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직접 퍼블리싱하는 '카카오게임S'와 함께하기로 한 '코코모'는 엔씨소프트 출신의 베테랑 개발자들이 모인 모바일 게임사다. 코코모는 현재 상당히 하드코어한 모바일 RPG '오버로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연회를 하기도 했다.

시연회 당시에 경험해본 '오버로드'는 정말 말 그대로 하드코어한 RPG였다. 일단 전장에 영웅을 배치하는 것부터 실시간으로 전투가 일어나고, 그 와중에 캐릭터들을 끊임없이 조작하고 스킬을 사용해 적을 물리쳐야했다. 마치 턴 개념이 없는 체스같았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에서 만나본 '오버로드'는 많이 달라졌다. 영상을 촬영할 순 없었지만, 일단 지난 빌드보다 영웅들의 연출이 강화되고 액션성이 살아났다. 피곤할 정도로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았던 전장은 이제 필요하다 싶은 타이밍에만 좀 더 신경써서 캐릭터를 바꿔가며 조작해야 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시연회 후 1년, '오버로드'는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었을까? 인벤에서는 지스타 현장에 참전한 코코모를 찾아 남궁곤 대표와 허재호 PD에게 '오버로드'의 변화된 부분과 앞으로의 지향점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이야기를 들어봤다.

▲ 코코모의 허재호 PD(좌), 남궁곤 대표(우)

Q. 먼저 간단하게 본인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남궁곤
=지금은 오버로드를 개발하고 있는 '코코모'의 대표로 있는 남궁곤이다. 예전에는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만 10년 정도 개발했다. PD도 담당했었고. 한 프로젝트만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게 좀 독특한 이력인 것 같다.

허재호
=오버로드의 게임 디자인과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허재호라고 한다. 예전에는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와 블레이드앤소울 개발에 참여했었다.


Q. 그동안 소식이 거의 없다가 이번 지스타에 참전했는데, 지스타에 참가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남궁곤
=일단 글로벌 진출 전략을 세우기에 앞서서 어떻게 할지 검증할 겸 출전했고, 게임을 다시 한 번 알릴 겸 해서 출전한 이유도 있다. 해외쪽에서 반응이 어떤지 궁금해서 해외 퍼블리셔들에게 소개해볼 겸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아직 전략도 세우지 않아서 점검하는 정도랄까…. 일단 올해는 일단 국내에 출시하는 데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Q. 미디어 시연회가 있고 1년이 넘었다. 그동안의 개발 진척도가 궁금한데, 게임이 많이 변화했나?

남궁곤
=처음 미디어 시연회를 했을 때 '오버로드'는 전략성을 강화한 RPG라는 방향이었다. 우리가 그동안 PC게임만 만들고 모바일을 처음 하다 보니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너무 게임이 하드코어한 성향이었달까…. 그래서 지금은 유저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큼 지나쳤던 부분을 덜어냈다. 그리고 추가로 액션을 좀 가미한 편이다. 그래도 게임의 깊이 자체는 훼손되지 않도록 개선하고 있다. 1년 동안 우리 나름대로 게임의 아이덴티티가 살아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Q. 그러면 구체적으로 게임이 지향하는바, 아이덴티티도 바뀐 건가?

허재호
='오버로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다수의 영웅을 모아 PvP를 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의 경험 자체를 모바일에서 재미있게 즐기도록 기획을 했다. 멀티플레이의 핵심적인 부분을 가져와 거기에 초점을 맞춰보자고 한 것이다. 우리는 그걸 PvP로 봤다. 그동안 PvP쪽을 거의 집중적으로 강화했다고 보면 된다.

일단 지금 개발 중인 건 PvP는 아레나와 콜로세움이 있다. '아레나'는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처럼 비동기식으로 진행되는 덱 AI 대전이다. '오버로드'에서 유일하게 조작이 없는 모드다. 그리고 '콜로세움'은 실시간 3vs3 PvP 대전이다. 자신이 보유한 캐릭터 중 세 명을 선택하여 조합을 만들고 싸우는 투기장이라고 보면 된다.


▲'오버로드' 공식 영상

Q. 게임을 발표할 때, 시각적 효과에 치중한 RPG의 흐름을 바꾸겠다고 했었다. 그렇게 내세울 수 있을만한 '오버로드'의 강점, 콘텐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궁곤
=같이 게임을 하고 있다 하는 느낌이랄까. 그게 커뮤니티 관련 요소일 수도 있고, PvP일수도 있다. 우리는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개발사가 만든 콘텐츠만 플레이하고 경험하는 것보다는 유저들끼리 서로 떠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좋다고 본다.

여러 가지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 그게 오버로드의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Q. 처음에도 궁금했는데, 게임명을 '오버로드'로 지은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 게이머라면 아무래도 대군주가 자꾸 생각날 수밖에 없는데...

허재호
=게임명은 대표님이 지으셨다(웃음).

남궁곤
=이, 일단 게임 내적인 이유를 설명하겠다. 일단 '오버로드'의 뜻은 절대 군주, 세계의 지배자를 뜻한다. 오버로드의 세계관 자체가 신과 거인의 시대, 그리고 드래곤의 시대가 지나고 이제 인간의 시대가 왔는데 절대 군주인 오버로드가 부재중이다. 그래서 크라토스라는 인물이 나타나 오버로드가 되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최고를 추구하는, PvP가 중심이 돼서 누군가는 1등이 되어야 하는 게임이다. 절대 지배를 위해서는 하드코어하게 갈 수밖에 없는 게임이기도 하고. 그 위치라는 상징성을 '오버로드'라고 표현한 거다.

한국에 게이머라면 당연히 대군주가 생각날 수 있고, 일본의 애니메이션도 알고 있다. 오버로드라는 이름을 잘 모르시기도 하는데…. 몇일을 숙고하다가 그렇게 짓게 됐다. 우리가 게임을 잘 만들어서 그 분위기를 좀 바꿔야 할 것 같다(웃음).

BTB에 참전한 코코모의 부스.

Q. 처음 발표할 때는 MMORPG였는데, 지금 부스 밖에서 상영되는 영상을 보니 MMORPG라고 하기는 좀 애매해 보인다. 게임의 방향성이 바뀐 건가?

남궁곤
=당시에 발표할 때 MMO를 표현하겠다고 했었다. 오버로드가 일단 MMORPG라고 하기는 좀 애매하다. 필드가 있고 캐릭터가 성장하고 PvP를 하는 그런 모드라기보다는 일단 모바일 RPG의 콘텐츠 구조 자체는 좀 유사하다. 하지만 거기서 경쟁과 협력 등의 요소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겠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그 부분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화 없이 지향하고 있는 바다. MMORPG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허재호
=그래서 그런지 조작 방식도 좀 많이 바뀐 부분이 있었다. 기존에는 히어로들을 내려놓으면서 전략적인 걸 강조했었는데, 지금은 가상패드를 이용해 히어로들을 하나하나 조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투에서 파티를 혼자서 컨트롤하는 기존의 방향성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대신 기존에는 스팟형태여서 영웅의 스폰 위치도 아주 중요한 개념이었고 그 이후에 파티를 조작하는 형식이었다면, 지금은 액션이 가미돼서 AI로 동작하는 캐릭터들의 제어권을 플레이어가 선택해 직접 조종하는 방식이다. 직접 조작할 캐릭터와 자동 조종될 캐릭터도 선택할 수 있다. 추가로 일점사 명령이라던가 하는 파티 단위 액션의 명령이 추가돼서 이전보다 훨씬 컨트롤 하기 편할 것이다.

완전히 자동으로 되는 게임은 아니다. 선택한 캐릭터와 주요 스킬을 직접 제어를 하게끔 하도록 되어 있고, AI 설정을 유저가 어느 정도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도 있다. 모바일에 맞게끔 조작수준을 조정했다고 할까…. 편의성을 좀 더 높인 거라고 보면 된다.

모두를 조작하는 것보다는 파티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 상황에 맞게 조작하는 걸 제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Q. 각 영웅들이 클래스에 맞게 세분된 캐릭터 군과 궁극기, 액티브 스킬과 오토 및 패시브 스킬 등등 총 다섯 개의 스킬을 순차적으로 획득하고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오버로드' 캐릭터의 특징이라고 들었다. 애초에 조작 캐릭터다 많다 보니 이러면 꽤 복잡하고 하드코어한 면이 높은데, 이렇게 기획한 이유가 무엇인가?

허재호
=한 캐릭터는 총 다섯 개의 스킬을 가지고 있지만, 유저가 사용하는 건 세 개고 나머지 두 개는 패시브 스킬이다. 획득 자체는 히어로가 성장하면서 차례대로 획득할 수 있다.

당시에 난이도가 너무 높았던 이유는 동시 다발적으로 전투가 많이 벌어져서 그런 것 같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에게 어떤 액션을 주든 피드백이 있어야 만족함을 느낀다. 다대다 전투는 그 피드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플레이어가 전부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제 좀 액티브 스킬을 개편하고 스킬의 사용성을 더 강화했다. 개별 스킬의 깊이는 예전과 비슷하다.

남궁곤
=기획 자체가 하드코어한 게 맞다. '오버로드'는 파티 전투가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조합을 해야 하는 거고, 그렇게 파티의 다양성이 드러나야 한다. 스킬 한 방의 느낌을 잘 살리고, 타게팅으로 전략을 좀 더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모든 걸 다 사용하려면 피로도가 매우 높아진다. 상대에게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위협 요소를 재빨리 타게팅하고 제거하는 전략. 일단 그런 전략들을 플레이에서 추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Q. PvP를 굉장히 강조하는데, 이에 못지않게 PvE도 중요하다. PvE 콘텐츠와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중심적으로 가다듬을 부분은 어딘지 궁금하다.

허재호
=일단 앞으로는 캐릭터의 성장 과정과 밸런스를 위주로 집중 케어할 예정이다. PvE 콘텐츠는 거의 다 완성됐고, 캐릭터의 스토리라던가 스킬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해 놓은 상태다. 그걸 클리어하다 보면 영웅도 획득할 수 있다. 게임 문법 자체는 PC 온라인 게임을 좀 유사하게 따라가는 면이 있긴 한데…아마 후반 장비들은 제작하는 형태로 가려고 생각 중이다.

자신의 파티를 가지고 보스몬스터와 싸우는 레이드 싱글 플레이도 있고, 길드 단위의 실시간 레이드를 고려 중이긴 한데 아직은 기획 개발 단계 정도다. 그리고 좀 특이한 게, 50명이 들어가는 채널 필드 콘텐츠가 있는데 거기서는 PvE와 PvP가 함께 벌어지게 할 생각이다.


Q. 커뮤니티성이 있는 콘텐츠에 대해 굉장히 신경을 쓰는 듯한데, 모바일 게임은 게임 내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기가 어렵다. 어떻게 풀어낼 생각인가?

허재호
=게임 내부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커뮤니티가 나올 수 있는 건 '깊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인 게임은 길드 단위로 커뮤니티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부분은 좀 외적인 부분인데, 파티 단위로 게임을 하다 보니 영웅을 어떻게 조합하고 이런 파티가 괜찮더라 하는 의견을 나누거나, 상대방과 PvP를 할 때 히어로 파티가 어떻게 되느냐 등등 유저들이 개성을 표현하거나 자유롭게 구성하는 것 역시 커뮤니티를 발생시키는 요소라고 본다.

남궁곤
=첨언을 좀 하자면, 게임 커뮤니티를 발생시키는 하나는 게임의 깊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이 심도가 있을수록 유저들이 다양한 조합을 찾고 공략들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요소가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게임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데, 이건 앞서 말한 50명 단위의 채널 필드에 좀 섞여 있는 요소다. 그 안에서 PvP도 이뤄지고 복수를 하거나 보복을 하는 등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면 유저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재가 생기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가 카카오와 함께 하려고 한 가장 큰 이유도 커뮤니티에 있다. 구체적으로 밝힌 순 없지만, 카카오와 지금 협업해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부분이다.


Q. 마지막으로 게임을 제작하면서 바랬던 점이나 각오가 있다면 듣고 싶다.

남궁곤
=우리는 좀 시장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 물론 그만큼 리스크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인지하고 게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플레이어들의 만족하게 할 수 있게끔 하고 싶다. 비슷비슷한 RPG라기보다는 신선한 걸 만들려고 지금도 계속 노력 중이다. 재미있는 게임을 잘 만들도록 노력할테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허재호
=대표님과 비슷한 이야기일 것 같긴 한데, 이 길이 물론 어려운 기회라는 건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노력해서 유저분들이 느끼기에 가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