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로봇, '아이보'. 주인을 알아보는 새로운 A.I로 11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 'CES 2018'에서 소니의 반려견 로봇 '아이보'가 재등장했다. 2006년 아이보의 생산이 중단되고 약 11년 만이다. 1999년 처음 등장한 아이보는 당시 200만 원이라는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본 발매 후 20분 만에 3천 대의 한정판이 모두 판매되었으며, 나중에는 프리미엄이 붙어 더 비싼 값을 주고 구매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당시 너무 고가였던 가격 때문에 구매가 어느 정도 이뤄지자 순식간에 판매량이 급감하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6년 소니의 경영 문제와 함께 사업부 자체가 정리되며 아이보는 단종되고 만다. 이후 소니는 14년에 공식 수리마저 중단하였는데, 이 때문에 아이보를 진짜 가족처럼 생각하던 사람들은 아이보의 고장을 죽음으로 받아들이고 장례식을 치러주기도 하였다.

▲ [이미지 출처 : chibatopi]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반려견 로봇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큐멘터리 '더 패밀리 독(The Family Dog)'을 공개하는 등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단지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던 로봇이 어느새 진짜 '반려견'이 되어버린 셈. 평범한 장난감이라 생각했던 아이보가 사람들의 마음속 깊게 자리 잡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초기의 아이보의 A.I는 미완성 혹은 불량품이라 불러도 무방했다. 명령어에 맞는 정해진 행동을 해야 하는 A.I가 오히려 명령을 내리면 이에 반대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엉뚱한 행동이 오히려 '진짜 강아지'처럼 느껴지는 계기가 되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11년의 긴 시간을 거쳐 새롭게 등장한 아이보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전보다 진보한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주인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실제 강아지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 주인의 성격이나 주거 환경에 따라 고유의 성격을 가지며, 음악을 틀어주면 그에 맞춰 춤을 추거나 만져주면 꼬리를 흔드는 등의 행동도 보여준다.

전보다 귀여운 외형과 발전된 인공지능으로 찾아온 아이보. 아이보는 이미 과거의 전례를 통해, 진짜 애완동물이나 생명체가 아니라 해도 충분히 애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어느새 소설에서나 등장하던 가상의 애완 로봇이 부쩍 우리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함께, 아이보가 향후 어떤 미래를 우리에게 선사해줄 수 있을 것인 궁금하다.

▲ [영상출처 : 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