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개의 VR 게임을 출시한 맥네일(E. McNeil) 개발자

새로운 먹거리라 불리는 VR 시대가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래 세상처럼 예견만 하다가 다가올 것 같지 않았던 VR이 어느새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 덕분에 VR은 여전히 뜨겁고 앞으로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GDC2016 현장의 VRDC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200명이 정원인 강연장에 1,000여 명이 넘게 몰리기도 했으니까. 아젠다에 등록하지 않은 인원까지 합치면 가늠도 안가는 숫자가 VRDC에 몰렸다.

GDC 주최 측에서도 이를 예상하지 못했는지, 부랴부랴 외부에서 강연을 지켜볼 수 있도록 TV를 설치하고 인원을 통제했다. VRDC의 한 세션인 '2개의 게임, 4개의 플랫폼'도 마찬가지였다. 샌디에이고의 1인 개발자 맥네일(McNeil)은 다크넷(darknet)과 택테라(Tactera)를 개발한 VR 개발자로 그의 게임 다크넷은 '기어 VR'의 런칭 타이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삼성의 '기어 VR', 오큘러스의 '오큘러스 리프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 HTC의 '바이브'를 먼저 경험해본 개발자 관점에서 개발단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개발자와의 관계는 어떤지, 또 기획이 어떻게 플랫폼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를 설명했다.

▲ 이 뒤로도 구비구비...

▲ 테마파크 인기 놀이기구 대기 줄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줄.

그는 우선 현재 널리 알려진 VR 기기 5종을 소개했다. 상기에 언급한 4가지 기기에 '구글 카드보드'가 추가한 것으로 성능 순으로 '구글 카드보드' - '기어 VR' - '플레이스테이션 VR' - '오큘러스 리프트' - '바이브' 순으로 나열했다.

그는 "'구글 카드보드'는 매우 싸다는 이점이 있으나 퍼포먼스가 매우 절망스럽다"며 "뿐만 아니라 입력기기나 머리끈 등 구성요소도 부족하다. 또한, 하드웨어 자체가 매우 파편화되어있다."라는 설명을 하며 '구글 카드보드'는 앞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글이 새로운 VR 기기를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있다."라고 언급해 구글의 VR 참전 가능성은 열어 두었다.

맥네일은 3가지 기준 -'기획 영향력', '개발자 경험', '시장성' - 으로 VR 플랫폼을 평가했다. 기획 영향력은 해당 플랫폼, 기기가 게임을 설계하는 데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평가한 것이다. 모든 VR 기기는 기본적으로 메스꺼움, UI, 3D라는 요소를 공통으로 가진다는 전제를 깔아두고 플랫폼별 기기 설명을 이어갔다.

▲ 성능 순으로 나열한 VR 기기. 중간 격차가 꽤 크다.



■ 게임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 - "어떤 게임을 만드느냐에 따라 플랫폼을 선택할 것."



"기어 VR은 전방위 위치 감지 기능(Positional tracking)이 없으며 선 역시 없다. 터치패드는 기기 내에 포함되어있으며 게임패드는 선택사항이다. 공식 스펙상 1440P 해상도에 스테레오스코픽 3D, 60FPS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하게 할 수는 있다. 다만 그렇게 하기는 매우 힘들다.

오큘러스 리프트플레이스테이션 VR은 전방위 위치 감지 기능을 지원하지만 '룸 스케일'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두 기기 모두 게임패드, 트래커 컨트롤러를 지원하기 때문에 입력기기의 파편화가 생겼다.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두 입력기기의 작동 방식이 달라서 게임을 디자인하는 입장에서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물론 둘다 대응하는 방식으로 디자인 할 수도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PC에서 '플레이스테이션 VR'은 PS4에서 절륜한 성능을 발휘한다.

바이브는 유일하게 '룸 스케일' 위치 감지 기능을 지원하며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트래커를 지원한다. 하지만, 어떤 기기보다 높은 PC 사양을 요구한다. 밸브의 '스팀' 플랫폼으로 VR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 기어 VR용으로 제작된 게임.

맥네일은 어떤 플랫폼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기마다 확실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게임을 원하느냐에 따라 플랫폼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고성능 기능과 '룸 스케일' 기능이 필요하다면 바이브를, 터치패드용 VR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기어 VR'를 선택하는 것처럼 각 기기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내 게임이 어디에 잘 대응하고, 어울리는지 비교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 맥네일이 현재 작업하고 있는 게임은 전작과 다르게 고성능으로 디자인했기 때문에 바이브를 선택했다.



■ 개발자 경험 - "지원과 퍼블리싱."


일반적으로 현재 VR 플랫폼은 개발자 친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게임 쪽에 높은 수요가 형성되어있다. 그러므로 플랫폼 측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면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기어 VR과 오큘러스 리프트는 개발자 하드웨어가 널리 퍼져있는 상황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기어 VR'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낮기는 하지만,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는 높은 편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용으로 제작되는 게임은 오큘러스가 운용하는 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 받을 수 있다. 맥네일의 게임 '다크넷'도 오큘러스로부터 자금을 유치 받아 개발된 게임이다. 오큘러스는 인디 개발자의 지원을 위해 천만 달러 (한화 약 12억 원)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투자 유치를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은 데모를 제작해 오큘러스 쪽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펀딩 등에서도 알 수 있듯 개발자와 플랫폼 관계는 매우 좋으며 플랫폼 측의 눈에 띈다면 대단히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 역시 개발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VR'용 게임은 소니에서 배포하는 개발자 킷을 통해 제작 가능하며 통상적인 콘솔 퍼블리싱 단계가 필요하다. 소니 역시 플랫폼 진흥을 위한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 VR'의 특징적 기능을 잘 살린 게임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바이브는 밸브에서 배포한 개발자 킷으로 개발할 수 있다. 지금은 수요가 많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장점은 그린릿 등을 통해 스팀 출시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퍼블리싱 문턱이 제일 낮다는 점. 플랫폼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발에 관해서는 방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시장성 - "소비자 버전 출시 시기와 가격"


기어 VR은 선점 효과를 잠시 누리기도 했으나 괄목할 만한 판매량은 올리지 못했다. 소비자 버전이 출시된 이후 십만 대 정도가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99달러로 출시된 '기어 VR' 소비자 버전은 삼성에서 엄청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여 개의 앱 생태계가 구성된 상태다. 앱들은 무료에서부터 10달러까지 분포되어 있다. '기어 VR' 소비자 버전 런칭 타이틀이었던 '다크넷은' 출시와 동시에 큰 수혜를 입은 바 있다.

3월 28일, 599달러로 출시되는 오큘러스 리프트는 프리오더 물량인 최소 백만 대에서 최대 사백만 대 정도가 보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천만 대 정도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오큘러스 터치'가 2016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플레이스테이션 VR'은 2016년 상반기 혹은 가을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PS4 기반이기에 3천 5백만 대 이상의 풀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소니의 강력한 지원이 있을 예정이다.

바이브는 2016년 4월에 799달러로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가장 잠재력이 뛰어난 기기이자 플랫폼 추종자들에게 열렬할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팀'을 통한 마케팅도 커다란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기어 VR 소비자 버전 출시 직후 '다크넷' 추이.



■ 결론 - "어떻게 타겟 설정을 해야될까?"

기어 VR은 고성능을 구현할 필요가 없으며 조작 체계에서 자유롭고 싶을 때 선택. 플랫폼 자체는 믿음직.

오큘러스 리프트플레이스테이션 VR은 '룸 스케일' 기능이 필요하지 않는 고성능 게임에 적합. 펑딩과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음. 플랫폼도 믿음직.

바이브는 '룸 스케일' 기능이 필요하고 핸드 트래킹을 지원하는 게임에 적합. 플랫폼도 믿음직

모든 플랫폼에 완벽히 적합한 게임은 없음. 혹은 모든 플랫폼에 대응할 정도로 유연한 가변성이 보장되는 게임을 개발 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