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14일, 일산의 한 지하 스튜디오에서는 던전앤파이터 글로벌의 홍보에 사용될 새로운 기법의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름하여 타임 슬라이스. 대개 원형으로 배치된 복수의 카메라로 동시 혹은 시간차를 두고 찍은 사진을 이어서 마치 정지되거나 슬로우 모션 영상처럼 시각화하는 기법입니다. 던전앤파이터 글로벌의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인 네오플은 글로벌 유저들에게 새로운 시각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러한 타임 슬라이스 기법을 활용, 전문 코스튬 플레이어 팀인 스파이럴 캣츠의 코스프레를 촬영하였습니다.

북미에서 진행되었던 '애니메 엑스포 2016' 에서의 열띤 호응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 또 한번 같은 나이트와 도적 코스튬으로 새로운 촬영을 시도하게 된 스파이럴 캣츠. 독특한 기법의 촬영으로 느끼는 재미와 더불어, 팬들에게도 자신들의 새로운 촬영을 선보인다는 기대 때문인지 연신 활짝 웃으며 짤막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타임 슬라이스 촬영 현장에서 만난 스파이럴 캣츠와의 인터뷰. 새로운 촬영에 대한 소감과 애니메 엑스포에서의 다양한 사연 등, 소소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잠시 나눠 보았습니다.

(2인의 인터뷰이나 전반적으로 대화가 섞여 진행되었기에, 하나의 인물을 인터뷰하듯 어투 및 형식을 가공하였습니다.)





Q. 안녕하세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의 두 코스튬인데요, 의상 제작을 하실 때 주목한 점이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스파이럴 캣츠입니다. 이번 코스튬 플레이는 던전앤파이터 온라인의 도적과 나이트입니다. 둘 다 저희가 각자 키우던 캐릭터이기도 해요. '도레미' 가 코스튬 플레이를 하고 있는 나이트의 경우, 밝고 청순하고 순수한 분위기의 캐릭터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어깨 갑주나 옷에 있는 금색을 비롯한 다양한 도색의 조화에 신경을 썼습니다. 또한 던전앤파이터 온라인인 만큼, 도레미는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나이트를 선택하게 되었네요. 도레미는 항상 마법사를 하고 싶어하지만...

타샤의 경우에는 도적을 선택했습니다. 도적은 나이트와 다르게 날렵하면서 어두운 카리스마가 매력인 캐릭터입니다. 전체적으로 다크 엘프의 섹시한 느낌을 풍기기 위해 고민을 했습니다. 옷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가죽 재질의 선택과 섬세한 트임, 또한 디지털 전사 기법을 사용하며 문양을 살리는 등 각종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지난 애니메 엑스포에서도 선보였듯, 단순히 사진용이 아닌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360도를 돌려 봐도 이상하지 않게 다양한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Q. 의상 제작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다소 급박하게 진행되었던 제작이라, 협력 업체의 도움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갑주가 많이 들어가거나 하지 않아 난이도가 높진 않았지만, 손 바느질이 꽤 많이 들어간 편입니다. 특별한 굴곡이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이동이 잦아 보통 낮은 힐을 신곤 하는데, 이번에는 유난히 욕심이 나서 13센티의 힐을 고집했고 덕분에 다리가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참, 도적이 쓰고 있는 모자와 같은 모양의 모자를 찾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려 열 개의 모자를 산 것이 기억나네요. 다 써보고 나서 하나가 적합하다 생각을 했고, 나머지 아홉 개를 환불해버리기도 했습니다. 쇼핑몰 사장님께 죄송하더라구요.



Q. 지난 애니메 엑스포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당시의 소감을 기억해 보자면?

사실 못 갈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던전앤파이터 온라인 측에서 연락을 먼저 주셔서 급하게라도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도착하고서는, 정말 오길 잘 했다고 생각이 들 만큼 미국 유저들이 코스튬 플레이에 호응을 보내줬습니다. 팬 미팅, 쿠폰 이벤트, 사인회, 팬들과의 저녁식사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어요. 다들 모두 열띤 호응을 보내줘서 기뻤습니다. 2년 전보다도 알아봐주는 분들도 많았어요. 심지어는 가발을 쓰고 평상복으로 편의점을 가도 사진을 찍자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첫 날부터 던전앤파이터 온라인 부스에 사람들이 가득 차서, 부스에서 진행했던 사인회에서도 미처 끝까지 사인을 다 해드리질 못해 아쉬웠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으로 '이 곳에 오시면 만날 수 있습니다.' 식으로 게시를 했더니, 정말로 해당 장소에 많은 팬들이 와 주셨습니다.

행사 내내 정말 다양한 분들이 와 주셨는데요, 어떤 팬 분은 뉴욕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운영이나 통제까지 도와주는 걸 보니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전역에서 아주 많은 분들이 와 주셨어요. 기억나는 분은, 파이널 판타지의 일러스트를 그리셨던 아마노 요시타카도 방문해 주셨던 것이네요. 같이 사진도 찍었습니다.

행사 다음 날에는 한인 타운의 PC방에 가서 홍보 차 이벤트 아바타 쿠폰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스파이럴 캣츠 보다도 단준님의 인기가 더 많아서 놀랐습니다. 그 동네에서는 단준님 인기가 최고였던 것 같아요.

▲ 기쁨에 겨운 단준


Q. 다양한 인기 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일단은 공항에서 입국을 할 때부터 문제가 생겼어요. 가방 속에서 코스튬 플레이 도구들인 칼이나 총 같은 무기류의 모습이 나오니, 공항 측에서도 당황을 한 것 같았습니다. 온갖 방법으로 무기들이 '위력이 없음' 을 증명하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애니메 엑스포 입장권을 보여주니 입국을 허가해 주셨어요.

갑자기 던전앤파이터 온라인 팬미팅 때가 생각이 나네요. 백 명에 가까운 분들이 와 주셨는데, 어떤 학생분들이 '던파 망해라!' 라고 외치고 도망을 가더라구요. 그리고 나중에 보니, 저 뒤쪽에 줄을 서 있는 거에요. 왜 소리를 지르고 도망갔냐고 물어보니, '어차피 욕 하는 사람들도 다 게임을 하고 있으니까 욕을 하는 것이다' 라며 사인을 받은 뒤 쿠폰을 한 장 더 달라고 하더라고요. 뭔가 어리둥절했던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행사를 하며 '영 할리우드' 나 'unWIRED TV', 'TMZ' 등의 연예 매체와도 인터뷰를 했어요. 연예 쪽에서 게임 분야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직 코스튬 플레이가 마케팅으로 활용되는게 아주 일반적이지는 않은지, 한국에서 마케팅에 코스튬 플레이를 자주 이용하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현재는 꽤 일반적이라 답했던 기억이 나네요.



Q. 아무래도 해외 행사는 관객들의 정서나 유형도 다른데, 행사를 하며 조금 놀랐다던가 하는 부분도 있나요?

독특한 일이 있었는데요, 행사가 오픈되기 전에 정신이 없는 틈을 타 누군가 이벤트 쿠폰을 한 가득 들고 도망을 갔어요. 다행히 빨리 알아챈 저희 대표님이 범인을 현장에서 잡아냈지만, 끝까지 아니라고 시치미를 떼더라고요. 어차피 쿠폰이 한 사람 당 하나밖에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인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간에, 쿠폰이 탐나 들고 도망을 갈 정도로 던전앤파이터 온라인이 인기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에피소드입니다(웃음).


Q. 이번에 기획된 타임 슬라이스 촬영을 하며 어떤 기분이 드셨습니까?

촬영을 통해 또 던전앤파이터 온라인 홍보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결과물을 저희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주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어떻게 나올지는 나와 봐야 알 것 같네요.

이번 촬영의 힘든 점으로는, 촬영할 때 연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서 실수가 나오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한 컷을 찍고 대기를 했다가 다시 한 컷을 찍는 등 촬영의 맥이 끊기는 것도 문제지만, 눈을 감는 등 실수를 했을 때 기다리고 촬영을 다시 해야하는 스탭분들에게 부담을 주게 되어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저희가 결과물에 편집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이번 촬영은 방식 특성 상 그렇게 많이 편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아주 잘 나왔을 때, 유저분들께서 더 큰 호응을 주실 것이라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Q. 마지막으로, 이번 촬영의 결과를 기대하는 팬들이나 던전앤파이터 온라인 유저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타샤 : 이번에도 북미 쪽을 겨냥한 글로벌 촬영에 참여하게 되었고 아주 기쁘지만, 아무래도 그 지역 위주로 진행하게 될 수밖에 없네요. 나중에는 꼭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도레미 : 여법사를 키우세요! 던전앤파이터 온라인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다양한 코스튬 플레이로 또 찾아 뵙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돌발포토] 180도로 돌려 보는 스파이럴 캣츠!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타임 슬라이스 촬영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