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을 수 없을 것 같은 수비, 4백 2보란치, 우직함, 단단함, 성실함.

피파 온라인3 프로게이머 양진협 선수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입니다. 그는 가장 최근 대회인 챔피언십 2015 시즌2에서 강력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며 깔끔하게 우승까지 차지한 선수죠. 이후 피파 온라인3의 엔진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한동안 대회가 진행되지 않아, 꾸준히 활약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그는 여전히 피파 온라인3의 경기장 속에서 새롭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엔진 업데이트로 확 달라진 게임성 때문에 이제는 필살기인 수비력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던 양진협 선수. 전술과 플레이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많은 분이 궁금해하고 계실 텐데요.

마침 피파 온라인3의 공식대회 챔피언십이 엔진 업데이트 이후 긴 공백 기간에 마침표를 찍고 5월 7일(토) 2016시즌으로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최초의 2회 연속 우승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는 양진협 선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전하지 못한 그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Q. 대회도 그렇고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먼저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피파 온라인3 챔피언십 2015 시즌2 우승자 양진협 입니다.

피파 온라인3 감독명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신 거 같더라고요. UEFA클럽 소속으로서 'UEFA비트'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습니다.


Q. 엔진 업데이트가 되고 공백 기간이 길었습니다. 근황이 어떠신지요?

지난 시즌 이후에는 친인척분들이나 친구들한테 한턱 쏘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왔어요. 이제는 대회 직전이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Q.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지난 시즌을 회상해본다면 무엇이 가장 기억이 남나요?

솔직히 어떻게 결승까지 가고 우승까지 했는지 정말 믿기지 않아요. 제가 우승자가 될지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온라인에서 상대 선수들과 붙으면 그리 승률이 높지 못하기도 했고요.

우선 첫 승을 먼저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첫 세트부터 좀 신중하게 경기에 임했던 거 같아요. 첫 경기는 아쉽게도 졌지만, 조별 예선 두 번째 상대인 김강 형이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거인지, 그 정도의 실력이 아니었는데, 운이 따라줘서 2연승을 거두고 점수를 많이 냈어요. 그 덕에 성장형 스쿼드 보강 자금인 EP를 많이 얻게 돼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시작부터 조금 더 좋은 스쿼드를 꾸리게 되었고, 이후로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바로 이어서 진행된 아시안컵 대회에서의 성적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아시안컵은 저한테도 그렇고 같은 팀이었던 박준효 선수, 장동훈 선수에게도 너무 아쉬웠을 겁니다.

제가 결승전 마지막 주자로 나서고 보여준 게 없어 동생들한테 미안할 뿐이었어요. 2014년 아시안컵에서도 우리나라가 준우승을 했기 때문에 2015년에는 대표로 뽑히고 꼭 우승하려고 노력했거든요.

결승전에선 부담이 많이 돼서 인지 경기력도 많이 밀리게 되고 패스 미스도 많아지게 되면서 PK 상황도 내주게 되었어요. 평소 같으면 C 커맨드 수비로 길목만 차단 했을 텐데 빨리 뺏고 공격하려는 욕심 때문에 C수비를 하지 않고 D 커맨드 수비를 하면서 PK를 내주었네요.

이때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점에서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준우승도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국가 대항전이라 더욱더 각오가 남달랐는데, 피파 온라인3 유저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죄송했습니다.

▲ 챔피언쉽 2015 시즌2 결승전 4세트 양진협 vs 정세현, 우승 세레머니


Q. 이제 뉴임팩트 엔진으로 진행되는 첫 대회죠. 아예 새롭게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 연습을 해보셨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엔진이 바뀌고 순위 경기를 해봤을 땐 매번 상위권에 들고 있긴 한데, 비슷한 점수대에 유저분들과 만나면 아직 많이 지고 있는 거 같아요.

득점이 잘 나오지 않아 승부차기 상황도 많이 나오게 되고요. 전 엔진에서 했던 플레이나 습관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그걸 버리고 적응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듣고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새 엔진 자체의 문제점들이 많기도 한 것 같아요. 물리 엔진의 많은 부분을 세세하게 고치는 게 쉬운 게 아니라는 점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이전 엔진이 플레이하기 편한 것 같아요.


Q. 4백 2보란치 수비 집중 스타일의 전략, 전술이 양진협 선수의 대표 아이콘이 되었었는데, 지금까지도 유효한가요?

이번 엔진은 공격력이 좋아야 더 유리한 거 같습니다. 수비 ai가 많이 높아서 누구나 수비력이 좋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2보란치로 포메이션을 짜놔도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공격가담을 적극적으로 해서 역습도 많이 당하는 것 같습니다. 공격, 수비 밸런스가 적당한 포메이션을 아직 찾는 중이에요.

▶ 양진협 선수의 현재 피파 온라인3 스쿼드, 다양한 선수를 기용 중


Q. 요즘엔 전설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는 게 유행인 것 같은데, 양진협 선수는 아직 시즈널 선수들을 많이 사용하시네요.

저는 그냥 제가 쓰고 싶은 선수가 있으면 쓰는 스타일이라서요. 월드 레전드 선수도 쓰고 싶으면 써보고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이 선수를 살바엔 여러 시즈널 선수들을 사서 써보자는 생각입니다. 시즈널 선수로 플레이하게 되면 전설 선수들에 비해 밀리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요.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후보 선수까지 해서 선수들을 꽤 많이 사용하는데, 구단 가치는 약 60억 정도 됩니다.


Q. 챔피언십에선 성장형 스쿼드를 사용하잖아요? 이 다양한 선수 중에선 누굴 데려갈 것인지.

챔피언십 스쿼드는 아무래도 조금 더 자주 쓰던 선수들로 스쿼드를 짰어요. 이번 엔진에서 제가 새롭게 추천하는 선수는 윙백에서 10U시즌 존스, 06WC 메르테사커, 08E 클로제, 10U 페페 정도에요.


Q. 연습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순위경기 위주로 하는데, 그래도 매번 50위안에는 들고 있습니다. 대회 직전에는 클럽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함께 대회 준비를 하고 있어요.

▶ 양진협 선수의 챔피언십 대회 전용 스쿼드


Q. 이번에 A조(양진협, 김정민, 박준효, 전경운)가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어요. 각 선수의 대한 생각이나 대비가 있을까요?

죽음의 조가 맞죠. 한 선수 한 선수 꾸준히 다들 본선에 올라오는 선수라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 대회에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 잖아요. 저희 조 선수들은 다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엔진이 바뀌고 처음 공식대회이기 때문에 아직 저도 명확히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수비만 해서는 이길 수 없을 것 같고, 득점이 많이 나지 않는 엔진이라 선취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경기 시간이 8분에서 6분으로 다시 준 것도 선취골이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고요.


Q. 최근에 피파 온라인3 선수들이 중국 대회로도 많이 진출하고 있는 거 같아요. 이에 대한 생각이 어떠신지요.

정재영 선수가 중국 진출을 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줬어요. 각 선수의 중국 진출 여부는 자기 자신이 판단할 몫이겠죠. 저는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중국 게임단에서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어요. (웃음) 우선적으로 전 한국에서 플레이하는 게 좋아요.

국내는 프로구단이 없고, 리그가 아닌 토너먼트 방식의 대회라 전 시즌 본선에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다음 시즌에 다시 본선에 올라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요. 진출을 못 하게 되면 한동안 쉬어야 하고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겠죠. 국내에도 하루빨리 프로 구단이 생겨 좋은 여건이나 환경에서 피파 온라인3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해주세요.

피파 온라인3의 엔진이 바뀌고 첫 대회죠. 이제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주변에서도 많이 기대하고 있어서 부담도 많이 됩니다. 남은 시간 동안 연습 많이 해서 죽음의 조에서 꼭 8강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