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현지시각) NA LCS 2017 스프링 5주차 일정으로 북미의 명문 CLG 와 임모탈스의 대결이 펼쳐졌다. 2세트에서 임모탈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으나, CLG가 미드 라이너 '후히' 최재현의 활약에 힘입어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오늘 경기에서 활약을 통해 MVP 를 수상한 '후히' 최재현 선수와 경기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 CLG '후히' 최재현

Q. 오늘 MVP로 선정되며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린다.

그동안 사람들이 CLG가 슬로우 스타터라고 말하곤 했는데, 올해 그걸 확실히 느꼈다. 그만큼 초반에 패배를 많이 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팀원들이 서로 문제가 쌓이고 쌓이다보니 친한데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소통이 잘 안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 번 터놓고 게임 밖에서의 문제를 정리하고 나니 다들 솔직하게 잘해보자는 마인드로 가득해서, 다시 경기가 재미있어졌다. 한경기 한경기 다같이 성장하는 기분이라 좋다.


Q. 오늘 평소 잘 하지 않던 제이스와 제드를 선보여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 픽들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보통 내가 하고싶어하는 챔피언과 코치진이 원하는 챔피언이 따로 있기 마련인데, 이번엔 그게 겹쳤다. 올 AD로 가더라도 스노우볼만 잘 굴릴 수 있다면 상관 없다고 생각했고, 워낙 그 두 챔피언이 미드에서 강력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Q. 2세트에서 역전패 이후에 상당히 분위기가 안좋았을 것 같다. 3세트를 준비하면서 팀원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2세트를 지고나서 분위기가 안좋기보다는 서로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주고 받았다. 어떻게 해야할까 이야기했고, 3세트는 또다른 게임이니 다같이 마음을 리셋하고 임했다.


Q. 항상 아우렐리온 솔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데, 왜 자신에게 잘 맞고, 이 챔프가 가진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우렐리온 솔 자체가 평타를 치지 않고 W 로 카이팅을 하다보니 사람들에게 낯선 챔피언이 아닌가 한다. 아지르가 처음 나왔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었다. 다들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아우렐리온 솔이 처음 나왔을 때가 MSI 때문에 중국에 있었을 때인데, 챔피언 자체가 너무 멋있고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아우렐리온 솔만 혼자서 연습했었다.

그러다가 스크림에서도 써보니 좋더라. 당시에 아지르가 자주 나왔는데, 아지르 상대로 유효한 챔피언이었고, 이후에 메타가 변하면서 현 메타에 어울리는 대세 픽이 되다보니 자주 하게 된 것 같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챔피언이다. 로밍도 좋고, 라인도 잘 미는 편이고, 재합류가 무척 빠르다보니 딜교환을 죽지만 않는다면 딜교환을 적극적으로 해줄 수 있다. 살아만 있으면 딜을 계속 넣을 수 있는 챔피언이 아닌가.


Q. 비록 패배했지만 오늘 제드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숨기고 있는 픽이 더 있는가?

준비하고 있는 픽이 하나 있긴한데, 오늘 2경기에서도 나올 뻔 했는데 제드가 좀더 좋다고 해서 제드를 했다. 아마 다른 리그에서는 나온 적 있는 챔피언일 것이다.


Q. 미국 리그에 새로 들어온 한국 선수들의 적응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 있는가?

한국 선수들이 미국에 와서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살면서 많이 힘들어 했었던, 계속 겪어 온 부분이기 때문에 무엇이라 딱 집어서 조언을 해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다. 막 미국에 들어온 한국 선수들은 어디 가고 싶어도 쉽게 나갈 수 없고, 잠시 나들이나 가게에 가는 것도 교통이나 언어 문제로 막막할 것이다. 같은 한국 선수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친해지고 같이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극복해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시즌 NA LCS 에 새로운 경쟁 팀이 많이 나타났다. C9이나 TSM 등 전통의 라이벌에 플라이퀘스트 같은 새로운 강팀도 등장했는데, 특별히 더 긴장되거나 하지는 않는가?

경쟁자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기보다는, 우리 팀 자체가 항상 이기고자 하는 마음에 가득 차있다. '우리가 잘하면 다 된다' 는 느낌이랄까. 좋은 선수들이 더 많아졌지만, 우리가 우리의 플레이를, 우리가 더 잘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이다.


Q. 최근 북미의 연습 환경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솔로 랭크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나 스크림 환경도 언급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확실히 문화의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솔로 랭크나 스크림을 할 때는 사람들이 굉장히 경쟁심이 강하다. 강하게 이기고 싶어하고 승부욕이 넘친다. 하지만 북미는 그런 부분이 덜하다고 할까. '아 졌어, 그래도 괜찮아' 하는 식으로. 일단 북미의 솔로 랭크 자체는 공감하는 부분이다. 핑도 너무 높아 문제가 있고, 솔로 랭크를 돌리는 플레이어들의 마인드 자체가 소위 '즐겜'에 더 맞춰져 있다. 한국 솔로 랭크에서는 팀적인 부분, 운영 등을 배우기도 하는데, 북미에서는 그런게 매우 적다. 솔로 랭크에서 연습을 할 때는 1대1 같은 개인적인 부분들에 국한된다.

스크림의 경우 지역보다는 상대하는 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북미에서도 상위권 팀들은 한국과 비슷하다. 시간 약속을 엄격히 지키고 초반에 크게 밀리더라도 어떻게든 이기고자 노력하는 경향이 큰데, 그렇지 않은 팀들도 있다.


Q. 마지막으로 전세계의 팬들에게 메시지 한마디 부탁드린다.

요즘 들어 현장에서 '후히'를 외쳐주시는 팬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정말 감사드린다. 처음 리그에서 활동할 때 실수만 부각되는 일이 잦아서 실망하곤 했다. 열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그 부분만 보인다고 할까. 하지만 점점 더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분들이 나의 스타일, 내 플레이를 인정하고 이해해주고, 내가 잘하는 부분들도 같이 보아주는 것에 뿌듯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요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