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모바일 RPG, '스펠나인'의 출시일이 성큼 다가왔다. '스펠나인'은 조영기 전 넷마블 대표가 이시형 대표와 함께 설립한 펀플의 첫 모바일 게임으로, 장편소설 20권 분량의 스토리와 독특한 스킬 수집 시스템을 특징으로 하는 액션 RPG다.

올해 초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4:33 신작 발표회에서 언급된 것과 마찬가지로, '스펠나인'은 4:33이 퍼블리싱을 맡았다. 전 넷마블 대표의 신작을 넷마블이 아닌 다른 회사에서 서비스하는 데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게임 개발사 펀플을 이끌고 있는 경영인 조영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조영기 펀플 대표이사 "국내 업계 성장 위해서 글로벌은 필수"

▲ 조영기 펀플 대표이사


4:33 유나이티드에 속해 있는데, 연합끼리 별도의 모임이 있는지 궁금하다.

모임이 따로 있거나 하지는 않는다. 초반에야 그런 모임들이 활성화되면 시간적 여유가 있겠지만,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일정이 바빠지게 되면 그러한 모임이 있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스펠나인' 같은 경우에도 올 초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한 4:33 신작 발표회 때만 하더라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아직까지는 유나이티드에 속해 있는 개발사들이 다 모이는 단계는 아닌 것 같고, 개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다. 모임 같은 부분들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는 중인 것 같다.


큰 회사를 이끌어 오다가 다시 작은 회사를 경영하게 되었는데 느낌이 다를 것 같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넷마블에 꽤 오래 있었는데, 초반에는 직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하면서 증원이 되다 보니까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더라. 조직이 커가면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자 출신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넷마블에 있는 동안 우연히 개발사 대표를 겸한 적이 있다. 직접 개발자들과 한 1년 반 정도 일하다 보니, ‘개발자 출신은 아니더라도, 이들과 협력하면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작은 조직이니 아무래도 디테일을 더 볼 수 있고, 소수의 인원이 끈끈하게 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한창 바쁠 때라 직원들과 개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런 기회들을 더 늘려나갈 생각이다.


회사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가?

현재 약 35명의 직원이 함께 하고 있다. 국내 서비스에는 지금 인원보다 1.5배 내지 2배 정도 되는 60명 전후의 인력은 필요할 것 같고, 글로벌을 위해서는 별도로 세팅이 필요할 것 같다.

아직 고민할 때는 아니지만,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세 개 권역 정도로 단계적인 세팅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국내에서 콘텐츠를 더 만들어 내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3개월 내에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할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최소 6개월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당신은 개발자가 아니라 경영자이다. 개발자를 서포트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경영자도 있고, 실무에 깊숙하게 관여하는 경영자도 있는데, 당신은 어떤 스타일인가?

후자에 가깝다. 직원들과 함께 전체적인 개발 방향은 물론 콘텐츠를 기획하고, 비즈니스 모델 등도 같이 설계해 나가고 있다.

실무에 관여를 많이 하는 편이다. 프로그램 쪽은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어야 하지만, 기획이나 그래픽 등과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좋고 나쁘고, 또는 둘 중 어느 것이 나은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지 않나. 기획은 넷마블에 있을 때부터 많이 봐왔고, 게임도 많이 해본 편이다. 그래서 지금도 기획하는 친구들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이전 인터뷰를 읽어봤다. 꽤 예전부터 '글로벌'을 강조했던 것 같다

2007년도에 넷마블에 입사했고, 글로벌 이야기를 많이 하기 시작한 건 2009년 즈음으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넷마블은 중국 법인을 막 만들기 시작하는 상황이었다.

글로벌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다. 예를 들면, 중국이나 미국 기업이 글로벌을 강조하지 않는다. 반면, 국내 같은 경우는 한정된 시장을 가지고 얼마나 성장할 수 있겠는가? 모든 업종을 떠나서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또한, 경쟁력 있는 산업이라고 일컫는 게 있는데, 결국 누가 먼저 얼마나 업력을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고, 자본력도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소위 말하는 국내의 문화 콘텐츠는 자본력과 업력 모두가 해외에 비해 뒤처지는 편이다. 게임도 물론 역사로만 보면 업력이 높은 나라라고 볼 수는 없지만, 온라인이라는 특수성에서 보면 (우리나라가)선두주자라고 볼수 있다. 또한, 게임이 문화콘텐츠 중에서 문화적인 장벽이 그래도 적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최근 컴투스나 게임빌이 그런 사례를 잘 만들어가는 것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만 상당히 가능성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을 타깃으로 하기에는 중국, 북미, 일본 등 나라마다 성향이 너무 다르지 않나?

그 부분은 아직 공부도 더 해야 하고, 국내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쌓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조차도 성향이 다른 모든 유저들을 만족시키기는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글로벌로 목표를 잡아도 모든 국가의 유저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 국가별 주된 특성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도 분면 콘솔만 좋아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지만, 대다수의 유저가 콘솔을 좋아한다는 것은 파악할 정도는 되는 것처럼.

이렇듯, 그 나라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그래픽 풍이라든지 조작 형태, 비즈니스 모델 등을 손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지만 소위 말하는 '글로벌 원빌드'에 대해서 말하자면 '완전한 원빌드'는 쉽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계속 가졌던 숙제나 다름이 없는데, '직접 서비스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중국 시장 자체가 워낙 크기도 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여기에 노력을 들이는 게 바람직한가 하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이 된다. 독자적으로 서비스하기에는 리스크가 많은 시장이라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 때는 좋은 파트너사와 협력해서 그들이 잘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글로벌 원빌드'가 트렌드처럼 보였다가 지금은 다시 잠잠한 것 같다

문화적인 성향 차이도 있고, 게이머의 입장에서 보면 빌드를 나누는 것이 좋기는 하다. 다만, 관리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데 원빌드 운영에 30명의 인원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빌드를 나눌 경우 추가 인원이 배로 필요하다. 이것을 감내할 수 있다면 물론 좋은 성과가 나겠지만, 결과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빌드를 나눠서 운영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사실, 과거 PC 온라인게임 중에도 범용적(원빌드)으로 서비스를 하고, 특정 지역이 잘 되면 해당 지역에 서버를 별도로 추가하는 형태로 운영을 하던 것들도 있었다. 아마도 모바일게임 시장도 이런 식으로 원빌드에서 시작하긴 하지만, 특정 지역을 타게팅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신작 스펠나인, " 700가지의 스킬, 조합을 고민하는 재미를 담았다"


스펠나인은 어떤 특징을 가진 게임인가?

스펠나인의 제일 큰 특징은 누가 뭐래도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6개월간 스토리에만 몰두했을 정도로 스토리에 비중을 뒀다. 한편의 판타지 소설이다.

게임을 기획할 때부터 소위 말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처음부터 생각해 왔고, 출시와 함께 웹툰을 같이 서비스하려고 했다. 하지만, 준비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웹툰 타깃층과 게임 타깃층이 차이가 좀 있어 출시하고 웹툰을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로, '스펠나인'은 전략이 강조되는 게임이다. 주어진 스킬이 다양하기 때문에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 자신이 가진 스킬 조합을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고민을 해야 하는, 그런 게임이라고 보시면 된다.


6개의 액티브 스킬과 3개의 패시브 스킬을 강조했다

게임 초반에는 총 액티브스킬 5개 패시브 2개인데 업데이트 되면서 하나씩 추가되는 것으로 보시면 된다.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패턴이 달라지고 같은 스킬 조합이라도 순서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진다. 많은 유저들이 참여하다 보면 어느 정도 해법을 제시하겠지만, 고민해야 하는 맛은 있을 것이다.

▲ 스킬을 조합하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스펠나인'의 특징

개발기간은 예상했던 것과 일치하는 편인가?

앞서 설명한 대로 스토리에 6개월 정도 공을 들였다.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된 건 작년 초부터라고 보시면 된다. 다음 달 초에 오픈 예정이니까 1년 4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

내부적인 예상 개발기간은 1년 안에 출시하는 것이었지만, 그보다는 좀 늦어진 편이다. 스토리를 먼저 쓰고 나서 '게임에 어떻게 녹여낼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게임 내 카툰의 컷 수가 860컷 정도 된다. 그냥 쭉 보는데만 30분 이상 걸리는 수준인데다가 CBT 때보다 퀄리티가 훨씬 좋아졌다고 자신할 수 있다. 전문 웹툰 작가들에게 보여줬더니 퀄리티에 놀라더라. 이런 작업들을 하는 데 4~5개월 정도 걸렸다. 물론 그밖에 보완할 점도 없지는 않겠지만, 출시 시기를 더욱 늘리기보다는 6월 초에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스킬이 상당히 강조되는 게임인데, 총 몇 종류나 되는지 궁금하다.

게임 속 전체 스킬은 약 700개가 넘는다. 종류로 따지만 약 200종 정도 되고, 업데이트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고 보시면 된다.

스킬은 크게 가장 능력치가 좋은 '주인공 스킬'부터 '영웅/보스 스킬', '일반 스킬' 등으로 나눠지는데, 일반 스킬에도 좋은 스킬들이 많이 있다. '영웅/보스 스킬' 이상이 되면 능력치가 좋고 옵션이 붙게 되지만, 회복이나 흡혈 같은 기능을 하는 스킬은 일반 스킬로 존재한다.

따라서, 일반 스킬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잘 조합하면 효율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능력치만 좋다고 아레나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개인적으로도 (게임을)오래 해봤지만 정답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아직 써보지도 않은 스킬들도 있다.


CBT를 체험해보니, 스킬 세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추천 스킬'같은 요소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물론 아레나 같은 PVP 콘텐츠에는 좀 더 좋은 스킬들이 필요할 것이고, 공성전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면 경우에도 적합한 스킬을 가져가야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 스킬 세트는 기본적으로 세 개를 제공한다.

어떤 스킬을 가져가느냐도 중요하고, 순서를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추천 스킬을 제시하는 게 쉽지 않았다. 대신, 길드 대전 같은 경우는 별도로 세팅을 하게 되어 있고, 1번 스킬 세트는 무조건 PVP에서 적용하도록 하는 등 스킬 세트를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게 배려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물론, 1번 세트 외에 나머지 두 세트는 PVE등 주요 콘텐츠를 위한 스킬을 세팅하면 좋다.

솔직히 말하면 개발사가 제시하는 가이드보다 유저들이 직접 해보고 올리는 게 정답에 가까운 것 같다. 오픈을 하게 되면 유저분들이 알아서 공략법과 세트 순서까지 정해서 올려주시지 않을까.(웃음)


런칭 이후 최대 레벨은 어떻게 되나?

현재는 80레벨을 최대 레벨로 설정해 놓았다. 이것도 한 두달 내로는 달성하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앞서 말했든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는 언제나 걱정이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최대 레벨은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레벨이 오르게 되면 '특성 포인트'라는 것이 생기는데, 이를 통해 생명력 방어력 등 6개의 스탯을 올릴 수도 있다. 이러한 스탯 별 레벨도 확장을 하거나, 다른 특성을 넣는 방향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웹툰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가?

웹툰 관련 전문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게임과는 별도의 콘텐츠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 "유저들의 의견은 반드시 콘텐츠에 반영되어야"


1차 CBT에서는 어떤 피드백들이 있었나?

편의성과 관련된 피드백이 많았고, 대부분 수정을 마친 상태다. '스킬 초기화'같은 경우도 다시 하나씩 찍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어 5개씩 찍을 수 있는 버튼을 추가했다. 또, 보이스가 없다 보니까 소리를 켜고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너무 밋밋하다는 의견을 주셔서 보이스를 새로 추가했고, 같은 스킬이라도 어떤 캐릭터가 스킬을 쓰느냐에 따라 음성이 달라지도록 하는 등 신경을 썼다. 하지만, 계속 스킬을 쓸 때마다 음성이 나오면 부담스러울(?) 수 있어 조정을 하기도 했다.

로비 화면도 좀 더 밝게 바꿨다. 또 중요한 콘텐츠인 카툰 스토리의 경우 중간중간 짤막짤막하게 열리는 형식이어서 유저들이 왔다갔다 하는 불편함 호소해 동선을 대폭 줄였다. 이처럼 편의성 측면에서 많은 수정이 이뤄졌고, 콘텐츠의 경우는 CBT 때 선보이지 않았던 공성전 같은 콘텐츠를 준비해뒀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지금은 출시에 대한 걱정보다는, 유저들의 컨텐츠 소비속도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물론 어느 정도 업데이트 콘텐츠를 준비하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PVP, PVE 관련 콘텐츠들을 부어줄 수도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길드, 던전 위주의 콘텐츠를 자리 잡게 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모바일 게임은 오픈 이후가 더 중요하지 않나. 이러한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와 업데이트 사이의 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고민을 요즘 하고 있다.


'스펠나인' 오픈 이후 목표한 수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스펠나인'은 단번에 치고 올라갈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킬이 워낙 방대해서 유저들이 공략법을 찾고, 게임에 적응하는 데 좀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오픈 후 반짝 하는 게임 보다는 꾸준히 오래가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많은 분들이 '스펠나인'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은 잘 안 해주시더라. 다들 패시브 스킬 3개에 액티브 스킬 6개 해서 총 9개의 스킬을 사용한다고 해서 '스펠나인'이라고 알고 계신데, 그것 말고도 다른 의미가 있다.

먼저, '스펠나인'의 숫자 9는 세상에서 가장 큰 숫자다. 여기에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 다른 의미로는 이 게임의 스토리 속에 총 9명의 신이 등장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반신반인인 주인공 네 명과 함께, 그들의 어머니인 주신 '가이아', 인간계를 이용해 욕망을 채우려는 신 등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를 많이 즐겨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