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 집으로 귀가하는 수많은 사람을 싣고 이동하는 지하철 안에서 몸을 맡긴 채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두고 있는 광경을 쉽게 목격하게 됩니다. 무엇을 하고 있나 살짝 살펴보면 음악, 드라마 시청, 메신저, 뉴스, 독서, 게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퇴근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직업이 게임 기자다 보니 아무래도 사람들이 무슨 게임을 하는지에 주된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최근에 출시된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고, 출시된 지 3~4년이 넘은 '퍼즐앤드래곤' 같은 게임을 계속해서 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저랑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보게 되면 반갑기도 하고요.

이렇게 퇴근길에서 사람들이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서 문득 한가지 궁금점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직업 특성상 게임을 가장 먼저 접하고 체험하게 되는 인벤팀은 현재 어떤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을까요?

모든 인벤팀 멤버를 다 조사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관계로 강남 오피스 5층에 있는 기자들에게 모바일 게임과 관련된 5가지의 질문을 해봤습니다. 답변 정리 결과 부서마다 확연한 차이를 보였는데요. 살펴보도록 하시죠.

첫 번째 질문 : "사용하는 핸드폰이 어떻게 되세요?"




아무래도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한다고 할 때, iOS보단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 기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기 때문에 게임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두 마켓에 동시 출시할 수 없는 상태라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우선 출시를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죠.

그런 이유로 모바일 신작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플레이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모바일팀은 전원이 안드로이드 기종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직원도 있었지만 업무를 위해 따로 안드로이드 공기계를 구입. 업무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다른 팀은 상대적으로 운영체제의 선택에서 자유롭다 보니 대략 6의 비율로 안드로이드 폰, 4의 비율로 아이폰 사용자로 나뉘었습니다.

게임을 하는데 기종의 성능을 안 따져볼 순 없겠죠? iOS 쪽은 2년 전 출시된 아이폰 6이 가장 오래된 기종이었으며, 안드로이드 기종은 갤럭시 S3 등. 꽤 오래된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기자도 있었으나 대부분 3년 전 출시된 갤럭시 노트 3 이상의 기종을 사용하고 있어 최신 게임이 출시돼도 큰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 출시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현역인 '갤럭시 노트3'


두 번째 질문 : "핸드폰에 몇 개의 게임이 설치되어 있나요?"



▲ 몇개의 게임이 설치되어 있으신가요?

이 기사를 보시는 유저분들의 핸드폰에는 현재 몇 개의 게임이 설치되어 있나요? 9개 이상 설치되어 있다면 인벤 팀보다 많은 게임을 설치하고 계신 겁니다. 조사 결과 인벤팀은 평균 8.1개의 게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가장 많은 게임을 설치하고 있는 사람은 뉴미디어 팀에 속한 기자로 무려 52개의 게임을 설치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중 1/3은 설치만 해놓고 플레이는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두루 많은 게임을 해보는 웹진 팀이 평균 8.7개로 가장 많은 게임이 설치되어 있었고, 커뮤니티 운영을 위해 하나의 게임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모바일팀에서는 평균 7개의 게임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PC 쪽 게임에 집중하는 E스포츠팀에서는 1개의 게임만 설치되어 있거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해보지도 않은 기자도 있어 담당 부서에 따라 게임 설치수가 극과 극으로 갈렸습니다.

세 번째 질문 : "하루에 한 번씩은 접속하는 게임이 있나요?"



보통 모바일 게임에서 해당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조사할 때, 일일 순 이용자(Daily Active Users)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일 순 이용자 수치를 활용하면 유저들의 게임 이용 패턴을 잘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6년 3월에는 슈퍼셀에서 자사의 게임을 이용하는 일일 순 이용자가 1억을 넘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된 적도 있죠.

그렇다면 인벤팀이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접속하는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각자 기자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백여 개의 게임들이 조사 과정에서 언급됐지만, '퍼즐앤드래곤', '세븐나이츠', '하스스톤', '아이러브니키', '크루세이더퀘스트', '킹덤스토리' 이 6개 게임이 2명 이상의 투표를 받았습니다.

조사 결과 보통 출시된 지 1년 이상 된 게임들을 상당수의 기자들이 꾸준히 즐기고 있는 경향을 보였으며, 퍼즐 및 캐주얼, 정통 RPG 장르를 선호하고 있었습니다.

▲ 하루 한번 접속 유도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이벤트 '출석체크'


네 번째 질문 : "가장 길게 플레이한 모바일 게임은 무엇인가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시기마다 특정 장르가 유행을 타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2~2013년도에는 '애니팡'의 퍼즐 장르와 '윈드러너'의 러닝 게임, '확산성 밀리언아서'의 CCG 장르가 인기를 끌었고, 2014년~2015년까지는 TV 광고계를 점령한 '클래시 오브 클랜'의 전략 시뮬레이션과 '블레이드', '레이븐', '히트' 등의 액션 RPG, '세븐나이츠'와 '서머너즈워'의 RPG가 약간의 기간 차이를 둔 상태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유행은 유행일 뿐, 다른 게임이 수없이 출시돼도 한 게임을 계속해서 플레이하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래서 네 번째 질문을 준비했는데요. 아무래도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서비스 기간이 오래된 게임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고, 예상대로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 지난 2월 4주년을 맞은 퍼즐앤드래곤

지난 2월 서비스 4주년을 맞은 '퍼즐앤드래곤'을 4년 동안 플레이 한 기자가 가장 길게 플레이한 것으로 나왔고, '퍼즐앤드래곤'이라고 답한 다른 기자들도 평균 2~3년 동안 플레이했다고 밝혔습니다.

퍼즐앤드래곤 외에도 '크루세이더퀘스트', '별이되어라', '세븐나이츠', '아이러브커피', 그리고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확산성 밀리언아서' 등의 게임을 가장 오래 즐겼다는 답변을 받았는데요. 플레이 기간을 살펴보면 '1년 이상 2년 미만'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한 게임을 '1개월 이상 플레이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상당했습니다. E스포츠 쪽에 해당 응답이 많았는데요. E스포츠팀에게 모바일 게임이란 그저 '하스스톤'을 pc에서 하지 못할 때, 플레이하기 위한 용도인 것 같았습니다. 하스스톤은 엄밀히 말하면 PC 게임으로 우선 출시되었기에 해당 질문에 대한 답으로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 : "가장 많은 돈을 쓴 게임은 무엇인가요?"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에 의하면 2015년 구글 플레이 모바일 RPG에서 단 1천 원이라도 결제해 본 사람의 비중은 4.7%라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95.3%의 유저는 전혀 결제를 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모바일 RPG 장르 한정이라지만, 결국 4.7%의 소수 유저가 모바일 게임사를 먹여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상위 1%의 유저가 매출의 90%를 책임진다고 하니 가끔 게임에 불만을 품은 상위 유저들은 무과금 선언 운동을 벌이면서 게임사에 자신의 입장을 전하기도 합니다. 자신들이 이탈하면 게임사에게도 타격이 큰 것을 알고 있는 것이죠.

▲ 2015년 모바일 RPG 결제 패턴(출처 : igaworks)

그렇다면 인벤팀은 모바일 게임에 얼마나 투자했을까요? 모바일 게임에 쓴 전체 금액을 조사하기 어려운 관계로 가장 많은 돈을 쓴 게임 하나와 그 게임에 사용한 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일단 모바일 게임에 전혀 결제를 해본 적이 없는 기자는 3명이었습니다. 27명 중에 3명이니 약 11%인데요. 그래도 게임 업계와 가깝다 보니 게임에 돈을 쓰는 것에는 대부분 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하나의 게임에 10만 원 이하로 써본 기자는 6명이었습니다. 대부분 이쪽에 속한 기자들은 유료 게임을 구매하는데 사용하거나, 월 정액 패키지만 구매해서 게임을 플레이했다고 밝혔습니다.

10만 원 이상 100만 원 이하로 결제한 기자는 11명이었는데요. 이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쓴 게임으로는 '확산성 밀리언아서', '킹덤스토리', '마블 퓨처파이트', '몬스터 스트라이크', '몬스터길들이기' 등. 다양한 게임이 언급됐습니다.

나머지 7명은 하나의 게임에 100만 원 이상 결제해본 적이 있는 이른바 '헤비 과금 유저'였습니다. 이들 몇몇은 조사 과정에서 놀라움을 표했는데요. 자신이 게임에 이만큼의 금액을 쓴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달 꾸준히 결제를 하다가, 게임을 1~2년 이상 오래 플레이하게 되면서 100만 원의 금액을 넘게 된 것이죠.

100만 원 이상 결제한 게임 리스트로는 '확산성 밀리언아서', '클래시 로얄', '크루세이더 퀘스트', '퍼즐앤드래곤', '마블 퓨처파이트' 등. 10만 원 이상 100만 원 이하 그룹의 게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 가장 많은 결제액을 차지한 게임은 '확산성 밀리언아서' 였습니다.


마치며 - "모바일 게임 이용 실태 점검해보세요!"



당연한 결과이지만, 오래 플레이한 게임일수록 그 게임에 투자한 과금 액수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금을 많이 해서 게임을 떠날 수가 없어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계속해서 매월 과금을 한 것일까요? 전 후자쪽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조사가 진행된 후 자신의 모바일 게임 과금 패턴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기자도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의 모바일 게임 이용 실태를 점검해보시는건 어떨까요?

▲ 아직도 상위권에는 출시 1년 이상된 게임들이 절반이상 자리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