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들의 손에서 지구를 다시 탈환해야 하는 다국적 무정부 게릴라들의 이야기. '엑스컴2'가 발매된지 벌써 100일이 가까워집니다. 이 100일간의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사령관들이 그 몇 배나 되는 지구를 날려먹고, 다시 리셋시키며 외계인들에게서 지구를 되찾고자 노력해왔지요.

하지만 그간 엑스컴2의 기본적인 틀은 거의 변함이 없었습니다. 전투를 치러 병사를 키우고, 기술을 연구하고, 새 장비를 구비해 또 다음 전투에 나서는 패턴의 반복이었죠. 그나마 파이락시스가 유저 모드의 대자유를 선언해 유저 모드가 홍수처럼 쏟아진 덕분에 매 판마다 각별한 재미를 찾을 수는 있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공식 애드온이었던 '리인포스먼트 팩'과 '아나키스 칠드런'은 오로지 외관에 관계된 추가 요소만을 주었습니다. 그나마도 어딘가 좀 어색했어요. 마치 '매드맥스'의 워보이들을 연상케 하는 헤어 스타일이라던가, 누더기에 가까운 커스텀 아머들. 보는 제가 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러면 안되는 거였어요.

▲ 아 솔직히 이건 좀 심했잖아요.

그러나 이번엔 조금 다릅니다. 엑스컴2의 제대로된 DLC 그 첫 번째인 '에일리언 헌터'. 이제 여러분의 대원들은 기계적으로 전투를 치르고, 기지로 복귀하는 파이어브랜드에서 서로 어색하게 웃기만 하는 병사들이 아닙니다. 프레데터마냥 사냥한 외계인들의 머리를 뽑고(...), 그 시체에 한쪽 발을 올린 채 포효하는 진정한 야생의 전사들이죠.

한번 살펴볼 시간입니다. 외계인 전문 테러리스트에서 사냥꾼이 되어 돌아온 엑스컴 대원들과 함께하는 DLC '에일리언 헌터'. 어떤 점이 바뀌었을까요?

※ 본 기사는 약간의 스포일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사냥 장비 - 돌격병이라면 쌍도끼정도는 다뤄 줘야죠?


'사냥꾼 장비'는 외계인 사냥을 전문적으로 하던 정체 불명의 인물들이 남기고 간 유서깊은 장비입니다. 물론 그만큼 강력하고, 거칠며, 감성이 살아있는 디자인을 갖고 있죠. 사냥꾼 장비는 무기 뿐만 아니라 방어구와 수류탄 등도 존재하는데, 설정상 매우 희귀하며, 복원이 힘든 장비들이기 때문에 소수의 선택받은 인원들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장비 체계처럼 티어에 따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반에 잠깐 거쳐가는 장비'는 아닙니다. 게다가 기존과는 다른 특징도 갖고 있고요.


'볼트 캐스터'는 소총에 속하는 무기로 적중 시 일정 확률로 상대를 기절시킵니다. 매우 강대한 생체 적을 상대할 때 기절이 터지게 되면 매우 유익한 집단 구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죠. 하지만 강력한 단점도 있으니, 장탄량이 단 한발입니다. 한발 쏘고 나면 재장전을 해야 해요. 때문에 기동력을 요하는 작전에서는 불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섀도키퍼'는 명중률 100%의 공격인 '섀도폴'을 쓸 수 있는 권총이고, '사냥꾼의 도끼'는 두 자루를 차고 다니며 게임 중 한 번에 한해 도끼를 집어던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후부터는 쌍도끼가 아닌 한 자루의 도끼로 싸우게 되지만, 도끼 투척은 행동력 소모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능력이죠.

물론 이 모든 무기들은 티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할수록 더 강력해집니다. 물론 양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택받은 대원들만의 시그니쳐 무기가 되겠지만, 기본 장비의 티어가 올라갈 때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 않는 것이 어딘가요.

물론 새로운 장비들은 앞서 말했다시피 무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활용에 따라 본작 파괴 끝판왕인 W.A.R 슈트 부럽지 않은 방어구들도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 착용자를 냉기 마법사로 만들어주는 '서펀트 슈트'

▲ 왠지 성문 돌파에 특화되어 있을 것 같은 'R.A.G.E 슈트'

▲ 붉은 영역엔 사냥 장비가, 푸른 영역엔 그간 잡은 외계인들의 박제가 걸려 있습니다.



■ 지배자 외계인 - 무지막지하게 셉니다 진짜...


사냥 장비만 추가된 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엑스컴2를 플레이해온 사령관이라면, 본작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때려잡을 수 있는 전장의 지휘자일 겁니다. 게이트키퍼? 정신지배 한 방이면 고분고분해집니다. 섹토포드? 블루스크린 탄환으로 쏴주면 좋아서 춤을 춥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다릅니다. 저 또한 산전수전공중전까지 다 겪은 엑스컴 사령관 중 한 명이지만, 이녀석을 처음 보았을 땐 진짜 '어떻게 이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니까요.

▲ 문 열었다가 이녀석하고 아이컨택하는 바람에 심장이 멎는줄 알았습니다.

▲ 생긴건 이래도 버서커 '퀸'이에요.

▲ 맥주 모자나 쓰고 다니길래 우습게 봤는데 한 턴만에 아군 병사 한명을 요단강 건너로 보냈습니다.

▲ 물론 늘 그랬듯 잘 싸우면 이겨요.


'버서커 퀸'이 끝이 아닙니다. 본작의 아이돌(?)인 바이퍼들의 지배자는 아군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매번 반격성의 공격을 가하거나, 행동을 취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1번 병사를 이동하고, 사격하는 동안 이 녀석은 다른 병사에게 냉동 브레스를 날리고 또 다른 병사에게 결박을 겁니다. 이쯤되면 이동하는 것 조차 꺼려질 정도죠.

▲ 왜... 니턴도 아닌데 왜 자꾸 왜그러는데...

이런 '지배자'들은 플레이어에게 또 다른 도전이 됩니다. 지금이야 '어 나왔네'정도에서 끝나는 섹토포드를 처음 보았을때 느끼는 그 아찔한 위압감 말이죠.



■ 새로운 비밀 미션 - 또 다른 떡밥일까?


이 부분은 약간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스포일러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이 내심 기쁘기도 합니다. 드디어 '엑스컴2'에도 스토리와 관련된 무언가가 추가되었다는 뜻이니까요.

이번 DLC에서는 새로운 임무가 추가됩니다. 바로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에서 과학 고문을, 수술대에서는 외계인 고문을 맡던 폭발물 혐오가(폭발물을 쓸 때마다 전리품 안부서지게 쓰지 말라고 떽떽거렸죠...) '발렌 박사'와 관련된 임무죠.

▲ 네 바로 이분이 전작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외계인으로 고어물을 찍던 그 발렌 박사님입니다.


게임 중, 사령관은 발렌 박사가 보내는 미약한 신호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신호를 추적해 도착한 곳에서 심상찮은 기운을 느끼게 되죠. 그래서일까요? 늘 대원들을 사지로 보낸 채 잔소리만 일삼던 수다쟁이 '브래포드'가 이례적으로 직접 현장으로 나섭니다. 튜토리얼에서 보여주었던 패기넘치는 자신의 전용 소총과 함께요.

▲ 저도 처음 알았는데 브래포드의 저 총에는 모든 모듈이 다 달려 있습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미숙한 바이퍼들과 격전을 치르며 발렌 박사의 신호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브래포드는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지요. 죄송하지만 제가 말씀드릴수 있는건 여기까지입니다. 그 이상을 말씀드리면, 재미가 없어질 테니까요.


▲ 일단은 어린 바이퍼들입니다.

▲ 그 끝에서, 브래포드는 무엇을 보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