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즐기는 유저들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실버 수급'이라고 답할 것이다. 실버를 수급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트오세의 모든 직업은 특성 레벨을 통해 캐릭터 대미지를 늘릴 수 있는데, 여기에 천문학적인 실버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특성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강함과 직결되는 장비 강화 또한 엄청난 실버가 필요하다. 등급이 낮거나 저레벨 무기라면 상관없지만, 170레벨 이상 희귀 등급 무기부터는 한 번 강화에 50만 실버는 우습게 빠져나간다.

이에 유저들은 시간 투자 대비 많은 실버를 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 헤매게 됐고, 그 결과 기원의 숲에 위치한 '쇠락한 르귄가문의 던전'이 최고의 실버 벌이 던전으로 각광받기에 이르렀다.

부캐릭터 육성은 르귄 던전을 도는데 특화된 트리를 탄 캐릭터가 당연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패치를 통해 각종 미션 및 공허의 가시숲이 실버 수급량이 늘면서 선택지가 더욱 늘어났다.

다만 기자는 애지중지 키운 무남독녀 소드맨 캐릭터 하나만을 가지고 있는데, 문득 실버벌이에 특화된 부캐릭터 없이 본 캐릭터의 하루 실버 수급량의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졌다.


▲ 도전! 극한체험 24시 소드맨의 하루




■ 처음에는 무한 스턴이 콘셉이었던 캐릭터! - 캐릭터 스펙 보고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의 소드맨은 272레벨에 6강 마가 스피어, 카라챠 대거 + 잡 방어구로 도배된 극히 평범한 소드맨 캐릭터다. 랭크 트리는 소드맨 - 소드맨(!) - 하플라이트 - 하플라이트 - 커세어 - 도펠죌트너 - 드라군이라는 아무 족보에도 해당하지 않는 해괴한 트리를 탄 상태다.

본래 생각대로라면 소드맨 2랭크 스킬 중 리스트레인을 살려 하플라이트의 스태빙과 커세어의 쌍수맹공을 끼얹으면 편하게 무한 스턴을 걸 수 있을테고, 이를 통해 솔로 플레이 위주의 사냥을 즐기겠다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리스트레인은 생각외로 성능이 좋지 않았다. 드라군을 간 이유는 그냥 코스튬 룩 때문에 간 것이니 논외다.

스펙은 진지하게 생각하더라도 그리 좋지 않은 평범함의 끝을 달리는 캐릭터다. 보스전과 대인전 특화 캐릭터를 생각하다 랭크를 잘못 타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라 할 수 있다.


▲ 아직까지 동일한 트리를 탄 유저는 겜하면서 보지 못했다


▲ 애매하게 찍은 민첩과 체력은 그야말로 백미!




■ 최고의 돈벌이 던전! 공허의 가시숲 - 수익 : 673,328 실버

최근 실버 벌이용 던전이라면 단연 145 인스턴트 던전인 공허의 가시숲이 제일로 꼽힌다. 주구장창 들락거리던 르귄에서 바로 옆동네로 바뀐 것뿐이지만, 뭔가 매일 돌던 곳의 풍경이 바뀌었다는 신선함(?)과 르귄보다 풍족하게 주는 실버로 인해 신흥 강자로 자리잡았다.

르귄과의 차이점이라면 슬립이나 넉백 등 상태 이상을 거는 몬스터의 수가 대폭 줄어들어 르귄 던전보다 쾌적한 진행이 가능했고, 무지막지하게 길었던 동선도 다소나마 짧아져 여러모로 돌기 편한 던전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일반 몬스터 사냥에 특화된 클래스의 이야기다. 광역기라고는 도펠죌트너의 사이클론과 일직선 스킬인 드래곤 투스 밖에 없고, 몬스터를 몰이할 수 있는 도발기 따위는 내다 버린 기자의 소드맨 캐릭터로서는 일일히 하나씩 잡아나갈 수밖에 없기에 오히려 르귄보다 부담되는 면이 많았다.

레벨 차가 크게 나기 때문에 맞아 죽을 일은 없지만, 중간에 콜리플라이 구간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마법 공격으로 인해 잠시 모닥불 타임을 갖기도 했다.


▲ 몰이 스킬이 없기에 수동(?)으로 몬스터를 모으는 모습


▲ 사이클론을 쓸 때는 세상 다 가진 기분이다!


▲ 일직선 한정이지만 엄청난 사거리로 광역딜을 책임지는 드래곤 투스!



은근히 보호색을 지닌 열쇠 몬스터를 찾아 헤메기도 하며, 도발이 없기 때문에 행여라도 빠져나가는 일이 있을까 봐 꼼꼼히 맵에 붙어 다니는 등 사투를 벌인 결과 33분만에 완주에 성공했다.

다만 2바퀴째에는 어디선가 열쇠몬스터를 빠뜨란 바람에 헤메다가 최종 보스 방에 진입하지 못했고, 시간은 시간대로 쓴 탓에 5분이 추가되어 38분이 걸렸다. 남들 4~5바퀴 도는 시간 동안 2바퀴를 겨우 돈 셈이다. 더이상 돌다가는 쏟아지는 졸음에 나머지 던전이나 미션에 갈 수 없다고 생각하여 여기서 중단하기로 결심했다.

지금까지의 수입은 시작금 107,950 실버에서 702,798 증가한 810748 실버를 획득했다. 빠진 금액으로는 우선 장비 수리비 7,335실버가 빠졌고, 블레싱, 샤크라멘트 버프 비용 1,700실버, 무기 손질 비용 5120 실버 그리고 물약 다수(7,980)를 소모했다. 최종 획득 실버는 673,328 실버를 벌어들였다.

한 번에 약 40만 실버 가까이 번 셈인데, 커세어의 졸리 로저 스킬 덕택의 힘으로 남들보다 약 3~5만 실버 이상을 더 벌었다는게 인상적이다. 다만 시간 당 실버로 계산하면 1분에 1만 실버를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25분만에 완주할 수 있었던 르귄과는 아쉽게도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 다행히 보스전은 나름 특화되어 있어 금새 녹인다


▲ 여러분 졸리 로저가 이렇게 돈벌이에 좋습니다!





■ 가볍게 즐기는 일일 필수 코스 수녀원으로 출발! - 수입 : 21,122 실버

두 번째 실버 벌이는 필수 코스로 각광받으며, 최근 실버와 경험치를 얻게 변경된 살러스 수녀원이다. 과거의 안타까웠던 시절은 사라진 채, 접속하면 외침창으로 줄줄이 수녀원 파티 모집이 보이는 인기 미션이다.

다행히 해당 미션은 아무리 망한 트리를 탄 캐릭터라도 레벨만 받쳐주면 어렵지 않다. 애시당초 미션 자체의 난이도도 낮은편이고, 빠르게 클리어 할 수 있는 방법이 유저들에 의해 다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대놓고 잠수만 타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수 있다.

오히려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는데, 수녀원 미션에 진입하기 위해서 말을 거는 NPC인 아이스테에게 버그가 있어 입장 제대로 미션에 입장할 수 없는 문제다.

해당 버그는 굉장히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때 재차 아이스테에게 말을 걸어도 반응하지 않기에 파티원 전체가 채널을 옮겨다니면서 버그가 풀리기를 바라거나, 파티를 해제했다가 다시 생성하는 등 다소 시간이 지체되어 많은 유저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 까칠하기로 유명한 아이스테 수녀


▲ 한 방에 입장하여 깜짝 놀란 파티원



다행히 이날은 수녀님의 기분이 좋은 탓인지 한 번에 입장 됐고, 첫 미션도 새롭게 추가된 호수 미션인데 등장하는 보스만 잡으면 바로 끝나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진행했다. 두 번째도 빠르게 클리어 할 수 있는 유적지 미션이 떠서 수녀원 미션에 총 걸린 시간은 7분에 지나지 않았다.

아쉬운점은 빨리 끝나는 미션인만큼 벌어들이는 수입도 크지 않았다. 공허의 가시숲을 돌면서 벌어들인 자금 810,748에서 물약 보충으로 약 7만 실버를 소모하여, 742,541 실버가 되었는데, 최종적으로 약 2만 2천 증가한 765,763 실버가 들어왔다. 빠져나간 금액은 두 번째 미션인 유적지 미션에서 보스 위치 확인하러 뛰어다니느라 사용한 스태미너 알약과 보스전 때 쓴 물약 정도다.

참고로 파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소드맨은 살러스 미션에서 보통 체력 물약 3~4개와 마나 물약 2개를 소모하는 편이다.


▲ 잡는 시간보다 나가고 재입장하는 시간이 더 걸리는 호수 미션


▲ 순식간에 끝냈지만 다들 탈트를 획득했다고 한다




■ 용병 의뢰소 미션에 앞서 메인 퀘스트 수행 - 수입 : 약 30만 실버

보통 수녀원 미션까지 수행했다면 카드 벌이 겸 레벨업의 일환으로 용병 의뢰소로 향한다. 하지만 이날은 다소 운이 없었던 모양인지 10분여가 지나도록 매칭이 잡히지 않아, 오래 미뤄뒀던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기로 했다. 퀘스트 명은 '계시 수호자 자나스'로 바로 악명높은 칼레이마스 접견소 지역에서 진행한다.

과거 어여쁜 NPC인 그리타와 함께 진행했던 마법사의 탑 퀘스트마냥 자나스 NPC와 함께 1층부터 5층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연속 퀘스트를 수행하는데, 고레벨 지역이라 몬스터의 강함은 물론 사망하면 실버와 젬 일부를 소실하여 부담감이 더하다.


▲ 아포칼립스 시대의 진정한 영웅인 자나스



아니나 다를까 무리만 하지 않으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일부 퀘스트에서는 몬스터가 다수 몰려나와 고전했고, 마법 방어력이 딱히 높지 않은 기자의 캐릭터는 차가운 바닥에 누웠다가 소울 크리스탈로 살아나는 것을 반복했다.

특히 1층의 붉은 황혼의 시녀는 아이스 스파이크로 빙결 상태 이상을 거는데, 몇 마리만 몰려도 아무 것도 못 하고 사망에 이르기에 회복 물약 중독은 물론 모닥불과 소울 크리스탈 사용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이는 다른 층으로 내려가도 똑같았는데, 독방 구역의 푸른 누오는 나름 물리 방어력은 높다고 생각한 기자의 캐릭터를 단숨에 베어 넘길 대미지로 놀라게 했고, 마법 공격 타입의 붉은 소켓 메이지 처치 퀘스트는 소울 크리스탈 2개를 연속 소모케 했다.


▲ 살려주세요 시녀님들! 과거 본당 지역의 로프틀렘의 악몽이 살아난다


▲ 걸음아 날 살려라! 따라잡히면 죽는다


▲ 살려줘! 표정에서 다급함이 느껴진다



다행히 고레벨 던전 구역 지역인만큼 몬스터를 사냥하면 사냥할수록 실버가 들어왔고,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얻은 실버까지 더해 시작 실버 717,553 실버에서 약 46만 실버가 증가한 1,183,477 실버가 되었다.

1층부터 5층까지 메인 퀘스트를 민 탓에 걸린 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가 소모되었다. 인상 깊은 것은 중간에 작업장 지역에서 필드 보스인 헬가세르클을 발견했다는 점과 해당 메인 퀘스트의 최종 보스인 네뷸라스의 인게임 디테일이 굉장히 큐트했다는 것이다.

다만 무지막지하게 죽은 탓에 소울 크리스탈 6개를 소모했고, 이에 따른 실버 손실(약 8~9만 실버) 및 물약값(55,000)과 수리비(27,978)가 추가로 빠진 점을 감안하면 최종 수익은 약 290,000 실버로 계산된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여 다수의 경험치 카드를 확보했으나 돈벌이로는 눈물밖에 나지 않은 셈이다.


▲ 그야말로 모닥불을 끼고 숨쉬는 지경의 난이도인 칼레이마스


▲ 필드 보스 헬가세르클의 곁을 지나가려다 의문사를 겪었다


▲ 설마 남캐는 아니겠지? 길티네 이후 눈을 의심케한 외모의 네뷸라스




■ 패치 이후 증가한 실버 수급, 용병 의뢰소 - 수입 : 149,810 실버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레벨업과 실버 수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인 용병 의뢰소다. 본래 실버 수급보다는 레벨업을 목적으로 도는 곳이지만 지난 업데이트를 통해 보스 몬스터가 떨어뜨리는 실버가 다소 눈에 띄게 늘었다.

덕분에 만레벨을 달성한 유저도 카드 수급 및 실버 벌이를 겸해 돌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를 제외하면 여전히 매칭은 잘 잡히는 편이다.

기자가 주로 도는 곳은 샤울레이 미션이지만, 용병 의뢰소 미션 대부분이 파티원끼리 레벨차가 크지 않으면 어렵지 않게 클리어 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소드맨의 페인 베리어 스킬과 하플라이트의 스태빙과 피어스 그리고 드라군의 스킬 등 나름 보스에 특화된(?) 캐릭터이므로 파티내에서 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주 활약 던전이기도 하여 부담감은 없다.

5바퀴를 전부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매칭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시간 이내로 마무리된다. 벌어들인 실버는 149,810 실버. 물론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더라도 마나 소모나 가끔 날아드는 보스의 일격에 체력이 깎이는 일이 허다하므로 어느정도의 물약 사용과 수리비 등은 감안하면 약 14만 실버의 수익을 낸 셈이다.


▲ 이것이 보스 특화 소드맨! ...은 4힐러 파티였다


▲ 캐릭터 스펙과 별개로 페인베리어 말뚝딜 덕에 딜 중위권 이상은 유지한다




■ 밀착 취재! 평범한 소드맨의 하루 일과 수입 정리

용병 의뢰소 미션을 마지막으로 일과를 마무리했다. 물론 아직 일반 던전 3바퀴가 남아 있고, 기믹이나 젬 작업을 위한 파티 미션도 하면 더욱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지금까지 플레이 한 시간만으로도 공허의 가시숲 - 1시간 11분, 살러스 수녀원 - 7분, 메인 퀘스트 수행 - 2시간 30분, 용병 의뢰소 미션 - 44분 등 총합 5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소모됐다.

총 벌어들인 수익은 시작 소지금 107,950실버에서 1,333,287이 되었고, 소모품이나 수리비에 들어간 실버를 제외한 1,225,337실버를 벌어들였다. 시간 당 벌어들인 실버로 계산하면 약 25만 실버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물론 기자의 컨트롤이 매우 나쁜 데다 몬스터를 잡는데 특화된 스킬이 전혀 없는 스킬 트리기에 시간 효율이 좋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평범하기에 대개 소드맨은 하루에 이 정도의 실버를 벌어들인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마을로 복귀해서 대장장이에게서 모루를 3개 구입한다. 9강을 목표로 하는 마가 스피어를 또다시 모루 위에 놓고 두들길 것인가? 아니면 조용히 욕심을 내려두고 직업 마스터에게 달려가 스킬 특성 레벨을 올릴 것인가.

고민은 밤이 되도록 깊어져 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 번 돈은 내일 태양이 뜨기 전에 사라져 있고, 내일도 아마 수녀원을 필두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 아가씨 모루 3개만 주소, 오늘은 성공하겠지


▲ 5시간 일해서 번 돈을 강화질 3번으로 날리는 모습.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