 소모된다는 점. 이건 플러스이자 마이너스 요소일 수 있어요.

레이드나 4인 파티플레이를 개시한다든가, 적의 자원을 털러 가는 대인전이나 퀘스트를 수행할 때. 이런 경우 본인이 개설하는 전투나 퀘스트가 아닌 '참여'하는 건 전부 BP가 들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인지 마음먹고 레이드를 돌기 시작하면 정말 끝없이 레이드나 4인 파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요. 친구, 혹은 모르는 유저가 소환한 레이드에 참여해서 꾸준히 유닛을 획득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게 확률이 정말 만만치가 않습니다.

레이드에서는 딜링 순으로 1~5위를 해야 상위 유닛이 조금 잘 나오는 편이고, 그 아래 순위들은 정말 실낱같은 희망으로 해보는거죠. 초보들에게는 꽤 가혹합니다. 그러다 좋은 유닛을 하나라도 먹으면 금방 순위가 올라가기도 해요. 이게 다 유닛 밸런스가 안맞아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그나마 대인전은 좀 덜 피곤합니다. BP가 없으면 못하니까요.

유닛을 얻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합성으로 소환 최대치를 늘리고 레벨업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도 솔직히 게임에 애정이 생기기 전에는 상당히 고됩니다. 그리고 '소환 시설'에서 소환 최대치 업그레이드하는 시간도 꽤 길어요. 정말 긴 유닛은 일주일도 넘게 걸리거든요. 대신 소환 최대치 업그레이드중에도 유닛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죠.

그나마 요즘에는 길드전과 각종 퀘스트 보상으로 좋은 유닛들을 꾸준히 주곤 해서 크게 해소된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초보 유저들이라면 길드도 없고 대인전에서도 좋은 유닛을 얻기가 쉽지는 않겠죠.

리틀노아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많은 피로감를 호소하는 부분이 바로 유닛의 성장입니다. SR등급은 그럭저럭 노력하면 누구나 쉽게 최대 레벨이 되지만 SSR 등급의 유닛은…정말 성장하는 데만도 엄청난 마나와 합성 소재를 요구합니다. 그냥 말 그대로 "토나와요"

오죽하면 과금하는 유저들은 대부분 마나를 채워 유닛을 성장하는 데 쓰는 마나가 제일 많다고 할 정도입니다. 다른 게임들이 유닛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그리 적은 수치는 아니겠죠. 이해하긴 하는데 지나치게 피곤하다는 느낌이 들긴 해요. 거기다 최대 레벨이 되지 않으면 어빌리티가 발동하지 않으니까 예상보다 유닛이 좀 약하기도 하고요. 물론 30~40레벨만 되도 쓰는데 큰 문제가 없긴 합니다.

▲ 아무리 SSR유닛이지만...최대 레벨을 위해서는 거의 천 만 단위의 마나가 들어갑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바로 매칭. 자신이 약탈로 획득한 크라운이 많으면 많을수록 약탈할 수 있는 자원도 많아지고 털리는 자원도 많아집니다. 대신에 유닛이나 합성 재료 보상 확률도 올라가서 재료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편입니다.

2천 크라운 정도 부터 최고 보상을 얻을 수 있죠. 의외로 올라가는 건 금방이에요. 그런데 상위 유저들은 오히려 약탈하기가 어려운데다, 약탈을 해도 얻을 수 있는 자원이 적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1,400~1,600 크라운에서는 BP를 전부 약탈에 쓰면 쉽게 90~100만 정도의 마나를 얻을 수 있는데, 2,500 크라운 정도 되니까 오히려 40~50만도 얻기가 힘들더군요. 약탈 매칭을 계속 돌려보면서 찾으면 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죠. 그리고 드는 생각은 "이거 뭐야? 왜 전부 다 보호막을 쓰고 있어?"

결국 상위 유닛을 얻고 다시 크라운을 일부러 빼앗겨서 등급을 낮추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크라운이 많을 수록 털리는 자원도 많으니까. 거기에 상위 유저들은 상당히 영악해서 다 털지도 않아요. 그래야 한 4~5시간 뒤에 또 털 수 있으니까요. 하루나 이틀 정도 바빠서 잠시 돌보지 못해도 바로 마나가 다 털려버리죠. 아이고, 내 마나 내가 그걸 어떻게 훔쳐온건데!!

그래서 저 등급에 오히려 보호막을 사용하지 않은 고등급 유저들이 많은 부분을 확인해볼 수 있어요. 이건 리틀노아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전략게임에 비일비재한 문제입니다. 상위 유저가 힘들어서 중간에 내려오고, 초보 유저들이 방어가 정말 튼튼한 상위 유저을 털 수 없으니 포기하고. 점점 매칭은 악랄해지고요. 결국 초반부터 중상위권의 매칭이 악랄하다는 건 초보들의 유저들의 진입을 막게되는 또 하나의 허들이죠. 모든 전략게임들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리틀노아도 여기서 예외일 순 없습니다.



장단점을 잘 알겠어요. 그런데 왜 이게임을 추천하죠?

'리틀노아'를 냉정하게 말하면 전략게임으로서는 정말 뼈아픈, 치명적인 단점인 밸런스와 매칭이 좋지 않다는 약점을 가진 게임입니다. 그래서 게임에 대한 평가가 일본에서도 좀 극과 극으로 가는 경향이 있죠. 혹자는 정말 그래픽을 제외하곤 볼 게 없는 게임이라고 할 정도였어요. 그러나 그건 '초창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은 상당히 많이 개선된 상태에요. 여전히 밸런스와 매칭 시스템은 좀 불만이지만. 대신 길드전 승리로 얻은 자원으로 해소가 가능하긴 해요. 그건 절대로 안 털리는 쌈짓돈최후의 보루 같은거거든요. 어느 순간 보면 2~3백만에 달하는 마나와 골드가 쌓여있어서 꾹 참아왔던 업그레이드나 합성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 길드전 승리 보상. 이건 털리지 않는 쌈짓돈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충분히 언어의 압박을 이겨내고 즐겨볼만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서비스 초기라면 제가 추천을 하지 않았겠죠. 절대로! 그러나 제가 어떻게 보면 좀 고약한 버릇이 있어요. 한 번 마음을 잡은 게임은 쉽게 놓지 않는 버릇. 나름 연구해보고 싶은 게임이라 꾸준히 상태를 지켜보다 보니 드는 생각이 있었죠. "마음엔 좀 안 드는 데…무과금으로도 충분히 할 만하긴 하네. 그래도 좀 지켜볼까?"

'리틀노아'의 운영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일단 유저들의 피드백이 조금씩이나마 차근차근 적용되고 있어요. 게임도 그래서 예전보다는 많이 할만한 게임으로 변했고, 초보 유저도 게임에 비교적 쉽게 정착할 수 있을만한 부분도 많이 만들어놨어요.

그리고 캐쉬를 많이 주는 편입니다. 매주 출석 체크로 주는 기본 루비의 양도 상당한데, 더불어 각종 업적 보상과 이벤트 보상, 그리고 퀘스트 보상 등등…정말로 초반에 캐쉬인 '루비'가 모자랄 일은 없습니다. 마음에 들어서 결제를 해보려고 하면, 사실 공짜로 주는 캐쉬가 얼마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긴 해요. 그런데 이 캐쉬로도 게임에 정착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점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 출석보상과 업적, 이벤트로도 상당히 많은 캐쉬를 줍니다.

초기에 유저들이 정착하는 데 사용하는 필수라고 할 만한 캐쉬 요구량이 아주 적다는 거죠. 물론 캐쉬를 쓸데는 많아요. 초기에는 일꾼을 늘리고, 보호막을 이용해서 자원을 꾸준히 얻어오고 유닛도 만들고 하면 됩니다.

그런데 무과금 유저라면, 이런 캐쉬들이 조금씩 쌓여서 나중에는 루비가 남아서 어디에 써야할 지 좀 고민을 하게됩니다. 그래서 보통 본격적으로 약탈, 방어, 성장을 하는 유저들은 건물을 빠르게 완료하거나 자원 생산 속도 증가, 보호막을 씌우거나 자원을 충전하곤 하죠. 최근에는 진화 재료나 특정 합성 유닛을 판매하는 상품도 생겨서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어요.

또 하나. 개인적으로 '리틀노아'의 게임 운영에 가장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부분은 바로 점검에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임시 점검을 할 때마다 특유의 일러스트가 같이 올라오는데요, 일본 위키에서는 이걸 모아 하나의 항목으로 분류할 정도죠. 딱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이런 이유로 점검한다'는 딱딱한 메시지가 아니라서 뭔가 묘한 느낌이 들어요. 단순히 재활용한 일러스트가 아니라 정말 정성이 느껴지는 듯 하기도 하고요.

그냥 팬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런것 하나하나가 유저들이 의외로 신경쓰고 좋아하는 부분이잖아요? 손 수 그린 일러스트와 공지, 그리고 보상안. 보고있자면 '아, 개발사가 진짜 좀 미안해하는구나'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자칫하면 독이 될 수 있는 무서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나름 슬기롭게 잘 대응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부 다 미안합니다...라는 메시지로 올라온 일러스트들입니다.

'리틀노아'는 귀여운 컨셉, 성장과 약탈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걸 무기이자 매력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엉망인 밸런스와 매칭, 그리고 멍청한 AI 등 여기저기좀 날이 덜 서있고 이가 빠져있는 무기죠. 누군가에게는 심쿵할만큼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타격도 주지 못하고 힘만 빼는 그런 무기.

한때는 '리틀노아'는 '열도의 COC'라는 우스갯소리로 불리면서 비슷한 점이 너무 많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무기와 매력을 꾸준히 닦아오면서 그런 이미지는 이제 많이 탈피한 상태죠.

'리틀노아'는 서비스한지 어느덧 반 년도 훌쩍 넘었고, 전략 부문에서는 나름의 입지도 다졌습니다. 거기다 일본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100만 다운로드가 넘기도 했고요. 지금은 새벽에도 간간히 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유저들도 많이 늘어났답니다.

뭔가 좀 색다르고, 평화로우면서도 귀여운 전략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리는 게임입니다. 국내 정식 발매가 되지 않은 게임이라 아쉽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