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필(Enfeel)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캐주얼 RPG '메달 마스터즈'가 오는 18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된다.

'메달 마스터즈'는 2012년 라인(LINE) 버즐'로 글로벌 누적다운로드 천만 건을 돌파한 엔필의 신작으로, 248명에 달하는 영웅을 수집하고 육성하며 전략적으로 나만의 파티를 조합하는 캐주얼 RPG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기반으로하여 터치 한 번으로 영웅이 보유한 각기 다른 스킬을 발동 시킬 수 있으며 콤보를 이어가며 긴장감이 유지되는 액션을 즐길 수 있다. 16일 현재 글로벌 사전 예약 신청자수가 15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라인 버즐'로 한번의 성공을 거둔바 있는 엔필을 찾아 이승훈 대표와 안병렬 팀장 그리고 넥슨 모바일 글로벌사업 2팀의 강민철 PM을 만나 '메달 마스터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강민철 PM, 이승훈 대표, 안병렬 팀장 (좌측부터)



■ 캐주얼 RPG '메달 마스터즈' - "'딱 떨어지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캐주얼 RPG다. 하드코어 RPG 일색인 시장에서 왜 캐주얼 RPG를 택했는가.

이승훈 대표: MMORPG 등 PC 개발 인력이 모바일 시장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현재의 액션 RPG 시장이 형성됐다고 본다. 우리의 경우, 그러니까 2년 전 PC MMORPG를 만들던 인력으로 꾸려진 업체와 경쟁은 피하고 싶어서 다른 형태의 RPG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높은 인기를 보여준 '퍼즐 앤 드래곤' 같은 퍼즐 RPG에 관심이 많아 이러한 형태를 생각했다. 그렇게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결론만 말하자면 지금 '메달 마스터즈'는 파티 시스템이나 속성 시스템은 '퍼즐 앤 드래곤'의 그것과 비슷한 형태지만, 전투는 액션에 가까운 형태다.

처음 개발할 때 전투에서 퍼즐을 빼버렸더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 '퍼즐 앤 드래곤'에서 퍼즐을 빼고 그 자리에 다른 방식을 넣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 재미가 없었는데, 우리가 '라인 버즐'을 만들었기에 또 퍼즐 게임을 만들기는 싫어 액션 RPG의 전투 방식을 도입했다.

다만, 하드코어한 액션성은 아니고 캐주얼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동시에 아기자기하고 게임 내 요소가 맞물려 잘 돌아가는 '딱 떨어지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상성이나, 파티 구성, 직업 등이 잘 맞물리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과정에서 개성도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독특한 포지션답게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게 있을 거 같은데.

이승훈: 사실 겉모습만 보면 액션 RPG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게임이 중반 이상 진행되면 '메달 마스터즈'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여주고 싶은 건 직업적 밸런스다. 각 직업에 개성을 부여하여 파티 구성에 다양성을 추구했다. 전략적인 부분을 강조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MMORPG 레이드를 간다고 했을 때, 사용자들은 공략에 필요한 직업으로 파티를 구성하는 것 처럼 말이다.

'메달 마스터즈' 역시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세부설정을 뜯어보며 영웅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파티를 구성하는 재미를 추구하고자 했다.

다른 게임과 특출나게 다른 게임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은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RPG에는 들어가지 않는 다양한 요소들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접목했다. 단, 전제는 있었다. 전략적인 부분을 극대화할 것.

훈련소가 좋은 예다. 훈련소는 새로운 영웅을 획득했을 때 영웅의 성장을 가속하는 장소다. 통상 다른 게임에서 새로운 영웅을 획득하면 영웅 성장을 위해 이전에 클리어한 스테이지로 돌아가 육성시켜야만 했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모바일 전략류에서 많이 사용하는 병사 생산과 비슷한 방식이다.

낮은 레벨의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해 이미 지나온 스테이지를 플레이해야만 하는 게 정말 재미없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래 게임 진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영웅을 성장시킬 수 있게 했다. 물론 훈련소에서 육성 중인 영웅도 스테이지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메달 마스터즈'는 진화나 각성 확률이 100%다. 많은 게임이 실패 확률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확정확률이기에 모바일 전략게임의 콘텐츠 소모 방식을 차용했다. 의미 없는 전투를 없애고 싶었다.

▲ 다른 게임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고자 등장한 훈련소와 영웅 수집



초반 허들을 넘기기 위해서 - "그런데 튜토리얼을 잘 안 읽더라고..."

중반 이후에 '메달 마스터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럼 게임 초반부에 사용자 이탈 방지책도 마련되어 있는가?

이승훈: 소프트런칭 후 수정을 가하기도 했고, 튜토리얼도 보강, 수정했다. 아무래도 리텐션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고민을 좀 한 부분이다.

큰 문제는 사용자가 새로운 요소를 학습해야 하는 사실이었다. 액션 RPG는 사용자들이 학습이 충분히 돼 있으므로 접근이 쉽지만 '메달 마스터즈'는 상성, 직업 특성들을 이해해야 좀 더 전략적이고 재미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 때문에 이를 지속적이고 단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용자들이 튜토리얼을 안 읽는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지만….


나도 그렇다. 반성한다. 그럼 기획단에서 밸런스는 어떻게 잡았나. 아무래도 초반에 배워야할 게 있다면 중요한 요소일텐데.

안병렬 팀장: 밸런스... 시쳇말로 '숨만 쉴 줄 알아도' 클리어할 수 있게 초반 부분을 준비했다. 학습하는 과정이기에 직업 및 상성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했다. 게임이 좀 더 코어 해지는 부분부터는 전략과 조합 등 게임 요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난이도 및 콘텐츠 배치를 고려했다.

이승훈: 비슷한 맥락에서 처음 게임을 만들 때 이러한 것을 고민했다. 속성, 직업 조합, 시너지가 발생하는 파티 찾기 등 알아야 할 것 들이 계속 나오는 학습할 거리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조금 어려워졌다. 그래서 처음부터 코어한 요소를 들이밀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초반부를 액션 RPG와 유사한 형태로 배치했다. 게임에 정을 붙이면 게임에서 이탈하지 않으리라 판단했다. 이편이 처음부터 다양한 요소를 들이미는 것보다는 나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민철 PM: 초반부에는 콤보에 재미를 느끼고 플레이하다가 중, 후반부 전략과 조합 이해 등 '메달 마스터즈'의 진짜 재미를 알 수 있게 될 거다.



■ '블리츠' 그리고 금지 조건이 있는 'PvP' - "긴장감, 집중력, 무과금"

'메달 마스터즈'에는 총 5개의 게임 모드가 존재한다. 전장, 스페셜던전, 무한도전, 아레나, 약탈전이 준비되어 있다.

전장은 총 5개 지역, 31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나리오에 따라 등장하는 다양한 몬스터들과 던전을 클리어하며 레벨을 높일 수 있는 곳이다. 전장에 참여하는 영웅은 플레이어가 보유한 코스트에 따라 최대 4명을 파티로 구성할 수 있으며 친구 영웅을 1명 소환할 수 있다. 다양한 메달과 골드, 강화 재료 등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스페셜 던전은 12레벨부터 입장할 수 있는 특수 던전으로 '요일', '긴급', '강림' 등 총 3개로 구성되어 있다. 영웅 육성에 필요한 다양한 재료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무한도전은 랜덤으로 나오는 강력한 몬스터들을 통해 영웅들의 강함을 테스트하며 더욱 희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다.

PvP 콘텐츠인 아레나는 시즌별 최강자를 가리는 등급제 전투 콘텐츠로 1주 단위의 시즌으로 운영된다. 금칙조항 등 특수 조건이 붙는다. 약탈전은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전을 펼치는 비동기 콘텐츠로 승리할 경우 상대방의 영혼석과 코인을 빼앗을 수 있는 콘텐츠다.




'메달 마스터즈'에서 이 콘텐츠 만큼은 특이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나

이승훈: '블리츠'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이 아이디어 반응이 매우 좋지 않았다. 특히 안병렬 팀장이 반대했다. 사실 전통적인 RPG가 가진 시스템은 아니다.

전투의 손맛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할 때였다. '메달 마스터즈'의 전투는 필연적으로 전투 상황을 제대로 보고 판단해서 전략적으로 움직임을 행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니 자연히 전투 집중도가 떨어졌다. 이 점이 손맛의 부제로 이어졌다.

그렇다 보니 사용자들이 전략적으로 움직임을 행하는 것보다는 단순히 스킬 쿨이 돌아오면 기계적으로 스킬을 사용하곤 했다. 전체 상황과 '토털 마나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전략적인 전투를 할 수 있게끔 유도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시선을 전투에 잡아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껏 RPG들은 보통 답이 정해져 있는 느낌이 강했다. 뭘 해도 이길 수 있는 스테이지, 뭘 해도 이길 수 없는 스테이지같은 극명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를 없앴다. '블리츠'의 핵심은 이거다. 잘 조합하면 강력해져서 이길 수 있는 시스템. 전투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진행 중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블리츠'로 하여금 집중력과 긴장감 둘 다 잡을 수 있었다.


안병렬: 나는 PvP가 좀 다르지 않나 싶다. 오픈 스펙으로 PvP가 두 종류 들어가 있는데 약탈전은 남의 자원을 약탈해 오는 시스템이다. 보통의 RPG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인데 '클래시 오브 클랜' 류의 모바일 전략게임처럼 뺏어오고 복수할 수 있게 준비했다.

또한, 아레나에서는 사용자들이 능력치 좋은 영웅으로 도배하는 이른바 '국민 덱'으로 스킬만 제대로 쓰면 이기는 구조를 깨고자 약간의 변화를 줬다. 금지 조건을 거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시즌 코스트를 제한한다거나 특정 속성을 아레나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거다. '강한 영웅 수집'에서 벗어나 조합과 상성을 고민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무과금 사용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공평한 PvP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한 것이 최고인 기존 PvP의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 차별점으로 내세운 블리츠와 PvP



넥슨 손 잡은 엔필 - "장기 서비스를 생각하고 만들었다."

말레이시와 호주 등에서 소프트 런칭을 진행했다. 지표는 어떤가?

강민철: '슈퍼 판타지 워'가 소프트 런칭한 곳과 동일하게 진행했고 두 게임을 두고 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메달 마스터즈'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려 18일 출시하게 됐다.

이승훈: 소프트 런칭 후 피드백을 받아 리텐션에 관련한 작업을 했다. '왜 초반부에서만 빠져나갈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무래도 제대로 즐기려면 일정 기간 게임을 즐겨야 하기 때문인데 이점을 많이 보완하고 수정했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에게 2011년 전략 투자를 받았다. '라인 버즐'도 잘됐고. 그런데 넥슨과 계약했다?

이승훈: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의 게임 정책이 바뀌면서 계약은 해지됐으나 지분 보유는 여전하다.

'메달 마스터즈'를 2년 만들었는데 사실 1년을 예상하고 만든 게임이다. 운영 자금 문제 때문에…. 그래서 생각만 해놓고 시간과 자금 문제로 구현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퍼블리싱 계약 당시 넥슨은 우리의 게임을 보고 '이런 걸로는 안돼요.'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다행히 넥슨이 우리의 계획을 잘 이해해줬고 덕분에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게 되어 정식 출시를 앞두게 됐다.

▲ 2011년 12월,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로 부터 전략 투자를 받은 엔필.


'이런 걸로는 안돼요.'라고 했는데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메달 마스터즈'가 그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

강민철: 해외 사업본부다 보니 게임을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했을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먼저 한다. 범용적으로 타겟을 분산시켰을 때 효과도 본다. '메달 마스터즈'는 이 점에 충분히 부합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메달 마스터즈'는 클라이언트 용량이 150메가다. 큰 장점이다. 동남아시아, 남미 시장에서 아주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또한,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해도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방식도 장점이다.

이승훈: 퍼즐 게임을 만들 때 중국 파트너들과 일을 많이 했는데 그들의 요구는 항상 '작게, 작게, 작게'다. 또한, 중국, 동남아시아 심지어는 일본까지도 네트워크가 불안정해 네트워크가 단절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래서 그러한 상황을 많이 고민했었다. '퍼즐 앤 드래곤'이 큰 성공을 거둔 배경에 이러한 이유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잘 준비했다.


개발만큼 중요한 게 마케팅이다. 어쩌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는데, '메달 마스터즈'의 셀링 포인트를 어떻게 잡고 있는가

강민철: 어느 한 국가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 한국, 북미, 일본 대만을 주요 타겟으로 보고 초반 지표를 확인한 후에 권역별, 국가별로 다른 포인트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승훈: 모바일 게임이 수명이 짧은 편에 속한다. 물론 오래 가는 게임들도 있지만, 태반은 1년을 못 가기도 한다. 우리는 오래 끌고 가고 싶다. 전략적인 깊이 등 나름 새로운 재미를 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크게 성공하는 것도 좋겠지만 오래가기를 원한다. 오래가는 게임을 벤치마킹해보고 분석도 많이 했다.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 등 장기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했다.





■ 메달마스터즈 6행시 - "즈을겁게 즐겨주세요!"

게임 개발 초반에 기획서가 없이 게임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병렬: 맞다. 즉흥적인 부분이 많았다.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있으면 일단 만들어보곤 했다.


이승훈: 보통 기획서가 먼저 나오기 마련인데 우리는 기획서가 없었다. 대신 지금 현재 만들어 놓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를 분석하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게임 개발이 어려운 것이 기획서대로 게임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들겠다고 한 게 중간에 틀어지기 시작해서 종국에는 '이게 뭔가'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제작하고 고민하고 만들어 놓고 분석을 했다. 이런 방향이 맞는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유지할 것인지 없앨 것인지. 이런 식으로 기획을 다듬어 나갔다.


안병렬: 그래서 팀원 간 의사소통이 많았다. 처음 4명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11명이 있다. 개발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기술이 발전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팀원 간 같은 게임을 그릴 수 있게 됐다. 게임 취향도 비슷해지고….


마지막으로 '메달 마스터즈'로 6행시 한 번 지어보자.

안병렬: 이런 거 너무 어렵다. 잠깐 시간 좀 달라.


: 메달 마스터즈를 즐기게 될 유저 여러분

: 달갑게 즐겨 주시길 바랍니다.

: 마무리 담금질로 여러분에게 최고의 경험을 드리고자 노력 중입니다.

: 스페셜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터무니없는 요청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 즈~을겁게 게임을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