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도 정식 출시된 바 있는 '새도우버스'는 일본에서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략 카드게임이다. 매일 100만영 이상의 유저가 즐기고 있으며 출시 8개월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7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섀도우버스는 일본 내에서 e스포츠 부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소규모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상점들을 지원하는 한편, 대규모 전국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런 성장세 대로라면, 국내 출시 당시 약속했던 한일전 또한 조만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GDC 2017에는 사이게임즈의 기무라 유이토 상무가 강단에 서 일본에서 e스포츠를 흥행시킬 수 있었던 비결을 공유했다. 일본에서 e스포츠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마츠리'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기무라 유이토 상무. 또한 그는 일본에서 오프라인 대회를 열기 위한 다양한 팁을 공유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 사이게임즈 기무라 유이토 상무 겸 총괄 프로듀서


■ 마츠리 문화란 무엇인가?

▲ 일본의 전통 축제인 '마츠리'

전통적으로 일본의 '마츠리'라고 하는 문화는, 신들에게 수확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표하는 축제로, 북미의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오면서 '마츠리'라는 단어는 계속 사용되고 있지만, 그 성격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의 '마츠리'는 종교적인 의미는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넒은 의미로 각 지방의 여러 사람들이 모여 우정을 다지고, 모두 함께 즐겁게 지내는 방식으로 발전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축제 기간 중에 유행하는 길거리 음식을 먹거나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말을 보내는 방식으로 자리했다고 볼 수 있다.



■ e스포츠를 '마츠리 문화'에 접목시키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 일본의 마라톤 대회 '에키덴'

그렇다면 이러한 '마츠리' 문화를 e스포츠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취미나, 목적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기분을 공유하는 것이 마츠리의 특징이며, e스포츠 또한 그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본에서의 e스포츠 문화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롭게 생겨난 문화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스포츠의 관점으로 본다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 말고도 상대방도 함께 응원하는 문화 또한 일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양 팀 모두를 응원하는 문화는 단체 마라톤 대회와 비슷한 '에키덴'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양 팀을 응원하는 문화와 함께, 일본에는 '오마츠리사와기'라는 말이 있다. 축제 때 시끌벅적함을 나타내는 말로, 평소 일본인들은 그렇게 소란스러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누군가가 "지금부터는 소란스러워도 돼" 라고 하는 일종의 신호를 보내줄 때까지 조용함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나타나게 된 단어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본인의 일반적인 성격 때문에,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e스포츠 이벤트를 진행할 때에도 어느 시점부터 '소란스러워도 괜찮다'는 신호를 주는 것을 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은 아직 경쟁이 치열한 스타일의 이벤트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키워드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마츠리 같은 e스포츠' 만들기


그렇다면 '마츠리'문화를 이용해 e스포츠를 홍보하기로 결심한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는 섀도우버스 페스티벌을 예로 들며 PVP를 중점으로 하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보다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페스티벌 형식으로 접근하는 쪽을 택했다고 전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 소규모 로컬 이벤트를 장려하는 것이었다. 섀도우버스의 미니 페스티벌 이벤트를 열고 싶은 작은 상점들의 신청을 받아 '이벤트 서포트 키트'를 발송해 주는 것으로, 동네 작은 라면집부터 책방, 혹은 오락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점에 서포트 키트를 지원했다. 서포트 키트에는 실제 섀도우버스 카드팩과 모바일 충전기 등이 들어있어, 미니 페스티벌을 개최한 작은 상점에 유저들이 모여 대결을 하면서 함께 즐거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미니 페스티벌은 현재 한 달에 100여 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1년 동안 약 1,200개의 서포트 키트를 발송한 바 있다.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이러한 방식의 접근이 섀도우버스를 e스포츠로서 장려하는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 이벤트 개최를 희망하는 소매점에 보내주는 서포트 키트


■ 결국 PVP 게임인 '섀도우버스'를 흥행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앞서 경쟁보다는 함께 즐기고, 경험을 공유하기는 이른바 '마츠리 문화'에 더 친숙한 것이 일본의 성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어째 됐든 '섀도우버스'는 PVP 게임이고,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경쟁을 해야만 하는 게임을 흥행시킬 수 있었던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이에 대해 경쟁을 위한 강한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유저들의 성향을 조금씩 바꿔가는 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섀도우버스의 싱글 플레이에는 내러티브를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이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으며, 경쟁을 할 이유를 가진 캐릭터의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쟁에 익숙해지고, 재미를 느낀 유저들을 e스포츠에 참가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방법이 앞에서 설명한 미니 페스티벌 형태의 로컬 이벤트다.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동네에서 레벨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함께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로서 성장하고, 이후에는 더 높은 랭크로 올라가기 위해 참여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서구권 개발자들을 위한 '일본에서 e스포츠 이벤트 성공시키기'


마지막으로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서구권 개발자들이 '마츠리 문화'를 이용해 일본에서 e스포츠 대회를 성공시키기 위한 팁을 몇 가지 공유했다.

첫째로, 일본에서 오프라인 e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고 싶다면 '마츠리 문화'를 이용하는 것과 함께 꼭 도쿄에서 이벤트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 도쿄는 일본의 수도로서 새로운 문화를 발전시키에 최적의 도시다.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할만한 장소로는 도쿄 빅사이트나 TGS가 개최되는 마쿠하리 멧세, 니코파레 등이 아주 유명하며, 도쿄 여러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베르사레' 또한 이벤트를 주최할만한 장소로 추천한다.

또, 파트너사로는 '사이버Z'를 추천한다. 이들은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많으며, 지금까지 스트리트 파이터나 베인글로리, 섀도우버스 등의 이벤트를 주최한 경험이 있다. 독자적인 유통 플랫폼 또한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주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e스포츠 대회를 스트리밍하기 위해서는 여러 스트리밍 채널과 연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스트리밍 채널로는 니코니코동화와 오픈렉(OPENREC), 아메바TV가 있으며, 유튜브까지 합하면 이 네 곳이 가장 영향력이 있다. 다만, 각자 관심을 가진 유저층이 다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모든 스트리밍 채널과 연계를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는 유튜브를 통해 경기 영상을 아카이브 해놓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 깜짝 발표, e스포츠 프로팀 '사이게임즈 비스트' 창단

▲ e스포츠 프로팀 '사이게임즈 비스트'

강연을 도무 마무리한 후, 기무라 유이토 상무는 사이게임즈의 신규 e스포츠팀인 '사이게임즈 비스트'의 창단을 발표했다. 우메하라 다이고, PR발로그 및 스네이크 아이즈 선수리 이뤄진 사이게임즈 비스트 팀은 앞으로 격투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