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 시장이 e스포츠 산업의 방향과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2016 히어로즈 스프링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HSC) 현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방문했다. MVP 블랙과 EDG의 결승전 1세트가 끝난 후 박원순 시장은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CEO와 함께 짧은 간담회를 가졌다.

박원순 시장은 마이크 모하임 CEO에게 "서울시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인사를 건넸고, 마이크 모하임 CEO는 "우리의 대회를 보러 와서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렇게 큰 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는 사실 덕분에 서울이 e스포츠의 중심 도시가 됐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아서 기쁘다. 일상적으로 e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경기장을 이달 말에 상암에서 열 예정인데, 앞으로도 이런 대회를 여는 데 있어서 서울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마이크 모하임 CEO는 "정말 기쁘다. 블리자드의 모든 임직원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서 "금요일에 시간을 내서 상암 경기장을 방문했는데 정말 멋졌다. 이런 시설을 갖추게 된 것을 축하드리고, 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박원순 시장은 "e스포츠가 이미 큰 시장이 됐고, 한국에서도 MVP 블랙같은 훌륭한 팀이 있기 때문에 e스포츠 경기장 개관이 실현된 것 같다. OGN과 서울시 등이 힘을 합쳐 이런 시설을 열게 됐는데, 앞으로도 선수들의 육성이나 글로벌 리그 개최를 하면서 서울시가 e스포츠의 메카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박원순 시장은 "얼마 전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화제가 됐다. 서울시가 앞으로도 이러한 각종 미래 산업의 중심지가 되길 희망하며, 그에 맞게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 서울이 e스포츠의 중심지가 되면서 부모님들은 자녀들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지만 얼마든지 부작용을 줄이면서 e스포츠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으니 앞으로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마이크 모하임 CEO는 "한국, 특히 서울은 우리에게도 아주 중요한 곳이며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곳이다. 해외 지사 중 최초로 서울에 지사를 설립했고, 이미 오래 전부터 서울이 게임의 메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박원순 시장을 대상으로 한 각종 매체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첫 번째로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계획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박원순 시장은 "4월 30일이면 상암동에 e스포츠 전용 스타디움이 열린다. 앞으로 많은 행사가 이곳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이후 물리적인 스타디움 개관 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 특히 이런 글로벌 행사가 더 자주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 방송사를 통해 다양한 행사를 홍보하고 관리하는 것이 주된 과제라고 생각한다. 서울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청탁 기관과도 서로 협력을 하고 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서 e스포츠 진흥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두 번째로 예전에 열렸던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같은 e스포츠 페스티벌이 최근 거의 열리지 않고 있는데 남은 임기 동안 다시 그런 행사를 재개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앞으로 다양한 e스포츠 축제를 상암 경기장에서 열 예정이다. 물론 상암 경기장 뿐만 아니라 더욱 넓은 장소에서도 e스포츠 축제를 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게임을 질병으로 취급하는 태도에 대한 의견을 묻자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속담이 있다. 혹 그런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e스포츠는 이미 우리 시대의 대세 문화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이 있는 상황에서 e스포츠의 진흥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을 할 수 있다. 그런 부작용이 e스포츠의 진흥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태도에는 반대하고,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게임을 금지하고 억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오히려 금지할수록 청소년들은 더 큰 호기심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본능을 억압하는 방식의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한 쪽에서는 산업 진흥의 길을 열어줘야 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릴 때 부모님이 밤 늦게 공부하면 눈이 나빠진다고 내게 공부를 너무 늦게까지 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따르자 오히려 공부를 더 잘하게 됐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하면 아이들의 호기심과 욕망만 더 키운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게임을 할 때는 하게 해 주고, 나머지 시간에 학습을 하게 해야지 처음부터 게임을 무조건 나쁘게 취급하고 금지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현 사회가 워낙 다양성이 많은 사회이기 때문에 게임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큰 무대에 올라설 수 있지 않나. 피겨를 잘하면 김연아처럼, 바둑을 잘하면 이세돌처럼, 게임을 잘하면 임요환처럼 될 수도 있는 세상에서 어떤 것을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