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팎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모아 보여드리는 '듀랑고 타임즈', 그 첫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목요일 오전 10시, 오랜 기다림 끝에 야생의 땅: 듀랑고가 드디어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2014년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햇수로 5년만에요. 오픈 초반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그동안의 기대를 증명하듯 굉장히 많은 유저들이 몰리면서 서버가 큰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화된 모양새입니다.

야생의 땅에 발을 들인 유저들은 모두 자신만의 방법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게임이 처음이다보니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듀랑고 오픈 첫 주, 유저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지금 야생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 기후와 레벨에 관계 없이 '민둥섬'... "돌멩이도 감사하다"

유저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접속 오류 외에도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섬이 자원이 없는 '민둥섬'이 되간다는 것입니다. 불안정섬으로 탐험을 떠나는 유저들이 많아지면서 레벨업과 제작을 위해 자원을 채집하면서 섬에 자연물이 없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섬의 자연물 뿐만이 아닙니다. 자원이 많이 나온다는 크레이터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진흙'처럼 사용처가 많으면서 비교적 채집이 쉬운 채집물의 경우는 크레이터에 가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몇몇 유저들은 "돌멩이만 봐도 기뻐서 줍는다"면서 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듀랑고는 유저 숫자에 따라 자동으로 섬 숫자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몰리는 45레벨 불안정섬은 10개 이상으로, 초기에 비해 섬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스템이 유저들의 채집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듀랑고에서 채집은 단순히 레벨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야생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발전하는데 근간이 되는 활동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유저도 늘고 있는데요. 섬의 숫자가 더 늘어나든 아니면 채집물의 재생 시간이 조절되든 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크레이터 주변인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 스크롤을 해야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숫자가 늘었습니다.



■ 현실에서도 가상에서도 내 집 마련은 요원

서버가 어느정도 안정화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40레벨 도시섬으로 많은 유저들이 진출합니다. 하지만 한정된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몰리다보니 자연스레 사유지를 선포할 자리가 부족해졌습니다. 때문에 도시섬 채팅창은 땅을 두고 싸우는 유저들로 가득했습니다.

유저들이 많아지면서 불안정섬은 숫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월요일 오후 알파서버에 도시섬이 추가된 것 처럼 도시섬 숫자도 늘어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빨리 늘어서 부족원들과 마음 편하게 내집 마련 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네요!

▲ 사유지를 펼 곳이 없습니다.



야생인들의 이런저런 야생 라이프


■ 수상가옥을 만들고 싶은 현대인의 도전

튜토리얼 후반에는 첫 번째 사유지 선포 임무가 있습니다. 열기구를 타고 섬을 돌아다니다가 적당한 곳에 내려 사유지를 만들면 끝나는 간단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생각하는게 다 달랐나봅니다. 한 유저는 "리조트처럼 멋질 것 같아!" 라는 생각에 물에다가 사유지를 선포했다가 이어지는 표지판 건설 임무를 수행하지 못해 난감했다고 하네요. 네 맞습니다. 물에는 건물을 지을 수 없으니까요. 로망은 있는데 기술력이 살짝 부족했네요.

그래도 플레이는 계속 할 수 있었을겁니다. 사유지를 포기하고 다른 곳에 다시 선포하면 되니까요. 나중에 언젠가는 물 위에 집을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몰디브처럼요. 야생의 수상가옥에서 모히또 한 잔, 멋지지 않나요?

☞ 수상가옥에 도전한 인벤 "연지0805" 유저 게시물 [바로가기]

▲ 안타깝게도 아직은 물에 건물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



■ 울타리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후속타까지 맞은 사연은?

사유지 안에 있는 물건은 건드릴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사유지니까요. 당연하지만 다른 이의 접근을 막는 울타리도 사유지 안에 지어야 보호받습니다. 사유지 바깥쪽의 울타리는 버려진 물건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다른 사람이 부수거나 가져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한 유저는 울타리를 사유지 바깥쪽에 설치하는 실수를 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조금만 착했다면 친절하게 안으로 다시 넣으라고 (기왕이면 ‘포장해서’ 라는 방법까지 알려주면서요) 했겠지만, 아무래도 그 정도까지는 운이 없었나 봅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사유지 바깥쪽의 울타리를 하나씩 뜯어 가기 시작한 것이지요.

이 유저분은 울타리에 대한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실패했다고 합니다. 듀랑고 노트처럼 '법이란 방역이 사라지니 사악함이란 역병이 돌았나' 봅니다. 결국 눈 뜨고 울타리를 빼앗겼다고 하네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울타리를 뜯어간 ‘그’ 유저가 다시 돌아와 자신의 사유지 근처에 물건을 버리길래 “미안해서 돌려주나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물건을 버리고 간 거라고 하네요. 사악함을 숙주로 삼는 역병인 '양심'이 빨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 울타리도 빼앗기고 쓰레기(?)도 치운, 인벤 수사왕 유저 게시물 [바로가기]




■ 정을 나누고 싶었던 한 요리사의 이야기

야생의 땅에서도 사람 간의 정은 훈훈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정이요.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고, 삶이 힘들수록 서로 도우려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다른 사람의 호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는 그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요. 듀랑고 인벤의 '라스트22' 유저는 요리 + 농사 진로를 선택해 남는 옥수수 요리를 모두에게 나눠줬다고 합니다. 누가 가져가는지는 몰라도 상자가 비어있을 때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어느날, 누군가가 ‘옥수수 무료 나눔’ 표지판을 떼어갔다고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네요. 왜 그랬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독립심을,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력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모르고 한 행동이었으면 합니다. 서로를 돕지 않고 혼자 살아가기에 야생의 땅은 너무 험한 곳이니까요.

☞ 옥수수 팻말을 도난(?) 당한 ‘라스트22’ 유저 게시물 [바로가기]

▲ 정말로 두 번 죽이는 행동이네요.



■ 위원회… 꼭 이렇게 했어야만 했냐?

불안정섬에서 받는 지원단체 임무는 큰 도움이 됩니다. 레벨은 물론이고 우호도를 올려 더 좋은 지원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자원을 캐거나 동물을 사냥하는 임무의 경우에는 어느 방향에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가 화면에 표시됩니다. 뭐, 여기까지 설명하면 어떤 상황인지 아시겠지요. 사진으로 바로 확인하시죠!

☞ 위원회에게 배신당한 인벤 ‘어머’ 유저에게 응원 댓글을 달아주세요!

▲ 거리가 가깝다고 좋아했을겁니다. 처음에는요.




저희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게 비록 픽셀 단위라고 해도요.

듀랑고의 표지판은 픽셀 단위로 그립니다. 작은 표지판은 16x16, 큰 표지판은 32x32 사이즈로, 아무것도 그리지 못할 정도로 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여유있게 크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요.

하지만 역시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자랑 게시판에 '효주' 유저가 올린 "내 여친은 미대생" 게시물에는 이 격언을 증명하는 두 개의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32x32 사이즈에서 어떻게 저런 그림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두 가지 색으로 표현한 명암,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의 디테일을 보고 있자니 "참 쉽죠?"라 말하며 싱긋 웃는 밥 아저씨가 생각납니다. (진짜 저게 되나 싶어서 인벤 도트 시뮬레이터로 찍어봤는데, 보고도 못 그렸습니다.)



☞ '꽃보다효주' 유저의 "내 여친은 미대생 ver.2" 게시물 [바로가기]