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부터 45년까지 진행된 세계 2차 대전은 양측을 합쳐 군인 사상자 2,400만 명, 민간인 사상자 4,9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상처와 영향을 남긴 사건이었다. 2차대전을 기점으로 수많은 국가의 정책과 정치가 변하기도 했으며, 세계정세가 미국과 소련 중심으로 재편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어느덧 반세기가 넘게 지나, 2차대전은 아직 회자하는 역사적 사건 중의 하나가 됐다. 문화,정치, 역사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거의 모든 대륙에 걸친 전쟁이었다. 그리고 당시 참전자들이 아직 건재하며, 당시의 상처와 기록들이 이어지고 있는 전쟁이기도 하다. 오래전 기록과 경험으로 회자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아버지들의 아버지가 참여한 과거로 남아있다. 그렇기에 2차대전은 영화와 소설,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의 소재가 됐다. 과거의 세대가 직접 체감한 전쟁이었으며, 깊은 상처와 영향을 남겼기 때문이다.

콘텐츠로써 '전쟁'을 다룬다면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자, 한편으로는 너무 많이 사용되어 일종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잡혀있는 소재. 이러한 상황에서 '콜 오브 듀티'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시리즈 시작 이후 9년, 현대와 미래전을 배경으로 다루던 슬레지해머 게임즈로서는 첫 번째 2차대전 배경 게임으로 말이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IEK)는 오는 11월 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조 살루드(Joe Salud)' 아트 디렉터를 초청하여, '콜 오브 듀티: 월드 워II'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개발자가 직접 설명하는 'WWII'의 이야기를 통해, 이번 타이틀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조 살루드(Joe Salud)' 아트 디렉터

조 살루드는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초기 멤버로, EA에서 데드스페이스 개발에 참여했다. 슬레지해머에서는 '모던 워페어3', '어드밴스드 워페어'를 거쳐, 이번 'WWII'에서도 아트 디렉터를 역임한 인물이다. 슬레지해머가 제작한 모든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 참여한 그는, 이번 타이틀의 목표를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시대적 배경이 회귀한 것이 아니라, 플레이 경험까지 원점으로 돌아가 회귀시키고자 했다. 동시에, 전쟁의 참상을 현재의 게이머들에게 상기시키는 방법을 고민했으며,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특히, 전쟁의 현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전쟁이 가지고 있는 단면들을 낱낱이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 캠페인 모드

캠페인 모드는 44년 중반부터 전쟁이 종결되는 45년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캠페인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미군 제1보병사단의 이야기를 체험하게 되며, 오마하 해변에서부터 독일군 심장부까지 여정을 함께하며 다양한 캐릭터들과 전투를 치르게 된다. 전쟁이라는 극적인 배경에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를 표현할 예정이다.

개발진은 프랑스에 사료로 남아있는 당시의 흑백 사진들을 이용하여, 전쟁 속에서도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 컨셉 아티스트가 종군 기자들의 흑백 사진에 색을 불어넣었고,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당시의 상황을 재해석하여, 흑백으로는 느끼기 어려웠던 색상과 구도, 디자인을 표현하고자 했다.



■ 멀티플레이 모드

멀티 플레이 또한 전쟁의 참혹함을 소개하는 데 목표를 뒀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모드들을 제공한다. 기존 시리즈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모드도 건재하며, 플레이어가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 '사단' 개념, 스토리 위주의 멀티플레이 모드인 '전쟁 모드', 소셜허브 네트워킹 등을 제공하는 '헤드쿼터(본부)'도 마련되어 있다.

본부는 유저들이 전장에서 벗어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유저들은 본부에서 경쟁하고 협력하게 되며, 다른 유저들과 연결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대전이나 직접적인 전투가 아니라,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등 유저들 간의 교류 장소를 제공한다.



■ 좀비모드

좀비모드 또한 프랜차이즈의 원점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실제 존재하는 설화나 전설을 바탕으로 유저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무서운 좀비 모드가 될 것이라 단언하기도 했다. 플레이어는 독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나치들이 약탈해간 미술품을 찾기 위해 임무를 진행한다.



■ 질의 응답

Q. 시리즈마다 한 명 이상의 주인공을 번갈아가며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도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가.

= 이번 타이틀은 텍사스 출신의 19세 병사가 주인공이다. 이 소년은 자기 마을밖에 모르는 촌놈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에서 거대한 전쟁을 치르는 상황이며, 준비되지 않은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지난 시리즈가 전투에 익숙한 초인 한 명이 주인공이 되어 전투를 이끌어 나갔다면, 이번에는 초인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쟁을 표현하고자 했다.

▲ '초인'이 아닌, 일개 병사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예정.


Q. 2차대전에서 소련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왜 나오지 않나.

= 게임이 보여주는 네러티브의 초점은 제1보병사단에 맞춰져 있다. 게임에서 등장하는 전투도 노르망디에서 독일군 심장부까지이며, 제1보병사단의 여정을 그린다. 그래서 게임 내에는 등장하지 않다.


Q. 콘솔 버전의 경우, 4K 해상도를 지원할 예정인가. 그리고 역사적으로 어느 시점까지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인가.

= 이번 타이틀은 4K와 HDR 출력을 지원한다. 캠페인은 파리 해방 이후 독일을 베를린까지 진격했던 것이 역사적 배경이다. 독일 진출 이후, 역사적으로 중요했던 전투를 네 가지 정도 선보일 예정이다.


Q. 기존에 출시된 2차대전 배경 타이틀과 WWII가 시각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기존 2차대전 게임이나 영화를 보면, 시청할 때 과거의 것을 경험하는 느낌으로 제작한 면이 있다. WWII를 제작하면서는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소재는 과거의 것을 이야기하지만, 유저는 현재의 일을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싶었다.

▲ 현대적인 연출과 기술을 통해 현장감 제공하려 했다.

Q. 다른 FPS 게임과 비교해서 WWII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했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WWII에서는 경쟁 및 협동 플레이, 좀비 모드와 캠페인 등 진지하고 강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전쟁인 2차대전을 네러티브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로 보여줄 계획이다.


Q. 트레일러에서 신체절단 연출이 있었다. 이런 연출을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인가

= 트레일러에서 표현된 신체절단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신체가 절단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연출로, 실제 전장에서 무기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Q. 데드스페이스 개발 경험이 좀비 모드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그리고 이전 시리즈의 좀비 모드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 좀비 모드의 디자인 팀은 공포영화의 마니아들이며, 공포영화도 많이 시청하고 있다. 이번 좀비 모드는 캐릭터 디자인이나 스타일 측면에서 공포영화에서 느낄 수 있던 요소들이 반영되어 있다. 이번 좀비 모드에서는 충실한 네러티브와 함께, 더욱 공포스러운 묘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좀비 모드를 제작하면서 신규 유저들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마련하고자 했다.

▲ 개그섞인 좀비모드가 아니라, '공포영화 같은' 좀비모드가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