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슈퍼스타들을 총망라한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우지'가 지키고 있는 RNG와 '프로즌' 김태일의 페네르바체가 개막전을 맡았다. 이어 유럽의 맹주 G2와 삼성 갤럭시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이 외에 '롱주 내전'으로 꼽히는 롱주 게이밍과 임모탈스, SKT T1과 클라우드 9 등이 등장한다.

먼저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는 RNG와 페네르바체의 맞대결은 라인전 단계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RNG의 경우 중국 최고의 봇 듀오로 첫 손에 꼽히는 '우지'와 '밍'의 캐리력을 믿고 있는 반면, 페네르바체는 탑과 미드의 힘이 강력하다.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자리한 봇 라인은 초중반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글러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두 팀 모두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성기를 맞이한 'Mlxg'가 1년이 채 되지 않아 부침을 겪고 있다. 때문에 RNG는 남은 한 자리를 정글러 '이한'에게 내주는 선택을 했다. 데뷔 이후부터 꾸준히 손발을 맞추던 '렛미'와 '샤오후'의 어깨가 무거워 질 수 밖에 없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뚫고 올라온 페네르바체는 '무브' 강민수가 비자 문제로 합류하지 못했다. VG에서 활동한 '크래쉬' 이동우가 자리를 메우는 모양새지만, 분명 호흡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특히나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그룹 스테이지라면 더욱 약점이 드러날 공산이 크다.

G2와 삼성 갤럭시의 격전지는 확실히 정해졌다. 불타는 향로를 등에 업은 '룰러' 박재혁과 '즈벤'이 선봉에 선다. 그 뒤를 '크라운' 이민호와 '퍽즈'가 따른다. 큰 이상이 없는 한 '큐베' 이성진이 탑 라인을 장악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양 정글러들은 직접적인 대결보다 카운터 정글과 빠른 타이밍의 갱킹에 주력할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의 연습 결과를 토대로 보면 '크라운'의 평가가 썩 좋지 못하다. 그만큼 폼 저하가 지속되고 있어 자칫 삼성 갤럭시는 주특기인 장기전까지 도모해야 할 수도 있다.

이날의 백미 중 하나는 롱주 게이밍과 임모탈스의 만남이다. 그 어떤 매치보다 스토리가 기구하다. 이전까지 롱주 게이밍 소속이었던 '플레임' 이호종과 '쏭' 김상수 코치가 친정팀에 총을 겨눈다. 당연히 롱주 게이밍도 물러설 이유는 없으며, 전력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첫 승이 가장 중요한 롤드컵 무대이기 때문에 두 팀은 동상동몽이다.

B조의 마지막 주자로 등장한 프나틱과 팬들의 시야에 벗어나 있는 기가바이트 마린즈 역시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이름값으로 따지면 당연히 프나틱의 승리가 유력하지만, 2017 MSI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저력을 무시하기 어렵다. 당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TSM-WE-G2에게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만약 프나틱이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8강 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롤드컵 단골 손님들로 구성된 A조가 첫날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디펜딩 챔피언 SKT T1이 클라우드 9과 첫 승을 두고 부딪치는데, '스니키'와 '뱅' 배준식 모두 중요 경기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으로 질타를 받아 예단하기 어렵다. 그래도 두 사람 모두 각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의 원거리 딜러이기 때문에 충분히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 경기 또한 '임팩트' 정언영과 '래퍼드' 복한규 감독이 있어 혈통들의 싸움이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밴픽 단계부터 치열할 것이 분명하다. 누가 먼저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언제나 집중 견제 대상인 '페이커' 이상혁을 두고 초중반 전투의 가능성이 크다.

안방마님 EDG와 대만 대표 ahq는 장기전이 예상된다. 양 팀 모두 상대를 찍어 누르는 유형은 아니다.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하더라도 숨 고르기를 통해 서로의 수비벽을 허무는데 주력하는 경기가 펼쳐질 것이다. 현재까지의 경기력으로는 EDG가 더 뛰어난 완급 조절 능력을 갖췄지만, ahq의 미드 라이너 '웨스트도어'-원거리 딜러 '안'이 변수 창출에 능하기 때문에 상대 플레이에 매끄럽게 대처하는 팀의 승리가 점쳐진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예상하기 어려운 첫 경기는 섣불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팀들 역시 히든카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SKT T1, 롱주 게이밍, EDG와 같은 강팀들 또한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과연 어느 팀들이 첫 승리로 쾌조의 출발을 할지 기대된다.


■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1일 차 일정 - 오후 4시 30분 시작

1경기 Royal Never Give Up vs 1907 Fenerbahce (C조)
2경기 G2 Esports vs Samsung Galaxy (C조)
3경기 Longzhu Gaming vs Immortals (B조)
4경기 Fnatic vs GIGABYTE Marines (B조)
5경기 SK Telecom T1 vs Cloud9 (A조)
6경기 EDward Gaming vs ahq e-Sports Club (A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