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나서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중국 팀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경기의 분위기를 가장 뜨겁게 만들어주는 요소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화려한 오프닝이나 선수들의 멋진 활약, 팬들의 열띤 응원... 다양한 요소들이 경기의 재미를 만들어 주지만,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뜨겁게 모으는 데에는 역시 '라이벌 구도' 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축구에는 '한일전'이 남녀노소 흥행 수표가 되어왔듯, 롤드컵에서 우리나라는 항상 중국과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지곤 했습니다.

라이벌 구도, 사실은 견원지간에 가까운 이 구도는 단순히 실력이나 전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탄탄한 자본과 공격적인 투자로, 예로부터 전세계의 많은 우수한 선수들을 영입한 중국은 언제나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으레 롤드컵 시즌에 더욱 어필되곤 했죠. 본디 가벼운 도발은 승부에 좋은 양념이 되곤 하지만, 중국과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시즌마다 자국의 좋은 선수들을 '빼앗긴(?)' 기분에 썩 좋지 않았던 한국 리그의 일부 팬들은, 한국 선수들을 잔뜩 영입한 채 각종 도발을 서슴지 않는 중국의 모습에 기분이 상하곤 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도발의 결과가 멋진 결과로 나타났다면 지금의 여론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죠. 강한 선수들과 화려한 지원이 있음에도 불구, 중국 리그는 그들의 호언장담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꽤나 자주 보여주곤 했습니다. 특히 지난 해, 롤드컵 전 대단한 견제의 대상이었던 중국의 붕괴는 전 세계 모두에게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한국의 팬들은 중국에 남아 있는 한국 선수들의 안위를 걱정하면서도, 이러한 중국을 점차 '말이 그렇지, 엄청 위험하지는 않은 상대'로 인식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 특히 자존심을 구겼던 중국. 올해 EDG, I MAY, RNG 세 팀으로 롤드컵에 나선 중국은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올해는 특히 자만하는 모습이나 소소한 도발 같은 것이 없이도, 세 팀의 스크림 성적이나 정규 리그 전적만 봐도 올해의 중국은 보다 진지한 성장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지적되어 왔던 의사 소통이나 오더 등의 여러 팀적인 요소들은 여전한 불안으로 남아 있습니다.

매년 우승 후보에까지 거론되며 대단한 기대를 받곤 했지만 누구도 예측 못하게 무너지기도 했던, 도무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중국 팀들. 보다 단단해진 올해의 중국은 끝까지 살아남게 될까요, 아니면 예상치 못한 좌절을 또 맛보게 될까요? 많은 성장이 기대되기에, 전 세계 모든 팀들과 팬들이 더욱 궁금해하는 '슈뢰딩거의 중국'. 그 결과는 일단 롤드컵이라는 상자가 열리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