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AR에 이어 이제는 MR? 새로운 개념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배울 것은 많아만 지는 듯하다. '현실'이라는 단어는 이제 좀 더 포괄적인 의미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그런 가상의 현실을 눈 앞에 펼쳐주는 기기도 다양해지고 말이다. 그럼 MR과 관련해 VR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금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VR SUMMIT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김영욱 테크닉 에반젤리스트의 'Mixed Reality Platform'강연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VR과 관련해 무슨 일을 하고있는 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밀덕(밀리터리 덕후)라며 본인을 소개한 김영국 에반젤리스트는 혼합 현실에 대해 가볍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김영욱 플랫폼사업 총괄부장

※본 강연 기사는 강연자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 혼합 현실, MR과 홀로렌즈

오늘 이야기 할 것은 ‘Mixed Reality(혼합 현실, MR)’ 이다. 먼저 AR에 대해 설명하자면, 개방되어있는 현실에 추가적인 정보를 더한, 증강현실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가상현실이다. 약간 일본식 번역같이 들리지만, 이미 바꾸기에 멀리온 것도 사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혼합현실로, 누군가는 쉽게 VR과 AR이 혼합된 상태라고도 설명하지만, 사실은 조금 다르다. AR이든 VR이든 추가적인 경험이 들어가면 MR이라고 할수 있다. 여기서 추가적인 경험이란 제스처나 인터렉션과 같은 조금 다른 경험적인 요소를 뜻한다. 기술이 혼합되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두번째 예시가 홀로렌즈(Hololens)다. 홀로렌즈는 아직 한국에서 정식으로 출시되지는 않았다. 국내에는 현재 300대 정도가 들어와 있으며, 대부분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외국에서 구매해 들여온 경우다. 10대 이상 들여와 테마파크를 만든 곳도 있긴 하다. 렌즈를 끼고 들어가면 좀비가 나오고 처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더라.

사실상 가격이 300만 원에 이것도 개발자 에디션이 이 가격이지, 개인용은 500만 원, 국내에 수입해오면 700만 원에 달한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도입이 안 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일본은 담당자도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정식판매가 안된 만큼 담당자도 없다.

▲'컴퓨터'라는 점이 중요하다

디자인은 예쁘게 나온 편이긴 하다. 물론 그럼에도 지하철에서 착용하기엔 좀 그렇다(웃음). 앞이 투명하고 개방되어있다. AR에 가까운 모델이라고 할수 있겠다. 옆에는 두 개의 HD급 디스플레이가 달려있다. 이를 통해 앞에 홀로그램이 투영되는 구조다. 또 중요한 점은 이 홀로렌즈 자체가 하나의 컴퓨터라는 것이다. 랜더링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면 프레임이 나오지 않으며, PC를 통해 하려면 선으로 연결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게 되면 테마파크에도 어울리지 않고 거추장스럽다. 따라서 홀로렌즈에는 자체적으로 컴퓨터가 장착되어있다. 그렇게 바로 눈앞에 홀로그램이 나타난다.

▲홀로렌즈 구성품

구성품을 보면 조그마한 ‘클리커’가 포함되어있다. 전면 센서가 있어 손동작을 바로 인식하는데, 손으로 계속 클릭하기가 오래 하고 있으면 피곤해진다. 따라서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클리커를 추가하였다. 사실상 컴퓨터 자체이기 때문에 키보드나 마우스도 연결은 가능하다. 그럴 필요가 없어서 그렇지.

홀로렌즈 윗부분은 부메랑 모양의 인텔 32bit CPU가 장착되어있다. 정보를 처리할 홀로그램을 위한 전문 HPU칩도 장착되어있다. 손가락을 클릭하는 동작을 인식하거나 손을 벌리는 모션을 하면 시작 메뉴가 열린다. 적외선을 통해 손임을 알아보고 영상처리가 되는 것이다. 이때 동작 딜레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드웨어로 찍어버리는 것이다. 영상처리기술이 칩 안에 하드웨어로 들어가 있어 딜레이 시간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착용한 모습

실제로 착용하면 이런 모습이다. 무겁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덟 시간 동안 끼고 다닐만한 것도 아니다. 사실 처음에 이게 저녁에 회사로 배달됐을 땐 그날 집에 안 들어가고 이걸 가지고 놀려고 했다. 근데 결론적으로 그날 밤에 집에 들어가게 되더라. 4시간 정도 하고 나니 목이 아팠다. 다음날 일어나서 제일 먼저 생각한 게 ‘산재되나?’였을정도다. 쓸데없는 생각이지만 조선 시대 때 여자들이 어떻게 가채를 쓰고 다녔나 싶다. 다시 돌아와서, 무게는 600그램정도로, 한 근이다. 장시간 착용을 위해서는 더욱 가벼워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PC와의 일체가 되는 점에서는 현실적인 물건이다.


▲홀로렌즈 스펙

홀로렌즈는 적외선 스캐너로 공간을 인식한다. 이것의 장점은 기본적으로 적외선 마크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냥 빈 공간 클릭하면 인식을 한다. 홀로렌즈를 끼고 보면 공간을 인식하는 것이 보인다. 또한, 홀로렌즈는 PC인 만큼 와이파이를 통해 그 사람이 보고 있는 화면을 볼 수 있다. 아래 사진도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실제 보이는 장면이다. 홀로그램을 통해 볼 때 메뉴와 같이 앱 형태로 떠야 하는 요소도 있다. 그런 요소들은 벽과 같이 반듯한 곳에 붙여서 띄우면 좋은데, 공간을 바로 인식하는 홀로렌즈의 특성상 이런 부분이 쉽다는 점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공간인식 능력이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연출된 것이 아니라 실제 보이는 장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가끔 외계인을 고문해서 기술을 얻을 때가 있다(웃음). 예를 들어 키넥트. 스펙은 다소 떨어지지만 정확하게 24개의 관절로 구분해서 인식하는 기술과 같은 요소를 차용했다. 설명해 드리고 싶은 점은, 홀로렌즈는AR에 가까운 제품이라는 것이다. 앞이 개방되어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만큼 VR처럼 돋보기를 쓸 수 없으며, 시야각이 좁다고 느낄 수 있다. VR처럼 꽉 차는 느낌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안에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를 바라보고 싶을 때도 눈만 움직이면 안 되고 고개를 내려 훑듯이 봐야 하는 것이다.

배터리의 경우 3시간 동안 무난하게 작동했다. 충전은 마이크로 USB를 통해 하는데, 여기 샤오미 배터리를 연결해 허리에 차면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다(웃음).



■ 홀로렌즈, 어디에 사용될까

홀로렌즈는 어디에 사용될까. 먼저 디자인할 때 자주 사용된다. 디자인을 할때 옆에 바로 홀로그램으로 띄워놓고 할수 있으며, 홀로렌즈를 착용한 사람들끼리 영상을 공유해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다. 실제로 ‘볼보’가 자동차 디자인할 때 쓰고 있다. 또한, 에디슨이 설립한 GE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GE가 가장 주력으로 하는 가스터빈 엔진의 어마어마한 양의 부품과 센서를 파악하기 위해서 데이터 엔지니어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홀로렌즈를 이용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엔진을 띄워놓고 시각적으로 파악한다.

▲디자인할 때 유용하다

인체구도를 파악하는데에도 VR보다 강점이 있다. 이동이 불편한 VR과 달리 홀로렌즈는 착용하더라도 이동이 자유롭다. 가까이 가면 오브젝트가 커지며,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가 보인다. 이걸 체험하는 앱이 잇다. 홀로그램 아나토미. 홀로렌즈안의 스토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나 추가로 알려 드리자면 현 버전에는 팬티를 안 입고 있다. 리얼할 것이다(웃음).

▲홀로렌즈 아나토미

JAL 일본 항공기 회사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기종을 선택하고 엔진을 분해하거나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조종석에 앉아 항공기를 어떻게 운행하는지 교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식당을 새로 열 때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 테이블을 몇 개 놓는 것이 보기에 좋은지, 효율적인지 알아볼 수 있다.

엘레베이터회사, 티센크루프에서도 홀로렌즈를 이용하고 있다. 계단을 올라가는 리프트를 제작할 때 현장에 가서 직접 홀로렌즈로 계단 사이즈에 맞춰 설계하고 데이터를 전송해서 반영한다. 사례를 보면 모두 B2B 영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홀로렌즈가 비싸서 그렇다. VR의 경우도 작년엔 뜨겁게 화제가 되었지만, 올해는 다소 식은 게 VR이 생각보다 싸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카드 보드를 이용한 모바일 VR은, 글쎄 장기간 만족할만한 퀄리티는 아니다. 게다가 VR에 맞춰 PC나 콘솔까지 맞추다 보면 추가로 돈이 든다.



■ 비싼 HMD, 현실적인 모델 나온다


그래서 현실적인 모델이 생겼다. 2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홀로렌즈에 이용되는 기술과 같지만 차이점은 이것은 VR에 가까운 제품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돋보기도 장착되어있다. 개인적으로 5월에 출장 가서 써보니 몰입감이 역시 달랐다. 역시 몰입감은 VR이다. 다만 선을 연결해야 한다. Windows 10에 꽂아서, 유니티 기반으로 되어있다. 그만큼 콘텐츠를 만들어서 컨버젼할때 템플릿만 설정해주면 윈도우즈 스토어에 바로 등록이 된다. 이로 인해 VR 산업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단점이 해결된다. 디바이스가격, 콘텐츠 유통을 위한 스토어, 기존 콘텐츠의 활용, 그리고 개발자들이 이용하던 기존 툴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부분에서 메리트가 있다.

플랫폼만 마이크로소프트지 레노버, 아수스, 에이서 등 7개 업체에서 제조되고 있다. 현재는 구매할 수 없지만 윈도우즈 스토어에 가면 예약구매가 가능하다. 8월에 얻어서 신 나게 놀 수 있을 거다.

개인적으로 써본 적이 있다. 시애틀에서 캐나다까지 보이는 지도위에 내가 거인처럼 서 있더라. 풍력발전기를 어디에 세우는 것이 좋을지 시뮬레이션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직접 원하는 장소에 세워두니 바람이 불고 시간이 지나더니 효율이 계산되어 보였다. 효율이 낮은 위치의 풍력발전소는 빨갛게 표시되더라.

이제 Windows 업데이트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디자인 시스템부터 조금 달라질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Windows 자체만을 위한 디자인 시스템이었다. 이제는 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VR 제품까지 고려한 디자인 제안이 나올 것이다. 컨셉은 빛, 깊이를 이해하는 부분에서 모션을 주는 것이다. 스케일, 질감도 UI 콘셉트디자인에서 고려될 것이다. 가을에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또한, 299달러 HMD와 더불어 컨트롤러도 발표될 예정이다. 외형은 다른 컨트롤러를 떠올리면 된다. 가을 이후로 쓸만한 VR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VR을 염두해둔 Windows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