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꽃 피는 봄이 오면 많은 것들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그중에서는 미세먼지, 환절기 감기와 같은 안 좋은 것들도 있겠지만, 따뜻한 날씨나 프로야구 시즌 개막 같은 좋은 소식도 우리를 반긴다.

게이머 한정으로 프로야구 개막 시즌이 되면 반가운 것이 한 가지 더 우리 곁을 찾아온다. 바로 새로운 야구게임의 출시. 올해도 어김없이 야구 시즌에 맞춰 새로운 야구게임이 속속 출시되거나 기존 게임들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한다.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하고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프로야구 H2(이하 H2)'도 프로야구 개막 하루 전날인 지난 3월 30일 출시되어 인기 및 매출 상위권에서 순항하고 있는 중이다.

'프로야구 매니저(이하 프야매)'을 통해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개발에 잔뼈가 굵은 엔트리브소프트가 출시한 '프로야구 H2'. 아무래도 프야매의 모바일 계승작이기 때문에 전작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두 게임이 어떤 유사한 점을 가지고, 차이점이 있는지를 중점으로 리뷰를 적어보려고 한다.

한시간에 두, 세 경기
일 주일에 진행되는 두 번의 리그


엔트리브소프트가 모바일에 처음 도전할 때 내놓은 '프로야구 6:30'은 스테미나 개념의 '매치 볼'만 충분하다면 언제든지 리그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신선한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빠르게 게임이 지겨워진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전작의 실패를 발판 삼아서 일까. 'H2'는 기존 프야매와 마찬가지로 10명의 유저가 한 리그에 속해 한시간마다 경기가 자동으로 벌어진다. 비기너 등급으로 시작해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일요일에 루키 등급으로 올라가 본격적인 패넌트레이스를 시작한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정을 진행하지만, 전작처럼 한 경기만 진행하지는 않는다. 실제 프로야구에서도 한 팀을 만나면 두, 세경기를 진행하듯, H2에서는 한 유저를 만나게 되면 한 시간에 두, 세경기를 한번에 치르게 된다. 프야매에서 세 시간 동안 치러지는 경기가 여기서는 한 시간에 치러지는 셈이다. 다만, 한 시간에 여러 경기가 치러지는 만큼 리그의 일정도 그만큼 짧다. 3일 동안, 리그가 진행되고 0.5일 동안 포스트시즌이 진행되어 일주일에 두 번의 리그가 진행된다.

경기가 끝나면 짤막한 기사의 단신 형태로 해당 경기를 요약해준다. 선발 투수가 몇 이닝 몇 실점을 했는지, 어떤 타자가 타점을 올려서 승리에 견인했는지. 소감은 어떤지 보여주고 있어 신문을 읽는듯한 소소한 재미가 있다. 현실성도 반영하듯, 대량 실점을 하거나 무안타로 침묵하면 "할 말이 없다"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것도 특이점.

▲ 결과 이후에는 짧게 단신 형태로 기사를 보여준다.

경기를 확인하고 나면 경기 중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보너스 미니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으며, 다음 경기에 대한 승부 예측을 할 수 있다. 미니게임과 승부 예측 모두 성공 여부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다음 경기가 진행되기 전까지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미니게임과 승부 예측을 통해 게임 재화를 얻고 싶다면 자주 접속해서 확인을 해야한다.

▲ 다음 경기에 대한 승부 예측을 진행할 수 있고, 포인트가 누적되면 보상을 받는다.

'팀 컬러' 대신 '팀 배지'
코스트의 제한이 사라진 라인업 구성


프야매를 즐기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팀 컬러의 효과로 인한 스탯 상승이 상당했기 때문에 성능을 위해서는 단일 구단과 연도로만 구성된 선수 25명으로만 라인업을 구성해야만 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다른 구단의 잘하는 선수를 모두 모은 올스타 덱을 구성하기에는 덱 구성 난이도가 너무 높고, 코스트 문제로 인해 일정 리그 이상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H2에도 프야매의 팀 컬러와 비슷한 '팀 배지' 시스템이 존재한다. 팀 컬러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해당 조건을 만족시킨 선수의 능력치가 상승한다. 09년도 배지와 SK배지를 장착했다면 09년도 SK 소속 선수들은 중복으로 능력치가 상승한다. 다만, 팀 컬러와의 차이점이라면 프야매에서는 1군 라인업에 해당 선수가 들어가 있어야만 팀 컬러를 발동할 수 있었지만, 팀 배지는 1군에 라인업을 구성하지 않아도 효과를 발동시킬 수 있다.

▲ 선수의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팀 배지 효과

그렇다면 H2에서도 단일 구단, 연도 덱이 강력할까? 강력하긴 하지만 25명을 꼭 고집할 필요는 없다. 팀배지를 통해 상승되는 능력치가 프야매 보단 낮은 편이고, 다른 구단의 좋은 선수를 훈련시켜서 사용하면 충분히 커버 가능할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성능을 낼 수도 있다.

또한, 프야매와 달리 리그에 따른 코스트 제한도 없기 때문에, 초반부터 좋은 성능의 선수를 모두 넣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팀 타선 흐름 및 배터리 궁합은 같은 구단 선수를 선택했을 때보다 떨어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 팀배지를 발동시킨 박정권과 받지 않은 테임즈. 등급을 생각하면 큰 차이 없다.

스킬 블록은 훈련으로
'프로야구 H2'가 택한 선수 육성 시스템


프야매 시절 선수의 능력치를 올리는 주요 방법은 유학과 16개의 칸으로 구성된 스킬 블록을 맞추는 것이다. H2에서는 유학은 존재하지만 아직 업데이트가 안된 상태이고, 스킬블록 대신 훈련 시스템이 존재한다.

▲ 훈련을 통해 승급을 할 수 있다.

훈련 시스템은 포인트를 소모해 훈련을 시작하면 룰렛이 돌아가 랜덤으로 능력치가 올라가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육성이 안되면 캐시 재화를 사용해 훈련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지명타자에게 수비나 번트 능력치가 올라간다면, 눈물을 머금고 다시 훈련을 시켜야 한다.

▲ 지명타자인 테임즈. 수비가 올랐다...

훈련의 최대치는 선수 등급에 따라 나뉜다. 선수 등급은 노멀 - 레어 - 레귤러 - 스타 - 엘리트&올스타 - 골든 6가지 등급이 존재하는데, 보통 주력으로 쓸만한 선수는 골든, 혹은 바로 직전인 엘리트&올스타 등급까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다.

무슨 선수가 나왔을까?
슬라이드 방식을 택한 선수 뽑기 방식


개인적으로 야구 매니지먼트에서 선수 카드 뽑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대감으로 시작했다가 한숨으로 끝날 때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원하는 선수를 얻기 위한 카드 뽑기는 멈출 수 없는 매력이 있다.

H2에서는 선수 뽑기 화면에 공을 들인 흔적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좋은 선수가 나오면 FA 영입 계약서를 결재하는 화면이 등장하고, 싸인 후에 뽑기를 시작해 현실감을 높인다. 계약서를 보여주는 사이 구단의 엠블렘을 보여줘, 어떤 구단의 선수가 등장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자기가 선호하는 구단이 아니면 약간 김이 샐 수 있지만 말이다.

선수 카드를 까는 방법도 선수의 모습을 위나 아래로 슬라이드 하는 방식을 채택해 현실에서 카드 게임을 할 때, 서서히 자신의 패를 확인하듯, 조금씩 살살 올려가며 선수를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각기 다른 선수의 능력치는 '오버롤' 이라는 하나의 지표로 통일되어 야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오버롤'이 높은 선수라면 좋은 선수로 인식할 수 있게 직관성을 높였다.

▲ 사인을 하고... 카드를 아래로 조금씩 내려본다.

한번에 할 수 없을까?
모바일에 맞는 UX(User Experience)가 필요하다.


프야매 시스템의 많은 부분을 모바일로 잘 녹여낸 H2. 게임 메인 화면 뿐만 아니라 선수 카드 부분까지 전반적으로 볼 때 세련되고 깔끔하다.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경기 중계도 프야매 때보다 깔끔하고, 어색한 부분이 줄어들어 멍하니 보는 재미도 있다.

▲ 시뮬레이션 중계 화면도 어색하지 않고 깔끔하다.

하지만 프야매의 시스템을 녹여내 불편한 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매번 접속하는 것이 아닌 몇 시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접속했을 때, 경기를 일일이 하나씩 스코어보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물론 몇십 경기 이상 쌓였을 때는 한번에 확인할 수 있지만 말이다.

프야매에서도 스코어보드를 통해 하나씩 확인해야 했지만, H2에서까지 해당 시스템을 차용하는 것은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더군다나, 프야매 때는 하나의 경기를 확인하고 바로 다음 경기의 스코어보드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H2에서는 경기가 끝난 후, 기사를 보여주는 것 때문에 뒤로 가기 버튼을 한번 누른 후에야 다음 경기를 확인할 수 있어 오히려 프야매 때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경기가 끝나고 나오는 기사는 처음에는 신선할 수 있지만, 자주 보다 보면 일정 이상의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확인하고 식상함을 안겨줘, 꼭 확인할 필요를 못 느낀다. 따라서, 기사를 보지 않고 바로 다음 경기를 확인하게 설정을 하거나 세, 네 경기 정도 지난 것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일괄 경기 확인 시스템은 꼭 필요해 보인다.

그 외에 라인업 교체 등. 번거롭게 두, 세번 클릭해야 하는 시스템들을 한번의 클릭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사용자들에게 보다 쾌적한 구단 관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 바로 다음 경기 볼 순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