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7-03-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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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레타', 최초 VR MORPG를 꿈꾼다" 일리언게임즈 박범진 대표

김지연(KaEnn@inven.co.kr)

VR 속 가상세계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어 대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구사하는 그런 상상,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해봤을 듯 한데요. 이런 상상 속 경험을 VR로 옮기려는 개발사가 있습니다. 바로 VR MORPG '프레타'를 개발 중인 일리언 게임즈입니다.

'프레타'는 지난 2014년 넥슨이 발표한 모바일 3D 액션 RPG 였습니다.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던전 콘텐츠 및 실시간 집단 PvP 시스템을 구현한 타이틀이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개발이 중단되었죠. 이후 프레타 개발팀은 별도로 독립해 '일리언 게임즈'를 설립, VR용 게임으로 플랫폼을 전환해 개발을 이어갔습니다.

일리언 게임즈는 '프레타'의 플랫폼을 모바일에서 VR로 전환하면서 자동 전투를 없앴고, 코어 게이머를 위해 게임의 난이도를 높였습니다. 나아가 자유로운 성장 시스템을 도입해 유저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GDC 데모버전에서는 전사와 어쌔신, 법사 등 총 3가지 직업이 준비되었습니다. 시점도 4가지로 구현되어 있어, 플레이어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러로 캐릭터의 방향을 잡으며 이동할 수 있으며, 길을 막는 몬스터를 물리치다 보면 중간 보스를 만나게 되어 싸우는 형식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법사를 선택했는데, 스킬이 논타겟팅이라 이동하면서 시점을 변경하면서 적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스킬을 마구 날려보았지만, 예상 외의 난이도에 결국 중간 보스를 물리치지 못하고 게임 오버가 되었습니다. 본래 VR 게임을 5분 이상 플레이하면 멀미를 느끼는데, 생각보다 피로도가 크지 않아 다른 직업도 바로 뒤이어 시연해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VR 게임을 만들고 있지만, MMORPG나 MORPG로의 도전은 쉽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볼륨이나 여러 측면에서 다른 장르에 비해 고민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일 텐데요. 과감하게 새로운 길로 도전하는 그들에게 많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시연 후 현장에 있던 박범진 일리언 게임즈 대표를 만나 '프레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 일리언 게임즈 박범진 대표



Q. GDC에 처음 참여하셨는데요. 소감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이전에 넥슨에 있을 때 GDC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큰 회사 소속으로 올 때랑 스타트업으로 올 때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많이 걱정했는데 이번에 GDC 베스트 피치(GDC Best Pitch)에 뽑혔고, 이후 실리콘 밸리 분들이 정말 많이 연락을 주셨어요. 현재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요. 현지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어서 GDC에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성심 성의껏 해주시고 좋은 평가를 내려주셔서 기뻤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넥슨을 나와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되었나요?

본래 저는 넥슨 기획조정본부에 있었고 넥슨 모바일 개발 자회사 설립에도 관여했었죠. 그 자회사가 이후 본사에 흡수되었는데, 저는 해외사업부랑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담당으로 빠졌고, 제 동료들은 계속해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저희 모두가 "회사를 나와서 정말 우리가 해보고 싶은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후 저와 제 동료는 회사를 나와서 2015년 12월에 '일리언(ILLION)'이라는 이름의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개발중인 '프레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프레타'는 본래 넥슨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였어요. 약 3년 간 개발을 하다가 '히트'가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강타했죠. 내부적으로 출시 시점을 미루자는 의견이 제기됐어요. 그래서 개발된 리소스는 많은데 출시는 하지 않은 상태였고요.

넥슨과는 별도로 이야기를 했고요. 저희가 해당 프로젝트를 들고 나오는 걸로 협의했습니다. 이 리소스를 토대로 현재 VR용 게임 '프레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기간 대비해서는 그래픽이나 퀄리티가 좋은 편이에요.




Q. 왜 플랫폼을 모바일에서 VR로 전향했나요?

저는 스토리가 있는 게임, 특히 어드벤처 장르를 좋아해요. VR 기기가 등장했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만일 RPG 장르로 VR게임을 만든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요. 가령 월드오브워크래프트VR이 나온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 속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거에요. 무조건 될 거라고 보고요.

그래서 저희는 MORPG를 모바일에서 VR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처음 나와서 크게 성공하고 PC 온라인 시장의 문을 열었듯, 저희 게임도 MORPG VR의 초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프레타' 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MORPG를 하는 이유는 가상의 현실 속에 실제 자신이 생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그 세계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프레타'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어요.

저희 개발팀에는 '다크소울' 플레이어도 있고 '몬스터헌터' 유저도 있어요. 이런 부류의 게임은 정말 재미있기는 한데 조작이 상당히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는 난이도는 유지하되 조작은 쉽게 할 수 있도록 개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가상현실 세계 안에 들어와서 직접 싸우는 듯한 느낌은 전달하면서요.




Q. 게임을 해보니 시점이 4종류가 있는데요. 여러 개의 시점을 구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1인칭 시점으로 개발했어요. 하지만 역시나 멀미 문제가 너무 심하더군요. 그래서 3인칭으로 바꾸었는데, 개발하다 보니 '이럴 거면 굳이 VR 플랫폼으로 만들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고, 해외 유저들의 피드백도 받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시점을 도입,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을 골라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게 되었습니다. '니가 뭘 좋아할 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와 같은 느낌이랄까요(웃음)?

현재 구현된 시점은 1인칭과 숄더뷰, 백뷰, 3인칭으로 총 4가지입니다. 이번 GDC에서 4가지 시점 모두 이용 가능하도록 데모를 준비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시연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백뷰를 선호한다는 것이었죠.


Q. 게임 내 직업은 총 몇 가지인가요?

출시 버전에는 전사와 어쌔신 그리고 마법사까지 총 3가지의 직업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후 첫 업데이트 때 신규 클래스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본래 하나의 캐릭터가 여러 개의 스킬을 골라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요. 업데이트 할 때마다 엄청난 시간이 들어갈 것 같았어요. 그래서 캐릭터를 여러 개로 구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스킬 시스템은 어떻게 구현되었나요?

성장하면서 스킬을 찍고 룬을 박아서 업그레이드를 하는 식으로 구현했습니다. 쉽게 말해 디아블로와 유사한 형태이죠. 다만 스킬을 찍어도 공격력이 상승하거나 하기보다는, 전투를 도와주는 보조 스킬이 늘어납니다. 스킬 시간을 단축하거나 지속시간을 늘리거나, 혹은 적들의 발목을 붇잡는 식으로요.


Q. GDC 시연버전에서는 싱글플레이만 가능했는데요. 향후 멀티플레이 모드도 지원되나요?

현재 레이드 모드를 개발하고 있어요.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총 3명이 사냥터에 들어가서 거대한 보스 몬스터를 잡는 형태로요. 이후에는 PvP도 도입할 예정이고, 내년 정도에는 클랜전 같은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VR 안에서 재미있겠다 싶은 건 다 해보고 싶어요.



Q. 거래 시스템에 대해서 도입할 계획이 있나요?

저희 개발팀 사람들이 연식이 있어요(웃음). PC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다가 모바일로 넘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거래 시스템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은 편이에요. 현금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초기에는 거래 종목을 제한하면서 수정해 나갈 생각이에요.

어디까지나 저희들의 취지는 유저들 간에 서로 부족한 부분이나 장비제작 아이템을 교환해서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니깐요. 서로 돕고 살라는 취지이죠.


Q.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난이도가 다소 어렵게 느껴졌는데요. 캐주얼 유저들을 고려해 난이도를 조정할 계획은 없나요?

'프레타'의 타깃은 하드코어 게이머에요. 지금 VR 기기를 가지고 있는 유저들은 대부분이 하드코어 게이머들이지, 캐주얼 게이머가 아니에요. 그래서 저희는 모두를 아우르는 게임을 만들기 보다는, 실제로 기기를 가지고 있는 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으로 개발해가고 있습니다.




Q. '프레타'가 지원하는 기기는 어떠한 것이 있나요?

우선 PS VR을 지원하고요. 오큘러스와 바이브로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모바일 지원도 준비하고 있어서, 향후에는 기어VR과 데이드림으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반짝하고 인기를 얻다가 사라지는 게임이 아니라, 꾸준히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멀티플랫폼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동일한 리소스로 pc버전, 콘솔버전, 모바일 버전을 만들고 있죠.


Q. 출시는 영어권 국가부터 이루어지나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 VR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유저들 대부분이 영미권에 분포되어 있고요. 한국에서는 보급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이에요. 공식 판매조차 시작하지 않은 기기도 있죠. 북미의 경우 PS VR 유저만 1백만 명에 달하고요.

이번에 나온 '레지던트 이블7'은 PC와 콘솔, VR 등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되었는데요. 그 중 10%가 VR 유저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저희 역시 영어권 국가를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Q. 일리언 게임즈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개발팀은 50명 정도 되는데요,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좋게 봐주시는 곳이 있어요. 향후 영화사와 IP 계약도 체결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는 단계이며,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VR 콘텐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VR 속에서 플레이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에요. 007시리즈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는 정말 멋진데, 그걸 보고 있는 저는 제 3자적 존재이잖아요. MMORPG를 한다고 치면,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거죠. 맨날 PK 당하고 죽는 존재가 된다면 뭔가 억울하잖아요. 현실 말고 게임에서도 이래야 하나 싶고요.

VR 게임 속에서 나 자신이 제임스 본드로 활약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때 VR 시장은 더욱 성장할 거라고 봐요.



Q. 여전히 VR 시장은 초기 단계인데요.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는 점에 대해 불안하지는 않나요?

걱정은 지난 1년 동안 종일 했어요(웃음). 저희가 목표로 하는 타깃은 PC유저 1백만 명, 콘솔 1백만 명이에요. 게이머들의 소비 행태를 살펴봤는데, 게임이 괜찮다 싶으면 바로 구매하는 사람이 전체의 15~20% 가량 되더라고요. VR 쪽에서는 20만 다운로드만 되도 의미 있다고 보고 있어요.


Q. 아직까지는 VR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게이머가 많지 않은데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게임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VR 기기를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기 보유자가 저희 게임을 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이지요. VR 기기를 소유한 유저들을 보면 크게 멀미를 느끼지 않을뿐더러 장시간 플레이 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이브온라인'의 경우 코어 유저들은 하루에 8시간 동안 게임을 합니다.

다만 기기의 특성상 계속 끼고 있다 보면 무겁고 땀이 차는 문제는 있습니다. 그래서 VR을 끼지 않더라도 PC나 콘솔 스크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PS 들어가서 VR 여부를 체크하는 식으로 말이죠.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흥행에 성공한 VR 게임을 보면 매출은 상당히 잘 나와요. 유저들도 이미 VR 기기 사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멀미 등의 문제를 걱정할 필요도 없죠. 다만 매일매일 접속하고 게임을 반복하는 리텐션(Retention)이 높지 않다는 점이 VR게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에요.

접속 빈도와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저희는 전투 이외에 아이템 조합이나 채집 등의 요소도 가미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데모 버전을 시연하는 분들이 평균 15분에서 30분은 하더라고요. 당장의 매출에 급급하기 보다는 유저들이 자주 놀러 와서 즐길 수 있는 '프레타'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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