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7-03-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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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돌아온 스타2 명품 해설 안준영, "가장 재밌는 해설을 하고 싶다"

이시훈(Maloo@inven.co.kr)
휴식기를 가졌던 SSL이 전보다 더 풍성한 콘텐츠로 화려하게 개막했습니다. 그리고 SSL과 함께 스타2 팬들은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죠. 그는 바로 화려한 언변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스타2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엔진' 안준영 해설입니다.

공익근무 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 안준영 해설은 3년의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습니다. 공백기를 거치면서 날카로운 턱선을 잃고 푸근한 인상을 얻었지만, 해설의 날카로움은 여전했습니다.

스타2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더 빛날 수 있도록 선수들의 플레이를 멋지게 조명해주는 안준영 해설. 그가 있기에 스타2 리그는 앞으로 더욱 풍성해질 것 같습니다. 10년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중계하고 있는 '노력하는 천재' 안준영 해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Q.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스타2 해설로 다시 인사드리게 된 안준영입니다. 반갑습니다.


Q. 길었던 공익근무 기간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사실 스타2를 쉬면서 다른 게임들을 많이 했어요. WoW, 디아3, 하스스톤 등 블리자드 게임은 다 했어요. 대부분 서버 랭커 급으로 깊게 파고들었죠. 다른 게임을 하면서도 경쟁과 승부에 가장 어울리는 게임은 스타2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트위치 방송을 자주 보는데 거기서 하스스톤 스트리머와 히어로즈 스트리머가 내기를 걸고 스타2로 대결하더라고요.


Q. 드디어 스타2 해설 자리가 생겼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은 일반적인 회사와 다르게 사람이 늘어나면 차이가 굉장히 크게 나요. 세 명이 방송하는데 한 명이 추가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방송은 '자리'라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잘하고 있었던 정윤종 해설이 SSL 하차 의사를 밝혔고, SSL이 시작되기 전에 제가 소집해제를 했어요. 정말 천운이었죠.

제가 늦게 소집 해제해서 다른 사람이 해설로 내정됐으면 "내가 더 잘할 수 있으니 그 사람을 빼고 저를 넣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잖아요. 시기가 정말 잘 맞은 것 같아요. 스타2 공식전은 3년만인데 저를 믿고 채용해준 안성국, 김효봉 PD님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Q. e스포츠 해설자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중학교 때부터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제가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으면 뒤에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였죠. 당시에 APM이 450을 넘었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일단 학생은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셔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스무 살 때부터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게 됐어요. 그런데 제 실력으로는 프로의 문턱조차 갈 수 없었어요. 그래도 e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언변이 괜찮아서 해설을 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에 '슈퍼 파이트'라는 리그가 생겼고, 운이 좋게 해설자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Q. 안준영 해설에게 붙은 수식어 중 하나가 '서울대 출신'입니다.

사실 학벌 때문에 수혜를 봤던 경우가 많아요. 간혹 제가 틀린 말을 해도 아무도 반박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이것이 발목을 잡는 경우도 많았어요. "얘는 e스포츠 해설일을 잠깐 하다가 나중에 잘 안 풀리면 다시 고시 준비나 하러 가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어요.

제가 이 일을 정말 사랑하고 평생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학교를 자퇴했어요. 다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어요. 모든 e스포츠가 망해서 제가 설 자리가 하나도 없게 됐을 때, 등이 떠밀려서 공부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제가 e스포츠를 떠나서 공부의 길로 돌아갈 일은 절대 없습니다.




Q. 스타1 해설로 데뷔한 안준영 해설, 스타1에서는 호평보다 혹평이 더 많았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경력에 비해서 괜찮은 결과물을 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기존의 해설자들이 가진 선점 효과와 후발 주자를 안 좋게 보는 시선 때문에 저의 해설이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속으로 억울해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1, 2년이 지나고 제가 했던 해설을 다시 들어보니까 제가 못한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그때는 제가 부족한 부분을 몰랐어요. 나중에 정원이 형이랑 VOD를 돌려보면서 "우리 왜 이렇게 못했냐?"고 하면서 그때의 부족함을 인정하게 됐죠.


Q. 스타2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스타2를 처음 접했을 때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아마 스타1을 하다가 스타2로 넘어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거부감을 느끼셨을 거예요. 스타2가 재밌게 느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못 넘기고 스타2를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안타까워요. 저도 스타2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그렇게 스타2에 재미를 느끼게 되면서 오랜만에 스타1을 해보니까 스타1이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Q. 스타2 해설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됐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방송 경력이 쌓여서 슬슬 말을 잘하기 시작했을 때 새로운 게임인 스타2가 나왔고, 후발주자가 아닌 선발 주자가 됐어요. 그러다 보니 누구와 비교당하지 않고 제가 말한 것이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죠. 그러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그때는 일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제 이름을 검색하면서 속으로 좋아하곤 했죠.


Q. 언변이 정말 뛰어나신데, 평소 책은 많이 읽으시나요?

10년 동안 책을 딱 한 권 읽었습니다. 그 책의 제목은 '아서스 리치 왕의 탄생'이에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나의 표현을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까 항상 고민하곤 해요. 그런 습관이 해설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성격이 정말 독특하신 것 같아요.

20대에는 제 성격이 모났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나는 나의 스타일대로 나에게 맞는 사람이랑만 친하게 지낼 거고, 나랑 안 맞는 사람은 멀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요. 사교성, 의리, 우정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죠. 하지만 30대에 들어서면서 성격이 좋은 쪽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모났던 부분이 많이 둥글둥글해졌죠(웃음).




Q. 중간에 스타2를 쉬고 다른 종목 해설에 도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스타2를 쉬면서 다른 게임을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잘하고 있는 사람의 자리를 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잘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제가 복귀하니까 자리를 달라고 하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행동 같았죠. 그래서 잘하고 있는 사람은 잘하게 두자는 생각으로 다른 종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결정적으로 스타2 해설을 다시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정윤종 해설의 SSL 하차 소식 때문이었어요. 자리가 생기면서 스타2 해설로 복기하게 됐습니다. 쉬면서 다른 게임을 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동안 안 보였던 것이 보이더라고요. 예전에는 나무를 꼼꼼히 봤다면 이제는 숲을 봐요.

예전처럼 초 단위로 경기 양상이 보이진 않아요. 감을 잃은 부분은 앞으로 열심히 준비하면서 살려야 할 것 같아요. 대신 느긋하게 전체적인 부분을 보니까 게임의 흐름이 더 잘 보여요. 그런 부분에서는 얻은 것이 있고 잃은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Q. 고인규 해설, 유대현 캐스터와 함께하게 됐습니다. 호흡은 잘 맞나요?

제가 예전부터 좋아했던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돼서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고인규 해설은 모든 스타2 팬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해설이죠. 그리고 캐스터로 새롭게 변신한 유대현 캐스터는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고 인정하는 분이에요. 진행 능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조합이 정해졌을 때 "믿고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만족감을 표현했죠. 챌린지 해설도 너무 조합이 좋다고 생각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김익근 캐스터가 돌아온 것도 너무 기뻐요.




Q. 안준영 해설이 자리를 비운 동안 스타2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득과 실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프로리그가 없어진 것은 정말 아쉽죠. 하지만, 선수들이 무소속으로 자유롭게 풀리면서 개인 방송을 많이 하고 팬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있어요. 결정적으로 크고 작은 대회가 많이 생겨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프로리그와 팀이 있을 땐 대회에 쉽게 출전할 수 없었어요. 어떻게 보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볼 기회가 더 많아진 셈이죠.

게다가 해설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예전보다 월등하게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무조건 혼자 래더에서 선수들이 가져올 만한 빌드를 시험하면서 혼자 준비했어요. 이제는 선수들의 개인방송만 봐도 해설 준비가 돼요. 이번에 중계를 준비하면서 너무 편했어요. 요즘 일상이 선수들의 개인방송을 보는 거예요.


Q. 그렇다면 앞으로의 스타2 리그는 어떻게 될 것 같나요?

리그는 돈이 있으면 열려요. 후원사가 광고 효과와 이미지 상승효과 등이 있다고 생각하면 투자가 이뤄지면서 리그가 열리는 거예요. 많은 팬들이 여전히 스타2를 좋아하고 많은 직관과 시청을 해주고 있어요. 그러면 당연히 광고 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죠.

그리고 판이 어려울수록 후원을 해주는 기업의 이미지 상승효과가 엄청나잖아요. '힘들 때 도와주는 고마운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생기고요.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투자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대회는 꾸준히 열릴 거예요. 대회가 열리면 선수들은 계속 열심히 하겠죠. 물론 모든 것은 스타2를 사랑하는 팬분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스타2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Q. 안준영 해설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제가 있어서 방송이 더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스타2 해설 중에서 가장 재밌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스타2를 중계하는 모든 분들이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서로 더 잘한다고 격려하는 편이지만, '재미'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잠시 스타2를 떠나서 저를 미워하시는 분들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돌아왔다고 반겨주시는 팬들이 더 많아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더 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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