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이토이랩 ⊙장르: 보드 ⊙플랫폼: PS4 ⊙발매일: 미정
이번 E3가 진행된 LA 컨벤션센터 사우스홀 한편에서는 또 하나의 색다른 VR 게임을 선보이는 부스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앨리스포커 VR'을 들고 나온 이토이랩의 단독 부스였는데, 보통 국내 스타트업 개발사들은 한국 공동관 등을 통해 해외 게임쇼에 부스를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이토이랩은 독자적으로 E3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한 것이다.
'앨리스포커 VR'은 이름 그대로 VR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커 경기인 홀덤(Hold'em)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마치 실제로 포커 게임을 즐기듯 딜러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자신의 패를 슬쩍 확인하거나 칩을 밀어놓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트레일러를 통해 공개된 앨리스 포커 전용 디바이스는 실제 카드와 포커 칩을 이용하도록 설계돼 포커 특유의 손맛을 살릴 예정이다.
이토이랩의 박종하 대표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재직 당시 카카오에 게임센터 사업모델 및 Open API/SDK 등을 제안해 '카카오 게임하기'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그가 VR을 이용한 홀덤 포커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사우스 홀에 위치한 '앨리스 포커 VR' 단독 부스에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VR을 이용한 포커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작년에 스타트업을 시작한 뒤, 한동안은 '무슨 게임을 만들어야 할까' 하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여기 E3 현장에서도 VR을 이용한 FPS나 레이싱 같은 장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대기업들이 VR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 VR 시장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고, 스타트업으로서 실질적인 매출까지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VR을 이용한 홀덤(Hold'em)'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됐다.
스타트업으로서 E3 2016에 단독으로 부스를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특별한 목표가 있었나?
홀덤이라는 것은 포커의 한 종류로, 한국에서는 소위 말하는 7포커를 가장 기본적인 포커로 인식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홀덤이 가장 유명하다. WSOP라는 홀덤 토너먼트가 여기서 멀지 않은 라스베가스에서 매년 진행되고 있는데, 우승 상금이 약 100억 원 정도이고 총 상금 규모는 약 2,000억 원 정도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종목이다 보니 'VR과 홀덤을 접목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올해 초부터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홀덤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포커 종목이다 보니 포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전시를 해봐야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
E3 현장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전시를 했다면 우선 '홀덤'이 무엇인지, 그리고 WSOP라는 대회에서부터 설명을 해야만 했을텐데, 홀덤이 서구권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포커이다 보니 여기에 대해서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마침 라스베가스에서 WSOP 대회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E3 행사를 마치는 대로 그곳에 방문해서 현지 포커 선수들을 만나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포커가 너무나 대중화된 나라라서 그런지, VR을 이용해 왜 포커를 만들었는지 설명할 필요도 없이 "와우!" 라고 외치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었다. 또한, 예상치 못하게 중국 투자자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중국도 역시 홀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고, 텐센트가 최근 모바일 포커 게임을 출시해 매우 큰 인기를 얻고 있기에 타 중국 업체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홀덤이라고 하면 영화 '007: 카지노 로얄'에 나왔던 장면이 가장 인상깊은것 같다.
조금 과장이 섞여있는 상황이 연출되긴 했지만, '카지노 로얄'에 나왔던 장면이 가장 홀덤을 잘 묘사해주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홀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1999년에 제작된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라운더스'를 보시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포커로 학비를 벌어서 생활하던 법대생 주인공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뒤 다시 본인이 원하는 삶을 찾게 되는 내용의 영화로, 맷 데이먼이 주인공이 된 이유가 남다르다. 바로 맷 데이먼 자신이 매년 WSOP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포커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는데, 감독이 출연을 제안하자마자 흔쾌히 승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포커'라고 하면 도박으로 보는 시선이 강한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 부분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홀덤이 상당히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필요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꾸준히 PR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홀덤스쿨'과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는 중인데, 이를 통해 홀덤에 대한 교육과 다양한 전략 등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그밖에 여러 노력을 통해 스포츠맨십을 넓히는 데 노력하고자 한다.
추가적으로, APT(Asian Poker Tour)라고 하는 아시아권에서 진행되는 포커 대회가 있다. 현재 APT와 함께 협력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앨리스포커'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 온라인 이벤트를 열어서 우승자들에게 APT 참가권을 제공하는 등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완성된 형태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레일러를 보면 맥북, 기어VR 등으로 '앨리스 포커'를 플레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이외의 플랫폼으로도 출시될 예정인가?
트레일러는 작년 말에 제작한 기획 영상이다. 당시에 입수할 수 있었던 오큘러스 DK2, 기어 VR등을 이용해 '앨리스포커'의 콘셉트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촬영한 것이다.
영상을 보고 소니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서드파티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 소니는 3개 권역(아시아, 유럽, 북미) 지역으로 나눠지는데, 각 권역에 대해 GPP(Global Product Proposal) 파트너십 라이선스를 획득해야만 한다. 현재 앨리스 포커는 모든 권역의 라이선스를 획득한 상태이며, 비독점(Non-exclusive)계약이기 때문에 추후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트레일러에서 등장하는 전용 디바이스가 상당히 흥미롭다.
디바이스는 아직 한 번 정도 더 프로토타입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포커를 위한 디바이스는 모션 인식보다는 아무래도 손맛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용 주변기기를 만들고자 했다.
스크린 골프장에 가보면 실제 골프클럽을 휘둘러 스크린 속 골프를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시면 된다. 실제 카드와 포커에 사용되는 칩을 이용해서 손맛을 구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현재 목표는 올해 안에 상용화가 가능한 모델까지 제작하는 것이다.
앨리스포커에서 지원하는 룰은 어떻게 되는가?
우선, 텍사스 홀덤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홀덤'과, 홀덤과는 달리 네 장의 카드를 먼저 받아서 시작하는 '오마하 포커', 그리고 'OFC'와 '바카라 포커' 총 네 가지 룰을 지원한다. OFC는 쉽게 말하자면 포커 족보를 이용한 마작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중국에서 상당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다.
'바카라 포커'는 조금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사실, 바카라는 흔히 말하는 '도박' 중에 하나로, 앨리스포커는 절대 도박성 게임을 추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바카라가 워낙 중국에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이 바카라에 포커를 결합한 새로운 룰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특허 출원을 내놓은 상태다. 그래서 이름도 '바카라 포커'이며, 기존 바카라와는 다르다는 것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
출시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사실, '앨리스 포커'는 VR이 아닌 버전 또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PC와 모바일 버전의 경우는 올해 안으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VR 버전은 플레이 스테이션을 포함해 오큘러스와 스팀을 통해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VR의 경우는 심의 일정에 따라 출시 일자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내년 1분기 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홀덤은 전 세계 3억 명의 인구가 즐기는 스포츠 게임으로, 포커의 본고장인 미국을 비롯해서 요즘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번 배워보면 참 재밌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실 거라고 생각한다. 홀덤 게임을 즐기시면서 자연스럽게 '앨리스포커'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
아직 개발중인 단계이다 보니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는 없었지만, 이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추가하고 모션도 더욱 자연스럽게 고쳐나가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Fran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