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롱주 게이밍과 SKT T1의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 결승전이 펼쳐진다. 언제나 최강이었지만, 시즌 후반 슬럼프를 겪으며, 와일드 카드전부터 시작해 결승까지, 진정한 소년 만화의 주인공이 되어 가고 있는 SKT T1과 끊임없는 엔트리 변화를 시도한 끝에 마침내 진짜 달라진 롱주 게이밍, 어느 팀이든 우승을 차지할 경우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최후 주인공으로 기억될 수 있다.

SKT T1이 우승할 경우 V7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하게 되고, 롱주 게이밍은 첫 우승이라는 감격과 함께 롤드컵 직행 티켓까지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만큼 우승했을 때 짜릿함은 배가 된다.

이번 결승전 대결에 있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라인은 '페이커' VS '비디디'의 미드와 '뱅-울프' VS '프레이-고릴라'의 바텀 듀오일 것이다. 하지만 미드나 바텀 못지않게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탑 라인의 대결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도 꽤 높다.



먼저 롱주의 탑 라이너인 '칸' 김동하는 이번 섬머 시즌 롱주에게 있어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다. 2014년 프라임 옵티머스에서 '한라봉'으로 데뷔한 김동하는 이후 중국으로 넘어갔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후 솔로 랭크에서 엄청난 라인전으로 이름을 떨쳤고, 이를 눈여겨본 롱주 게이밍에서 김동하를 영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김동하에 대한 평가는 물음표였다.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타이트한 LCK 무대에서도 통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동하는 보란 듯이 해냈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자신의 공격성이 LCK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고, 특히 정규 시즌에 제이스로 8승 1패 88%라는 기염을 토했고, 레넥톤도 5승 2패 71%, 후반에 등장하기 시작한 잭스로는 4승 0패 100%, 그 외에 모데카이저와 같은 깜짝 픽도 소화해냈다.

최근 탑 라인 메타가 초가스나 마오카이 등 탱키한 챔피언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이번 시즌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공격적인 성향의 챔피언을 선호하는 것뿐, 탱커 챔피언들도 잘 다룬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약점으로 지적받는 점은 큰 무대 경험이 없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지난 22일 LCK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정글-탑 라인이 결승 무대가 처음이라 긴장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데, 평소처럼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결승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팬들의 우려를 잠재웠다.



SKT T1의 탑 라이너는 '후니' 허승훈과 '운타라' 박의진, 두 명이다. '후니' 허승훈은 2017 스프링 시즌부터, '운타라' 박의진은 섬머 시즌부터 SKT T1에 합류했다.

한 번 잘 풀리면 뛰어난 캐리력을 선보이는 허승훈이지만, 반대로 무너지면 처참할 정도로 무력해지기도 한다. 즉, 기복이 심한 게 최근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럴수록 자연스럽게 솔로 랭크 1위까지 달성하며 묵묵히 연습한 '운타라' 박의진도 출전 기회를 잡았다.

'운타라' 박의진은 '후니' 허승훈처럼 눈에 띄는 캐리력이 있진 않지만, 그만큼 무력하게 밀리지도 않고, 안정적인 탑 라이너의 교과서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세계 최강의 딜러진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을 보유한 SKT T1에게 안정적인 탑 솔러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너지로 작용했다. 이게 최근 SKT T1이 '운타라' 박의진을 자주 선발로 내보내고 있는 이유다.

'후니' 허승훈은 이번 시즌 가장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성적이 럼블로 2승 2패, 마오카이, 초가스, 카시오페아, 루시안으로 거둔 1승 정도뿐이다. 게다가 실전 경험에서도 가장 최근 경기가 8월 6일 bbq 올리버스와 대결이라 실전 감각도 많이 떨어져 있다.

다만, 변수는 이번 대결이 '결승'이라는 점이다. 유럽과 북미, 그리고 더 큰 세계 무대인 롤드컵 4강까지 올라본 '후니'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칸' 김동하는 물론, 선의의 경쟁 상대인 '운타라' 박의진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후니' 허승훈은 가졌다.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SKT T1 입장에서 뭔가 변화를 주고 싶을 때 '피넛'-'블랭크'와 마찬가지로 기용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포스트 시즌인 아프리카 프릭스와 와일드 카드전, 삼성 갤럭시와 PO 1라운드, kt 롤스터와 PO 2라운드 모두 운타라가 전 경기 출전했다. 운타라는 섬머 정규 시즌 후반부터 고정으로 등장하더니 지금까지 꾸준하고 안정적인 탑 솔러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운타라' 박의진은 SKT T1의 승리의 상징과도 같은 럼블로 8승 2패, 그 외에도 피오라, 레넥톤, 쉔, 카밀, 나르, 트런들, 마오카이 등 공격적인 챔피언이나 탱커 챔피언 어느 쪽이든 가리지 않아 밴, 픽 과정에서도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운타라' 박의진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는 최근 포스트 시즌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결승전

SKT T1 vs 롱주 게이밍- 26일 오후 5시 (잠실 학생 체육관)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