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 상암 OGN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조금은 특별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실종 아동 찾기와 미아 방지를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준비된 'LoL러와'. 이날 행사에는 세계 최고의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으로 불리는 SKT T1과 아이돌 그룹 '구구단'이 출연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는 구구단과 SKT T1의 선수들이 어우러져 두 번의 이벤트 매치를 진행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첫 경기는 구구단과 SKT T1의 5:5 경기. 경기는 비교적 가볍게 진행되는 이벤트전에 걸맞게 소환사의 협곡이 아닌 '칼바람 나락'에서 진행되었다. 문제는 아이돌 그룹이 아무리 미리 연습을 했다고 해도 프로팀과 붙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주최측은 SKT T1에 온갖 패널티를 부여했다. 때문에 세 명의 선수는 트랙볼 마우스를 이용해 경기를 진행했고, 버티컬 마우스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도 있었다.

특히, '울프' 이재완 선수의 경우 왼 손에 권투 글러브를 쓰고 경기를 치렀다. 모두가 알다시피 권투 글러브를 착용하면 원하는 키를 누르기 매우 힘들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울프' 이재완 선수는 쉴 새 없이 스킬을 사용해야 하는 카서스가 걸렸다. 하지만 아무리 핸디캡을 주었다 해도 프로와 일반인의 차이는 좁힐 수 없었다. SKT T1의 선수들은 적당히 당하기도 하고, 평소에는 전혀 볼 수 없는 기행을 펼쳐 가며 즐거움을 주었지만, 끝내 승리를 가져갔다.

이어진 두 번째 경기는 열 명의 출연자가 각각 멤버를 섞어 진행되었다. 주장은 '후니' 허승훈 선수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 맴버 결정을 두고 치러진 구구단 외우기 대결에서 승리한 '후니' 허승훈의 팀이 세 명의 SKT T1 선수로 구성되었다. 승부는 꽤 빠르게 갈렸다. 구구단의 다섯 멤버 '하나', 혜연', '해빈', '미미' '소이'는 같은 팀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즐겁게 경기에 임했지만, 프로 선수 한 명의 차이가 너무나 컸다.

'뱅' 배준식 선수는 나름 핸디캡을 주기 위해 글러브를 착용한 채 경기에 임했지만, 경기 중에는 핸디캡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페이커' 팀을 몰아쳤다. 결국 승리는 '후니' 팀이 가져갔고, 같은 팀을 이뤘던 '울프', '뱅', '하나', '혜연'까지 다섯 명이 실종 아동 찾기와 미아 방지를 위한 기부금을 전달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경기가 모두 끝난 후, SKT T1 선수들은 "이런 뜻 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 롤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어 롤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이와 같은 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진행될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께 행사에 참석한 '구구단'의 멤버들 또한 프로 게이머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하며,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는 말을 남겼다.

※ 보다 많은 현장 사진은 주최측의 요청으로 9월 14일 목요일 중에 추가될 예정입니다.


행사가 모두 끝난 이후, SKT T1의 선수들과 함께 짧은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다음 내용은 SKT T1 선수들과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Q. 롤드컵 연습 중에 바쁠텐데, 연습 중간에 행사에 참여한 감상이 어떤가?

피넛: 큰 시간을 쓰지도 않았고 즐겁게 즐겨서 좋았다. 연습은 해야 할 시간에 열심히 하고 있으니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뱅: 휴가 복귀한지 일주일도 채 안됐다. 이제 연습을 제대로 하려는 시점이라 해야 할까? 이번에 너무 즐겁게 이벤트 매치를 즐겼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울프: 아직 휴가 갔다 와서 감을 찾고 있는 단계라 힘든 연습 과정 속에서 한 이벤트가 아니다 보니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취지가 좋은 이벤트여서 좋은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

페이커: 좋은 취지로 열린 행사다 보니 뜻깊은 자리였고, 연습 중에 마음을 식힐 수 있는 자리였다.

후니: 실종 아동과 미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보니 행사 취지에 맞춰 좋은 마음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오늘 하루 재미있게 놀았다.


Q. 트랙볼 마우스랑 버티컬 마우스, 권투 글러브를 착용한 채 핸디캡 경기를 펼쳤는데, 실제로 경기 해보니 어떻던가?

페이커: 굉장히 어렵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게임할때 쓸 장비는 아닌 것 같았다.

울프: 글러브가 힘들다기보단 그냥 키가 같이 눌리는 정도가 좀 귀찮았다.

뱅: 내 자신부터가 게이머다 보니 마우스란 마우스는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마우스(트랙볼)가 있는 지도 몰랐다. 너무 신기했다. 그림 그리는 느낌이더라.

후니: 처음엔 어떻게 다루는지도 모르겠더라. 하다 보니 적응은 됐는데 그래도 힘들었다.

피넛: 하다 보니까 또 괜찮아지더라.


Q. 후니 선수와 페이커 선수가 팀원을 한 명씩 뽑아갈 때 뱅 선수가 마지막에 남았다. 기분이 어떻던가?

뱅: 솔직히 끝까지 남아도 아무 느낌 없을줄 알았는데, 진짜 마지막에 혼자 남으니까 꽤 참담하더라. 내가 매력이 부족한가보다. 정진해야겠다.


Q. 아이돌 그룹과 경기를 한다는게 흔한 경험은 아닐 텐데, 오늘의 경기 어땠나?

후니: 레벨 10도 안되는 순수한 단계 아닌가. 난 지금까지 롤하면서 레벨 30 이전이 가장 즐거웠다. 순수하게 게임에 임하는 걸 보니 또 그때 생각도 나고 좋더라. 재밌게 잘 즐기다 간 것 같아서 좋았다.

뱅: 사실 게임을 시작한지 이틀 밖에 안 됐다 그래서 걱정을 좀 했다. 그래도 너무 재미있게 잘 해주셔서 좋은 시간이었다.


Q. 롤드컵 조편성 결과가 나왔다. 같은 조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피넛: 실시간으로 봤을 때, 감독님이 EDG가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바로 뽑힌거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특별히 큰일났다거나, 혹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뱅: 개인차가 좀 있을 것 같은데 난 보고 A조와 C조가 상대적으로 상대하기 힘든 팀들이 모인 것 같아서 시작부터 승을 차근차근 따지 않으면 힘들 것 같았다. 탈락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남겨달라.

후니: 오늘 좋은 취지의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서 좋고,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롤드컵 나가서 꼭 좋은 성적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